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0 (수)

  • 구름많음동두천 7.3℃
  • 구름많음강릉 10.3℃
  • 구름많음서울 8.0℃
  • 구름많음대전 10.1℃
  • 구름많음대구 9.5℃
  • 구름많음울산 9.4℃
  • 구름많음광주 10.9℃
  • 흐림부산 10.1℃
  • 구름많음고창 10.5℃
  • 흐림제주 14.4℃
  • 구름조금강화 9.3℃
  • 구름많음보은 8.0℃
  • 구름많음금산 8.0℃
  • 구름조금강진군 10.3℃
  • 구름많음경주시 8.0℃
  • 구름많음거제 9.1℃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다른 듯 닮은 남매 작가 윤석남 윤석구 첫 2인전 <뉴라이프 New Life>

URL복사

학고재서 25일까지 전시
윤석남, 여성의 삶 드러낸 자전적 드로잉
윤석구, 버려진 물건에 치유와 생명 작업

한 가문에서 유명 작가가 여럿 나오기는 쉽지 않다.

국내 대표적인 여성주의 미술작가 윤석남(85)과 조각가 윤석구(77)는 한 뿌리에서 나고 자라난 남매 예술가다. 윤석남이 여성사를 발굴해 여성의 목소리를 되살리는 작업을 해왔다면, 윤석구는 물질만능주의와 자본주의를 성찰하고 생명에 애정을 보이는 작업을 해왔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리고 있는 윤석남 윤석구의 2인전 ‘뉴라이프 New Life’전은 두 남매가 함께 여는 첫전시다. 윤석남은 2000년대 초반 그린 드로잉 80여 점을, 윤석구는 미발표 신작 17점을 내놓았다.

두 사람이 미술로 함께 한 것은 2012년 전북 익산국제돌문화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한 조각이 유일하다. 이번 전시는 동생 윤석구의 조각 작품을 중심으로 윤석남의 2000년대 드로잉을 소개한다.

 

#윤석구, 물질적 욕망 부추기는 자본주의 비판

 

“살아가면서 하나의 틀에서 출발하는데, 이러한 틀을 극복하지 못하는 우리의 삶에 대해 생각하며 ‘치유와 새 생명 탄생의 의미를 담은 작품을 하게 됐습니다.”

윤석구는 15년 전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후 원광대학 미술대학에서 제자를 기르고 작업을 하면서 숙명적인 틀을 느꼈다고 한다.

 

 

“비슷한 작업을 계속 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말하는 윤석구는 버려진 사물 또는 기존 작품에 다채로운 천을 콜라주해 새 작품으로 만들었다. 대형 바나나를 비롯해, 실제보다 크게 작품화한 과일과 채소는 현대의 유전자 조작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또 벌목하는 이들이 반듯한 나무만 가져가고 비뚤어진 나무는 버리는 모습을 보며 버려진 나무를 주워 작업하기 시작했다.

 

“버려진 굽은 나무들이 오히려 조형적인 느낌이 들어 좋았다”는 그는 “버려진 대상을 바라보며 그동안 우리에게 준 혜택을 생각하고 그들의 상처를 천으로 감싸 치유하고 새 생명체로 탄생시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생각은 정년 퇴임 후 아파트 주변에서 만난 물건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버려진 아이 자동차와 자전거를 재탄생시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안맨‘의 모습을 한 남성 모형에도 천조각을 붙인 ‘A New Life’, 과도한 외형미에 대한 풍자를 보여주는 듯한 뚱뚱한 배와 처진 가슴, 작은 키의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대형 과일 등에 새 생명을 부여했다.

평론가 이진명씨는 “대형 과일과 채소에 인공적인 색을 칠해 자연의 변종과 신품종 개량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물질적 욕망을 추동하는 자본주의를 비판했다”고 평했다.

 

#윤석남, 드로잉으로 가슴 속 응어리 풀어내

 

한국 페미니즘 미술을 개척해온 윤석남은 이번에는 동생 뒤에 섰다. 그동안 여성 인물을 그린 조각과 설치작업을 주로 보였다면, 이번에는 2000~2003년 그린 드로잉만 선별했다. 작품 하나하나 보는 재미와 감동이 쏠쏠하다.

 

“1995년부터 2000년대초까지 아이디어가 고갈됐다는 생각이 들어 드로잉을 시작했어요. 낙서처럼 시작했지만 생각나는 대로 하루에 10장씩 계속 그리다보니, 너무 재미있고 가슴 속 응어리도 풀리더군요.”

 

전시된 드로잉 속 여성들은 돌아가신 어머니와 딸, 작가 자신이 중심이다.  한국 최초의 극영화를 촬영한 감독이자 문필가였던 아버지 윤백남은 1954년 유산을 거의 남기지 않고 병사했다. 이후 39세의 전업주부였던 어머니 원정숙은 6남매의 가장이 되어 가정을 이끌었다.

 

윤석남은 드로잉과 글을 통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깊은 존경심을 절절하게 담아냈다. 작품에 어머니를 기억하며 ‘윤원석남’이라고도 썼다.

한편 힘든 현실에서 떨어져 살고 싶은 작가의 마음도 내비췄다. 그 마음은 그네를 탄 자화상으로 그려졌다.

“화가는 지상으로부터 20!30cm 떠 있어야 되지 않을까. 현실에서 완전히 벗어나도 안 되고 현실에 파묻혀서도 안되는 중간 위치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학고재에서 만난 윤석남 윤석구 남매에게 서로에 대해 물었다.

