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03 (토)

  • 맑음동두천 -11.5℃
  • 맑음강릉 -4.6℃
  • 맑음서울 -9.0℃
  • 맑음대전 -8.4℃
  • 맑음대구 -5.1℃
  • 맑음울산 -4.5℃
  • 맑음광주 -2.0℃
  • 맑음부산 -3.2℃
  • 흐림고창 -3.7℃
  • 흐림제주 4.5℃
  • 맑음강화 -11.7℃
  • 맑음보은 -8.6℃
  • 맑음금산 -6.1℃
  • 구름많음강진군 0.8℃
  • 맑음경주시 -5.1℃
  • 맑음거제 -1.7℃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삽’들고 떠나는 세계여행

URL복사

농업을 꿈꾸는 세 청년의 2년간 12개국 35개 농장 투어 ‘파밍 보이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농업을 통해 미래를 꿈꾸던 지황, 대학을 졸업했지만 무엇을 할지 고민인 하석, 아버지의 농사일이 싫어 공대에 진학했던 두현. 이들 세 청년이 2년간 12개국 35개 남짓의 농장을 다니며 농사를 배운다. 무일푼으로 떠난 해외여행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희망을 찾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홀리워킹데이’ 등과 맥을 같이 하는 농업세계일주 다큐다.

건강하고 본질적인 삶에 대한 질문과 대답

극심한 청년실업 속에서 공무원 시험에 목을 매는 20대들. 이 팍팍한 현실에서 세 청년은 전혀 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으로 네팔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까지 11개국의 커피농장, 과수 채소 연구소, 농군학교 등 다국적 농장 투어라는 독특한 여행으로 실업 탈출과 새로운 삶의 방식을 스스로 창조한 것이다.

이 다큐의 흥미로운 점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홀리워킹데이’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두려울 거 없는 청춘의 아름다운 도전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이다. 동시에 제도권의 취업 외에 다른 경제활동을 가르쳐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사뭇 진보적인 교훈의 메시지도 던진다. 더불어 아름다운 농장의 풍경, 자연 속의 힐링은 이 다큐를 상당한 대중적 힘을 가지게 만든다. 각국의 농장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농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생생한 정보도 빼놓을 수 없는 가치다.

세 명의 등장인물들은 마트 청소부터 음식 배달까지 마다않고 1년 동안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기본 여행 자금을 모았다. 라오스 가나안 농장 학교에서 돼지를 돌보고, 인도네시아에서 유기농 농사를 배운 후 유럽으로 떠났다.

영화는 의외로 ‘먹방’이기도 하다. 직접 기른 사과나무에서 딴 사과로 만든 음료를 마시고, 직접 짠 양젖으로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기도 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바라보는 시각적 즐거움도 준다. 영화는 삶의 건강성과 본질적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농업의 새로운 모델

‘파밍 보이즈’의 첫 여행지 이탈리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청년 실업률에 허덕인다. 이탈리아의 청년 농부에게 농사란 투쟁의 모습이다. 정부 소유의 땅을 무단으로 점거해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농사란 높은 실업률 속에 자급자족의 삶을 찾아 나선 대안이기도 하지만, 정부가 개발 논리와 농지를 기업에 파는 것을 반대하고 환경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냉소보다 저항을, 절망보다 행동을 선택한 청년들의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농사를 짓겠다는 청년에게 초기 자금과 농지를 무상으로 장기대여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직접 딸기 농사를 지어 잼과 시럽을 만들어 판매하는 프랑스의 젊은 농부들은 행복해 보인다.

벨기에의 시스템도 농업의 이상적 모델을 제시한다. 농부의 한 해 농사 계획을 소비자들이 보고 선 계약을 맺어 한 해 동안 그 농장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을 소비한다.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안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농장을 방문해 수확할 수도 있어 대리 농장을 즐기면서 자연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소비자들에게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6차 산업’ 형태의 네덜란드 농장은 농업이 나아가야할 미래를 보는 것 같다. 농장에서 양을 직접 키우고, 양젖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그리고 농장 내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판매까지 한다. 농장주 아니타는 시동생이 양을 돌보며 우울증을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초대해 양을 통한 치료를 돕는다. 농장은 생명이며 삶의 터전, 가게이자 쉼터이며 병원이기도 하다.

천진한 무모함이 주는 위안

이들의 여행 경험은 한국의 농업 시스템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소비자도 생산자도 불만투성이의 이 농경 환경을 행복하게 바꿀 실마리를 찾게 된다. 동시에 청년 실업 해결법을 여전히 개발에 있다고 신봉할 것인가 의심하게 된다. 꼭 농사를 꿈꾸지 않아도 자급자족의 본질적 삶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다. 농지 장기임대 등의 선진국의 국가사업은 다른 어떤 실업 대책보다 생산적이면서도 광범위하게 이득이 돌아가는 정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하게 만든다.

