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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국내 최초 대규모 <러시아 이콘>展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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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콘 : 어둠을 밝히는 빛>전, 2022년 2월 27일까지
한러 상호교류의 해 30주년, 러시아 정교회 대표 유물 80점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이콘박물관 협력 전시

 

“세상의 어둠을 밝힐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의 특별기획전 <러시아 이콘-어둠을 밝히는 빛>(이하 <러시아 이콘>)전에 들어서면 조용히 기도하는 관객을 만나게 된다. 30여개의 전자초가 켜진 예수 초상 앞이다.

 

이처럼 전시 중간중간에 구도자 관객을 만나게 되는 까닭은 전시 작품들이 단순한 미술품이 아니라 초기교회의 신앙과 영성을 담은 성화(聖畫)이기 때문이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오랫동안 비장의 카드로 준비해온 <러시아 이콘>전은 15세기에서 19세기까지 400여 년 동안 전개되어온, 러시아 이콘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전시다.

 

작품들은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이콘박물관(Museum of Russian Icons)과 협력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어렵사리 공수해왔다. 현지에서는 신앙의 대상이 되는 이콘화 57점, 이콘조각 9점 그리고 성물 14점 등 모두 80점의 보물같은 이콘들이다.

 

 

11월 25일부터 2022년 2월 27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시간적 흐름에 따른 러시아 이콘의 전개’, ‘성인 및 그들과 관련된 일화’, 그리고 ‘성화벽과 성소’로 구성되었다.

 

이콘(Icon)은 상(像)을 뜻하는 그리스어 에이콘(eikon)에서 유래되었다. 그리스도, 성모, 성인을 포함해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과 그들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묘사한 그림이나 조각을 뜻한다. 이콘은 ▲글을 모르는 신자들에게 성경을 해설하기 위해서 또 ▲창조주에 대한 신앙 차원의 종교적 도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러시아 이콘의 황금기(15-16세기)

 

촛불을 밝힌 예수의 이콘을 지나 왼쪽 벽면부터 전시를 차분히 보면 된다. 이콘은 2000년전 비잔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이번 전시는 러시아 이콘이 주인공이다.

 

15-16세기 국력이 강력해진 러시아의 당시 이콘은 비잔틴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역원근법, 황금빛 바탕, 다양한 시기의 사건이 합쳐져 있는 구도 등 중세 이콘의 규범이 엄격히 적용되어 있다. 하지만 금욕적이고 엄숙한 감성을 띄는 비잔틴 이콘과는 대조적으로, 밝은 색채, 길게 연장된 인체 비례, 사색적인 얼굴 표정 등을 통해 화려하지만 관조적인 러시아만의 독특한 조형언어가 보인다.

 

 

이 시기는 콘스탄티노플 이콘을 원형으로 만딜리온, 예수공현·부활, 성령 강림 등 그리스도를 주제로 한 이콘과, 기적의 성모, 성모탄생·영보·승천 등 성모의 일대기와 관련된 이콘이 다수 제작되었다. 성화벽 장엄을 위한 사복음사가 이콘과, ‘성모 보호축일’과 같은 러시아 정교회에서만 기념하는 교회 축일들과 관련된 이콘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로스토프, 노브고로드, 프스코프, 모스크바 등 지역 화파도 따로 정리되어 있어 화파별로 색다른 화풍을 볼 수 있다.

 

■러시아 이콘의 전환기(17세기)

 

17세기 러시아는 왕조가 바뀌고 동란시대와 니콘의 종교개혁으로 사회 혼란을 겪게 된다. 이에 따라 서유럽으로부터 많은 외국인이 유입되고, 그 영향으로 당시 이콘은 전환기를 맞게 된다. 전통과 새로운 동향이 공존하게 된다. 당시 러시아인의 종교관 또한 바뀌어 좀더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믿음이 투영된 이콘이 제작된다.

