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12.19 (목)

  • 맑음동두천 -7.8℃
  • 구름많음강릉 1.5℃
  • 맑음서울 -4.6℃
  • 맑음대전 -5.3℃
  • 맑음대구 -1.4℃
  • 흐림울산 -1.3℃
  • 맑음광주 -1.6℃
  • 맑음부산 -0.6℃
  • 맑음고창 -3.7℃
  • 제주 5.5℃
  • 맑음강화 -5.6℃
  • 맑음보은 -7.6℃
  • 맑음금산 -6.1℃
  • 맑음강진군 0.5℃
  • 구름많음경주시 -1.3℃
  • 맑음거제 0.5℃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몽환적 상상력의 거장 권옥연, 탄생 100주년 기념전

URL복사

현대화랑 《권옥연 100주년 기념전》, 오는 12월 16일까지
‘권옥연 그레이’, 풍부한 질감의 인물, 풍경화 20점
딸 재불화가 권이나 작가, 오프닝 전시서 인사

 

 

- 작가의 생애  -

 

권옥연 화백은 1923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출생했다.

어린시절 조부로부터는 서예를,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에게는 음악을 배우며 성장했다.

아버지와 같은 음악가가 되길 꿈꾸던 소년은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현 경복중고등학교)에 입학하며 미술을 시작했다. 학생 시절 제20회 《조선미술전람회》(1941)에서 수상하며 미술계에 존재를 드러냈다. 

 

1942년 일본 도쿄 제국미술학교(현 무사시노 미술대학)에 입학해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한국에 돌아온 뒤 해방과 전쟁을 겪으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한 결과,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입선, 1953년 제5회 대한미술협회전에서 문교부 장관상, 1956년 제5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 입지를 다져 나갔다. 

 

 

절제된 청회색의 풍성한 질감 아래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화풍을 정립했던 권옥연(1923-2011). 인간의 감정 그 근원적인 부분에 와닿을 듯한 몽환적 상상력의 연금술사 권옥연이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현대화랑이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권옥연(1923-2011)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권옥연 100주년 기념전》을 11월 15일부터 12월 16일까지 열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아슴프레한 미명의 회색톤 ‘권옥연 그레이’로 은은한 감성적 여운을 머금은 특유의 회색빛 인물과 풍경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권옥연 화백은 특정 사조나 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독특한 톤과 색채 등 특유의 화풍을 이룩해 내며 독자적인 미술 세계를 펼친 한국 근현대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는 파리에서 화가로 활동하는 딸 권이나 작가가 내한해 부친의 100주년 기념전을 한동안 지켰다가 출국했다. 

 

 

전시 오픈 직후 갤러리에서 만난 권이나 작가는 “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그때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요”라고 추억에 젖었다. 아울러 전시장 2층에서 상영되는 생전의 부친의 디지털 아카이빙 비디오와 작품들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권옥연 화백의 아내는 한국 연극계의 1세대 대표 무대미술가 이병복(1927~2017). 부부가 함께 파리에서 유학하며 각자의 영역에서 대가로 또 멋쟁이 예술가 커플로 생전 유명했다. 

 

 

권이나 작가가 전시작 중 최애 작품으로 꼽은 작품은 <부인의 초상>(1951). 권옥연 화백이 당시 20대 후반의 아내를 그린 이 작품은 강한 인상에 붉은 티셔츠, 검은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여인의 도도한 자태가 6.25 전쟁의 아픔과 폐허 속에서도 강한 생명이 기운을 보여준다.권이나 작가는 그림 속 젊은 시절의 어머니 초상화를 쓰다듬으며 부모님에 대한 추억에 잠기는 모습이었다. 또 권옥연 화백이 프랑스 유학 중 창작의 고통과 번민 등을 예술로 승화시킨 듯한 <절규〉(1957)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유학 당시 시인이자 초현실주의 주창자였던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 1896-1966)에게 ‘동양적 쉬르레알리즘(초현실주의, Surrealism)’이라고 호평받은 작품. 작가의 변화된 조형 의식을 보여준다. 그외 권옥연 화백이 파리 유학 시절 그린 <몽마르트 거리 풍경>(1957), <소녀>, 〈달맞이 꽃〉(1986), 〈귀향〉(1999) 등 회색 풍경 이전의 1950년대 초반 작품부터 작고 직전인 1990년대까지의 주요 작품 20여 점이 걸려있다. 권 화백의 작품은 시대에 따라 구상에서 추상으로 변화하고, 풍경화와 인물화, 정물화를 두루 그렸지만, 초기 회화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청회색 색조와 암시적인 사물의 묘사는 평생 일관되게 나타났다.

