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02 (금)

  • 맑음동두천 -8.8℃
  • 맑음강릉 -3.4℃
  • 맑음서울 -6.9℃
  • 맑음대전 -4.9℃
  • 맑음대구 -3.1℃
  • 맑음울산 -2.4℃
  • 광주 -1.6℃
  • 맑음부산 -1.5℃
  • 흐림고창 -1.2℃
  • 제주 3.7℃
  • 맑음강화 -8.7℃
  • 맑음보은 -5.9℃
  • 맑음금산 -4.6℃
  • 흐림강진군 -0.2℃
  • 맑음경주시 -3.5℃
  • 맑음거제 -0.8℃
기상청 제공

사람들

【이화순의 아트&컬처】 유쾌하고 행복한 화가 여동헌의 파라다이스

URL복사

아트파크서 5월 25일까지
11번째 개인전 ‘핑크 파라다이스’

그의 그림은 아주 유쾌하다. 행복한 환호성이 그림을 뚫고 들리는 듯하다. 주제가 무엇일까 고민하며 보지 않아도 되고, 난해한 해석도 필요 없다. 낙천적이고 낭만적인 작가가 꿈꾸는 파라다이스다. 그림 감상자들도 그 속에서 다 함께 저절로 행복해진다. 여동헌 작가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11번째 개인전 ‘핑크 파라다이스 Pink Paradise-Romantic Road’를 전시한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나무꾼이 등장하는가하면, 고래가 날고, 페가수스도 힘차게 난다.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네 가족이 봄 소풍 가기 위해 총출동한다면 이랬을까. 분홍 꽃길에는 드라이버와 고양이가 탄 차, 토끼가 올라탄 코끼리, 기린, 사자, 염소가 차례로 달린다. 거북이도 그 뒤에 있다. 선물 상자를 가득 실은 차와 고양이가 올라탄 차를 아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쫓고, 사자 꼬리를 잡은 아이의 행복한 표정도 보인다. 강아지 길고양이와 밥 먹는 아이도 보인다. 콧수염 사내가 운전하는 오픈 카 뒤에는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과 외계인 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달린다. 

 

작품 ‘시집가는 날’에는 조선시대 공주의 혼례복을 복원해 그린 활옷 입은 신부와 그녀를 호위하는 12지신, 축하객들이 온통 솜사탕처럼 뭉글몽글한 핑크빛 천지인 꽃 숲을 지나간다. 

전시명으로 쓴 ‘Romantic Road(로맨틱 로드)’는 파리에 체류하며 그림을 그렸던 2012~2013년,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알프스 산자락까지 걸쳐 있는 ‘로맨틱 가도’를 달렸던 행복한 추억이 바탕이 됐다. 
 

작가는 미국 팝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좋아했다고 한다. 리히텐슈타인은 만화 같은 한 장면을 회화적으로 표현해서 성공한 작가다. 여동헌의 작품 역시 만화적인 요소가 곳곳에서 보인다. 디테일을 보면 무척 재미있고 생동감이 넘치며 표현이 매우 섬세하다. 밝은 색조의 색을 과하게 많이 쓰고 있는 데도 화면이 매우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 그가 그린 작품 속에는 동물과 식물, 무생물과 외계인까지 모두 친구다. 그가 그리는 세상은 핑크가 솜사탕처럼 녹아내린, 어린 시절의 꿈과 희망이 담긴 즐겁고 행복한 세상이다. 그들이 달리는  길은 온통 핑크빛이다. 작품에 따라서는 녹음 짙은 초록과 핑크의 조화도 멋지다. 

 

50대 중반의 남자 작가가 핑크 핑크한 파라다이스 그림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그가 그토록 바랬던 핑크빛 세상을 얻지 못했기에 지금까지 추구하는 것은 아닐까.  

 

“청소년기에 큰 트라우마가 생겼죠. 부친의 사업이 잘 나가다가 망해 경제적 어려움이 컸습니다. 제가 그림 그리는 것도 심하게 반대해 갈등이 컸죠. 2남1녀의 장남이었기에 저는 너무나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당시의 상처가 깊었던지 성인이 되어서도 힘들었죠.”

 

한때 병원을 다녀야 할 정도로 힘들었던 적이 있다고 털어놓는 작가는 길고양이 밥주는 일을 우연찮게 하게 되어 본인이 많이 치유를 받았다고 한다. 

 

“누구나 파라다이스를 꿈꾸죠.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일 수도 있겠죠. 핑크빛은 ‘파라다이스’를 표현하기에 좋은 컬러이구요. 한때 어머니를 위해 암 환자 연구를 많이 하면서 핑크색이 치유의 색임을 알게 된 것도 한 이유에요. 저는 돼지도 핑크 돼지로 그리는 등 핑크를 많이 썼죠. 어머니도 암투병을 하셨는데 그린색 양과 핑크색 돼지를 그려 어머님 방에 걸어놓기도 했었어요.”

 

신촌 세브란스를 자주 드나들면서 그곳의 소아암병동에 환우들을 위한 작품을 설치했던 작가는 아이들이 핑크색을 너무나 좋아하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고 한다. 심리학에서도 핑크색은 치유의 색이라고 한다. 

