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김영욱의 동서남북

【김영욱의 동서남북】 탈(脫)원전 ‘자해’ 막장극과 ‘핍박’ 감사원장

URL복사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세계에서 맨 처음 원자력발전을 시작한 것은 미국의 원자로 EBR-1이며(1951년 12월, 실험적으로 200kW의 발전에 성공) 세계 최초는 옛 소련의 오브닌스크 원자력발전소(1954년 6월 발전개시, 출력 500MWe)이다. 


원전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핵폐기물 문제가 더해져 각국의 ‘탈(脫)원전’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원전 산업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으며, 원전과 화석연료 대신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탈(脫)원전’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취임 직후인 2017년 10월 신규원전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탈원전 정책의 상징이 된 월성 1호기는 2022년에 설계수명이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7000억 원을 들여 설비를 보강해 수명을 10년 연장했다. 경제성으로 멀쩡한 원전이었다.


산업자원통상부는 ‘문재인정부 치적’을 위해 고의적으로 경제성을 낮게 평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멍쩡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했다. 월성 1호기는 지난해 12월부터 가동이 영구 정지됐다.


‘탈원전 막장극’은 이렇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직후인 6월 15일,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예정에 없던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당시 이사회가 근거로 삼았다는 삼덕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 보고서는 문제 투성이었다. 국내 23개 원전의 역대 평균 이용률이 89%인데도 월성 1호기의 향후 이용률만 60%로 터무니없이 낮게 잡았다. 원자력 전기의 판매 단가는 2017년 MWh당 6만760원이었는데 2022년에 4만8780원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때 한수원은 이사들에게 “정부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정책을 수립하고, 공문(公文)으로 이행을 요청했다”며 경제성 분석 보고서를 보여주지도 않은 채 표결을 강행했다. 이후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고의로 축소·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는 지난해 9월 30일 감사원에 한수원 감사를 요구했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데 꼬박 1년 1개월이 걸렸다. 당시 한수원이 국회에 제출한 경제성 보고서에는 거의 모든 숫자가 덧칠돼 알아볼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향후 가동률이 손익분기점인 54.4%를 넘기기 어렵다고 왜곡해 영구 정지 의결을 유도한 의혹을 불렀다.


‘월성 1호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과정은 가시밭길이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국회가 감사를 청구한 사건 중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이렇게 심한 감사저항은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피감사자들의 허위진술, 말 바꾸기, 증거인멸 등 전방위적 감사 방해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애초 청와대와 여권은 최 감사원장을 임명하면서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몸소 보여줄 적임자라며 추켜세웠다. 캐도 캐도 미담만 나온다고 치켜세웠다. 


그랬던 청와대와 여당의 눈길이 싸늘하게 식은 것은 월성 1호기 감사를 놓고 최 감사원장이 ‘원칙대로’를 천명하면서다. 


월성 1호기에 대한 소신 감사와 청와대 낙하산 인사 반대, 대통령직속자문위원회 위원장·부위원장을 맡으면서 편법으로 매월 수백만 원씩 챙긴 친문(文)인사 등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이어지자 돌변했다. 청와대와 여권 전체가 나서 “나가라, 차라리 나가서 정치나 해라” 등의 협박과 막말로 최 원장 흔들기에 나섰다. 그에겐 ‘핍박’ 받는 감사원장 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월성 1호기 감사와 관련해 최 원장은 지난 15일 국감장에서 “자료 삭제는 물론이고, 사실대로 말도 안 했다. 사실을 감추고 허위 자료를 냈다”고 했다. 감사 과장에서 “이건 이런데 너 그때는 왜 그렇게 말했어”라고 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았다고 했다. 


탈원전 막장극의 스토리텔링은 자해(自害)다. 이유도 없고 논리도 없는 탈원전 막장극은 경제성을 그것도 2차례나 축소하고 일자리만 재앙적 수준으로 파괴하며 주역들은 스스로를 해쳤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도 상처를 입게 됐다.


숱한 의혹과 논란 속에 444일 역대 최장 감사 결과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경제성에 대한 타당성 판단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증거인멸, 말 바꾸기, 감사방해 등 열연을 펼친 막장극 주연급들에 대한 일벌백계도 따라야 한다. 
국민들은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원자력을 왜 죽이려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풀지 못하고 있다.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보강한 원전에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 정치적 이념과 목적에 휘둘린 연출이어서 씁쓸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공정위, 가맹사업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에 "관련 산업 위축될 우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가맹사업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안을 단독 처리한 데 대해 "관련 산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23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수 점주단체가 반복적으로 협의를 요청해 가맹본부 부담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고, 이는 협의절차 형식화를 초래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부위원장은 "개정안에 따르면 가맹점주 단체 중 가장 많은 가맹점주가 소속된 단체에 대해 우선 협상하게 돼있지만 해당 협상이 끝나면 다음 가맹점주 단체도 요청할 수 있는 구조"라며 "우선 협상 대상 단체도 여러 주제에 대해 계속 협상을 요청할 수 있어 가맹본부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체 등록 요건이 가입된 가맹점주 숫자 혹은 비율 중 하나만 충족하게 돼있다"며 "수많은 가맹단체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번 협의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가맹본부의 영업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특히 "총 매출액이 10억원 이하인 가맹본부가 66.4%나 되는데 소규모, 혹은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가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