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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박성태칼럼] 개인의 자유에 묻혀버린 직업의식과 책임감

[박성태 배재대 부총장 ]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우리 사회는 비대면 언택트사회, 비대면 온택트사회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8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철저히 개인주의화되어, 근무시간외에 업무지시를 받거나 연락을 받는 경우 노동법 위배라고 주장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최근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재택근무 등이 확산되자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주 52시간 범위 안에서 내가 할 일 내가 알아서 하면 되고,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하더라도 수당이나 대체 휴무가 주어지니 진정으로 새로운 삶이 되었다고 환영하지만, 한편으로는 ‘배려가 1도 없는 세상’이 되어버려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할 일이 많아도 근무시간이 아니면, 당직을 서기로 한 동료가 사정이 생겨 못하게 되어도, 근무시간외 업무요청이 와도 “내가 왜?” “왜 하필 나에게?” “초과근무수당은 얼마나 더 주는가?”라며 자발적인 것은 고사하고 마지못해서라도 배려를 베푸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최근 한 일간지 고위관계자와의 만남에서 필자는 완전 외계인 취급을 받았다. 이유인즉 요즘 기자들의 근무시스템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서 기자들도 이를 준수해야 하고 야간이나 새벽에는 당직 이외의 기자는 기사송고가 아예 불가능하게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필자의 상식으로는 사건이 있고 사고가 있으면 시간 장소를 불문하고 기자가 현장에 있어야 하고 근무시간에 관계 없이 기자의 사명, 언론의 사명을 다해야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당직 이외의 기자는 송고자체를 못 한다니 정말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요즘 이런 분위기나 상황을 이해 못하면 완전 ‘꼰대’, ‘외계인’ 취급당하고 이를 지적이라도 하면 완전 공공의 적이 되고 만다고 한다.

 

'세계 25대 경영학자' 중 하나로 꼽히는 시드니 핑켈스타인 교수(미국 다트머스대학교 터크 경영대학원 리더십센터 소장)는 그의 저서 <Superbosses>에서 “상사가 나를 닦달하지 않는다면, 그때가 바로 걱정해야 할 순간이다. 슈퍼보스들은 성과에 대한 요구를 거듭 높이면서 직원들을 볶아댄다. 만약 그들이 닦달하지 않는다면 그때가 바로 걱정해야 할 순간”이라며 “슈퍼보스들은 뛰어난 사람들이 자기 한계를 넘어서게 만든다. 불가능한 일을 목표로 설정해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내게 한다.“고 주장했다. 

 

요즘 직장인들 기준으로 보면 완전 별천지 같은 소리다. 물론 미국 교수가 쓴 책이니 근무시간 내에 일을 열심히 하라고 닦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근무시간이든 아니든 상사는 닦달하고 잔소리해야 부하직원도 성장하고 성과도 도출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일 것이다. 

 

최근 한 중소 언론사에서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에도 지난 5년간 가장 괄목한 성과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유투브, 1인미디어 등의 발달로 최근의 언론계 상황은 매우 어렵고 특히 종이신문으로 대변되는 오프라인 매체들은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중소 언론사의 구성원 전체가 개인의 근무시간에 업무에 집중하고, 자발적으로 개인의 자유보다 조직의 발전에 힘을 합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해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근무시간 외에도 업무지시가 내려가고 휴일에도 당직을 서야 하니 당연히 불만이 나오고 회사 방침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이에 회사 경영진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인해 발생한 성과에 대해 100% 구성원들에게 보상해 주기로 약속도 하고, 근무외수당지급 등 근무시스템에 대한 개선책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한다.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있는 삶‘을 구현하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는 너무나 당연히 달성되어져야 할 ’이데아의 세계‘다.

 

그것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타인을 배려하고 타인의 삶도 존중해 줄 줄 아는 멋진 시대정신을 가진 ‘협력하는 괴짜’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협력하는 괴짜“란 자기주장이 뚜렷하고 자기 할 일 하는 사람이지만 닦달하는 상사와도 협업, 협력을 통해 성과를 이끌어 내는 사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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