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4 (수)

  • 구름조금동두천 -1.2℃
  • 흐림강릉 6.6℃
  • 맑음서울 0.7℃
  • 박무대전 0.9℃
  • 흐림대구 5.4℃
  • 흐림울산 6.8℃
  • 흐림광주 3.2℃
  • 박무부산 7.9℃
  • 흐림고창 2.9℃
  • 흐림제주 8.1℃
  • 맑음강화 -0.3℃
  • 흐림보은 0.1℃
  • 흐림금산 0.8℃
  • 흐림강진군 4.3℃
  • 흐림경주시 6.3℃
  • 흐림거제 7.7℃
기상청 제공

무병장수백세

뚱뚱해지는 청소년들

URL복사

둔감해진 ‘혀’, 스트레스에 시달린 ‘정신’이 10대 비만 높여



[시사뉴스 정지혜 기자] 소아 청소년의 비만율이 지속적인 상승세다. 작년 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12~18세 청소년 비만율은 15.4%로 10년 전에 비해 약 1.3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작년에 발간한 ‘비만백서’에 의하면 영유아 비만율은 2008년 1.4%에서 2015년 2.8%로 2배 증가했다.

짠맛 단맛 선호... 건강 위협

소아비만이 많아지는 이유는 에너지 과잉섭취에 운동량 부족이다. 과거에 비해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청소년 비만율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청소년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가공식품인 라면과 과자는 비만의 적이다. 통상 라면의 칼로리는 한 끼 섭취로 적당한 칼로리의 2배 수준에 해당된다. 과자 또한 주로 탄수화물과 버터 당분 등으로 만들어졌고 기름에 튀기거나 구운 음식이 많아 영양가는 없고 비만에 이르기 쉽다.
청소년들이 짠맛과 단맛에 길들여진 것도 비만율을 높이는 이유다. 비만 청소년은 정상 체중에 비해 짠맛에 둔감하고 혈압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대 식품영양학과 이주희 교수팀이 한국식품영양학회지를 통해 발표한 연구 결과다.

어촌지역 남녀 중학생 218명을 대상으로 짠맛에 대한 민감도, 선호도와 체질량지수(BMI), 혈압 등의 관계 등을 분석한 결과 정상 체중 학생이 소금 농도가 0.038%일 때 소금액과 물을 구분해낸 반면, 비만 중학생은 소금 농도가 0.049%가 돼서야 소금액을 감지할 만큼 짠맛에 둔감했다.

연구팀은 “짠맛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짠맛을 선호하며 나트륨의 섭취가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이는 청소년의 혈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대상 중 비만 남학생의 평균 혈압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당분 섭취량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캔 커피 1개만 마셔도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섭취 권고량의 절반가량을 섭취하게 된다. 특히 300㎖짜리 제품을 마실 경우 하루 당류 섭취 권고량을 훌쩍 넘긴다.

당류의 과잉 섭취는 비만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선진국들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어릴 때부터 예방차원에서 당류 및 나트륨의 적정 섭취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자살생각’ 경험 있으면 비만도 높아

스트레스가 비만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가톨릭대 의대 정혜선 교수팀이 질병관리본부의 2014년 중고생 6만9659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건강행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가 비만에 밀접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학생은 약간 받는 학생 대비 비만 위험이 1.9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인 요인이 비만 위험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자살생각’ 경험이 있는 경우 비만도가 높았다. 비만 청소년 중 ‘자살 생각’ 경험이 있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 대비 1.1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의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비만이 가족 단위로 집중 발생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비만의 유전적 요인을 입증하는 것이다. 쌍생아 및 입양아동을 대상을 한 연구에서도 유전적 요인은 비만 발생에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만한 아동의 60~80%에서 부모의 한쪽 또는 모두가 비만하다는 통계도 있다.

