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10 (화)

  • 흐림동두천 -4.2℃
  • 흐림강릉 4.1℃
  • 흐림서울 -1.9℃
  • 구름많음대전 -2.9℃
  • 흐림대구 -2.1℃
  • 흐림울산 0.5℃
  • 흐림광주 -0.6℃
  • 흐림부산 4.7℃
  • 흐림고창 -2.8℃
  • 흐림제주 5.6℃
  • 흐림강화 -1.4℃
  • 흐림보은 -5.8℃
  • 흐림금산 -4.2℃
  • 흐림강진군 -1.4℃
  • 흐림경주시 -3.4℃
  • 흐림거제 2.0℃
기상청 제공

칼럼

[이필재는 58년 개띠다] <제2화> 누구나 계획은 있다, 빠따를 맞기 전까진

URL복사
서울고 3학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아침 교문 지도를 마친 우리 학교 선배 교사가 우리 반이 수업 대기 중이던 본관을 향해 걸어오는데 누군가 창밖을 내다보다 냅다 욕을 했다. 그 선생님이 그날 두발 단속에 걸린 학생들의 머리를 바리깡으로 밀어 고속도로를 냈기 때문이었다. 

고3도 예외가 아니었다. 교실로 뛰어올라온 선생님은 욕을 한 학생을 잡아내려 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손을 들었다가는 죽음이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은 종례를 마칠 때까지 제 발로 찾아오지 않으면 “자동으로 3운동장 집합”이라고 선언했다. 

당시 우리 학교엔 운동장이 셋 있었다. 제일 작은 3운동장은 복원된 경희궁 뒷산에 있었다. 당시 우리 학교는 일제가 강점기에 철거한 경희궁 터에 자리 잡고 있었다. 

반장이었던 나는 종례를 마친 후 교무실로 선생님을 찾아갔다. 

“어, 다녀갔어. 해산~”

다녀갔을 리 만무했다. 제자이자 까마득한 고교 후배에게서 공개적으로 쌍욕을 들은 선생님의 분이 그 새 풀린 듯 했다. 

걸핏하면 군대식 단체기합을 받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학교는 ‘까라면 까는’ 상명하복의 병영 문화가 지배했다. 군사정부 하 고등학교와 대학엔 교련 과목이 있었고 교련시간이면 교련복을 입었다. 목총(모형 총기)을 들고 제식훈련을 했고 열병도 했다. 군사훈련이나 다름없었다. 교련 교사들은 예비역 장교였는데 평소 군복 차림이었다. 이들은 체육 교사들과 더불어 학생들의 규율 잡는 역할을 도맡았다.

나는 연세대 신방과 2학년을 마친 후 공군 사병으로 군에 입대했다. 1979년 여름이었다. 대전에서 훈련을 받았다. 그 후 공군본부에 배치됐고 공군참모총장 당번병으로 근무하다 전역했다.

졸병 때 고참들에게 맞으면서 나는 나중에 졸병을 때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제대할 때까지 나와 한 이 약속을 지켰다. 

그 시절 뒤늦게 전입 온 바로 아래 한 달 졸병이 군악 특기였다. 입대 전엔 몰랐지만 대학 동기로 음대생이었다. 그는 음대엔 빠따를 때리는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군악대 출신의 예비역들이 병영 문화를 학원에 이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행사가 많은 의장대와 군악대는 전통적으로 군기가 세다.


고교 방송반 반장 시절 나는 1년 후배 반원들을 ‘빠따’ 친 적이 있다. 방송실에 있는 마이크 스탠드가 도구였다. 단 한 번이었지만 무지막지하게 쇠파이프로 때린 것이다. 그로부터 꼭 1년 전 나도 동기들과 함께 1년 선배였던 전임 반장에게서 마이크 스탠드로 빠따를 맞았다. 


얼마 전 만난 방송반 1년 후배는 방송반 시절 나에 관한 기억 중 하나로 빠따를 치던 모습을 소환했다. 잘나가는 드라마 공중파 PD 출신으로 프로덕션 사장인 그는 그때 피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군 시절 구타를 하지 않은 건 내 몸에 각인된 병영 문화를 정작 병영에 있는 동안 거부한 것이다. 


이필재는…
‘58년 개띠’로 서울서 태어났다. ‘뺑뺑이’ 1회로 고등학교에 진학, 대학에서 언론을 전공한 후 중앙일보에 들어갔다. 정년퇴직 후 ‘배운 도둑질’을 하는 한편 이런저런 강의를 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정청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상생 방안 빈틈없이 마련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합의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상생 방안을 빈틈없이 마련할 것임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9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제6차 고위당정협의회가 있었다. 유통산업의 규제 불균형을 해소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대형마트 등의 온라인 규제를 개선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온·오프라인 시장이 공존할 수 있는 상생 방안도 빈틈없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특별히 전통시장 상인들의 생존권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을 확실하게 하자고 당에서 요구도 했고 당·정·청이 이 부분에 대해서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9일 국회에서 개최된 대표단회의에서 “과로와 심야노동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역할은 어디 갔느냐? 더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입법으로 보장해야 할 여당의 책임은 어디 있느냐?”라며 “기업들이 제기하는 규제 불균형를 해소하기 위해, 매일 밤 몸을 축내며 일하는 노동자들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가 외면돼선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하루키의 철학을 관통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품 전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이하 플랫폼엘)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획전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삶과 문학적 세계관에서 출발해 그의 문학적 서사와 감수성, 취향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시각예술 안에서 어떻게 변주되고 대중과 교감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플랫폼엘은 이러한 맥락들을 다양한 예술 장르와 공감각적으로 연결해 관람객을 자연스럽게 사유의 흐름으로 이끌며, 작가의 궤적을 따라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시간을 제안할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와세다대학교 국제문학관(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더욱 확장된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무라카미 하루키가 간직해 온 의미 깊은 소장품과 작업의 오랜 동반자였던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1942-2014)의 원화 200여 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두 작가의 작업과 일화를 통해 창작 과정에서 주고받은 긴밀한 관계성을 살펴봄과 동시에 하루키의 삶과 세계관을 마주한다. 아울러 무라카미 하루키의 철학을 관통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강애란, 김찬송, 순이지, 이원우, 이진영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린다. 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모임에는 갈지 말지, 자동차 경로를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 등등 매일매일 선택은 물론 결혼, 입사, 퇴사, 이직, 창업,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재테크 투자는 어떻게 할지 등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만든다. 이런 많은 선택과 결과들 가운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 투자의 선택과 결과 아닐까 싶다. 최근 코스피 지수 5,000돌파, 천정부지로 올라간 금값, 정부 규제 책에도 불구하고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부동산시장. 이런 재테크 시장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활황장세에 손실만 보고 있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거리는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 한 개인투자자는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 “저는 8억 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이라 보고 일명 ‘곱버스(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