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15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삽’들고 떠나는 세계여행

URL복사

농업을 꿈꾸는 세 청년의 2년간 12개국 35개 농장 투어 ‘파밍 보이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농업을 통해 미래를 꿈꾸던 지황, 대학을 졸업했지만 무엇을 할지 고민인 하석, 아버지의 농사일이 싫어 공대에 진학했던 두현. 이들 세 청년이 2년간 12개국 35개 남짓의 농장을 다니며 농사를 배운다. 무일푼으로 떠난 해외여행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희망을 찾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홀리워킹데이’ 등과 맥을 같이 하는 농업세계일주 다큐다.

건강하고 본질적인 삶에 대한 질문과 대답

극심한 청년실업 속에서 공무원 시험에 목을 매는 20대들. 이 팍팍한 현실에서 세 청년은 전혀 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으로 네팔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까지 11개국의 커피농장, 과수 채소 연구소, 농군학교 등 다국적 농장 투어라는 독특한 여행으로 실업 탈출과 새로운 삶의 방식을 스스로 창조한 것이다.

이 다큐의 흥미로운 점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홀리워킹데이’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두려울 거 없는 청춘의 아름다운 도전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이다. 동시에 제도권의 취업 외에 다른 경제활동을 가르쳐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사뭇 진보적인 교훈의 메시지도 던진다. 더불어 아름다운 농장의 풍경, 자연 속의 힐링은 이 다큐를 상당한 대중적 힘을 가지게 만든다. 각국의 농장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농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생생한 정보도 빼놓을 수 없는 가치다.

세 명의 등장인물들은 마트 청소부터 음식 배달까지 마다않고 1년 동안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기본 여행 자금을 모았다. 라오스 가나안 농장 학교에서 돼지를 돌보고, 인도네시아에서 유기농 농사를 배운 후 유럽으로 떠났다.

영화는 의외로 ‘먹방’이기도 하다. 직접 기른 사과나무에서 딴 사과로 만든 음료를 마시고, 직접 짠 양젖으로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기도 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바라보는 시각적 즐거움도 준다. 영화는 삶의 건강성과 본질적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농업의 새로운 모델

‘파밍 보이즈’의 첫 여행지 이탈리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청년 실업률에 허덕인다. 이탈리아의 청년 농부에게 농사란 투쟁의 모습이다. 정부 소유의 땅을 무단으로 점거해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농사란 높은 실업률 속에 자급자족의 삶을 찾아 나선 대안이기도 하지만, 정부가 개발 논리와 농지를 기업에 파는 것을 반대하고 환경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냉소보다 저항을, 절망보다 행동을 선택한 청년들의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농사를 짓겠다는 청년에게 초기 자금과 농지를 무상으로 장기대여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직접 딸기 농사를 지어 잼과 시럽을 만들어 판매하는 프랑스의 젊은 농부들은 행복해 보인다.

벨기에의 시스템도 농업의 이상적 모델을 제시한다. 농부의 한 해 농사 계획을 소비자들이 보고 선 계약을 맺어 한 해 동안 그 농장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을 소비한다.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안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농장을 방문해 수확할 수도 있어 대리 농장을 즐기면서 자연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소비자들에게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6차 산업’ 형태의 네덜란드 농장은 농업이 나아가야할 미래를 보는 것 같다. 농장에서 양을 직접 키우고, 양젖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그리고 농장 내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판매까지 한다. 농장주 아니타는 시동생이 양을 돌보며 우울증을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초대해 양을 통한 치료를 돕는다. 농장은 생명이며 삶의 터전, 가게이자 쉼터이며 병원이기도 하다.

천진한 무모함이 주는 위안

이들의 여행 경험은 한국의 농업 시스템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소비자도 생산자도 불만투성이의 이 농경 환경을 행복하게 바꿀 실마리를 찾게 된다. 동시에 청년 실업 해결법을 여전히 개발에 있다고 신봉할 것인가 의심하게 된다. 꼭 농사를 꿈꾸지 않아도 자급자족의 본질적 삶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다. 농지 장기임대 등의 선진국의 국가사업은 다른 어떤 실업 대책보다 생산적이면서도 광범위하게 이득이 돌아가는 정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하게 만든다.

여행을 마친 청년들은 자신의 경험을 밑거름으로 자신들이 원하던 것을 더 명확히 알게 됐고 그것을 실천할 힘도 얻었다. 농업인의 자식으로 태어나 농사를 가까이에서 봐왔던 두현은 고향 산청으로 내려가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패를 피할 수 없었지만 3년차가 된 지금은 제법 어엿한 농부가 됐다. 유럽에서 배운 농업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두현의 목표다.

