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15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신’이라 불리는 ‘악마’가 지배하는 곳

URL복사

독재 정권의 고문실이자 사교 단체를 배경으로 만든 실화 영화 ‘콜로니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961년부터 30년간 운용된 칠레의 비밀 감옥 콜로니아 디그니다드(Colonia Dignidad)를 배경으로 만든 실화 영화다. 엠마 왓슨, 다니엘 브륄, 미카엘 니크비스트가 출연했다. ‘존 라베 난징 대학살’의 독일 출신 플로리안 갈렌베르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칠레 정치격변기 역사에 허구 가미


1973년 정치격변기 칠레 산티아고가 영화의 배경이다. 루프트한자의 스튜어디스 레나는 산티아고 비행 스케줄 기간 동안 칠레에 있는 연인 다니엘과 달콤한 휴식을 보낸다. 독일인 사진작가 다니엘은 칠레의 자유 정부 모임을 도와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에 가담해 활동하고 있다. 군부의 만행을 사진 찍다 다니엘은 체포되고 비밀경찰들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간다. 레나는 수소문 끝에 다니엘이 ‘콜로니아’로 불리는 사교 단체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연인을 구하기 위해 그곳에 신도로 위장해 잠입한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남녀 두 주인공을 비롯해 드라마의 대부분은 허구다. 전개의 핵심은 연인의 로맨스와 구출 작업의 긴장감이다. 인물들은 이 과정에서 사교 조직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고 관객은 단계적인 폭로의 충격을 공유한다.


실화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사적 시간과 공간의 시각화는 흥미롭지만, 리얼리티보다는 관습적 문법이 우선시 되고 순화돼서 표현됐다. 칠레 군부의 악명 높은 산티아고 국립경기장(National Stadium) 숙청 작업이 연상되는 장면도 등장하는데, 엄청난 고문과 처형이 이루어진 역사가 너무 참혹한 나머지 영화는 소소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군부의 만행을 함축적이고 긴장감 있게 전달하기 때문에 장면 자체는 효과적이다.


주요배경인 피노체트 정권의 비밀 감옥이자 고문실이었던 콜로니아 디그니다드에 대한 묘사 또한, 잔인함에는 틀림없지만 그 시간 밖에서 벌어진 참상에 비해 평온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내용 자체가 평온한 것은 아니다. 상업 영화로써 관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표현의 전형화를 선택한 것이 그 이유다.





실화의 힘, 타자의 한계


이 영화의 가장 높은 가치는 실화라는데 있다. 나치 전범이자 아동성폭행범인 폴 쉐퍼가 독일에서 이주해 개인 농장에 자리 잡은 사교단체 콜로니아 디그니다드는 독재자의 참혹한 낙원이었던 피노체트 정권과 닮았다. ‘신’이라 불리는 ‘악마’가 지배하는 이곳은 지배와 피지배의 철학적 사회적 문제, 미국과 독일을 포함한 관련국들까지 책임을 느끼고 반성해야할 역사라는 점에서 폭넓은 사고의 원천을 제공한다.


하지만 영화는 실제 소재의 가치를 뛰어넘지 못한다. 조미료와 연성화가 지나치다는 문제 그 이상으로 상황 설정이 엉성하고 개연성이 부족하며 진부하다. 종교 단체의 설명과 그 구성원에 대해 피상적 묘사에서 나아가지 못하는 상상력의 빈곤에다 역사와 사람에 대한 해석의 빈곤까지 드러낸다. 영화는 당연히 역사 전체를 담을 필요가 없지만, 장면을 삭제하는 것과 그 역사의 무게까지 덜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비슷한 역사를 경험한 우리에게는 더욱 이 가벼움이 어색하다. 결국 이 영화는 칠레에 감금된 독일인이라는 타자의 시선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통합적 시선과 통찰을 기대하기에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덕분에 소재가 주는 무거움이 덜어진 것은 상업 영화로써 장점일 수 있다. 서스펜스가 참신하지는 않지만 전반에 깔려있어 지루하지는 않은 편이다. 실제로 콜로니아 디그니다드에 대해 공개된 부분이 많지 않아 실체에 대한 궁금증도 긴장을 놓지 않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역시 이 영화는 다시 말하지만 실화라는 힘에 상당부분 의존한다. 허구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화라는 사전 정보는 허구마저 실화로 오인하게 하면서 연출 외적인 에너지를 발휘한다.