여행을 마친 청년들은 자신의 경험을 밑거름으로 자신들이 원하던 것을 더 명확히 알게 됐고 그것을 실천할 힘도 얻었다. 농업인의 자식으로 태어나 농사를 가까이에서 봐왔던 두현은 고향 산청으로 내려가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패를 피할 수 없었지만 3년차가 된 지금은 제법 어엿한 농부가 됐다. 유럽에서 배운 농업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두현의 목표다.

농작물을 소비자에게 유통하는 일을 꿈꾼 하석은 iCOOP생협 ‘자연드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지황은 자본이 없는 젊은 농부들에게 주거지를 마련해주는 이동식 소형 주택 ‘코부기 1호’를 만들었다.

농지의 도시화로 대표되던 자본주의 근대화는 이제 농업이 희망이 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상실한 것들의 회복이 필요한 때라고 이 영화는 말한다. 청년들의 그 천진한 무모함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다큐멘터리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정청래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 꼭 포함시켜야 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2026년 새해에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및 비리 의혹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일 먼저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히며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정청래 당대표는 2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2026년 새해 1호 법안은 제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이다”라며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윤석열 파면 이후 누구 하나 제대로 단죄받은 책임자가 없다. 제대로 사죄를 한 책임자도 없다. 채 해병 특검,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에서 미처 다 밝혀내지 못한 비리와 부정부패, 국정농단 의혹들이 여전히 넘쳐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과 통일교·신천지 간의 정교 유착 의혹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끊어낼 것은 끊어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훼방 놓기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협조하시기 바란다.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를 왜 포함시키냐고 어깃장을 놓고 있기 때문에 (통일

경제

더보기
최태원 SK 회장 “AI라는 시대의 흐름 타고 ‘승풍파랑’의 도전 나서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6년 신년사를 통해 “AI라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거친 파도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자”고 밝혔다. 최 회장은 1일 오전 SK그룹 전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로 신년사를 전하며 “그간 축적해온 자산과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움을 만드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마음가짐으로, 다가오는 파도를 헤쳐 나가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도전에 나서자”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 서두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SK그룹은 더 멀리,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단단한 기초체력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면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을 통해 내실을 다져온 구성원들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판도와 사업 구조가 재편되는 격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AI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현실이 됐다”면서 “메모리, ICT, 에너지설루션, 배터리와 이를 잇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SK가 수십 년간 묵묵히 걸어온 길은 결국 오늘의 AI 시대를 준비해 온 여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간 쌓아온 시간과 역량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선택 가능한가 다른 주거 시설은 없는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아파트 너머로 땅으로’를 출판했다. ‘아파트 너머로 땅으로’는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가 당연해진 이 시대에 ‘선택 가능한가 다른 주거 시설은 없는가’를 묻는 책이다. 추상적 주거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토지 제도와 행정적, 역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주거와 삶의 구조를 차분히 짚어 나간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막연한 이상이 아닌, 현실에서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로서의 ‘땅과 삶’을 구체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저자 문홍열은 40년 넘게 토지행정과 토지연구에 몸담아 온 토지 전문가이자 작가다. 산업화 과정에서 산과 논밭이 공장과 주거지로 전환되고, 바다가 매립돼 수변도시가 형성되는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토지의 본질적 가치와 인간의 행태를 탐구해 왔다. 행정학 박사학위 취득 후 25년 넘게 강연과 칼럼, 저술 활동을 이어 왔으며, 문학 분야에서는 한국 예술인으로 활동하며 토지 이야기를 우리의 삶과 연결해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재건축 고층아파트 과연 될까? 믿어도 될까? 등 토지를 둘러싼 권리에서 책임까지, 사유재산에서 공적 사이의 긴장을 균형 있게 다뤘다. ‘내 땅이니 내 마음대로’라는 인식이 왜 갈등을 낳는지, 역순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붉은 말띠의 해’, 새해의 목표는?
다사다난했던 2025년 ‘푸른 뱀띠의 해’를 보내고, 활력과 열정, 속도와 변화의 에너지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붉은 말띠의 해’ 병오년(丙午年)이 밝았다. 새해는 개인에게는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출발점이며, 국가적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국가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치러진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큰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 이후 경제와 외교 전반에서 비교적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 APEC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사상 첫 수출 7천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6위 수출 국가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정부는 새해 국정목표를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연대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 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 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등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