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9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뉴스가 보여주지 않는 전쟁의 진실 <전쟁이 말하지 않는 전쟁들>

URL복사

우크라이나 전쟁의 뒷면, 흑백논리로 재단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에 관하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JTBC 기자인 저자는 약 50일간 우크라이나 전쟁 취재를 위해 현장에 다녀왔다. 그곳에 머무르고 있던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고 총 25건의 뉴스를 내보냈다. 뉴스 보도 한 건의 분량은 2분 남짓. 한정된 분량에 맞게 내용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함부로 잘려 나갔다. 이 책은 전쟁의 하이라이트가 아닌 비하인드에 주목한다. 

 

 

선악, 승패, 숫자가 아닌 전쟁


저자는 머릿속에 자리하던 전쟁과 실제로 마주한 전쟁은 전혀 달랐다고 말한다. 여전히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땅 이곳저곳에서 전쟁은 젤렌스키와 푸틴의 대의명분에, 뉴스에 보도되는 피해 규모나 사상자의 수에, 이기고 지는 데에 있지 않았다. 전쟁은 오히려 ‘모두가 커튼을 치고 숨죽인 채 아침을 기다리는 밤, 그 밤을 짓누르는 무거운 정적, 병사의 관 위로 흙이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건조한 울림, 국경 앞에서 딸과 작별 인사를 나누며 애써 짓는 엄마의 웃음, 그리고 바리케이드를 만들기 위해 뜨거운 철을 내리치는 조각가의 망치질과 칼바람을 맞으며 난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의 외침까지’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을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매 순간에 있는 듯했다. 


저자는 취재를 다녀온 후 전쟁이 무엇이냐는 사람들의 물음에 “도무지 적합한 단어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고백한다. 간단한 몇 마디로는 형용 불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그때는 답할 수 없었던 ‘전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아주 성실한 응답이다. 결론을 내리는 대신 펼쳐서 보여주고자 한다. 때로는 두서없고 이상하며 논리적으로 맞지 않기도 했던 여러 인터뷰이의 말들, 그 목소리들의 떨림과 울먹임, 종종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던 인터뷰 사이사이의 침묵을 담았다. 이를 통해 전쟁이란 선악이나 승패 같은 흑백논리로 정리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 늘 다수의 형태라는 것을, 만일 전쟁에 휘말린 사람이 백 명이라면 그들 각자가 겪은 바가 서로 다르기에 거기에는 백 개의 전쟁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음을, 그리고 그 각각의 전쟁을 전부 헤아렸을 때 전쟁이 품고 있는 슬픔과 절망의 크기를 간접적으로나마 겨우 가늠해볼 수 있을 것임을 이야기한다.

 

 

기성 언론의 문법에 잘린 장면들


저자는 또한 기성 언론의 문법으로 전쟁의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보낸다.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는 선별 기준으로 잘려 나간 수많은 장면들이 전쟁이라는 현상의 진실을 오히려 더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복원을 결심한다. 취재 당시의 기록을 다시 살피고 카메라에 녹화된 원영상을 여러 번 돌려 보면서 스스로의 기억과 비교·대조해 최대한 세밀하게 보고 들은 것들을 되살려냈다. 여기에 더해 기성 언론의 문법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취재 내용에서 무엇이 보여지고 무엇이 생략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당시 실제로 보도된 뉴스 내용을 부록으로 첨부했다.


이 책은 잊혀져서는 안 될 전쟁범죄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왜곡되거나 사라지기 쉬운 진실을 정확히 남기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기록하기 위해 부차를 비롯해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던 이르핀과 모티즌 사람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자 애썼다. 증언을 듣는 동안 저자는 기자의 기본인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많았다고 고백한다. 그곳 사람들이 느꼈을 무력감과 분노, 슬픔 앞에 휘청거리며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관찰자의 입장으로 간 현장이었지만 “전쟁에선 그 누구도 관찰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인천 한 반도체 제조공장서 가스 누출 22명 병원
사고가 발생한 반도체 제조공장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 한 공장에서 화학약품 작업 중 염산 탱크에 염소산을 잘못 주입하면서 화학 반응과 함께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0여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9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5분경 미추홀구 도화동 한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가스가 누출 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2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중 작업자 4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18명은 자력으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탱크로리에서 화학반응이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고 중화제를 뿌려 진화 했다. 사고 직후 공장 인근 근로자 등 120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되자 인력 47명과 장비 29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관할 구청은 재난문자를 통해 "도화동 일대에서 가스 누출 사고 발생을 알리며 인근 주민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염산

문화

더보기
이앤아이앙상블, 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앤아이앙상블이 오는 9월 27일(토) 오후 7시 30분 문아트그라운드 실버스크린홀에서 세 번째 정기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를 개최한다. 이앤아이앙상블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연에서 500석 규모 객석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주목받았으며, 올해는 한정된 50석 규모의 공간에서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주제로 음악, 마임, 영상이 결합된 다층적 무대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움직임, 무언의 퍼포먼스, 대형 스크린의 영상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앤아이앙상블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자신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작곡은 매 공연마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앤아이앙상블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작 작업을 통해 모던 팝 클래식이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아우르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앤아이앙상블 바이올린 박진희, 기타 김도윤, 첼로 김혜영, 건반 이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