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4 (화)

  • 맑음동두천 14.0℃
  • 구름많음강릉 15.8℃
  • 맑음서울 16.2℃
  • 맑음대전 15.7℃
  • 연무대구 13.1℃
  • 연무울산 12.7℃
  • 구름많음광주 16.5℃
  • 연무부산 15.8℃
  • 구름많음고창 17.4℃
  • 구름많음제주 18.3℃
  • 맑음강화 14.0℃
  • 맑음보은 13.8℃
  • 맑음금산 13.9℃
  • 구름많음강진군 14.5℃
  • 구름많음경주시 13.0℃
  • 구름많음거제 13.7℃
기상청 제공

허연재 칼럼

【허연재의 미술 인문학 칼럼】 여성의 일상을 담은 메리 카셋

URL복사

 

[시사뉴스 허연재 강사 · 작가]] 집콕이 일상이 된 요즘의 생활 패턴을 돌아보면 사방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듯하다.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도 4,000여명 내외가 되어간다. 이 바이러스와의 전쟁도 언제가 끝이 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지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하여 개인의 자유가 억눌린다는 것이 여러모로 불편한 것이 현실이다.


제한된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규제로 인한 불편함은 19세기 프랑스 여성들도 피할 수 없었다. 이시대 여성들은 사회적 계급에 따른 여성 개개인의 합법적인 권리나 자율성은 다르게 적용되었다. 중상류층의 여성일수록 개인의 주체성보다는 남편의 아내라는 종속 개념이 강하여 개인의 재산에 대한 통제권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먼발치에서나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림의 떡이었다. 바람을 쐬거나 커피를 마시고 싶어 혼자 카페에 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특히 사색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여성 화가들에게는 소소한 자유나 기쁨을 느껴보기 어려운 시기였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여성 화가 메리 카셋 (Mary Cassatt)은 이런 상황에서도 창작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메리 카셋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유명한 인상주의 남성 화가들의 친분 있는 여성 동료, 특히 ‘발레리나 화가’로 불리는 에드가 드가의 친한 친구이자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준 인물로 자주 언급된다.


카셋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기에 남편이나 아버지와 같은 남성의 동행 없이 스케치북이나 캔버스를 가지고 공공장소에서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대신 자신이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택했는데 그곳이 바로 집이다. 카셋은 여성들의 자연스러운 소소한 일상을 캔버스에 담는다. 동시대에 클로드 모네, 에드가 드가, 카밀 피사로와 같은 남성 작가들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도심전경이나 철도, 기차 같이 산업 혁명을 상징하는 주제들
과는 상반된다.

 


메리 카셋의 대표작 <차> 를 보면, 작품 속 배경은 외부가 아닌 손님을 대접하는 가정의 드로잉 룸(drawing room)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벽난로, 금색 장식 프레임의 페인팅과 세라믹 병 등 인테리어 장식품들은 상류층 집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티를 마시는 문화, 흔히 에프터눈 티라고 칭하는 서양의 티 문화는 중상류층 여성들의 사교계 모임 수단이었으며, 차는 지금까지도 남녀 노소가 즐기는 기호 식품이 된다.

 

그림 속 모자와 장갑을 끼고 있는 여성은 메리 카셋의 친구며, 손을 턱에 가져다 대고 고민하는 여성은 호스트이자 카셋의 여동생 리디아다. 카페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던 카셋에게는 집에서 차를 마시는 문화가 일상이 되어, 티를 즐기는 여성들의 모습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이 있다.

 

 

메리 카셋이 즐겨 그린 또 다른 주제는 어머니와 아이의 모습이다. 여성 작가는 전문 모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없었기에 집안을 배경으로 한 어린 아이와 엄마는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이었다. 카셋은 자신의 여동생, 조카나 집에 오는 주변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하여 그림을 그렸다.


