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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재 칼럼

【허연재의 미술 인문학 칼럼】 앙리 마티스의 온 마음을 다한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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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허연재 강사 · 작가] 임인년 (壬寅年)새해가 밝았다. 흑호랑이 해인 만큼 모두가 용맹함과 굵직한 움직임으로 개척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비상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움츠러들며 고립되는 삶을 살아왔다. 인간도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다보니 지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제약으로 인해 소극적이고 배타적으로 변해가는 듯 하다.


서랍장 깊이 넣어둔 여권을 본지도 오래되었고, 찍은 사진의 수량도 현저히 적어졌다. 삼삼오오 모여 친목을 도모했던 빈도도 소나기 내리 듯 불규칙 하니, 몇 년 동안 친분을 쌓았던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려니 어색함이 감돈다. 삶이 흑백 영화 같아지는 시기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내면의 용기가 아닐까 싶다. 


영어로 용기를 의미하는 단어 ‘courage’는 마음 (heart)을 의미하는 ‘cor-’라는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다. 용기란 온 마음을 다하여 한 인간의 마음을 타인에게 말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예술가들은 내면에 있는 생각들을 외부로 표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타인의 질타나 이목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뚝심은 성공하는 아티스트가 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프랑스 야수파 작가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는 “창의력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는 말과 함께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순수하게 왜곡없이 표현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사실 의외로 마티스는 상당히 평범하고 단조로운 삶을 산 인물이다. 피카소처럼 여자 관계가 다소 복잡하지도 않았고, 작업을 할 때도 항상 양복을 잘 갖춰 입는 이미지를 유지했다. 전직 변호사 시절 때처럼 잘 정돈되고 깔끔한 신사같은 이미지를 추구하였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 같은 외모와는 180도 다르게 그가 자신의 작품을 대하는 자세는 한 마리의 야수처럼 거침없다. ‘원색의 마법사’라고 불리울만큼 마티스의 강렬한 원색은 가장 큰 특징이다.

 

앙리 마티스의 1911년 작품 <레드 스튜디오>는 캔버스의 크기와 강렬한 붉은 색만으로도 우리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레드 스튜디오>의 특징은 의자, 화병, 책상, 수납장 등 방 안의 오브제들이 빨간 벽, 천장과 일체화 되어 보이는 것이다. 희미한 윤곽선으로만 표현하여 성의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관람자는 그 붉은 평면을 꼼꼼하게 탐험하면서 애매모호한 스튜디오 속 물건들을 다시 머리 속에서 배열을 하게 된다. 


아무리 보아도 오롯이 시야에 담기는 것은 붉은 색이며, 마티스 역시도 이 붉은색을 어떻게 떠올리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한다. 색의 사용을 사실적 묘사를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색을 하나의 주관적 표현법으로 인정하는 샘이며 이것이 근대 미술의 시작점이 된다.

 


마티스의 힘과 역동성을 평면에 재현한 다른 작품은 <춤>이다. 이 작품은 마티스의 열렬한 후원자 세르게이 슈추킨이 자신의 저택 벽화를 의뢰하여 제작된 것이며 3m가 넘는 거대한 대형 벽화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니 인간이 행복감이나 괴로움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육체도 느낀다. 춤은 영혼의 숨겨진 언어인 것처럼 마티스는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을 원시적이며 순수하게 표현했다.

 

황토 같은 붉은색 피부와 푸른색 배경으로 생긴 강한 대비감은 공간 속에서 요동치는 활기와 풍요로움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음악>이라는 작품과 함께 제작되어,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한 쌍의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예술의 전당에서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밝은 지중해 태양 빛을 연상케 하는 마티스의 색감은 지치고 지루한 일상에 행복감을 불어 넣어준다. 

 

 

 


앞서 말한 마티스의 손놀림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회화 작품들은 없지만 그의 후기 작인 컷 아웃(cut-out)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원색의 추상 작품들과 매우 간결한 라인으로 형태의 특징을 절묘하게 포착하는 드로잉 및 판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앙리 마티스의 간결한 선과 자유로운 색의 향연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안겨주는 전시이다. 밝은 새해, 호랑이의 기상처럼 마음에 품은 꿈이나 뜻을 하나 둘씩 용기 있게 꺼내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펼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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