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7 (월)

  • -동두천 14.9℃
  • -강릉 11.8℃
  • 흐림서울 14.6℃
  • 대전 12.5℃
  • 대구 13.8℃
  • 울산 18.1℃
  • 흐림광주 15.2℃
  • 부산 17.1℃
  • -고창 13.5℃
  • 흐림제주 15.6℃
  • -강화 15.7℃
  • -보은 12.0℃
  • -금산 11.8℃
  • -강진군 15.1℃
  • -경주시 13.2℃
  • -거제 17.3℃

시네마 돋보기

아픔을 치유로 바꾼 43년의 사랑

오해와 편견이 빚은 애환의 섬, 소록도의 천사들 ‘마리안느와 마가렛’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남 고흥의 작은 섬, 소록도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을 위해 한 평생 사랑과 봉사를 실천한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조명하는 휴먼 다큐다. 소록도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 제작된 이 작품은 오해와 편견이 빚은 애환의 섬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43년간 끌어안은 아름다운 사람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청춘을 바쳐 구호활동에 매진


2005년 11월23일, 소록도의 집집마다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두 간호사가 보낸 마지막 편지였다.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할 수 없고 헤어지는 아픔을 남길까…’ 20대에 아무 연고도 없이 섬을 찾아왔던 이들은 그렇게 떠났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각각 1962년과 1966년에 한센인 구호단체인 다미안 재단을 통해 파견 간호사로 처음 소록도 땅을 밟았다. 두 사람은 아무 연고도 없는 지구 반대편의 대한민국 소록도에서 청춘을 바쳐 구호활동에 매진한다. 이후 공식적인 파견기간이 끝난 뒤에도 자원봉사자로 남아,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조건 없는 사랑으로 한센병 환자들과 그 자녀들을 보살폈다. 그리고 지난 2005년 11월, 건강이 악화된 두 사람은 결국 고국인 오스트리아행을 택했다.


20대 후반에 처음 섬을 찾았던 이들은 어느덧 70대를 넘긴 노인이 됐다. 많은 이들은 이와 같이 감동적인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사연이 그들이 떠난 후에야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을 궁금해 했다. 이는 ‘해야할 일을 했을 뿐, 칭송받을 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두 사람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드러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생을 바쳐 봉사의 삶을 살아온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그저 그 인생이 무척이나 행복했다며 끝까지

자신을 낮췄다.


차별을 바꾼 사랑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휴먼 다큐인 동시에 현대사적 가치와 의미 또한 담고 있는 역사 다큐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일제는 한센병을 천형처럼 여겨 한센병 환자들을 소록도에 강제 수용시키고 갖은 핍박을 가했다. 해방 이후에도 이어지던 애환의 역사는 1984년 교황 방문을 기점으로 열악한 환경과 인식 변화 등 많은 부분이 개선됐으나, 아직까지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뿌리 뽑힌 것은 아니다.


1960년대 당시 소록도는 6000명에 이르는 환자 대비 의료진은 고작 5명, 치료약도 시설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렇게 참담한 역사의 현장 그 한가운데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있었다. 두 사람은 맨손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도 환자와의 접촉을 피했던 것이 당시 의료진의 실태인데,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적극적인 의료는 파격이었다.


덕분에 우리나라 의료진 역시 장갑을 벗고 벽을 허물게 됐다. 결국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그렇게 한센병에 대한 편견을 해소해 나가며, 우리나라 한센병 퇴치와 계몽에 큰 역할을 했다. 사실 소록도는 육지에서 고작 700m 떨어진 거리에 있다. 채 1km도 되지는 않지만 마음의 거리는 아득했던 우리 현대사의 민낯을 목도하게 되는 순간이다.


영화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소록도를 떠난 시점부터 그들이 처음 소록도를 찾은 꽃다운 20대 시절, 그리고 현재 80대에 이른 모습까지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의 삶에 짙게 배어있는 한센병 환자들의 가슴 저미는 사연도 접하게 된다. 이 한 편의 다큐를 통해 우리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아픈 역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이 봉사한 43년이라는 긴 세월에 비례한 것은 아니다. 두 천사들은 한 사회의 묵은 편견과 오해, 무지에서 비롯된 차별을 바꿔 놓았다.


