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5 (월)

  • 맑음동두천 -4.9℃
  • 맑음강릉 1.0℃
  • 맑음서울 -1.5℃
  • 흐림대전 0.7℃
  • 맑음대구 1.1℃
  • 맑음울산 1.9℃
  • 흐림광주 2.0℃
  • 맑음부산 2.5℃
  • 구름많음고창 1.3℃
  • 제주 8.7℃
  • 구름많음강화 -2.0℃
  • 흐림보은 -0.8℃
  • 흐림금산 0.5℃
  • 구름조금강진군 3.3℃
  • 맑음경주시 -0.2℃
  • 맑음거제 3.1℃
기상청 제공

문화

카르멜회 수녀들은 어떻게 대화할까?

URL복사

국립오페라단 무대에서 국내 첫 공연 … 한-불 공동예술팀이 최고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
프랑스 혁명 당시 카르멜회의 대대적인 탄압을 받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이소영)이 프랑스의 국보급 오페라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Les Dialogues des Carmelites>를 오는 5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 동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첫 선을 보인다.

공연에 앞서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곽을 공개했다.

이번 공연은 연극에 기반을 둔 치밀한 작업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스타니슬라스 노르디가 연출을 맡았고, 20세기 음악의 빼어난 해석자인 다니엘 카프카가 지휘를 맡았다. 또한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프라노 아니크 마시스를 중심으로 한-불 공동 예술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최고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 주요극장의 레퍼토리에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던 현대 오페라의 가장 아름다운 명작이 드디어 국립 오페라에 의해 올려지게 됐다. 이 작품은 프랑스 국민 작곡가 프란시스 풀랑 특유의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과 유려한 선율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기존 오페라에서 보여지던 남녀 사랑의 아리아 대신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대화 풍의 노래들이 신비로운 오케스트라와 맞물려 전혀 다른 종교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국내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작품이지만, 세계적으로는 2011년 한 해만도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극장, 프랑스 아비뇽 오페라극장, 독일 슈트트가르트 오페라극장 등 세계 유수 극장에서 올려지는, 그 작품성과 대중적 호응의 검증을 획득한 작품으로 국립오페라단의 정기 레퍼토리로 선택되고 있다.

카르멜회는 우리나라에서는 갈멜회 또는 갈멜파라고 통용되는 수도회다. 12세기 중반 일단의 순례자와 십자군 출신이 구약성서의 예언자 엘리야가 살았다는 이스라엘의 카르멜 산에 정착한 것이 시초로, 엄격한 계율을 지키는 탁발수도회를 창설하고 고행과 명상의 생활원칙을 지키고자 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공포정치 아래 일어났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1794년 7월 17일 카르멜회 수녀들이 처형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카르멜회가 프랑스 혁명기에 대대적인 탄압을 받은 역사를 계기로 독일의 여류작가 Gertrud von le Fort가 ‘사형대에 선 최후의 여자’란 제목으로 소설을 발표, 이 원작을 기초로 한 조르쥬 베르나도의 연극을 본인이 오페라 대본으로 개작한다.

1957년 밀라노 라 스칼라극장에서 초연 후, 오페라계에 충격을 던져주며 모더니즘의 시초가 된 프란시스 풀랑(Francis Poulenc)의 걸작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는 3막으로 각 막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총 12장이다. 프랑스 대혁명 직전, 사회에 겁을 먹은 가녀린 여주인공 후작의 딸 블랑슈는 공포심을 두려워하여 후작인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기 발로 엄격한 카르멜회 수녀원에 들어간다. 그러나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 수녀원장의 죽음에 입회하게 되고 수녀원장 조차 죽음을 두려워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블랑슈는 수녀원에서 가장 어린 수녀 콩스탕스와 친해지는데, 그런 가운데 혁명에 이은 공포정치가 시작되자 블랑슈의 오빠가 동생을 데리고 피신하고자 수녀원으로 달려온다. 수녀들에게도 추방령이 내려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블랑슈는 오빠의 애타는 권유를 거절한다. 하지만 혁명단이 수도원을 점령하자, 블랑슈는 공포에 질려 도망을 치고 마는데….

