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8 (화)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사람들

【숨은 인재 발굴 코너】 LG전자 직원에서 가위손 봉사자 21년 외길 인생

URL복사

대구 한의대 사회복지학 대학원, 상담복지학과, 평생교육학과 출신 이발사
무료 이발 봉사에 노래 재능 기부, 요양원 지정 매달 20만 원씩 기부

 

[시사뉴스 대구=이영준 기자] 세빌리아의 이발사로 널리 알려진 대구의 명품 가위손이자, 손에 쥔 가위를 좀처럼 놓지 않는 외길 인생의 봉사자로 한 평생을 살아가는 이웃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21년이 넘도록 봉사의 가위질을 멈추지 않는 대구광역시 북구 국우동의 이득화(68) 이발사로 지역에서 ‘훈훈한 사랑의 봉사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대구 북구 국우동 그린빌주공아파트 1단지 정문 앞 상가 2층에 들어서면 15평이 되는 ‘그린 이발소’가 눈에 보인다. ‘사랑의 전령사’인 바로 이득화 이발사 사장이 홀로 일하는 곳이다.


이득화 사장은 경북 상주시 함창이 고향으로 4남매(2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할아버지가 사셨던 그때에는 소 두 마리로 농사를 지었던 보릿고개 시절을 겪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맏이였고, 고모를 비롯한 작은 아버지들이 모두 8남매인 탓에 대식구가 한 집에서 살았다 한다. 이후로 땅을 팔아서 모두 장가, 시집을 보냈던 관계로 가난한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는 이득화 이발사.

 

 

그렇게 고생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사장은 군대를 다녀온 후 경북 구미시 LG전자 공장에 입사했고, 경상남도 창원 LG전자에서 23년 간의 직장생활을 하다 IMF 경제 여파에 따른 구조 조정으로 인해 명예 퇴직에 이르렀다. 이후 이 사장은 2000년에 대구로 이사를 와서는 이발면허증을 취득했다. 이때부터 남들이 잘 걷지 않는,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의 외길 인생을 걷게 되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국우동 관내의 60세 이상의 독거노인 어르신과 중증장애인, 노인요양원에서 무료 이발 봉사와 어르신들을 위한 기타 연주와 노래 재능 기부를 매주 쉬는 화요일마다 이발 장비와 기타를 들고 나홀로 요양원으로 향한다.


​또한 2015년에 창단된 ‘사랑나눔교통봉사단’에서 3대째 단장을 맡으면서 200여 명의 단원들과 함께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장학금과 취약계층에 있는 주민들에게 6백만 원 전달하는 등 기부하는 단체로 만들어가고 있다.

 

사랑나눔교통봉사단의 단장을 이끌면서도 이 사장은 솔선수범하여 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와 북구청, 남구청 각 정부산하 기관 등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몇 년에 걸쳐서 계속 기부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득화 이발사가 일하는 ‘그린이발소’에 들어가면 양쪽 벽으로 무려 50개 가까이 되는 각 기관으로부터 받았던 대구광역시장 표창장 및 대구광역시 교육감상을 비롯한 감사장과 임명장,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보육교사 자격증, 감사패들이 걸려있고 상패들도 함께 진열이 되어 있다.


LG라는 대기업에서 지금은 남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 소박한 이발사로 직업을 바꾸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 또한 뜨거웠다. 지난날 2년을 주경야독하면서 대구 한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 상담복지학과, 평생교육학과로 10년 이상을 다니면서 학업을 마쳤다.


이득화 이발사는 말한다. “대기업 LG전자에서 오래도록 직장생활도 했지만, 이발사로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에는 후회는 없고, 나의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봉사를 천직으로 여기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은 다수의 미용업계에 밀려 이용업계가 쇠퇴하고 있지만, 우리 전국 이용업계에 종사하는 이발사들은 남다른 보람을 갖고 지역민들을 위한 봉사도 곁들여 일하고 있어서 최고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다는 이 사장은 덧붙여 강조했다.

 


지난 21년 동안 힘든 적도 있었지만 이발사를 포기할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대구의 명품가위손’ 이득화 사장은 제2의 인생길을 걷는 만큼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 있어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사장이 일하는 ‘그린이발소’는 지역민들의 대화 및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는 ‘사랑방 이발소’로 알려진 이발소 이야기는 아직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득화 이발사의 가위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싹둑 싹둑’ 잘라내면서 꿋꿋히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사장은 남들에게 자랑하고 내세울 것들도 없지만 자신은 그냥 삶을 다하는 날까지 숨은 봉사자이고 싶다며 겸손해 한다. “사람들이 나를 반겨주는 따뜻한 미소를 보면 내 마음이 풍족해진다”며 “봉사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 사장의 남다른 각오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우리 이웃들을 따뜻이 보듬어 주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찬대 의원 “캄보디아 ODA, 50억원 불용 직후 국제개발협력위 심사 안 받고 1300억원 예산 편성”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캄보디아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추진 과정에서 50억원이 제도 미비로 불용된 직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1300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무조정실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 정무위원회, 3선, 사진)실에 제출한 답변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2월 확정된 2024년도 민간협력전대차관 사업 예산 50억원은 전액 불용됐다. 이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은 “사업 추진에 앞서 관련 제도 정비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내부 절차 마련을 진행했으나 동 작업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돼 50억원 예산은 불용됐다(불용 시기=2024년 11월)”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캄보디아 대상 민간협력전대차관 사업은 2025년도 종합시행계획(요구액) 심의‧의결 이후에 정부예산안 수립 과정에서 편성된 사업이다”라며 “이후 국회 심의를 거쳐 2025년도 종합시행계획(확정액)에 포함돼 심의·의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국회 심의‧의결 단계에서 해당 사업이 포함된 것을 나중에 인지했고, 앞선 절차가 정상적으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박용철 강화군수 취임 1주년 맞아 안정 ‧ 미래 ‧ 혁신으로 답하다
[시사뉴스 강화=지창호 기자] ‘군민 소통과 통합’을 슬로건으로 내건 박용철 강화군수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강화군은 안정·미래·혁신의 세 축이 조화롭게 맞물리며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6일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박 군수는 흔들리던 군정을 신속히 안정시키는 한편,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으로 미래 비전을 세우고, 혁신 과제를 잇달아 가동하며 군 전역에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군수는 “접경지역과 인구감소, 각종 규제라는 3중고에 혁신하지 않으면 지방소멸의 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지난 1년 군정에 매진했다”며, “7만 강화군민의 통합된 힘과 우리 공직자의 헌신으로 이제 강화 발전의 밑그림이 완성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년 간의 주요 성과와 정책 방향들을 살펴본다. 안정 : 군정 공백 혼란, 현장 리더십으로 정면 돌파 박용철 군수는 지난 1년간 군정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 군수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7개월간 군정 공백이 이어지고, 대남 소음공격 피해가 겹치며 지역 불안이 고조됐던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취임 직후에는 최우선 과제였던 북한 소음공격 문제에 발 빠르게 대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