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0 (수)

  • 맑음동두천 -1.8℃
  • 맑음강릉 5.1℃
  • 맑음서울 1.1℃
  • 구름많음대전 0.0℃
  • 구름많음대구 0.2℃
  • 구름많음울산 2.0℃
  • 구름많음광주 1.5℃
  • 구름조금부산 4.3℃
  • 구름많음고창 -1.3℃
  • 흐림제주 7.3℃
  • 맑음강화 1.1℃
  • 흐림보은 -3.5℃
  • 흐림금산 -3.2℃
  • 구름많음강진군 -0.1℃
  • 구름많음경주시 -1.9℃
  • 구름많음거제 2.5℃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삽’들고 떠나는 세계여행

URL복사

농업을 꿈꾸는 세 청년의 2년간 12개국 35개 농장 투어 ‘파밍 보이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농업을 통해 미래를 꿈꾸던 지황, 대학을 졸업했지만 무엇을 할지 고민인 하석, 아버지의 농사일이 싫어 공대에 진학했던 두현. 이들 세 청년이 2년간 12개국 35개 남짓의 농장을 다니며 농사를 배운다. 무일푼으로 떠난 해외여행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희망을 찾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홀리워킹데이’ 등과 맥을 같이 하는 농업세계일주 다큐다.

건강하고 본질적인 삶에 대한 질문과 대답

극심한 청년실업 속에서 공무원 시험에 목을 매는 20대들. 이 팍팍한 현실에서 세 청년은 전혀 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으로 네팔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까지 11개국의 커피농장, 과수 채소 연구소, 농군학교 등 다국적 농장 투어라는 독특한 여행으로 실업 탈출과 새로운 삶의 방식을 스스로 창조한 것이다.

이 다큐의 흥미로운 점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홀리워킹데이’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두려울 거 없는 청춘의 아름다운 도전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이다. 동시에 제도권의 취업 외에 다른 경제활동을 가르쳐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사뭇 진보적인 교훈의 메시지도 던진다. 더불어 아름다운 농장의 풍경, 자연 속의 힐링은 이 다큐를 상당한 대중적 힘을 가지게 만든다. 각국의 농장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농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생생한 정보도 빼놓을 수 없는 가치다.

세 명의 등장인물들은 마트 청소부터 음식 배달까지 마다않고 1년 동안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기본 여행 자금을 모았다. 라오스 가나안 농장 학교에서 돼지를 돌보고, 인도네시아에서 유기농 농사를 배운 후 유럽으로 떠났다.

영화는 의외로 ‘먹방’이기도 하다. 직접 기른 사과나무에서 딴 사과로 만든 음료를 마시고, 직접 짠 양젖으로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기도 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바라보는 시각적 즐거움도 준다. 영화는 삶의 건강성과 본질적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농업의 새로운 모델

‘파밍 보이즈’의 첫 여행지 이탈리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청년 실업률에 허덕인다. 이탈리아의 청년 농부에게 농사란 투쟁의 모습이다. 정부 소유의 땅을 무단으로 점거해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농사란 높은 실업률 속에 자급자족의 삶을 찾아 나선 대안이기도 하지만, 정부가 개발 논리와 농지를 기업에 파는 것을 반대하고 환경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냉소보다 저항을, 절망보다 행동을 선택한 청년들의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농사를 짓겠다는 청년에게 초기 자금과 농지를 무상으로 장기대여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직접 딸기 농사를 지어 잼과 시럽을 만들어 판매하는 프랑스의 젊은 농부들은 행복해 보인다.

벨기에의 시스템도 농업의 이상적 모델을 제시한다. 농부의 한 해 농사 계획을 소비자들이 보고 선 계약을 맺어 한 해 동안 그 농장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을 소비한다.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안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농장을 방문해 수확할 수도 있어 대리 농장을 즐기면서 자연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소비자들에게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6차 산업’ 형태의 네덜란드 농장은 농업이 나아가야할 미래를 보는 것 같다. 농장에서 양을 직접 키우고, 양젖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그리고 농장 내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판매까지 한다. 농장주 아니타는 시동생이 양을 돌보며 우울증을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초대해 양을 통한 치료를 돕는다. 농장은 생명이며 삶의 터전, 가게이자 쉼터이며 병원이기도 하다.

천진한 무모함이 주는 위안

이들의 여행 경험은 한국의 농업 시스템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소비자도 생산자도 불만투성이의 이 농경 환경을 행복하게 바꿀 실마리를 찾게 된다. 동시에 청년 실업 해결법을 여전히 개발에 있다고 신봉할 것인가 의심하게 된다. 꼭 농사를 꿈꾸지 않아도 자급자족의 본질적 삶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다. 농지 장기임대 등의 선진국의 국가사업은 다른 어떤 실업 대책보다 생산적이면서도 광범위하게 이득이 돌아가는 정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하게 만든다.

여행을 마친 청년들은 자신의 경험을 밑거름으로 자신들이 원하던 것을 더 명확히 알게 됐고 그것을 실천할 힘도 얻었다. 농업인의 자식으로 태어나 농사를 가까이에서 봐왔던 두현은 고향 산청으로 내려가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패를 피할 수 없었지만 3년차가 된 지금은 제법 어엿한 농부가 됐다. 유럽에서 배운 농업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두현의 목표다.