<아이의 목욕> 은 우리가 마치 이 모녀의 집에 함께 사는 사람인 듯 지극히 사적인 모습을 마주하게 한다. 아이가 떨어지지 않게 엄마의 큰 손으로 아이의 허리를 잡아 발을 닦아주고 있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색상 역시 온화한 파스텔 색 덕분에 집안의 은은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파란 소파에 앉아 있는 소녀>는 전형적인 아이의 편안한 모습을 나타낸다. 그림 속 아이는 그 누구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는 듯 속치마가 훤히 보여도 상관 없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아이들만의 특권이기도 하다. 옆 소파에 누워 있는 작은 강아지도 곤히 잠을 자고 있는데 이 공간의 안락함을 증명해주는 귀여운 요소가 된다. 소파의 휘날리는 꽃무늬 패턴들은 인상주의 화풍의 특징인 빠르고 짧은 붓 터치를 보여주며 카셋이 상대적으로 인물 표현에 더 집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자신에게 많은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메리 카셋은 남성 화가들이 그릴 수 없는 소재를 가정이라는 환경 속에서 찾아내고 창작활동을 하며 그녀만의 따듯한 화풍을 만들었다. 우리 중 어떤 누구도 현재 달라져버린 일상의 늪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각자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정진하다 보면 자신만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건기식협회 '2026 트렌드 세미나' 개최...맞춤형 제품 시장의 확대 전망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23일 양재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6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세미나'를 개최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전망과 유통·마케팅 트렌드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는 산학계 관계자 및 전문가 발표를 통해 회원사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이번 세미나는 협회 회원사 홍보 및 마케팅 실무자 약 26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소비 트렌드,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글로벌 시장 동향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주요 연사로는 시장조사 및 데이터 분석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들이 참여해 △건강과 식 트렌드를 중심으로 한 2026 트렌드 △이커머스 환경에서의 데이터 마케팅 전략 △APEC 건강기능식품 시장 동향 △2025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결산 및 2026년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첫 번째는 박현영 바이브컴퍼니 소장은 ‘2026 트렌드_건강과 식 트렌드 중심으로’라는 발표를 통해 현대인에게 건강에 대한 인식과 의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설명했다. 박 소장은 최근 건강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개인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수 포비아’ 등 건강에 대한 불안 요인을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절윤 놓고 지방선거 공천 진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후 오는 6월 3일 실시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국민의힘의 노선 변화를 촉구하며 공천 신청을 미뤄 오다 지난 17일 공천을 신청했다. 오세훈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후보 등록” 오세훈 시장은 지난 17일 서울특별시 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오늘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한다”며, “그동안 국민과 보수 진영에서 저에게 보내주신 사랑과 지지를 생각하면 말로 다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낀다. 그 기대와 신뢰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기는 선거를 위해서는 반드시 혁신과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며, “서울에서 시작한 변화로 당의 혁신을 추동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버금가는 혁신 선대위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각오로 후보 등록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지도부의 모습은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수많은 후보들과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무능을 넘어 무책임이다”라며, “위기 때마다


사회

더보기
강민정 “헌법 정신 교육 대폭 강화하고 ‘혐오와 차별 없는 학교 조례’ 제정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강민정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자가 헌법 정신 교육 대폭 강화와 ‘혐오와 차별 없는 학교 조례’ 제정을 공약했다. 강민정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민주시민교육의 뿌리는 바로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 있다. 학교는 우리 사회의 가장 소중한 약속인 민주주의의 가치를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며 “저는 서울의 모든 교실에서 아이들이 책임 있는 주권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헌법 정신 교육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은 박제된 문구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삶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다”라며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깨닫고 타인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때 비로소 우리 사회의 갈등은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민정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자는 “교육의 출발은 서로의 존엄을 인정하는 것이다. 저는 서울교육의 기본적인 시민교육 틀을 완성하기 위해 ‘혐오와 차별 없는 학교 조례’를 제정하겠다”며 “이 조례는 기존의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와 함께 교육 공동체를 지탱하는 든든한 양 날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민정 서울교육감 예비후보자는 “학교는 모두의 존엄이 지켜지는 곳이어

문화

더보기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불안과 선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위기의 인간들’을 펴냈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세계관과 문체를 지닌 세 작가가 ‘위기’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모여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불안과 선택,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작품집이다. 개인의 내면에서 시작되는 균열부터 사회 구조 속에서 마주하는 위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인간상을 담아낸다. 김정진, 송호진, 윤승주 세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해석한다. 한 작가는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서사를 통해 인간 군상의 삶을 비추고, 또 다른 작가는 사회적 시스템 속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날카롭게 포착하며, 다른 한 작가는 인간 내면의 희망과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서로 다른 목소리는 충돌하지 않고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위기 속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위기의 인간들’은 위기를 단순한 실패나 재난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의 순간에야 비로소 인간의 본질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기술과 자본이 주도하는 사회, 흔들리는 관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 속에서 인물들은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는 누구이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끝내 어떤 인간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