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후반대를 지속하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4분 기준 전 거래일(1409.7원) 보다 1.9원 내린 1407.9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7원 내린 1405.0원에 개장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0년만에 110선을 돌파했다. 22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65% 상승한 111.067에 마감했다. 이는 2002년 6월 13일(111.150)이후 2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고, 파운드화는 영국 영란은행의 금리인상에도 약세를 보였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자 전날 일본 중앙은행이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파는 외환 개입에 들어가면서 엔화는 강세로 마감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일본은행이 22일 급격한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파는 외환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당 142.53엔에 마감하는 등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개입 발표 전에는 미 연준 금리 결정 등의 영향으로 145.9원까지 올라가는 등 약세를 보였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어 달러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앞서 20~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2.25~2.5%에서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올해 말 금리 점도표 중간값은 4.4%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3.4%보다 1.0%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또 내년말 금리 전망치도 4.6%로 6월(3.8%) 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 동안 최소 한 차례는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미 연준의 결정으로 한은은 올해 남은 10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만으로 대응하기는 힘들어졌다. 한국 기준금리는 현재 2.50%로, 상단 기준 미국 기준금리(3.00∼3.25%)보다 0.75%p 낮다. 다음 달 12일 한은 금통위가 베이비 스텝을 밟고 연준이 11월에 다시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한·미 금리차는 1.25%p까지 커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공급망이 일부 복원됐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하다”며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물가 급등과 자국 통화 약세를 막기위해 긴축 행보에 나섰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하고, 스위스 중앙은행도 마이너스 0.25%였던 금리를 0.75%포인트 올려 0.5%로 인상했다.
미 증시는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07.10포인트(0.35%) 내려간 3만76.68으로 폐장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31.94 포인트(0.84%) 밀려난 3757.9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에 비해 153.39 포인트(1.37%) 떨어진 1만1066.81로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5.04% 폭등한 3.712%를 기록했다. 2011년 2월 11년 이후 11년 7개월래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56% 상승한 4.122%로 치솟았다. 장중에는 4.156%까지 고점을 높였다. 2007년 10월 이후 근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