농작물을 소비자에게 유통하는 일을 꿈꾼 하석은 iCOOP생협 ‘자연드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지황은 자본이 없는 젊은 농부들에게 주거지를 마련해주는 이동식 소형 주택 ‘코부기 1호’를 만들었다.

농지의 도시화로 대표되던 자본주의 근대화는 이제 농업이 희망이 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상실한 것들의 회복이 필요한 때라고 이 영화는 말한다. 청년들의 그 천진한 무모함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다큐멘터리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넷마블&코웨이 나눔 DAY' 개최...전사 임직원 참여하는 사회공헌 행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넷마블문화재단이 9일 넷마블 사옥에서 ‘2025 넷마블&코웨이 나눔 DAY’를 개최했다. 나눔 DAY’ 행사는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 클래스 운영하고 지역 내 비영리기관 연계 부스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나눔 DAY’는 사내 나눔 문화 활성화 및 참여 독려를 위해 전사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행사다. ‘체험 존’, ‘전시 존’, ‘상생 존’, ‘공연 존’ 등 총 4개의 구역으로 분류돼 진행된 이번 행사는 캐리커쳐 그리기나 로잉머신 체험, 휠체어 농구 체험, 재생펠트 키링 만드기 등 체험존을 비롯해 넷마블·코웨이 임직원들의 재능나눔으로 구성된 공연도 선보이고, 코웨이 공익활동 사진전 등 전시존도 운영됐다. ‘체험 존’에서는 ▲임직원 재능나눔 체험부스: 캐리커쳐 그리기, 하바리움 만들기 ▲넷마블조정선수단 체험부스: 로잉머신 체험하기 ▲코웨이 블루휠스 체험부스: 휠체어 농구 체험하기 ▲코웨이 체험부스: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기타 체험부스: 미니 플라워박스 만들기, 재생펠트 키링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열렸다. ‘전시 존’에서는 넷마블문화재단의 사회공헌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 국회 통과 불발...정청래 “민생 쿠데타”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의 국회 통과가 불발됐다. 국회는 9일 본회의를 개최해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59건의 법률안들을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59건의 법률안들 모두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률안들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한 것.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이 법률안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률안들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법안 발목잡는 국민의힘 규탄대회’에서 “세상에 민생법안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이 해괴망측하고 기상천외한 국민의힘, 국민 여러분 용서하지 마라”며 “민생 발목 잡기를 넘어서 이것은 민생탄압이고 민생쿠데타이다”라고 비판했다. 현행 국회법 제106조의2(무제한토론의 실시 등)제1항은 “의원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하여 이

경제

더보기
기재부, 인천 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 운영 전 과정 담은 백서 발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연합체(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의 준비부터 운영 전 과정을 담은 백서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기재부는 APEC 최초 재무장관회의와 구조개혁장관회의의 합동세션, ABAC(APEC 기업인자문위원회)와의 합동업무오찬 등 새로운 정책협력 모델, 첨단기업 전시 연계, 혁신적 행사장 조성·운영 등 이번 행사에서 적용된 다양한 창의적 시도를 백서에 담았다. 또 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 추진단을 포함해 조달청, 경찰청, 인천시,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조폐공사, 코엑스, 인스파이어 리조트 등 여러 기관들의 행사준비 과정과 성과, 시사점 등을 소개해 향후 유사한 국제 행사를 준비하는 데 참고자료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서문에서 "2025년은 인공지능(AI)·디지털 경제 가속화 등 글로벌 전환기 속에서 미래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 마련을 위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한 해"라며 "정부는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성장전략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APEC 재무장관회

사회

더보기
'2025 넷마블&코웨이 나눔 DAY' 개최...전사 임직원 참여하는 사회공헌 행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넷마블문화재단이 9일 넷마블 사옥에서 ‘2025 넷마블&코웨이 나눔 DAY’를 개최했다. 나눔 DAY’ 행사는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 클래스 운영하고 지역 내 비영리기관 연계 부스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나눔 DAY’는 사내 나눔 문화 활성화 및 참여 독려를 위해 전사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행사다. ‘체험 존’, ‘전시 존’, ‘상생 존’, ‘공연 존’ 등 총 4개의 구역으로 분류돼 진행된 이번 행사는 캐리커쳐 그리기나 로잉머신 체험, 휠체어 농구 체험, 재생펠트 키링 만드기 등 체험존을 비롯해 넷마블·코웨이 임직원들의 재능나눔으로 구성된 공연도 선보이고, 코웨이 공익활동 사진전 등 전시존도 운영됐다. ‘체험 존’에서는 ▲임직원 재능나눔 체험부스: 캐리커쳐 그리기, 하바리움 만들기 ▲넷마블조정선수단 체험부스: 로잉머신 체험하기 ▲코웨이 블루휠스 체험부스: 휠체어 농구 체험하기 ▲코웨이 체험부스: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기타 체험부스: 미니 플라워박스 만들기, 재생펠트 키링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열렸다. ‘전시 존’에서는 넷마블문화재단의 사회공헌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