작가는 20대부터 예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해왔다. 지금도 ‘내 스스로 파라다이스의 삶을 살지 않더라도 그림을 보는 관람객들에게는 파라다이스를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파라다이스’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다. 

 

고충환 평론가는 “어른들은 상실된 유년을 꿈꾼다. 억압적인 현실을 역설적으로 증명해주는 파라다이스를 상상한다”면서 “그렇게 돌고 돌아 마침내 작가의 그림의 전제이면서 주제이기도 한 파라다이스에 당도했다. 실제로는 없는데, 다만 사람들의 상상력으로만 존재하는 장소다. 작가는 어쩌면 현대인이 상실한 유년을, 존재가 상실한 원형적인 세계를 꿈꾸고, 상상하고, 복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한다. 

 

추계예술대학교 판화학과를 졸업한 여동헌 작가는 제16회 한국 판화가 협회 공모전에서 ‘대상’, 제1회 신세계미술제-주제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판화가협회 대상 수상작가답게 활동 초기에는 남다른 판화가로 활약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입체 판화를 시도했다. 대중과 손쉽게 만나기 위해 작은 시계 같은 일상 용품도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도 그의 주제는 파라다이스였다. 판화에서 회화로 장르를 바꾼 이후에도 파라다이스를 향한 그의 열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스스로 작업 과정과 예술적 선택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얻고, 시력의 변화로 인한 어려움에도 끝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과정을 통해 한층 발전된 작품세계를 조명하고자 한다. 
그의 이전 작업에서 두드러져 보였던 검은색 라인이 줄어들고, 대신 효과적인 색면 처리가 눈에 띈다. 심한 노안 중에도 관객들에게 새로운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그의 예술적 성장을 보여준다. 전시는 오는 5월 25일까지.  

<사진 = 아트파크 제공>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정청래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 꼭 포함시켜야 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2026년 새해에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및 비리 의혹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일 먼저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히며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정청래 당대표는 2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2026년 새해 1호 법안은 제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이다”라며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윤석열 파면 이후 누구 하나 제대로 단죄받은 책임자가 없다. 제대로 사죄를 한 책임자도 없다. 채 해병 특검,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에서 미처 다 밝혀내지 못한 비리와 부정부패, 국정농단 의혹들이 여전히 넘쳐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과 통일교·신천지 간의 정교 유착 의혹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끊어낼 것은 끊어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훼방 놓기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협조하시기 바란다.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를 왜 포함시키냐고 어깃장을 놓고 있기 때문에 (통일

경제

더보기
최태원 SK 회장 “AI라는 시대의 흐름 타고 ‘승풍파랑’의 도전 나서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6년 신년사를 통해 “AI라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거친 파도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자”고 밝혔다. 최 회장은 1일 오전 SK그룹 전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로 신년사를 전하며 “그간 축적해온 자산과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움을 만드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마음가짐으로, 다가오는 파도를 헤쳐 나가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도전에 나서자”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 서두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SK그룹은 더 멀리,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단단한 기초체력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면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을 통해 내실을 다져온 구성원들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판도와 사업 구조가 재편되는 격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AI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현실이 됐다”면서 “메모리, ICT, 에너지설루션, 배터리와 이를 잇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SK가 수십 년간 묵묵히 걸어온 길은 결국 오늘의 AI 시대를 준비해 온 여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간 쌓아온 시간과 역량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선택 가능한가 다른 주거 시설은 없는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아파트 너머로 땅으로’를 출판했다. ‘아파트 너머로 땅으로’는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가 당연해진 이 시대에 ‘선택 가능한가 다른 주거 시설은 없는가’를 묻는 책이다. 추상적 주거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토지 제도와 행정적, 역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주거와 삶의 구조를 차분히 짚어 나간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막연한 이상이 아닌, 현실에서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로서의 ‘땅과 삶’을 구체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저자 문홍열은 40년 넘게 토지행정과 토지연구에 몸담아 온 토지 전문가이자 작가다. 산업화 과정에서 산과 논밭이 공장과 주거지로 전환되고, 바다가 매립돼 수변도시가 형성되는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토지의 본질적 가치와 인간의 행태를 탐구해 왔다. 행정학 박사학위 취득 후 25년 넘게 강연과 칼럼, 저술 활동을 이어 왔으며, 문학 분야에서는 한국 예술인으로 활동하며 토지 이야기를 우리의 삶과 연결해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재건축 고층아파트 과연 될까? 믿어도 될까? 등 토지를 둘러싼 권리에서 책임까지, 사유재산에서 공적 사이의 긴장을 균형 있게 다뤘다. ‘내 땅이니 내 마음대로’라는 인식이 왜 갈등을 낳는지, 역순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붉은 말띠의 해’, 새해의 목표는?
다사다난했던 2025년 ‘푸른 뱀띠의 해’를 보내고, 활력과 열정, 속도와 변화의 에너지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붉은 말띠의 해’ 병오년(丙午年)이 밝았다. 새해는 개인에게는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출발점이며, 국가적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국가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치러진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큰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 이후 경제와 외교 전반에서 비교적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 APEC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사상 첫 수출 7천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6위 수출 국가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정부는 새해 국정목표를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연대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 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 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등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