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2 (일)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낙엽 러시, 노인도 예산도 아깝다

URL복사

[박성태 배재대학교 부총장] 얼마 전 대전 지도층 인사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한 여성 원로가 말했다.


"오는 길에 어르신 7~8분이 똑같은 옷을 입고 가시기에 '어디 가시느냐?'고 물었더니 '낙엽 주으러 간다' 하시더군요. '얼마 주는데요?' 하니 '하루 2시간 보름 일하고 한 달에 27만 원 받는다' 하셨어요. '정부가 노인일자리 창출에 애를 많이 쓰는구나’ 하면서도 ‘낙엽 줍는 일에 저렇게 많은 어르신을 동원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들더군요."


공교롭게도 며칠 후 신문에서 ‘공원 청소하고 급여 받는 100세 할머니 건강 비결? 고스톱’(<중앙일보> 11월 10일자)이란 기사를 보았다.


여성 원로의 우려처럼 대부분의 노인일자리가 낙엽 줍는 일, 담배꽁초 줍기, 교통안내 등 단순 노동의 비정규직이어서 선심성 일자리정책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창출했다는 노인일자리는 하루 2~3시간 월 30시간 일하고 27만 원 받는 공익형 일자리, 월 60시간 일하고 54만~59만4,000원 받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노인에게 적합한 소규모 매장이나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면 지원금을 주는 시장형 일자리로 나뉜다.


이 가운데 단순노동 위주의 공익형 일자리가 올해 전체 노인일자리(61만 개)의 73%인 44만1,000개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2만 개, 시장형 일자리 등 민간 일자리는 10만2,000개에 머물렀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노인일자리 수와 시간·기간·임금을 대폭 늘리기로 하고 예결소위에 상정한 상태다.


정부는 올해 2조779억 원 예산을 들여 61만 개 노인일자리를 창출했는데 내년에는 2조9,241억 원 예산으로 올해보다 13만 개 더 많은 74만 개의 노인일자리를 만들고 공익형 일자리는 시간과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정부예산안에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2만 개에서 3만7,000개로 늘리는 안도 있지만 실제 채용 규모는 그리 많지 않고 노인들도 상대적으로 일하기 편한 공익형 일자리 사업에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노인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인복지전문가들은 "단순노동의 공익형 일자리보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시장형 일자리를 더 창출해 질 좋은 노인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100세시대에 사는 건강하고 능력 있는 노인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느 중소제조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노인 일자리정책을 펴는 데는 적극 찬성하지만 '적당히 시간만 보내도 월급을 받는데 굳이 힘든 일을 왜 하느냐'며 구인을 기피해 그동안 많은 도움이 됐던 노인근로자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안양의 한 노인정(경로당) 회장은 “노인들이 모두 공익형 일자리사업으로 빠져 나가 노인정에서 일할 유급 노인 인력을 구하기조차 어렵다”고 호소한다.
 
지난 1일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고성을 지른 것이 문제가 되면서 예결위 전체회의가 다소 난항을 겪었으나 이낙연 총리가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사과하면서 11일부터 예산안 심사가 시작됐다.


야당은 "정부의 일자리정책은 생활보조금을 주는 단기 일자리에 급급한 정책"이라며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일자리 예산은 과감히 삭감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예산 삭감이 아니라 예산을 제대로 쓰도록 유도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어차피 들어가야 할 예산, 편성한 예산이라면 비목을 바꾸어서라도 실질적인 노인일자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본인이 원하면 휴지 줍기, 낙엽 줍기 등 단순노동이 아니라 적어도 75세까지는 자신의 경륜을 살린 ‘일다운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이나 공공기관, 지자체 등의 일자리를 찾아내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어선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26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노인이 청년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비난하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생산력 저하를 능력 있는 노인들의 노동력으로 메워 나가도록 해야 한다.


주변에 실력 있고 일할 의지가 충만한 건강한 65세 이상 노인이 너무나 많다.


그들에게 낙엽 줍고 휴지 줍기 하라고 하기에는 그들도 아깝고 예산도 아깝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최대 식품 전시회 '푸드위크 코리아' 성료...식품 트렌드 한눈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코엑스는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코엑스 A, B, C홀과 더플라츠에서 '제20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 푸드위크 코리아 2025)를 개최했다. 코엑스를 대표하는 식품 전시회인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은 국내외 프리미엄 식품부터 대체·신식품, 제조자동화, 스마트유통, 팜테크까지 미래의 식품산업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규모 국제 종합 식품 전시회로 올해는 42개국 950개사가 참가했다. '식탁혁명, 푸드테크가 만드는 내일의 식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은 AI 영양분석, 대체단백질, 친환경 포장기술 등 첨단 기술과 식생활 트렌드를 선보였다. 전시장은 ▲푸드테크 ▲식품 ▲디저트 ▲외식·급식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2026 식품외식산업전망,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푸드테크 기술사업화 성과공유대회, 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콘퍼런스, 글로벌 푸드테크 기술 표준화 심포지엄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함께 열렸다. 개막식에서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식품외식산업 발전 유공자에게 은탑산업훈장을 비롯한 11점의 정부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송 장관은 이날 개막식 격려사를 통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최대 식품 전시회 '푸드위크 코리아' 성료...식품 트렌드 한눈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코엑스는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코엑스 A, B, C홀과 더플라츠에서 '제20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 푸드위크 코리아 2025)를 개최했다. 코엑스를 대표하는 식품 전시회인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은 국내외 프리미엄 식품부터 대체·신식품, 제조자동화, 스마트유통, 팜테크까지 미래의 식품산업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규모 국제 종합 식품 전시회로 올해는 42개국 950개사가 참가했다. '식탁혁명, 푸드테크가 만드는 내일의 식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은 AI 영양분석, 대체단백질, 친환경 포장기술 등 첨단 기술과 식생활 트렌드를 선보였다. 전시장은 ▲푸드테크 ▲식품 ▲디저트 ▲외식·급식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2026 식품외식산업전망,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푸드테크 기술사업화 성과공유대회, 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콘퍼런스, 글로벌 푸드테크 기술 표준화 심포지엄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함께 열렸다. 개막식에서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식품외식산업 발전 유공자에게 은탑산업훈장을 비롯한 11점의 정부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송 장관은 이날 개막식 격려사를 통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