시인 이해인 수녀가 재능기부로 영화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이해인 수녀의 목소리와 더불어 마리안느, 마가렛과 수십 년간 연을 맺었던 의료진 한센인 성직자들의 인터뷰도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채운다. 40여년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했던 이들이 들려주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는 당시의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영화는 감정을 부채질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묵묵히 그들의 발자취를 비춘다




장애인 차별이 관행인 나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4월20일은 세계 장애인의 날이다. 올해는 장애인의 날이 제정된 지 36년이자,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10주년을 맞이한 해다. 하지만 장애인 인권은 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각종 학대와 착취에 시달리고 권리는 여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시설은 왜 학대의 온상이 됐나 지난 3월 알려진 ‘도가니 사건’의 반복은 장애인 인권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일명 ‘도가니 사건’으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사건 피해자 가운데 장애인 거주시설인 ‘가교행복빌라’로 옮겨진 19명이 또다시 폭행과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지적장애인 시설 ‘가교행복빌라’의 피해자와 직원 등의 증언을 비롯한 수사 결과에 의하면 이곳의 장애인들은 냉·난방도 없는 시설에서 부당 노동에 시달려 왔다. 머리카락을 강제로 잘리고 곰팡이가 생긴 빵 등 상한 음식을 제공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 수당과 보조금도 착취당했다. ‘도가니 사건’의 피해자들이 다른 시설로 옮겨서도 또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은 특정 개인과 시설의 차원을 넘어 시스템과 사회 전반의 인식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다. 장애인 시설의 이 같은 학대 사건은 시설 정책이 생긴



결혼을 ‘졸업’하는 장노년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통적인 결혼 개념이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다. 비혼 만혼 독신 동거 등 젊은이들 사이에 이미 결혼 시스템에 대한 회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장노년층에서도 다르지 않아 전통적 결혼을 했지만, 지금이라도 다른 방식의 삶을 찾고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백일섭 등 연예인들이 자신의 삶을 고백해 이슈가 된 ‘졸혼’ 등이 가치관의 변화를 말해주는 대표적 개념이다. 전체 이혼 감소, 황혼 이혼은 증가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졸혼(卒婚)’은 2004년 스기야마 유미코(杉山由美子) 작가의 ‘졸혼을 권함(卒婚のススメ)’에서 처음 사용됐다. 한국과 비슷한 가부장제의 전통을 지닌 일본의 장노년층은 ‘졸혼’이라는 삶의 스타일에 공감대를 느꼈다. ‘졸혼’은 사실상 별거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혼과 달리 법적 관계를 끝내지 않고 부부관계는 유지하지만, 서로의 삶에 개입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결혼에 따른 의무가 부각되던 시대에, 더구나 이혼이 금기시되던 사회적 배경에서 많은 것을 감내했던 세대가 자녀들이 장성한 후 각자의 삶을 찾겠다는 의지가 ‘졸혼’에 반영돼 있다. 이혼보다 용기가 덜 필요

베스트셀러 속의 시대적 감수성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베스트셀러는 당대 대중 마음의 척도다. 시대적 풍속과 정서, 사회상이 온전히 담겨 있는 것이다. 책을 고르는 행위는 개인 욕망의 반영이며, 베스트셀러는 집단 열망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힐링’이 필요해, 불안사회 위로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올 한 해 출판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을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아들러 심리학 대표 도서인 ‘미움받을 용기’가 선정됐다. 힐링 코드는 지난 10여년 간 출판계에서 가장 흥행한 키워드다. 예스24의 집계를 기준으로 2007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판매된 에세이 분야의 누적순위를 분석한 결과 2012년 출간된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1위를 차지했다. 2010년 출간된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2위다. 경기불황과 가치관의 붕괴로 불안사회를 살아가는 대중에게 마음의 위로는 책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던 셈이다. 과거에도 불황기에 마음을 위로하는 서적의 유행은 있었지만 최근의 베스트셀러는 타인에게서 위안을 찾거나 희망을 발견하려하기보다는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기 내면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점에서 차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