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3 (목)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칼럼] ‘그 말이 왜 거기서 나와’…백종원 차기대선주자 논란

URL복사

 

 

[박성태 배재대 부총장]  최근 불거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논란을 보면서 제일 먼저 요즘 유행하는 유행가 제목이 떠올랐다.

 

한 TV방송의 미스터트롯이란 트로트가요 경연대회에서 2위를 하며 요즘 대세 가수로 떠오른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노래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이 노래 가사 중에 “뭐하는데 여기서 뭐하는데 도대체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구절도 요즘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19일 통합당 초선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차기 대선주자를 논하며 느닷없이 "(대선후보로)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라고 말을 꺼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김 위원장은 왜 갑자기 백 대표 얘기를 꺼냈을까? 완전 ‘그 말이 왜 거기서 나와’, ‘니가 왜 거기서 나와’였다.

 

김 위원장이 백 대표를 진짜 통합당 대선주자로 하자는 얘기가 아니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데 정치판에서는, 심지어 언론까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백 대표 차기 대선주자 논란을 이슈화해서 난장판을 만들었다. 정치권과 언론은 아닌 것 다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설화(舌禍)만들기에 경쟁하듯 열을 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백 대표는 “대선은 꿈 꿔 본적도 없고 지금 하는 일이 제일 좋다”며 손사래를 쳤고, 김 위원장도 직접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의 마크롱처럼 자기 비젼을 제시하고 국민의 사랑과 기대를 받는 사람이 대선주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페이스북, 트위트 등 오픈 SNS, 심지어 동창모임 등 개인적 커뮤니티의 SNS에서까지 “기존의 어리버리한 정치인들보다는 차라리 백종원이 낫다”라며 백종원 대선주자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뜬금 없었지만 정치권과 언론의 의도된 설화의 위력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아는 설화 만해도 미처 글로 옮기지 못할 정도로 많다. 가장 최근의 설화를 예를 들면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남녀의 육아 차별 관련 발언으로 곤혹을 치르다 결국 사과했고 지난 총선에서 황교안 통합당대표의 n번방 관련 발언, 차명진 후보의 부적절한 세월호 관련 발언, 정승연 후보의 인천촌구석 발언 등 통합당 후보들의 말실수가 연이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김종인위원장의 설화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오히려 통합당 뿐 만 아니라 정치권에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해 세간에 화제가 됐다.
 
말이란 누가 하느냐에 따라, 어떤 상황에서 했느냐에 따라 별 것 아닐 수도 있고, 어마어마한 핵폭탄이 될 수도 있다. 필부필부(匹夫匹婦)가 아닌 권력과 권세를 가진 사람이 한마디 했을 때 그 파장이란 화자(話者)의 의도와 상관없이 크게 일어나고, 돌이킬 수 없는 설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말은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가 없다. 말을 할 때 심사숙고해서 말을 하기란 쉽지 않다. 상대방과 대화 중 상대방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불쑥 나오기도 하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엉뚱한 말이 나오기도 한다. ‘말’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실수’다. 그래서 예부터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다. 

 

사람이 말을 안 하고 어찌 살겠냐마는 말을 할 때 어렵지만 한번쯤 호흡조절하고, 내가 하는 말이 듣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과 파장을 미칠지 생각하고 말해야 실수가 없다. 다 알고 있는데 실천을 못하니 설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글을 써서 화를 자초하는 일을 필화(筆禍)라고 한다. 필자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정의로운 일에 사명감으로 글을 썼을 때 주로 필화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설화는 부부간에도, 부모자식지간에도, 동료들 사이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말조심해야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해도 실수 연발이다. 사람이니까.

 

그런데 실수와 우연을 가장해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이 말로 실수하는 사람보다 더 무섭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 주제로 제93회 모닝포럼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는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아도니스홀에서 「새로운 신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을 주제로 ‘제93회 이노비즈 모닝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모닝포럼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이노비즈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강형근 HK&Company 대표를 초청해 실전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 ESG 경영, 디지털 전환 등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은 기존 내수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신시장 개척’과 ‘혁신 경영전략’을 통해 이노비즈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 특히 이날 강연자로 나서는 강형근 대표는 아디다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도한 인물로, 글로벌 기업에서 축적한 조직혁신, 브랜드 전략, 리더십 전환의 노하우를 이노비즈기업의 현실에 맞춰 전달할 예정이다. 포럼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10월 24일(금)까지 이노비즈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협회

사회

더보기
'채 해병 수사 외압' 이종섭 前 장관 구속 기로… "혐의 인정 안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10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이 전 장관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취재진과 만나 '영장에 청구된 혐의를 인정하느냐'라는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수사 외압을 주도했다는 혐의는 인정하느냐'고 묻자 "법정에서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답하고 법정으로 향했다.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지난 20일 이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용서류 무효, 허위공문서 작성, 모해위증, 공무상 비밀누설,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 등 행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채상병 사망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윤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도록 외압을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