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16 (일)

  • 맑음동두천 16.0℃
  • 맑음강릉 20.3℃
  • 맑음서울 16.5℃
  • 구름많음대전 15.8℃
  • 구름많음대구 14.8℃
  • 구름조금울산 18.7℃
  • 구름조금광주 16.4℃
  • 구름조금부산 21.0℃
  • 구름조금고창 18.5℃
  • 맑음제주 21.1℃
  • 맑음강화 15.4℃
  • 구름조금보은 13.4℃
  • 구름조금금산 15.4℃
  • 구름조금강진군 18.8℃
  • 구름조금경주시 17.5℃
  • 맑음거제 17.3℃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칼럼] ‘그 말이 왜 거기서 나와’…백종원 차기대선주자 논란

URL복사

 

 

[박성태 배재대 부총장]  최근 불거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논란을 보면서 제일 먼저 요즘 유행하는 유행가 제목이 떠올랐다.

 

한 TV방송의 미스터트롯이란 트로트가요 경연대회에서 2위를 하며 요즘 대세 가수로 떠오른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노래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이 노래 가사 중에 “뭐하는데 여기서 뭐하는데 도대체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구절도 요즘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19일 통합당 초선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차기 대선주자를 논하며 느닷없이 "(대선후보로)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라고 말을 꺼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김 위원장은 왜 갑자기 백 대표 얘기를 꺼냈을까? 완전 ‘그 말이 왜 거기서 나와’, ‘니가 왜 거기서 나와’였다.

 

김 위원장이 백 대표를 진짜 통합당 대선주자로 하자는 얘기가 아니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데 정치판에서는, 심지어 언론까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백 대표 차기 대선주자 논란을 이슈화해서 난장판을 만들었다. 정치권과 언론은 아닌 것 다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설화(舌禍)만들기에 경쟁하듯 열을 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백 대표는 “대선은 꿈 꿔 본적도 없고 지금 하는 일이 제일 좋다”며 손사래를 쳤고, 김 위원장도 직접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의 마크롱처럼 자기 비젼을 제시하고 국민의 사랑과 기대를 받는 사람이 대선주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페이스북, 트위트 등 오픈 SNS, 심지어 동창모임 등 개인적 커뮤니티의 SNS에서까지 “기존의 어리버리한 정치인들보다는 차라리 백종원이 낫다”라며 백종원 대선주자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뜬금 없었지만 정치권과 언론의 의도된 설화의 위력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아는 설화 만해도 미처 글로 옮기지 못할 정도로 많다. 가장 최근의 설화를 예를 들면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남녀의 육아 차별 관련 발언으로 곤혹을 치르다 결국 사과했고 지난 총선에서 황교안 통합당대표의 n번방 관련 발언, 차명진 후보의 부적절한 세월호 관련 발언, 정승연 후보의 인천촌구석 발언 등 통합당 후보들의 말실수가 연이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김종인위원장의 설화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오히려 통합당 뿐 만 아니라 정치권에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해 세간에 화제가 됐다.
 
말이란 누가 하느냐에 따라, 어떤 상황에서 했느냐에 따라 별 것 아닐 수도 있고, 어마어마한 핵폭탄이 될 수도 있다. 필부필부(匹夫匹婦)가 아닌 권력과 권세를 가진 사람이 한마디 했을 때 그 파장이란 화자(話者)의 의도와 상관없이 크게 일어나고, 돌이킬 수 없는 설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말은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가 없다. 말을 할 때 심사숙고해서 말을 하기란 쉽지 않다. 상대방과 대화 중 상대방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불쑥 나오기도 하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엉뚱한 말이 나오기도 한다. ‘말’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실수’다. 그래서 예부터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다. 

 

사람이 말을 안 하고 어찌 살겠냐마는 말을 할 때 어렵지만 한번쯤 호흡조절하고, 내가 하는 말이 듣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과 파장을 미칠지 생각하고 말해야 실수가 없다. 다 알고 있는데 실천을 못하니 설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글을 써서 화를 자초하는 일을 필화(筆禍)라고 한다. 필자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정의로운 일에 사명감으로 글을 썼을 때 주로 필화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설화는 부부간에도, 부모자식지간에도, 동료들 사이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말조심해야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해도 실수 연발이다. 사람이니까.

 

그런데 실수와 우연을 가장해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이 말로 실수하는 사람보다 더 무섭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한국, 48조원 규모 주한미군 지원...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에 36조원 지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한국이 약 48조원 규모로 주한미군을 지원하고 오는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를 위해 약 36조원을 지출한다. 한국의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은 14일 이런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 공동 설명자료’(이하 설명자료)를 발표했다. 대통령실과 백악관은 이 설명자료에서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능력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핵협의그룹을 포함한 협의 메커니즘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 대통령은 가능한 한 조속히 한국의 법적 요건에 부합하게 국방비 지출을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의 3.5%로 증액한다는 한국의 계획을 공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또한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 불(약 36조원)을 지출하기로 했고 한국의 법적 요건에 부합하게 주한미군을 위한 330억 불(약 48조원)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며 “양 정상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우리가 남겨야 할 기록은 무엇인가... ‘조선아트북 新악학궤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창작과 장르 간 융합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온 앙상블시나위가 새로운 작품 창작에 앞서 3년에 걸친 프로젝트 ‘조선아트북 新악학궤범’ 발표회를 개최한다. 연주자들이 남기고 싶은 기록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음악적 철학은 어떤 것일까.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문헌 연구가 아니라 연주자들이 직접 악서를 탐독하고 그 안에 담긴 정신과 의미를 되새기며 지금 시대에 맞는 예술의 가치와 전통의 방향을 함께 모색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선 성종 때 편찬된 궁중음악 백과사전인 ‘악학궤범’은 악기·의례·법식·가사 등을 그림과 함께 정리한 예술서로, 앙상블시나위는 이 기록이 담고 있는 ‘좋은 음악이란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라는 철학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오늘날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창작곡들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먼저 △‘성음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아쟁 연주자이자 앙상블시나위의 대표인 신현식의 ‘은하수’ △‘고전을 넘어’를 주제로 전자음악 황승연이 들려주는 ‘둥당둥당’ △‘풍류에 남겨진 융합의 과정’을 주제로 양금 연주자 정송희의 ‘비밀의 강’이 소리꾼 조일하의 정가와 함께 연주되고, △‘동서양의 만남’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