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7 (목)

  • 흐림동두천 4.1℃
  • 구름조금강릉 12.3℃
  • 서울 6.2℃
  • 대전 6.5℃
  • 구름조금대구 10.5℃
  • 울산 12.4℃
  • 광주 7.5℃
  • 부산 9.9℃
  • 흐림고창 8.7℃
  • 구름조금제주 15.9℃
  • 흐림강화 6.0℃
  • 흐림보은 5.5℃
  • 흐림금산 7.5℃
  • 구름조금강진군 9.5℃
  • 흐림경주시 10.4℃
  • 흐림거제 9.9℃
기상청 제공

김영욱의 동서남북

【김영욱의 동서남북】 정주영과 ‘윤석열 대망론’ 닮았다

URL복사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1992년 1월, 국내 최고 재벌의 오너 경영인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통일국민당을 창당했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이건영 전 3군사령관 등이 합류했다. 국민당은 그해 3월 제14대 총선에서 지역구 24명, 전국구 7명 등 31명의 당선자를 내면서 기염을 토했다. 탤런트 최불암 코미디언 이주일씨도 이때 금배지를 달았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당은 YS(김영삼 전 대통령)와 갈등을 빚다가 민주자유당을 탈당한 박철언, 김복동, 유수호 의원 등을 받아들여 당세를 키웠다. 


국민당은 현대그룹 임직원과 가족 및 협력사 등을 노골적으로 동원해 당원수 1200만명을 확보하고 차기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 정주영 총재는 1992년 11월 6일 국민당 후보로 제14대 대선에 출마해 YS 당시 민자당 후보와 경쟁을 벌였다.


정주영은 대권 도전에 나선 이유를 “5공화국(전두환 정권) 아래서 힘들지 않았던 기업이 없겠지만, 아우 인영이(한라그룹 창업자)가 옥고를 치르면서 창원중공업(두산중공업)을 강탈당했던 기막힌 사건은 잊혀지지 않는다”고 자서전에 썼다. 정치권으로부터의 압박을 정계진출의 직접동기로 지적한 것이다.


대선 후보 정주영은 기발한 공약들을 발표해 시선을 끌었는데, 예를 들면 반값 아파트, 국가보안법 폐지, 대학 입학정원 폐지, 경부고속도로 복층화, 국민학교·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등이었다.


정주영은 ‘왕(王)회장’ 답게 헬기를 타고 전국을 돌았지만 16.31% 득표율로 YS, DJ(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3위에 그쳤고 대선 패배 뒤의 후유증도 컸다.


정주영은 1993년 현대 비자금 문제로 기소된 뒤 정계 은퇴를 선언, 짧은 정치실험을 마감했고, 국민당은 군소정당으로 전락,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정주영에게 국민당 창당과 대선 출마는 ‘유일한 실패’로 거론된다.


생뚱맞게 30여년이 지난 정주영 정치행보를 꺼낸 연유는 작금 파이가 커지는 ‘윤석열 대망론’과 요모조모 닮은꼴이 많아서다. 정주영 정치실패 후 YS 문민정부 이래 비정치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주자로 돌연 떠오르는 것도, 그를 미는 야권 정당 ‘국민의힘’ 정당명도 정주영의 ‘국민당’과 언뜻 비슷하니 말이다.


올해 국감은 ‘추미애로 시작해서 윤석열로 끝났다’. 특히 윤석열이 출연한 대검찰청 국감 방송은 실시간 합계가 10%대를 넘는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주요 일간지 헤드라인과 만평은 윤석열로 채워졌다. 대검찰청사 앞에는 ‘윤석열 응원’ 화환 100여개가 즐비했다. 윤석열의 존재감이 자연스레 부각됐다.  

 

장제원 의원은 “법사위 국감은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 “이제,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한때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라는 말이 있었다”며 이제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윤석열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야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여의도판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대단한 정치력”이라며 “잘 모실 테니 정치판으로 오시라”고 추파를 던졌다.


윤석열 스스로도 ‘윤석열 대망론’을 부인하지 않고 이를 활용했다. 국감에서 정치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하지 않고 “퇴임하면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가능성을 열어 놨다.


최근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은 10%대 후반으로 급상승하며 이낙연·이재명·윤석열의 ‘빅3’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망론’이 힘을 받는 배경에는 정치보도의 오랜 관행과도 무관치 않다. 정치뉴스는 기본적으로 대선이 다가올수록 야권의 대선주자가 주목의 대상이 된다. 


‘윤석열 대망론’은 현실 가능성이 있을까. 
적폐수사를 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정당이 그 수사를 주도했던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내보낸다면, 국민의힘은 자가당착의 프레임에 갇힐 수도 있다.


만약 윤석열이 내년 7월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뛰어든다면 이낙연·이재명 유력주자를 위협할 야권의 대선주자가 될지. 반기문 전 유엔총장에 이어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필지 등 지켜볼 일이다.


또 검찰총장 출신으로 대권을 잡는 첫 사례가 될지, 문민정부 이후 정치 정험이 전무한 인물이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지 궁금하다. 


가슴 한켠, ‘대통령감 인물이 없다’는 포장마차 술안주가 와 닿는 이유는 뭘까.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헌법 대놓고 위반...더불어민주당은 사법파괴 멈춰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25일 국회에서 논평을 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헌법 제27조 ‘법률이 정한 법관’ 규정과 제101조 ‘법원의 각급 법원 조직’을 대놓고 위반하고 있다. 또한, 오직 군사법원만을 특별법원으로 둘 수 있다고 명시한 헌법 110조와도 충돌한다”며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의 뜻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정치권이 요구한다고 임의의 특별재판부가 만들어진다면 그 자체가 사법의 정치화이고 헌법이 보장한 재판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권력자의 요구에 따라 답을 정해 놓고 원하는 판결을 내놓으라는 협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행 헌법 제27조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제101조제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제2항은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조직된다”고, 제110조제1항은 “군사재판을 관할하기 위하여 특별법원으로서 군사법원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에 충고한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최고의 교육은 가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북라이프가 세계 최고의 교수법 전문가이자 명문 대학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교수로 손꼽히는 켄 베인 교수의 최신작 ‘최고의 공부는 집에서 시작된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평생을 교육과 배움의 본질을 탐구해 온 그의 연구 여정의 완결편이자 모든 부모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제안이다. 수백 개에 달하는 부모와 교육자들과의 인터뷰, 최신 학습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아이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려는 학습 태도와 성장 마인드를 키워줄 수 있는 다양한 양육 해법들이 담겨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부모들이 성적에만 집중한 나머지,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창의성, 끈기, 배움에 대한 열정을 제대로 길러주지 못하고 있다. 잘 교육받은 아이들은 자기 자신에게 질문할 줄 알고, 자기가 가진 신념의 근거를 탐구하며, 새로운 도전에 맞춰 사고를 발전시킬 줄 안다. 반면 단순히 성적을 올리려고 정답을 외우는 데만 집중하는 아이들은 ‘심층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 성적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유의미한 학습을 경험한 것은 아니다. 결국 새로운 것을 배우는 방법을 모르거나 배우고자 하는 진정한 의지가 꺾인 채 학업을 마칠 위험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