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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카르멜회 수녀들은 어떻게 대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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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무대에서 국내 첫 공연 … 한-불 공동예술팀이 최고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
프랑스 혁명 당시 카르멜회의 대대적인 탄압을 받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이소영)이 프랑스의 국보급 오페라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Les Dialogues des Carmelites>를 오는 5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 동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첫 선을 보인다.

공연에 앞서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곽을 공개했다.

이번 공연은 연극에 기반을 둔 치밀한 작업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스타니슬라스 노르디가 연출을 맡았고, 20세기 음악의 빼어난 해석자인 다니엘 카프카가 지휘를 맡았다. 또한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프라노 아니크 마시스를 중심으로 한-불 공동 예술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최고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 주요극장의 레퍼토리에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던 현대 오페라의 가장 아름다운 명작이 드디어 국립 오페라에 의해 올려지게 됐다. 이 작품은 프랑스 국민 작곡가 프란시스 풀랑 특유의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과 유려한 선율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기존 오페라에서 보여지던 남녀 사랑의 아리아 대신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대화 풍의 노래들이 신비로운 오케스트라와 맞물려 전혀 다른 종교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국내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작품이지만, 세계적으로는 2011년 한 해만도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극장, 프랑스 아비뇽 오페라극장, 독일 슈트트가르트 오페라극장 등 세계 유수 극장에서 올려지는, 그 작품성과 대중적 호응의 검증을 획득한 작품으로 국립오페라단의 정기 레퍼토리로 선택되고 있다.

카르멜회는 우리나라에서는 갈멜회 또는 갈멜파라고 통용되는 수도회다. 12세기 중반 일단의 순례자와 십자군 출신이 구약성서의 예언자 엘리야가 살았다는 이스라엘의 카르멜 산에 정착한 것이 시초로, 엄격한 계율을 지키는 탁발수도회를 창설하고 고행과 명상의 생활원칙을 지키고자 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공포정치 아래 일어났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1794년 7월 17일 카르멜회 수녀들이 처형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카르멜회가 프랑스 혁명기에 대대적인 탄압을 받은 역사를 계기로 독일의 여류작가 Gertrud von le Fort가 ‘사형대에 선 최후의 여자’란 제목으로 소설을 발표, 이 원작을 기초로 한 조르쥬 베르나도의 연극을 본인이 오페라 대본으로 개작한다.

1957년 밀라노 라 스칼라극장에서 초연 후, 오페라계에 충격을 던져주며 모더니즘의 시초가 된 프란시스 풀랑(Francis Poulenc)의 걸작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는 3막으로 각 막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총 12장이다. 프랑스 대혁명 직전, 사회에 겁을 먹은 가녀린 여주인공 후작의 딸 블랑슈는 공포심을 두려워하여 후작인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기 발로 엄격한 카르멜회 수녀원에 들어간다. 그러나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 수녀원장의 죽음에 입회하게 되고 수녀원장 조차 죽음을 두려워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블랑슈는 수녀원에서 가장 어린 수녀 콩스탕스와 친해지는데, 그런 가운데 혁명에 이은 공포정치가 시작되자 블랑슈의 오빠가 동생을 데리고 피신하고자 수녀원으로 달려온다. 수녀들에게도 추방령이 내려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블랑슈는 오빠의 애타는 권유를 거절한다. 하지만 혁명단이 수도원을 점령하자, 블랑슈는 공포에 질려 도망을 치고 마는데….

이미 아버지는 처형당했고 블랑슈는 자기 집을 새로 차지한 자의 하녀로 몸을 의탁할 수밖에 없다. 큰 수녀가 찾아와 설득하지만 블랑슈는 복귀를 거절한다. 결국 다른 수녀들은 은신처가 발각되어 붙잡히고, 혁명규율을 어긴 죄로 전원에게 사형이 구형된다.

마지막에 순교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단 한 표도 반대가 나오면 하지 않기로 했는데 하나의 반대표가 나온다. 누구 것인지는 모르지만 블랑슈와 절친한 콩스탕스 수녀가 자신이 그렇게 하였지만 마음을 순교하기로 바꿨다고 나서고… 그 반대표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결국 순교장에 군중 속에서 눈 앞의 참극을 지켜보던 블랑슈가 나타남으로써 아리송해진다. 그런데 평소에 기도도 열심히 하고 누구보다 금욕적인 수도생활을 해오던 마리 수녀는 막상 처형의 장면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프랑스 현대 오페라의 걸작인 <카르멜르회의 수녀들의 대화>가 폴랑의 작품으로는 충격적이지만 죽음으로 인한 여자의 고통과 기적에 대한 갈망과 미묘한 감정 등이 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립오페라단 공연에서는 2008년 로렌스 올리비에賞을 수상한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연출가 스타니슬라스 노르디와 동세대의 가장 유능한 프랑스 지휘자 다니엘 카프카를 중심으로 주인공 블랑슈 역에 현존하는 최고의 프랑스 소프라노 아닉 마시스와 소프라노 박현주, 크루아시 수녀원장 역에 메조소프라노 실비 브뤼네, 리두안 수녀원장 역에 소프라노 임세경, 마리 수녀 부원장 역에 메조소프라노 정수연, 콘스탄스 수녀 역에 소프라노 강혜정, 마틸드 수녀 역에 메조소프라노 김수영 등 한-불 공동 예술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최고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오페라 레퍼토리 발굴 작업을 통하여, 전례 없이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세계 수준을 향한 오페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0년 한 해 만도 <이도메네오>, <메피스토펠레>, <룰루>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주옥 같은 작품들을 잇따라 무대에 올려 국내 오페라 수준 향상에 놀라운 궤적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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