부모 중 어느 누구도 비만이지 않고, 생활습관에 문제가 없는데도 살이 찌는 경우는 중추신경계 이상이나 호르몬의 요인을 의심해 볼만하다. 에너지 섭취의 조절은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되는데 이것이 잘못되면 살을 빼기 어렵다. 기전은 확실치 않으나 부신피질호르몬과 생식선 호르몬 또한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이명숙 교수팀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어린이 여섯 명당 한 명꼴로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비만 위험이 20배 이상 높아지는 특정 유전자형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유전자를 가진 소아가 고콜레스테롤 혹은 고나트륨 식이를 할 경우 비만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 비만의 위험도 높을 뿐만 아니라, 나트륨 섭취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도 더 높기 때문에 특별한 식이제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소아기의 과도한 소금 섭취는 신장의 재흡수 기능 조절의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사증후군 지방간 등 발생

소아 청소년 비만은 성조숙증 등의 질환 위험에 노출되며,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국민 건강에 적신호다.

비만은 청소년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인다. 경복대 간호학과 이정애 교수팀의 조사 결과 비만 소아 청소년은 정상 체중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최고 52배까지 높았다. 연구팀은 “성인이 되기 전 시기의 비만 유병률이 해마다 높아져 소아청소년의 대사증후군 발생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아 청소년기의 대사증후군은 성인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뚱뚱한 어린이는 정상 체중아보다 지방간을 가질 가능성이 10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팀이 어린이 3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만클리닉을 다닌 어린이의 61.8%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음주를 거의 하지 않는 상태에서 간에 중성지방이 쌓인 병이다. 선진국에선 가장 흔한 어린이 질환으로, 국내에서도 서구식 식습관과 운동량 감소로 인해 어린이 비만이 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진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 교수는 “어린이 지방간 중 일부는 지방간염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절대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며, “식사조절 운동 등을 통해 체중관리로 예방하고 이미 지방간 진단이 내려졌다면 고탄수화물 고지방 식사로 인한 영양 과잉을 줄이는 등 비만 치료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특집】 시사뉴스·수도권일보 선정 2025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사뉴스 박성태, 강민재, 홍경의, 이광효, 김세권, 우민기, 양용기 기자] 이재명 정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은 17개 상임위가 총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했다. 올해 국감은 ‘내란청산’과 ‘민생회복’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정치적 공방과 민생 현안이 교차한 가운데 치열한 질의가 이어졌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사법개혁 논의와 행정부 권한 남용 논란이,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도심 지반침하 및 산업안전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유독 특정 인물들이 주목을 많이 받은 2025 국감은 초반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는 국감기간인 한달 내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는 정책 검증과 정치적 공방이 병행된 채 막을 내렸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실태를 분석하고 시정을 촉구한 의원들도 있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재난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화려한 한류 문화에 감춰진 어두운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 약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불법·허위조작정보 인정된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 법률안 국회 통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불법·허위조작정보로 인한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개최해 여권 주도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 제44조의7(불법정보 및 허위조작정보의 유통금지 등)제1항은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법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 2의2. 공공연하게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연령·사회적 신분·소득수준 또는 재산상태를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해당 집단에 소속된 개인을 포함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에 대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의 정보 가. 직접적인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나.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여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라고, 제2항은 “누구든지 다음 각 호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손해를 가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로서 다

문화

더보기
군복을 입은 음악가의 일상 기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나의 군악대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 초반, 용인경찰교향악단에서 군악병으로 복무하며 보낸 2년 2개월의 시간을 바탕으로, 군 생활과 음악가로서의 성장기를 진솔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클라리넷 전공자로 음악적 역량을 한창 키워가야 할 시기에 군 입대를 맞이한 저자는, 군복을 입은 음악가로 살아가며 느낀 복합적인 감정과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실력이 퇴보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불안,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연주자로서의 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치열한 시간들이 담담한 문체로 펼쳐진다. ‘나의 군악대 이야기’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군악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일반 병영과는 다른 군악대의 일상, 훈련과 연주가 공존하는 생활, 각종 국가 행사와 공연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장면들은 기존의 군대 서사와는 다른 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한국 군악대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읽힌다. 또한 ‘사라진 다롱이 일경’, ‘전설의 고향’과 같은 에피소드는 군대 특유의 긴장감과 허무함, 그리고 웃음을 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