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1.6℃
  • 맑음강릉 9.4℃
  • 맑음서울 3.9℃
  • 맑음대전 4.6℃
  • 맑음대구 6.4℃
  • 맑음울산 7.9℃
  • 맑음광주 5.9℃
  • 맑음부산 12.8℃
  • 맑음고창 6.2℃
  • 맑음제주 11.6℃
  • 맑음강화 2.3℃
  • 맑음보은 2.1℃
  • 맑음금산 -0.8℃
  • 맑음강진군 8.6℃
  • 맑음경주시 7.5℃
  • 맑음거제 8.6℃
기상청 제공

허연재 칼럼

【허연재의 미술 인문학 칼럼】 앙리 마티스의 온 마음을 다한 용기

URL복사

 

[시사뉴스 허연재 강사 · 작가] 임인년 (壬寅年)새해가 밝았다. 흑호랑이 해인 만큼 모두가 용맹함과 굵직한 움직임으로 개척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비상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움츠러들며 고립되는 삶을 살아왔다. 인간도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다보니 지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제약으로 인해 소극적이고 배타적으로 변해가는 듯 하다.


서랍장 깊이 넣어둔 여권을 본지도 오래되었고, 찍은 사진의 수량도 현저히 적어졌다. 삼삼오오 모여 친목을 도모했던 빈도도 소나기 내리 듯 불규칙 하니, 몇 년 동안 친분을 쌓았던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려니 어색함이 감돈다. 삶이 흑백 영화 같아지는 시기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내면의 용기가 아닐까 싶다. 


영어로 용기를 의미하는 단어 ‘courage’는 마음 (heart)을 의미하는 ‘cor-’라는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다. 용기란 온 마음을 다하여 한 인간의 마음을 타인에게 말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예술가들은 내면에 있는 생각들을 외부로 표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타인의 질타나 이목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뚝심은 성공하는 아티스트가 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프랑스 야수파 작가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는 “창의력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는 말과 함께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순수하게 왜곡없이 표현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사실 의외로 마티스는 상당히 평범하고 단조로운 삶을 산 인물이다. 피카소처럼 여자 관계가 다소 복잡하지도 않았고, 작업을 할 때도 항상 양복을 잘 갖춰 입는 이미지를 유지했다. 전직 변호사 시절 때처럼 잘 정돈되고 깔끔한 신사같은 이미지를 추구하였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 같은 외모와는 180도 다르게 그가 자신의 작품을 대하는 자세는 한 마리의 야수처럼 거침없다. ‘원색의 마법사’라고 불리울만큼 마티스의 강렬한 원색은 가장 큰 특징이다.

 

앙리 마티스의 1911년 작품 <레드 스튜디오>는 캔버스의 크기와 강렬한 붉은 색만으로도 우리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레드 스튜디오>의 특징은 의자, 화병, 책상, 수납장 등 방 안의 오브제들이 빨간 벽, 천장과 일체화 되어 보이는 것이다. 희미한 윤곽선으로만 표현하여 성의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관람자는 그 붉은 평면을 꼼꼼하게 탐험하면서 애매모호한 스튜디오 속 물건들을 다시 머리 속에서 배열을 하게 된다. 


아무리 보아도 오롯이 시야에 담기는 것은 붉은 색이며, 마티스 역시도 이 붉은색을 어떻게 떠올리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한다. 색의 사용을 사실적 묘사를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색을 하나의 주관적 표현법으로 인정하는 샘이며 이것이 근대 미술의 시작점이 된다.

 


마티스의 힘과 역동성을 평면에 재현한 다른 작품은 <춤>이다. 이 작품은 마티스의 열렬한 후원자 세르게이 슈추킨이 자신의 저택 벽화를 의뢰하여 제작된 것이며 3m가 넘는 거대한 대형 벽화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니 인간이 행복감이나 괴로움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육체도 느낀다. 춤은 영혼의 숨겨진 언어인 것처럼 마티스는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을 원시적이며 순수하게 표현했다.

 

황토 같은 붉은색 피부와 푸른색 배경으로 생긴 강한 대비감은 공간 속에서 요동치는 활기와 풍요로움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음악>이라는 작품과 함께 제작되어,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한 쌍의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예술의 전당에서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밝은 지중해 태양 빛을 연상케 하는 마티스의 색감은 지치고 지루한 일상에 행복감을 불어 넣어준다. 

 

 

 


앞서 말한 마티스의 손놀림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회화 작품들은 없지만 그의 후기 작인 컷 아웃(cut-out)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원색의 추상 작품들과 매우 간결한 라인으로 형태의 특징을 절묘하게 포착하는 드로잉 및 판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앙리 마티스의 간결한 선과 자유로운 색의 향연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안겨주는 전시이다. 밝은 새해, 호랑이의 기상처럼 마음에 품은 꿈이나 뜻을 하나 둘씩 용기 있게 꺼내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펼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래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14편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수업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화와 함께하는’ 첫 번째 시리즈로 발간됐던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가 개정돼 새로 출간됐다. 2021년 처음 발간된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전근대 시기를 다룬 4편의 영화와 근현대 시기를 다룬 8편의 영화를 활용한 역사 수업을 제시했다. 이번에 발간되는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개정증보판은 전근대 영화인 ‘자산어보’와 근현대 영화인 ‘서울의 봄’을 추가해 쉽고 재미있는 한국사 수업을 제시했다. 영화와 함께하는 역사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 영화와 함께 재미있게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청소년, 그리고 역사 상식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영화마다 영화의 기본 정보와 함께 영화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이 역사서에 어떻게 기록돼 있는지, 교과서에는 어떻게 구현돼 있는지 살펴보고 팩트 체크 코너를 통해 그 내용을 영화가 얼마나 역사적 상황과 맥락에 맞게 그려냈는지 분석하고 있다. 이어 선정된 영화를 통해 어떤 역사적 맥락과 상황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며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지 질문과 함께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무대나 역사적 배경이 됐던 곳, 영화 속 역사적 인물을 만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