 

 

 

권이나 작가에 따르면 권옥연 화백은 생전에 “한결같은 중후함과 삶의 진정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난 아직 부족해”라며 늘 사색했던 음유시인이자 낭만 화가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권옥연 화백의 그림은 회색 톤임에도 창백하거나 차갑지 않고, 오히려 은은한 감성적 미열의 여운처럼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권옥연 회색 미학의 출발은 프랑스 파리였다. 권옥연 화백은 1957년 35세 되던 해에 아내와 함께 파리 유학길에 오른다. 자녀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떠난 당시로서는 쉽지 않은 행보였다. 


그 시절 유럽에서는 2차세계대전의 상흔을 표출해낸 추상주의 운동인 ‘앵포르멜(Informel)’이 유행이었다. 권 화백 역시 한국전쟁을 경험했기에 유학 초기엔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의 모더니즘 미학을 극단적으로 부정하며 앵포르멜을 추구했던 유럽 작가들의 감성까지 닮을 수는 없었기에, 자신만의 고유한 자각의 독립된 조형적 의식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고분 벽화나 민속적 요소, 할아버지에게 배웠던 한자 습자의 경험 등 떠나온 고향에 대한 기억들은 권옥연만의 조형성 기반을 다지는데 좋은 길라잡이였다. 이러한 자신만의 시도를 ‘정적인 앵포르멜’로 여겼다.  특히, 인간 내면에 숨겨진 환상적 욕망을 시각적으로 잘 드러낸 권옥연 화백은 파리 체류 시절 프랑스의 시인이자 초현실주의 주창자였던 앙드레 브르통에게도 깊은 인상을 전해줬다. 앙드레 브르통은 1960년 파리에서 열린 《제9회 쉬르레알리즘전》에 권 화백을 초청하기도 했다. 권 화백은 브르통과의 만남이 그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자 사건이었다고 회고했다. 

 

 

1960년대 프랑스에서 서울로 귀국한 권 화백이 선보인 작품들은 당시 자생적으로 한국적 앵포르멜 운동을 전개하던 국내의 청년 작가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제가 된다. 또한, 1970년대 <우화>나 <탈(전설)>, 1980년대 <옛이야기>와 <달맞이꽃> 등은 한국적인 정서의 신화와 설화의 이미지로 출발했지만, 문학적 상상력까지 더해진 그만의 주제 의식이 돋보인다. 1990년대 이후에도 <무제> 혹은 <귀향>처럼 은유적이고 시적인 한편의 문학작품을 함축해놓은 듯한 지속적인 화풍은 이어진다. 또 <소녀>나 <여인> 시리즈의 인물들은 정적이고 차분한 분위기로 다소 신비로운 내적 美를 드러낸다. 한평생 예술의 멋과 풍류 속에 살았던 작가는 향토적 소재주의, 목가적 서정주의, 절제된 색감과 화면구성, 상상과 무의식의 초현실적 조화를 이룬 작품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도움말 김윤섭 미술사 박사).


김미정 미술평론가는 “권옥연은 평생 에콜 드 파리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그림을 그린 미술가는 많지 않다. 토속적 소재를 다루더라도 그 효과는 늘 이국적이었다”면서 “권옥연이 평생 집착했던 여인상은, 아시아라는 지역의 미술가가 쉽게 성취할 수 없었던 중심을 향한 욕망의 기호였다고 할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미술평론가 유준상(1932-2018)은 권옥연을 ‘비구상적 표현주의 작가’로 칭하며 ‘허무적이고 신비적인 관념적 영원성을 지녔다’고 평했다. ‘그의 신비성은 마치 꿈 속의 비현실적인 세계에서 비교적(秘敎的)인 허무화를 지향했다’고 평한바 있다. 또 인간을 비극적이고 고뇌의 생명으로 보고 있으며 실존주의적인 네오로맨시스트라고 썼다(한국현대미술대표작가 100인선집, 권옥연. 금성출판사). 