“누나는 제게 미술적인 영향을 많이 주신 분이에요. 초등학교 때 누나가 인상파 화가의 화집을 많이 보여줘서 그림에 애정이 많이 싹텄죠. 나도 미술을 전공했고, 누님도 미술을 하니 가족중에서는 제일 친밀해요.”(윤석구)

“동생은 저와 제일 친했어요. 3남3녀 중 제가 둘째이고, 동생이 막내인데 제일 사랑하는 동생이에요.”(윤석남)

 

누나와 동생은 경기도 화성의 한 작업실에서 각각 창작 활동을 한다. 원광대학교 퇴직 후 경기도에서 작업하던 동생을 누나가 화성 작업실의 한쪽으로 초대했다.

동생을 아낀 누나의 마음은 작품 설치에서도 보인다. 동생의 작품들이 전면에 나선 반면, 누나의 드로잉들은 동생을 응원이라도 하듯 뒤로 물러나 있다. 전시는 25일까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자립준비청년 2.0 콘퍼런스 성료...자립의 새로운 길 함께 고민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에서 '자립준비청년 2.0 자립의 깊이를 더하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국내 아동인권 비정부기구(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지난 자립 지원의 궤적을 살펴보고 현 자립준비청년이 겪는 자립의 한계와 문제점과 공공-민간-시민사회가 함께 새로운 자립지원모델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이나 가정위탁 등에서 보호받다가 만 18세가 돼 퇴소하거나 퇴소 예정인 청년을 의미한다. 정부는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자립수당과 사례관리 등 자립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자립지원은 18세 이후 보호종료자에 한해 실시되다가, 작년 2월부터는 '15세 이후'로 대상자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아동복지법이 개정됐다. 15세 이후 보호종료자는 18세가 되면 5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구체적으로 아동복지법상 시설에서 보호되다가 타 법률(보호소년법, 청소년복지법 등) 상 시설로 전원된 경우 또는 조기취업·대학진학 사유로 보호가 종료된 경우에 해당된다. 원가정에 복귀하는 사례는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직 사퇴...“희생 없이 변화 못해...계엄 이후 불행 극복해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이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인요한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의정활동을 마무리하고 국회의원직을 떠나 본업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며 “오직 진영논리만을 따라가는 정치 행보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국가 발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흑백논리, 진영논리를 벗어나 국민 통합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요한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계엄 이후 지난 1년간 이어지고 있는 불행한 일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라며 “희생 없이는 변화할 수 없다.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본업에 복귀해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 의원은 “지난 13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기여와 헌신을 해 온 저의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다”며 “특히 인도주의적 실천은 앞으로도 제가 지켜가야 할 소중한 가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서울 서초구을, 법제사법위원회, 초선)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침에 (장동혁 당) 대표가 많이 만류하셨다”며 “(인 의원이) 의료전문가로 영입됐는데 양극단의 정치 속에 본인이 생각한 정치가 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자립준비청년 2.0 콘퍼런스 성료...자립의 새로운 길 함께 고민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에서 '자립준비청년 2.0 자립의 깊이를 더하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국내 아동인권 비정부기구(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지난 자립 지원의 궤적을 살펴보고 현 자립준비청년이 겪는 자립의 한계와 문제점과 공공-민간-시민사회가 함께 새로운 자립지원모델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이나 가정위탁 등에서 보호받다가 만 18세가 돼 퇴소하거나 퇴소 예정인 청년을 의미한다. 정부는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자립수당과 사례관리 등 자립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자립지원은 18세 이후 보호종료자에 한해 실시되다가, 작년 2월부터는 '15세 이후'로 대상자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아동복지법이 개정됐다. 15세 이후 보호종료자는 18세가 되면 5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구체적으로 아동복지법상 시설에서 보호되다가 타 법률(보호소년법, 청소년복지법 등) 상 시설로 전원된 경우 또는 조기취업·대학진학 사유로 보호가 종료된 경우에 해당된다. 원가정에 복귀하는 사례는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화

더보기
어린이 국악공연 ‘노는국악 셋!’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대표 김신아)의 어린이 국악공연 ‘노는국악 셋!’이 오는 12월 11일부터 1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꿈밭극장 무대에 오른다. ‘노는국악 셋!’은 전통 판소리 ‘수궁가’를 재담과 만담, 판소리와 춤, 연희로 새롭게 풀어낸 창작 국악공연이다. 용왕, 자라, 토끼 세 인물이 바다, 땅, 사람 세 곳의 세계를 넘나들며 펼치는 이야기를 ‘재주겨루기’라는 흥미로운 극적 장치로 재구성했다. 작품은 이야기꾼 산받이가 하늘과 바다, 땅 ‘셋’이 겨루는 이야기로 재주꾼들의 경연을 제안하면서 시작된다. 재주꾼들은 장면마다 용왕, 토끼, 자라 역할을 번갈아가며 맡아 저마다의 재주를 뽐낸다. 토끼의 간을 구하러 가는 자라의 모험담, 용궁에서 죽다 살아난 토끼의 영웅담, 오래 살고자 하는 용왕의 마음이 시끌벅적 신명 나게 펼쳐진다. 정가람 작가는 “누구의 재주가 잘 났나 겨루기로 시작하지만, 바다와 땅을 넘나들다 보니 저만 잘 살자는 세상보다는 서로의 쓸모를 인정하며 함께 잘 사는 어우러진 세상을 노래하게 됐다”고 밝혔다. 각자 잘하는 것을 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느낄 수 있다. ‘노는국악 셋!’은 지난 20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