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국격(國格)높인 국민들, 마이동풍(馬耳東風) 지도층

URL복사
[박성태 배재대 부총장]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들에게 신종코로나19과 관련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국내에서 일어나지 않은 데 대해 오로지 국민 덕분이라며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WHO(세계보건기구)가 공식적으로 펜데믹(세계적 유행)을 선언한 지난 11일(현지 시간) 이후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자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물론 일부 국가에서는 화장지와 생수 사재기 광풍이 불었다. 

'화장지 사재기' 현상은 종이가 마스크 재료로 쓰인다며 종이 부족으로 화장지 생산이 어려워진다는 일본 SNS의 가짜뉴스에 영향을 받아 일본, 홍콩 등지에서 시작돼 호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NBC, CNN, BBC 등 해외 주요 방송사들은 미국, 유럽, 호주의 휴지 등 생필품 사재기를 보도하면서 한국에서는 질서정연하게 정상적인 소비를 하며 휴지와 생수는 밖에 내놓고 세일까지 하며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재기 없는 대한민국, 정부는 정말 국민들에게 감사할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사재기만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사태가 대구 경북지역에서 극심해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으로 의료봉사에 나서고 성금 모금에 나섰다. 전국의 건물주들은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며 임대료 인하조치에 앞장섰다. 대학들도 총학생회, 교수회 등에서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정부도 대통령을 비롯해 장·차관들, 전국의 지자체장, 공공기관장과 임원들도 월급 30%를 반납하며 성금대열에 합류했다. 참으로 대단한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지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사태 때 국민들이 자발적 금 모으기에 나서 세계를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도 역시 똘똘 뭉친 단합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민 성금은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해 국내 재난 사상 최고 모금액인 2,015억8425만 원을 기록했는데 3개 기관 공식집계 기준이 이 정도면 각 지자체나 개별단체 등에 개인이 별도로 기부한 성금까지 합치면 액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렇듯 국민들은 사재기 안하기, 자발적 의료봉사, 성금 모금, 착한 임대료 운동 등으로 대한민국 국격(國格)을 한껏 높이고 있는데 소위 지도층이라는 정치권, 심지어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까지 마이동풍(馬耳東風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아니하고 지나쳐 흘려버리고 본인들 뜻대로 행동하는 것)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4.15 총선을 앞두고 각 당들이 비례대표 전담정당인 위성 정당을 창당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의 위성 정당인 열린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비례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을 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인 2미터 이상 떨어지기는커녕 단 한 명도 마스크를 끼지 않은 상태로 바짝 붙어 서서 당선 결의를 다지는 사진 촬영을 했다. 같은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도 23일 비례대표후보자 발표 기자회견 당시 마스크 착용은 기자 두어 명 외에 아무도 하지 않았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마찬가지로 마스크 미착용상태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도 했다.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과 발표 이후 안산단원갑 후보자로 낙점된 한 후보는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다닥다닥 붙어 앉아 경선 승리를 자축하는 술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물론 마스크 미착용상태로.

더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같은 20일 중대본 주재로 회의를 하면서 회의참석자 전원에게 윤태호 중대본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수차례 “마스크 벗고 회의 하시죠”라고 했고 이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물론 회의참석자 전원이 약 9평 정도 되는 좁은 회의실에서 마스크 미착용상태로 회의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은 김강립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차관)이 분당제생병원(확진)원장과의 접촉 후 자가격리를 선언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엄중한 시기였는데도 중대본 주요 책임자들이 보란 듯이 마스크 벗고 회의하자고 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국민들을 더 황당하게 만든 것은 정치권이나 중대본 뿐만 아니라 총리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을 강조하는 공식 회견 때도 정부 주요 인사들인 배석자들이 거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기껏 국격(國格)을 높여 놓았더니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의 마이동풍(馬耳東風)으로 다  무너져버린 대한민국의 국격. 대한민국은 진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尹 대통령, 총선 불출마·낙천·낙선 국힘 의원 격려 오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불출마·낙천·낙선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격려차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22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거나 낙선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초청해 비공개로 오찬을 함께하며 "우리는 민생과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밝혔다. 김수경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당과 국민을 위해 헌신해온 의원들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찬 모두발언을 통해 통해 "나라와 국민, 그리고 당을 위해 애쓰고 헌신한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민생과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했다. 이어 "현장 최일선에서 온몸으로 민심을 느낀 의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도리"라며 "국회와 민생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 온 여러분들의 지혜가 꼭 필요한 만큼, 여러분들의 고견을 많이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참석 의원들의 선거 패인 분석, 제언이 이어졌는데, 쓴소리도 여과없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말없이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한 산림과학자의 집념과 끈기가 밝혀낸 아픈 역사의 민낯 <전나무 노거수는 일제의 신목이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우리 땅에 있는 전나무 노거수(老巨樹)들의 대부분이 일제에 의해 심어졌다고 주장하는 책이 출간됐다. 북랩은 국립산림과학원 출신의 산림과학자가 전국 곳곳에 있는 전나무 노거수들이 일제의 잔재임을 고찰한 ‘전나무 노거수는 일제의 신목이다’를 펴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환경은 전나무가 자생할 만한 생육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1980년부터 약 40여 년간 산림과학을 연구하고 강의해온 저자는 우리 남부지방 곳곳의 사찰에 전나무 노거수들이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이에 대한불교 조계종 24개 교구 본사와 조선 왕릉, 대관령 산신당,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통영 충렬사, 권율 장군의 묘소 및 각지의 공공시설을 답사하며 조사했다. 전나무가 가슴높이 직경 60~100cm 정도로 자라는 데는 80년에서 100년 이상이 걸린다. 저자가 답사한 각지의 전나무들 대다수의 크기가 이 가슴높이 직경에 해당했다. 즉, 이 전나무들이 사람에 의해 심어진 것이라면 180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중반까지 일제가 심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가슴높이 직경 60~69cm급의 나무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보아 일제강점기 중의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전나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