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에 검사와의 스폰서 관계를 '폭로'해 논란의 중심이 됐던 정모씨가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다행히 자살 시도 직후 응급실로 호송돼 위세척을 받고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지만 정씨의 '자살시도' 후폭풍에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정씨는 지난 23일 재구속 여부를 심문 받기 위한 법원 출석을 앞두고 자신의 변호인인 정재성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심문 준비를 하던 중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수십 알을 집어 삼키고 의식을 잃었다. 결국 부산지법은 정씨의 변호인만 참석한 상태에서 구속집행정지명령 취소 심문을 진행했지만 정씨의 재구속 여부 결정은 26일로 보류했다. 정씨의 음독자살 시도로 현재 구속 여부 판단은 힘들다는 설명이다. 다만 법원은 구속집행정지 명령상 주거제한 범위를 '자택과 병원'으로 제한했던 당초 결정을 '병원'만으로 변경했다. 매머드급 폭로로 검찰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씨가 제대로 한판 붙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살시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심적 부담감에 따른 선택이었다는 관측을 들 수 있다. 정씨는 자살시도 직전,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서 명단을 공개한 검사들 외에 다른 검사들에게도 향응과 성접대를 했다고 추가 폭로한 바 있다. 이날 정씨는 "심적 압박이 심하다"면서 "경찰들이 집으로 찾아오고 병원까지 수사관이 찾아온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검찰 스폰서였음을 스스로 밝히고, 정의와 진실을 찾기 위해 검찰 개혁을 외쳤던 그였지만 검찰과 경찰이 죄어오는 심리적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자신의 재구속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오던 정씨가 재구속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한 행동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관절수술 등 지병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처분을 받고 석방된 정씨는 PD수첩이 방영된 지난 20일 검찰의 '집행정지 취소 신청' 제출로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여 왔다. 5월 10일 관절수술을 앞두고 있던 그는 검찰의 청구가 받아들여져 다시 구속이 될 경우 수술에 차질을 빚을까봐 상당히 걱정하고 있었다는 것. 또 정씨는 음독 직후 "이대로 구속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그가 느낀 재구속의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가늠케 했다. 하지만 정씨의 자살 시도가 재구속 결정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실제 정씨는 구속집행정지 기간에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등 주거제한 범위인 자택과 병원을 벗어나 외부 활동을 해온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에 앞서 23일 오전, 방송에서 비리 검사로 실명이 거론된 박기준 부산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방송 이후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검찰 조직에 부담을 덜어주고 사태가 확산되자 검찰 조직에 부담을 덜어주고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사의를 밝힌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송에서 비춰진 박 지검장의 태도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자 심적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방송에서 박 지검장은 취재진에게 협박성 발언과 반말을 내뱉는 등 좋지 않은 이미지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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