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침과대단(枕戈待旦)'
'창을 베고 누운 채로 아침을 맞는다'는 뜻으로 중국 진(晉)나라 유곤과 조적의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방문규 신임 수출입은행장은 1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국가경제 발전과 수출입은행 역할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의지를 밝혔다.
“단순 금융제공자를 넘어 가장 앞단에서 사업을 개발하고 금융을 주선하는 코디네이터이자 금융리더가 돼야 한다.”
방 행장은 수은의 역할을 수출금융에 한정할 게 아니라 정책금융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선 방 행장 선임을 두고 ‘예상밖 깜짝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그간 수출입은행장직엔 국제금융전문가들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방 행장은 국제금융보단 예산과 경제정책 전문가다.
1984년 행시 28회로 공직 입문 후 기획재정부 산업재정과장, 재정정책과장, 대변인, 예산실장을 거쳐 제2차관까지 올랐다.
당초엔 수은보다 국민연금 이사장 후보로 더 많이 거론됐다.
박근혜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차관을 지낸 만큼 국민연금 김성주 이사장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돌면서 후임 이사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코드인사’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최근엔 김경수 경남지사 직속 경제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해 왔기 때문이다.
‘침과대단’은 ‘타인이 먼저 공을 세우는 것을 염려해 잠 못 이룬다’는 뜻도 갖고 있다.
정책통으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낸 것인지, 공을 세워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