농작물을 소비자에게 유통하는 일을 꿈꾼 하석은 iCOOP생협 ‘자연드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지황은 자본이 없는 젊은 농부들에게 주거지를 마련해주는 이동식 소형 주택 ‘코부기 1호’를 만들었다.

농지의 도시화로 대표되던 자본주의 근대화는 이제 농업이 희망이 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상실한 것들의 회복이 필요한 때라고 이 영화는 말한다. 청년들의 그 천진한 무모함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다큐멘터리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SSG닷컴, 오프라인 페스타 ‘미지엄’… 단독상품-신선식품 아우르는 상품 전략 ‘눈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SSG닷컴 첫 오프라인 페스타 ‘미지엄’이 15일 막을 올렸다. 오는 19일까지 성수동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셀렉티드 뮤지엄(Selected Museum)’을 콘셉트로 기획, 쓱닷컴이 엄선한 그로서리와 뷰티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단독상품 ∙ 신선식품 중심 그로서리 MD전략 주목... ‘이마트 시너지’ 톡톡 이번 행사에는 오프라인에만 1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단순한 체험 공간을 넘어 SSG닷컴의 상품 운영 전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장에서 엿본 SSG닷컴의 그로서리 상품(MD) 전략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단독’ 상품과 이마트의 소싱 역량에 기반을 둔 ‘신선식품’으로 압축된다. 행사장 입구를 지나서면 유명 셰프와 협업해 출시한 단독 상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올해 SSG닷컴은 일상 속에서도 ‘줄서는 맛집’ 대표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행사에서는 맛과 음식에 대한 셰프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쿠킹&토크쇼’와 시식 행사를 함께 진행해 방문객들의 오감을 충족시킬 예정이다. 서울 용리단길에서 베트남 음식점 ‘효뜨’를 운영하는 남준영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정치,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 최소한으로 완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민생·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패널 100여명과 함께하는 디지털 토크 라이브를 열고 "정치가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를 최소한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실현 가능한 현실적 정책들을 함께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 에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평균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압도적 다수의 사람들은 불평등 때문에 매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본질은 국민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게 경제 문제다. 먹고사는 게 힘들면 정말 피곤하다"고 했다. 지역균형 발전 방안을 두고는 "수도권 집값 때문에 시끄러운데, 사실 제일 근본적인 문제는 수도권 집중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전세계적으로 자영업 비율이 엄청 높은데, 최저임금도 못 버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또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요새 빚 때문에 더 난리인데, 금융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보다 좀 개혁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며 "선진국은 못 갚은 빚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수변 공공디자인 축제 ‘상상바람’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등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건왕)은 오는 10월 18일(토)부터 19일(일)까지 안양천 신정교 아래에서 수변 공공디자인 축제 ‘상상바람’을 개최한다. ‘상상바람’은 지난해 진행된 ‘언더브릿지 상상게더링’에 이어 도심 속 일상 공간인 안양천을 시민들의 상상과 제안으로 창조적 공유지로 확장하고,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안양천에 상상의 바람이 분다면, 도시 수변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으로 출발해 도시의 일상 공간에서 문화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관계와 움직임을 만들어가고자 기획됐다. 올해는 생활예술, 식물, 웰니스를 주제로 큐레이션 돼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예술정원 체험마켓, 안양천 프로젝트 ‘DO LAB’이 만드는 팝업 스튜디오 ‘다리밑 스튜디오’, 예술정원크루가 제안하는 모이고 흩어지는 이동식 예술정원 ‘이야기 정원’으로 구성된 △디자인파크, 수변을 따라 자유롭게 흘러다니는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모바일 DJ 사운드부스, 영등포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우리동네자전거’의 △자전거 수리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시민들의 걸음과 몸짓으로 함께 만드는 퍼레이드인 △안양천 문화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디지털 약자들의 정보격차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은행 업무부터 병원 예약, 대중교통 이용, 행정 서비스까지 해결되는 시대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정보활용 취약계층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되곤 한다. 각종 기관의 창구 업무는 줄어들고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만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전자정부, 모바일뱅킹, 온라인쇼핑, 스마트농업 등 대부분의 사회·경제 활동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시대다. 하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고루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뿐 아니라, 전업주부, 저학력자, 농촌 거주자, 장애인 등 이른바 ‘디지털 정보취약계층’은 여전히 정보 불평등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정보격차는 단순한 ‘기술 접근’의 문제가 아니다. 기기 사용 능력의 부족, 낮은 디지털 문해력, 인프라 격차, 생활환경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과 활용 능력이 결여되면 일상적인 서비스 이용은 물론, 경제 활동, 교육 기회, 복지 접근까지 제한받는다. 디지털 기술이 사회를 더 평등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기존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의 중장년층 여성이나 농민, 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