[시사뉴스 오승환 경제팀장] 어쩌면, 기자로선 운이 좋은 날이었다.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던 내 앞에서 특종이 발생했으니까.
“도와주세요!”
치한의 괴롭힘에 시달리던 여성은 구조요청을 했고 한 청년이 응답했다.
청년은 치한의 흉기에 찔리면서도 여성을 구했고 치한을 제압했다.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청년은 한동안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정의의 기사가 나타났다”
LG그룹이 발 빠르게 나섰다. LG의인상 수여.
사회정의를 실천했다며 시민들을 대신해 청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의인이 된 청년은 물론 LG그룹에까지 세간의 칭찬이 자자했다.
“역시 LG가 잘 해.”
LG는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 공을 들여왔다.
그래서일까?
LG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Brand Finance, 2019)’는 91위에 불과했지만 ‘글로벌 CSR 평판(Reputation Institute, 2019)’은 40위나 됐다.
우리나라 기업 중 가장 높다.
글로벌 브랜드 가치 5위로 우뚝 선 삼성이 CSR 평판에선 90위에 머물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의미 있는 순위다.
이번호 커버스토리는 ‘그들이 존경받는 이유’다.
시장경제체제에서 기업은 ‘이윤 추구’가 먼저였고 비용만 소모되는 사회적 책임엔 인색한 편이었다.
국내 기업들은 더욱 그랬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대체할 만한 우리말 표현이 딱히 없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살아남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
동물의 세계와도 같은 경쟁을 하고는 있지만 이젠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는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