 

인물과 산수가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명암법이 적극 활용된다. 판화기법도 이콘에 등장한다. 또 믿음에 대한 구체적 염원이 이콘화의 내용에 투영된다. 대천사 미카엘 이콘이 자연스럽게 대중에 알려지게 되는 시기다. 거룩한 사제의 이미지가 이콘으로 제작되고, 수도원이 있는 러시아의 풍광이 이콘 배경으로 등장하게 된다.

 

또 산타클로스의 원조인 성 니콜라이, 위대한 순교자 성 금요일 파라스케바, 성 예카테리나 이콘 등이 조각되기 시작한다. 저부조로 얕게 제작하여 색을 칠한 것이다. 얼굴은 회화적 기법이 적극 활용되고 볼이 둥글게 보이는 등 강한 입체감이 느껴진다.

 

 

 

■러시아 이콘의 대중화(18-19세기)

 

18세기 러시아 사회 전반에 개혁이 시행되고 계몽주의 사상이 사회 전반에 형성되면서, 19세기 러시아 각 가정과 모든 곳에서 이콘의 대중화가 시작된다. 이때 이콘은 각양각색이었다.

 

중세의 원칙을 지키되 구도가 이전보다 자유로워졌다. 바로크, 로코코, 고전주의, 모더니즘 등 다양한 사조의 양식 특징이 이콘에 반영되었다. 일명 투시도법으로 불리는 선원근법과 해부학적 지식에 기반한 사실적인 인체 표현 이콘이 등장한다.

 

수호성인 전신상이 인기를 끌었다. 학문, 예술, 언어에 조예가 깊고 계몽시대 여성상을 상징하던 카타리나 성녀 이콘이 가장 유행했다. 카타리나 성녀는 황후 예카테리나 1,2세의 수호성인이기도 했다. 러시아 북부 지역에서는 눈이 휘날리는 하얀 눈밭이, 북서해안 지역 이콘으로는 물결치는 해안가의 모습이 배경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당시 구교도의 공방 이콘은 16-17세기 모스크바 이콘 양식을 지향하며 두 손가락만을 펼쳐 축복의 동작을 취하는 성인들을 자주 묘사하였다.

 

 

 

■성화벽, 거룩함 안의 성스러움

 

전시장 끝에 강의장으로 사용되던 층계 있는 아담한 공간에 동방교회 성당의 성화벽이 재현되어 있다. 동방교회에서 성화벽은 신자들이 모여 있는 회중석과 성직자들이 전례를 집전하는 지성소를 이콘으로 장식된 칸막이로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1단은 ‘왕의 문’이라 불리는 문이 있다. 성직자만이 출입할 수 있다. 이 문의 맨 상단에는 성모영보(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의 잉태사실을 알리는 사건) 장면이, 그 아래에는 예수의 일대기를 다룬 복음서의 저자들이 위치한다.

 

‘왕의 문’의 오른쪽에는 ‘주 예수 그리스도’, 왼쪽에는 ‘성모자’의 이콘이 위치한다. ‘왕의 문’ 위에는 성만찬의 성화가 위치하는데, 이는 지성소 안에서 거행되는 성찬례의 기원과 신비를 나타낸다. 왕의 문 주변에는 8명의 성인 이콘들이 설치되어 있다.

 

전시를 안내한 사승환 신부는“성화벽과 성소는 러시아인들에게는 개인적인 기적 체험도 많은 곳이어서 심혈을 기울여 1달여간 성화벽을 재현했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이 공간에서 경건하게 머물고 새 희망을 찾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종현 관장 신부는 “이번 전시는 11세기 동서 대분열과 종교개혁으로 로마가톨릭에서 분리된 이웃 종교인 동방정교회를 소개하는 전시”라며 “서방 교회와는 또 다른 특성을 보여주는 러시아 이콘을 통해 하나였던 초기 교회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예술감독인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러시아 이콘은 러시아 문화를 대표하는 꽃이자 동토의 척박한 삶을 지탱해 온 빛이었다. 이번 전시는 서유럽의 이콘과 다른 매력을 가진 러시아 이콘의 백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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