비록 독재와 사이비 종교 단체에 대해 이 시대에 유의미한 통찰을 담아내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아 보이지만, 이 영화는 칠레의 암흑기와 인권유린 고문 착취 감금 등 반인륜적인 범죄에 대한 일깨움과 관심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제작 자체가 가진 파급력까지는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독일인의 관점에서는 여러 가지로 큰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영화 개봉 이후 독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콜로니아 디그니다드와 관련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SSG닷컴, 오프라인 페스타 ‘미지엄’… 단독상품-신선식품 아우르는 상품 전략 ‘눈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SSG닷컴 첫 오프라인 페스타 ‘미지엄’이 15일 막을 올렸다. 오는 19일까지 성수동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셀렉티드 뮤지엄(Selected Museum)’을 콘셉트로 기획, 쓱닷컴이 엄선한 그로서리와 뷰티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단독상품 ∙ 신선식품 중심 그로서리 MD전략 주목... ‘이마트 시너지’ 톡톡 이번 행사에는 오프라인에만 1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단순한 체험 공간을 넘어 SSG닷컴의 상품 운영 전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장에서 엿본 SSG닷컴의 그로서리 상품(MD) 전략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단독’ 상품과 이마트의 소싱 역량에 기반을 둔 ‘신선식품’으로 압축된다. 행사장 입구를 지나서면 유명 셰프와 협업해 출시한 단독 상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올해 SSG닷컴은 일상 속에서도 ‘줄서는 맛집’ 대표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행사에서는 맛과 음식에 대한 셰프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쿠킹&토크쇼’와 시식 행사를 함께 진행해 방문객들의 오감을 충족시킬 예정이다. 서울 용리단길에서 베트남 음식점 ‘효뜨’를 운영하는 남준영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정치,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 최소한으로 완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민생·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패널 100여명과 함께하는 디지털 토크 라이브를 열고 "정치가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를 최소한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실현 가능한 현실적 정책들을 함께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 에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평균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압도적 다수의 사람들은 불평등 때문에 매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본질은 국민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게 경제 문제다. 먹고사는 게 힘들면 정말 피곤하다"고 했다. 지역균형 발전 방안을 두고는 "수도권 집값 때문에 시끄러운데, 사실 제일 근본적인 문제는 수도권 집중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전세계적으로 자영업 비율이 엄청 높은데, 최저임금도 못 버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또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요새 빚 때문에 더 난리인데, 금융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보다 좀 개혁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며 "선진국은 못 갚은 빚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수변 공공디자인 축제 ‘상상바람’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등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건왕)은 오는 10월 18일(토)부터 19일(일)까지 안양천 신정교 아래에서 수변 공공디자인 축제 ‘상상바람’을 개최한다. ‘상상바람’은 지난해 진행된 ‘언더브릿지 상상게더링’에 이어 도심 속 일상 공간인 안양천을 시민들의 상상과 제안으로 창조적 공유지로 확장하고,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안양천에 상상의 바람이 분다면, 도시 수변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으로 출발해 도시의 일상 공간에서 문화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관계와 움직임을 만들어가고자 기획됐다. 올해는 생활예술, 식물, 웰니스를 주제로 큐레이션 돼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예술정원 체험마켓, 안양천 프로젝트 ‘DO LAB’이 만드는 팝업 스튜디오 ‘다리밑 스튜디오’, 예술정원크루가 제안하는 모이고 흩어지는 이동식 예술정원 ‘이야기 정원’으로 구성된 △디자인파크, 수변을 따라 자유롭게 흘러다니는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모바일 DJ 사운드부스, 영등포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우리동네자전거’의 △자전거 수리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시민들의 걸음과 몸짓으로 함께 만드는 퍼레이드인 △안양천 문화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디지털 약자들의 정보격차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은행 업무부터 병원 예약, 대중교통 이용, 행정 서비스까지 해결되는 시대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정보활용 취약계층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되곤 한다. 각종 기관의 창구 업무는 줄어들고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만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전자정부, 모바일뱅킹, 온라인쇼핑, 스마트농업 등 대부분의 사회·경제 활동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시대다. 하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고루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뿐 아니라, 전업주부, 저학력자, 농촌 거주자, 장애인 등 이른바 ‘디지털 정보취약계층’은 여전히 정보 불평등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정보격차는 단순한 ‘기술 접근’의 문제가 아니다. 기기 사용 능력의 부족, 낮은 디지털 문해력, 인프라 격차, 생활환경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과 활용 능력이 결여되면 일상적인 서비스 이용은 물론, 경제 활동, 교육 기회, 복지 접근까지 제한받는다. 디지털 기술이 사회를 더 평등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기존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의 중장년층 여성이나 농민, 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