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곳곳에서 침수와 누수, 하천범람, 도로폐쇄, 정전 등의 피해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하철 역사 곳곳에서도 물난리가 나면서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8일 서울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이날 집중호우로 지하철 강남역 일대가 물에 잠기고 하수 역류 현상으로 도로와 차도에 물이 차올랐다. 강남구 테헤란로, 서초구 잠원로, 동작구 사당로 일대 도로도 물에 잠기면서 차량 피해가 속출했다.
누수 피해도 잇따랐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일부 매장과 일대가 물에 잠겼고, 삼성동 코엑스 내 도서관에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롯데시네마에서는 천장 누수로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하철 역사 곳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지하철 7호선 이수역 대합실에 비가 유입되면서 천장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너진 역 천장 사이로는 물이 쏟아져내렸다. 서울교통공사는 "7호선 이수역 대합실에 빗물이 유입돼 열차가 무정차 통과 중"이라고 밝혔다.
9호선 동작역도 침수로 폐쇄됐다. 9호선 노들역에서 사평역까지 지하철 운행은 중단됐다.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도 영등포역이 침수되면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됐다. 개봉역과 오류역 선로도 침수돼 한때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동작구 사당동 한 아파트 인근 축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11시 기준 중구와 용산구, 마포구, 서대문구 등 9곳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중구와 관악구 등에서는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이날 낮 양천구 신정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낙뢰로 정전이 발생했다. 강동구 상일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낙뢰로 전기 공급이 40분간 중단됐다. 이날 서울 동작구에서 폭우에 쓰러진 가로수를 정리 작업하던 구청 직원 A(63)씨가 감전돼 사망하기도 했다.
도로 곳곳도 통제됐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동부간선도로 전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 본선 및 램프 출입이 통제됐다. 잠수교 양방향도 오후 10시12분을 기해 전면 통제됐다.
관악구 도림천이 범람하면서 대피 공지도 내려졌다. 관악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도림천이 범람하고 있으니 저지대 주민께서는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달라"고 말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11시10분 기준 강남구 세곡동 대곡교에 내린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상향했다. 오금교와 중랑교, 진관교, 영평교 등에도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르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청에 복귀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9시55분께 서울시청에 복귀한 뒤 풍수해대책상황실에 들려 피해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후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침수피해 현장을 찾아 점검한 뒤 다시 시청으로 복귀해 시장실에서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9일까지 수도권과 강원도, 서해5도에 100~200㎜(많은 곳 300㎜), 강원동해안·충청권·경북북부·울릉도·독도 30~80㎜(많은 곳 강원동해안, 충청북부 150㎜ 이상), 전북북부 5~3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지역에 따라 시간당 50~8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저지대 침수와 하천, 저수지 범람, 급류에 각별히 유의해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