이미 아버지는 처형당했고 블랑슈는 자기 집을 새로 차지한 자의 하녀로 몸을 의탁할 수밖에 없다. 큰 수녀가 찾아와 설득하지만 블랑슈는 복귀를 거절한다. 결국 다른 수녀들은 은신처가 발각되어 붙잡히고, 혁명규율을 어긴 죄로 전원에게 사형이 구형된다.

마지막에 순교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단 한 표도 반대가 나오면 하지 않기로 했는데 하나의 반대표가 나온다. 누구 것인지는 모르지만 블랑슈와 절친한 콩스탕스 수녀가 자신이 그렇게 하였지만 마음을 순교하기로 바꿨다고 나서고… 그 반대표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결국 순교장에 군중 속에서 눈 앞의 참극을 지켜보던 블랑슈가 나타남으로써 아리송해진다. 그런데 평소에 기도도 열심히 하고 누구보다 금욕적인 수도생활을 해오던 마리 수녀는 막상 처형의 장면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프랑스 현대 오페라의 걸작인 <카르멜르회의 수녀들의 대화>가 폴랑의 작품으로는 충격적이지만 죽음으로 인한 여자의 고통과 기적에 대한 갈망과 미묘한 감정 등이 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립오페라단 공연에서는 2008년 로렌스 올리비에賞을 수상한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연출가 스타니슬라스 노르디와 동세대의 가장 유능한 프랑스 지휘자 다니엘 카프카를 중심으로 주인공 블랑슈 역에 현존하는 최고의 프랑스 소프라노 아닉 마시스와 소프라노 박현주, 크루아시 수녀원장 역에 메조소프라노 실비 브뤼네, 리두안 수녀원장 역에 소프라노 임세경, 마리 수녀 부원장 역에 메조소프라노 정수연, 콘스탄스 수녀 역에 소프라노 강혜정, 마틸드 수녀 역에 메조소프라노 김수영 등 한-불 공동 예술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최고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오페라 레퍼토리 발굴 작업을 통하여, 전례 없이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세계 수준을 향한 오페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0년 한 해 만도 <이도메네오>, <메피스토펠레>, <룰루>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주옥 같은 작품들을 잇따라 무대에 올려 국내 오페라 수준 향상에 놀라운 궤적을 보여줬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여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정면충돌...“특검 도입하자”vs“물타기, 정치공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치권 인사들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해 “국회는 즉시 ‘통일교 게이트 특검’ 도입을 준비해야 해야 한다”며 현행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한 민중기 특별검사의 직무유기도 새 특검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중기 특검의 책임 규명과 즉각적 해체는 필수이다. 마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종합특검을 발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태이다”라며 “여기에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 부분을 민주당과 통일교 유착관계와 포함해 특검을 실시하면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통일교 게이트의 진실을 끝까지 추적하고 연루된 모든 사람에게 법적·정치적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신당이

경제

더보기
은행 대출금리에 지급준비금과 보험료 등 반영 금지 법률안 국회 통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은행 대출금리에 지급준비금과 보험료 등의 반영을 금지하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13일 본회의를 개최해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 제30조의3(대출금리의 산정)제1항은 “은행은 대출금리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항목을 반영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제30조제1항에 따른 지급준비금. 2. ‘예금자보호법’ 제30조에 따른 보험료. 3.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제47조에 따른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4. ‘교육세법’ 제5조제1항제1호에 따른 교육세. 다만, 과세표준이 되는 수익금액의 1천분의 5를 초과하는 금액에 한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은행법 제8조(은행업의 인가)제1항은 “은행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제30조(예금지급준비금과 금리 등에 관한 준수 사항)제1항은 “은행은 ‘한국은행법’ 제55조에 따른 지급준비금 적립대상 채무에 대한 지급준비를 위하여 ‘한국은행법’ 제4장제2절에 따른 최저율 이상의 지급준비금과 지급준비자산을 보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한국은행법 제4장 한국은행의 업무 제2절 금융기관의 예금과 지급 제55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