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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의 동서남북

【김영욱의 동서남북】 김명수 ‘거짓말 대법원장’은 조속히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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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관중(管仲)은 ‘잘못을 숨기지 않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나라를 지탱하는 데 중요한 덕목이라고 역설했다. 국가를 지탱하는 4가지 그물줄(예禮 · 의義 · 염廉 · 치恥)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개가 끊어지면 위태로워지며, 세 개가 끊어지면 뒤집어지고, 네 개가 끊어지면 멸망한다고 경고했다.


작금 이 나라에 ‘잘못을 숨기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마음’을 가진 자(者)가 논란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그는 작년 5월 사표를 낸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에게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탄핵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던 것이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러나 임 판사가 당시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자 도망갈 수가 없게 됐다.


김 대법원장은 “(여당이) 탄핵하자고 하는데, 사표 수리하면 내가 국회에서 무슨 소리 듣겠느냐”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라고 말한 것이 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충격 발언의 주인공이 법원의 독립성 확보를 제1사명으로 하는 대법원장이란 사실도 놀랍지만, 거짓말이 밝혀졌는데도 크게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다. 


이번 사태는 임 부장판사 개인의 진퇴 문제를 넘어 김 대법원장의 도덕성과 정치적 중립 여부, 사법부의 신뢰 문제로 확대됐다. 법관이 지켜야 할 규범을 집약한 대법원의 법관윤리강령 7개 조항 가운데 첫 번째가 사법권 독립 수호, 두 번째가 품위 유지다.


논란 이후 ‘거짓말 대법원장’이라며 퇴진 압박을 받아온 김 대법원장이 연가(휴가)와 설 연휴를 마치고 지난 15일 ‘태연히’ 출근했다. 기존 행태를 보면 뼈아픈 반성과 책임 인정, 사퇴 등 정상적 품성을 갖춘 사람으로서의 대응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오히려 “더 나은 법원을 위해 한번 잘 해 보겠다”며 버틴다. 


법관의 ‘정치 중립’은 헌법과 법관윤리강령에 명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사법부 독립의 핵심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 농단’으로 재판을 받은 것도 정치권에 로비를 하고 ‘재판 거래’를 했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정치권 눈치를 살피고,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다. 게다가 김 대법원장은 자신의 국회 임명 동의 과정에서 판사들을 동원해 의원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통상 법관의 전보 인사는 2~4년 주기이다. 김 대법원은 이달 초 인사에서 어떤 법관은 6년째 유임하게 하고, 어떤 법관은 1년 만에 자리를 옮기도록 했다. 인사에 근거가 없을 리 없다. 하지만 정권 측에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들이 짧은 기간에 자리를 옮기고, 정권에 유리한 판결을 한 법관들이 장기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원칙 없는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헌법 제12조 제1항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범죄는 동일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어느 법정, 어떤 판사의 재판을 받더라도 동일 범죄는 동일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의 ‘처세법’과 법관 인사를 보면 ‘법관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법관으로 일하고 싶지만 나라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사표를 던졌다. 또 “권력분립의 원칙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 대원칙을 무너뜨렸으며, 거짓말을 한 대법원장이라는 치욕에 휩싸이게 됐다”면서 “퇴진만이 법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후배 법관들의 자존심을 되돌려주는 마지막 희생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도 법원 내부 망에 올린 글에서 “임성근 판사와 대화에서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거나 9개월 전의 일로 기억이 불분명해 거짓 해명에 이르렀다는 발언은 정의를 상징해야 할 사법부 수장의 발언이라고 믿기 힘들다”면서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 전체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탄핵 거래 진상조사단’도 ‘김명수 백서’ 발간에 착수한 데 이어 직권남용·직무유기·허위 공문서 작성 등으로 그를 고발했다.


시간이 좀 지났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김 대법원장 임기 중 ‘정권 비리’ 판결, 재판 지연, 법관 인사를 비롯해 ‘사법 개혁’이란 명분으로 자행한 사법부 장악 행태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검사가 잘잘못을 가리는 직업이라면, 판사는 거짓말을 가려내는 자리다. 권력과는 숙명적으로 긴장 관계다. 삼권분립의 발명자 몽테스키외가 ‘권력을 가진 자는 모두 그것을 남용하게 돼있다’고 설파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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