<사진 = 현대화랑, 이화순>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미국 위스콘신 사립학교서 총격 사건으로 3명 사망·6명 부상...바이든 "의회 나서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 위스콘신주의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최소 6명이 부상했다. 총격 사건은 위스콘신주 주도인 매디슨에 있는 어번던트 라이프 크리스천 스쿨에서 16일(현지시각) 오전에 일어났으며 현재까지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총격범 외 사망자 2명은 교사와 다른 10대 학생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2명은 중태다. 범인은 17세 여학생이라고 매디슨 관리들은 AP통신에 전했다. 현지 경찰은 당초 총격 사건으로 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사망자 수를 수정했다. 숀 반스 매디슨 경찰국장은 브리핑에서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러 명의 학생이 총격으로 다친 상태였다. 용의자는 범행에 권총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반스 경찰국장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에 대해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번던트 라이프 크리스천 스쿨은 학생 390명 규모의 기독교계 사립 학교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교에 재학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건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다시 한번) 미 의회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방의회에 총

정치

더보기
러 파병 北軍 3일 전투서 50여명 사망...좀비처럼 돌진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우크라이나 제8특수작전연대가 17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서 북한군 50여명을 사살했다며 드론 공격 영상을 공개했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제8특수작전연대는 지난 3일 간의 전투에서 북한군 50여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했으며 장갑차 2대, 차량 2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최고사령관도 17일 온라인 연설에서 "적이 3일째 쿠르스크 지역에서 집중적인 공세 작전을 펴고 있으며, 북한군 부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8특수작전연대 미하일로 마카루크 하사는 “200명 정도가 저희 기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드론이 폭격하는 곳을 오가며 FPV를 향해 총을 쏘고 좀비처럼 우리 기지로 다가왔다. 우리에게는 쉬운 표적이었다. 그들은 정말 무모했다. 진짜 좀비 같았다”고 말했다. 마카루크 하사는 전투에 참여한 북한군들이 러시아군과 함께 이동했으며 중간급 장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1950~60년대의 전형적인 소련 보병의 전투 방식이었다. 그들은 FPV가 어떤 건지 몰랐다. 땅에 엎드리거나 나무 뒤에 숨으면 우리가 그들을 볼 수 없을

경제

더보기
국토부 장관, 부동산 정책 일관되게 추진…1기 신도시 7700가구 추가 공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가 추진중인 부동산 정책을 계획대로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탄핵 정국 가운데에서도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나가겠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1기 신도시 정비 사업의 경우 이주가구 수용을 위해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 약 77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정치적 혼란과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해 국토부 정책이 계획대로 되는지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많으신 것으로 안다"며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추진 중인 정책과 예정된 행사를 당초 계획대로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박 장관은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추진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현재 각 신도시 생활권별로 재건축 이주 가구를 수용할 만한 주택공급 동향이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다만 지역이나 시기별로 일부 보완은 필요하다고 판단되기에 일단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해 약 77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공급계획이 담긴 이주대책과 광역교통개선방안은 내일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회

더보기
서울대병원, 경추척수증 수술 예후 예측 AI 개발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경추척수증 수술 후, 예후가 좋아도 매년 불필요한 추적 관찰을 받아야 했던 기존 진료 시스템을 개선할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수술 예후가 좋은 경추척수증 환자를 선별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진료 일정 최적화를 통한 의료 자원의 효율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공현중 교수(서예찬 연구원, 정서이 연수생)와 신경외과 김치헌 교수 공동연구팀은 2015년 7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경추척수증으로 수술 받은 환자의 신경기능 회복 상태 등 임상정보를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 수술 예후를 예측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경추척수증은 경추(목뼈) 부위의 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상되는 질환으로, 손 움직임이 어렵거나 걷기 힘들어지는 등 운동신경·감각신경 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치료를 위해 척수신경이 지나는 부위(후궁)를 열고 압박을 풀어주는 ‘경추후궁성형술’을 실시한다. 이 수술 후 모든 환자는 예후를 추적 관찰하기 위해 수술 후 1년 동안은 수개월에 한 번씩, 2년부터는 매년 한 번씩 정기적으로 외래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신경기능을 빠르게 회복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환자는 정기적인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욕받이 회장들’ 계엄 선포, 해제 보고 느끼는 것 없나
조직 내부의 반대와 국민적인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회장 연임 선거에 굳이 나서려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세칭 이들 ‘국민 욕받이 회장’들은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사이에 일어난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지켜보며 느끼는 것이 없는지 묻고 싶다. 한마디로 국민 여론과 정서를 무시하고 마이웨이, 독고다이식 행보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똑똑히 목도하고서도 계속 회장 연임 선거에 나설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흥 회장은 3선 도전의 1차 관문인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연임 승인을 받았고, 4선 도전을 선언한 정몽규 회장은 스포츠공정위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와 금품 수수 등 비위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회장 직무 정지를 당하고 수사 대상에 올라있고 체육회 노동조합을 비롯한 체육회 내외 인사들의 출마 반대 성명까지 나왔다. 정 회장 역시 불투명한 협회 운영과 절차를 무시한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으로 문체부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았고, 축구계 인사들의 퇴진 압박과 노조의 연임 반대 요구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와 여야 국회의원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