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안성=서태호 기자] 농촌의 서정과 애환을 노래해온 손남태 시인이 신작 시집 『끊임없이 사랑하라 마음의 별이 지기 전에』를 펴냈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이 시집의 가장 큰 특징은 시 전편에 인간·자연·고향 사랑이 오롯이 배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남다른 감성으로 마주한 사물들을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게 음미하고 있다. 자신과 관계된 주변 모든 것에 섬세하게 관심을 쏟아온 시인의 마음가짐은 수줍게 부려놓은 아주 짧은 ‘시인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밤하늘에 무언가가 빛을 내고 있을 때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늘로 꿈을 키웠다. (중략) 잠들지 못하는 밤이 늘었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삶의 이면을 노래한 1부 <수줍은 사랑>과 2부 <뜨거운 열정>에서는 애써 기뻐하고 힘들여 웃다 보면 지친 삶도 미소가 된다는 시인의 온기 가득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알밤·단풍·억새·갈대 등 자연의 변화와 계절의 흐름에서 작은 진실을 발견하고자 한 3부 <조용한 사색>에는 농촌에서 나고 자란 시인의 감수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겉은 까칠해도
내어줄 때를 아는
너
가을이
사랑과
톡(talk)하다
- 「알밤」 전문
4부 <아쉬운 마음>에는 중년의 시인이 느끼는 인생의 정한(情恨)들을 다정한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고향 연작시인 5부 <개미의 향수>에서는 시인의 고향인 경기도 안성의 역사와 문화, 호수 그리고 대표 농축산물 등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개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에필로그 형식의 자화상 연작시 「개미」도 마지막까지 독자들이 시집에서 손을 놓지 못하도록 만든다.
시편마다 깔린 서정성은 시인의 삶의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 안성에서 성장해 국방일보에 문예시 발표 후 문학지로 등단한 시인은 직장생활도 농(農) 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농협에 입사해 농민신문 기자와 농협 안성시지부장을 지낸 후 현재는 농협경제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다. 어려운 농촌 현실이지만 농업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직장 생활을 마무리한 후 귀향과 농부로서의 삶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 PEN클럽 회원이며, 그동안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그대에게 무엇을 주고 싶다』, 『숨겨든 그리움이 너를 사랑하는 이유가 된다』 등 6권의 시집을 냈다.
땅위를 줄지어 가는 / 개미떼나 / 비행기 여행 다니는 / 사람들이나 / 해지면 / 돌아갈 곳은 / 하늘땅 아래 / 작은 집 (「개미9」 전문)이라는 시인의 소박한 관조처럼, 이 책 역시 소박하지만 그래서 고개 끄덕여지는 편안한 시집이다. 사계절을 테마로 한 작품 배치가 시집의 완성도를 갖춰 자연스럽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