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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의 두 얼굴‘맥도날드’ 창업자 실화 통해 자본주의 속성 파헤친 영화 ‘파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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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 세계 매장이 3만5000여개에 이르는 대형 기업 ‘맥도날드’의 창업자는 공식적으로 맥도날드 형제가 아니라 레이 크록이다. 프랜차이즈의 전설 ‘맥도날드’의 신화와 비하인드를 다룬 이 영화는 맥도날드 형제와 레이 크록을 통해 두 가지 자본주의를 보여준다. 마이클 키튼, 닉 오퍼맨, 존 캐럴 린치가 출연했고 ‘퍼펙트 월드’ ‘매그니피센트 7 ’의 존 리 행콕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 천재의 혁신적 아이디어


레이 크록은 안 팔아본 게 없는 열혈 영업 사원으로 자기계발 강연을 들으며 잠들만큼 성공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힌 남자다. 쉐이크 기계를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미국 전역을 다니며 세일즈를 하던 그는 어느 날 한 레스토랑에 방문했다가 충격을 받는다.


길게 늘어선 줄과 주문한지 30초 만에 음식이 나오는 ‘맥도날드’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혁신이었다. 레이는 스피디 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듣고 맥도날드 형제에게 프랜차이즈를 제안한다. 이미 프랜차이즈를 시도했지만, 품질 관리가 되지 않는 한계를 체감한터라 형제는 레이의 제안을 거절한다. 하지만 레이는 끈질기게 설득하고, 형제는 품질 관리를 위한 까다로운 계약 조건으로 승낙한다.


사업은 급속도로 확장되지만 원칙주의자 맥도날드 형제와 야망에 불타는 레이는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다. 영화는 이 갈등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레이를 통해서 미국의 천민자본주의와 아메리칸 드림의 씁쓸한 뒷맛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영화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인 맥도날드 형제의 성공기는 사실, 맥도날드 기업 전체의 성공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저 작은 한 레스토랑의 성공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차례 실패를 딛고 혁신적인 사고와 끈끈한 형재애, 성실과 끈기를 통해 만들어진 이 레스토랑의 신화는 ‘맥도날드’ 프랜차이즈를 탄생시킨 영감이 됐을 뿐만 아니라, 산업화 초기 미국의 정신을 연상시킨다.


메뉴를 단순화시키고 동선을 최소화해서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돌아가는 이 시스템은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했던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호황기 미국인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맥도날드 형제는 효율적 시스템으로 비용을 절감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면서 동시에 높은 품질을 추구했다. ‘맥도날드’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만큼 자존심은 형제의 사업 이념이었다. 메뉴판에 스폰서가 들어가는 것조차 견디지 못할 정도로 노골적 상업주의에 거부감을 가지며,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가짜 밀크쉐이크를 거부하고, 장기 근무 직원에게 점포를 선물하고 싶어 했던 에피소드 등은 형제가 ‘돈’보다도 더 중요한 가치들을 얼마나 추구하고 중요시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모든 것은 미국이기에 가능했다


‘맥도날드’는 형제가 추구했던 가치를 토대로 시작됐지만, 욕망의 덩어리로 진화하면서 그 가치들은 버려진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레이의 실제 인터뷰에도 나오지만 레이에게 ‘맥도날드’라는 이름은 자존심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좋은 어감에 불과했다. 레이는 형제처럼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노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구입하고 투자자와 인맥을 통해 성공한다. 하지만 레이의 성공은 맥도날드 형제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엄청난 규모였다.


가치관의 갈등은 레이와 맥도날드 형제 사이에서만 발생하지 않았다. 레이는 자신의 아내와도 비슷한 충돌을 한다. 아내는 성공이 아닌 인생을 즐길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하지만, 레이는 경쟁에서 살아남고 성공하는 삶을 추구한다. 그리고 맥도날드 형제의 가치관을 고루하고 촌스러운 것으로 평가한 것처럼, 아내와 결별하고 밀크파우더를 아이디어로 내는 여성과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레이가 맥도날드 형제와의 계약관계에서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았던 것과 재혼한 여성이 유부녀였다는 점 또한 묘하게 겹쳐진다.


물론,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 레이 또한 혁신적 인물이다. 그는 공격적 경영으로 문어발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일구어냈으며, 창의적 운영방식을 도입해 맥도날드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많은 사람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열정과 노력으로 밑바닥에서부터 거대한 성공을 이끌어낸 전설이다.


영화 또한 맥도날드 형제나 레이에 대해 일방적으로 부정적이거나 미화하는 시선을 경계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레이가 자신의 연설을 연습하면서 반복한 ‘이 모든 것은 미국이기에 가능했다’는 문장이야말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하는 메시지다. 레이는 형제가 추구하던 인간적 가치들을 쓰레기통에 버렸지만, 그 가치를 버리지 않았다면 그토록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영화는 성공담 특유의 재미를 갖추면서도 전형적 성공담을 뒤집는 미덕도 지녔다. 깔끔한 연출과 마이클 키튼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1950년대를 재현한 시각적 즐거움 또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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