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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트랜드] 1980년대를 그리워하는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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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와 리메이크로 표현되는 향수… ‘풍요의 상징’에 대한 추억과 동경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미국은 1980년대를 지독히도 그리워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탄생시킨 정치적 배경 이야기가 아니다. 문화 이야기다. 물론, 정치 문화 사회적 현상들은 당연히 별개로 움직이진 않는다. 복고와 리메이크로 표현되는 ‘미국의 향수’는 당대 미국 문화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한 만큼 전 세계적 감성과도 관련이 매우 깊다.

미국 문화 ‘덕후’를 자극한 ‘스트레인저 씽즈’

오는 10월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는 미국드라마 ‘스트레인저 씽즈(Stranger Things)’는 스토리와 영상의 재미 외에도 사회 문화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다. 작년 7월 방영된 이 드라마는 작년 한 해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 최고 히트작이다. 출연배우들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지금까지도 지구 곳곳에서 관련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기묘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소개돼 사랑을 받았다.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복고물인 이 작품은 단순히 그 시대의 사회상이나 분위기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 당대를 풍미한 대중문화 코드를 집대성하고 오마주하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이 그 시대의 히트곡과 영화 포스터를 나열하며 향수를 자극하는 것과 비슷한데, 차원이 다른 점이 ‘스트레인저 씽즈’는 드라마의 소재 구조 캐릭터까지도 모두 80년대 영화나 드라마의 전형적 코드와 정서를 뼛속까지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당대 대중문화의 ‘덕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작품이며, 80년대 미국 문화 ‘덕후’라야 진정으로 이 드라마의 매력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과거 청춘스타인 위노라 라이더와 매튜 모딘의 캐스팅, 주연 배우가 4명의 단짝 친구인 어린이들이라는 점, 외계인과 괴생물체 초능력의 존재와 이를 둘러싼 과학자와 정부의 은폐·음모라는 시놉시스 등만으로도 이미 향수를 물씬 자아낸다. 여기에 매 장면 음악과 대사, 상황 등이 ‘구니스’ ‘ET’ ‘스탠 바이 미’ ‘환상특급’ 등의 고전 오마주의 연속이다. 놀라운 점은 이 과정 속에서도 예능을 연상시키는 단편적 구성을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다. 정신 차리기 힘든 복고적 코드의 빈틈없는 향연 속에서도 억지 설정이나 전개 없이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수작이다.

리메이크 논의 없는 히트작은 없다

‘스트레인저 씽즈’는 전 세계적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TV드라마 1위에 꼽혔으며,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연속 시청한 드라마로 조사됐다. 이 드라마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1980년대가 미국 대중문화사에서 가지는 무게를 생각하게 만든다.

한 단편영화 감독은 이 드라마에 대해 “할리우드 영화에 빠져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내게 경이로운 행복을 줬다”며, “나 같은 40대 ‘할리우드 키드’ 출신에게 이 드라마 속의 80년대 정서들은 창작 활동에서도 분명히 내제화돼서 표현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미국 영상산업은 1980년대 리메이크에 빠져 있다. ‘후라이트 나이트’ ‘토탈 리콜’ ‘로보캅’ ‘고스트버스터즈’ 등이 최근 리메이크 돼 흥행에 성공했고, 올해는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의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가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현재 제작 중인 ‘인디아나 존스’ 리메이크작은 2020년 개봉 예정이며, 탐크루즈를 스타로 만든 1986년 ‘탑건’도 공식적으로 속편 제작을 발표했다. 1980년대 박스오피스 탑에 올랐던 히트작 중에 리메이크 논의가 없는 영화는 거의 없다.

흥미로운 점은 제목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흥행작 외에도 마니아들에게 기억되는 장르물이나 컬트영화, B급 코미디 등 소품도 리메이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존 카펜터 감독의 1986년 액션어드벤처물 ‘빅 트러블’은 현대판으로 제작 중이며, ‘빽투더퓨쳐’ ‘포레스트 검프’로 유명한 할리우드의 거장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1984년 작품 ‘로맨싱 스톤’, 1980년작 ‘중고차 소동’도 재탄생된다. 1984년 ‘비버리 힐스 캅’을 빅히트 시킨 마틴 브레스트 감독의 1988년 코미디 ‘미드나잇 런’도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논의되고 있다. 같은 감독의 1979년 작품 ‘고잉 인 스타일’은 리메이크 돼서 최근 개봉했다. 리메이크가 거론되는 영화들은 1980년대 특유의 시대 정서를 강하게 가진 작품들이 많다.

현재 생산·소비 모두 당대 문화 향유층이 주도

그렇다면 왜 리메이크이며, 왜 80년대인가. 일단 소재난이다. 현재 할리우드나 미국드라마는 옛날 영화의 리메이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성공해서 검증된 작품이라는 점은 제작자 구미에 딱 맞는다. 또한, 과거에 대해 향수를 지닌 팬층이 흥행 안전핀 역할을 한다는 이점도 있다. 1980년대에는 세계적 흥행작이 많았으며 소재들도 비교적 현대적이어서 더욱 많은 작품이 타깃이 되는 것이다.

미국은 20년 단위로 트렌드가 순환하는 전통이 있다. 1970년대 중반에 1950년대, 1980년대에는 1960년대의 스타일이 유행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대중문화는 그 과실을 먹고 자란 향유자들이 성장해 추억을 다시 대중문화 상품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20년을 단위로 순환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요즘은 생산자의 연령대가 높아져서 단위가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 논리로 대거 리메이크되고 있는 80년대를 설명하자면 당시 10대였던 문화 소비 주체들이 이제는 생산자가 돼서 성장기를 지배한 정서를 쏟아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이 여전히 30~40대라는 점이 복고문화를 장기화시키는 핵심 원인이다. 실제로 ‘스트레인저 씽즈’의 경우 다른 회사들이 거절한 대본을 넷플릭스에서 제작했는데, 이는 넷플릭스 주 이용자 연령대가 40대라는 점이 작용했다.

80년대 미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은 전 지구적이며 절대적이었다. 이는 당대 미국 문화를 그리워하는 소비층이 전 세계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적지 않은 시장이다. 또한, 이 그리움은 생물학적 나이와 국적을 넘어서 불황의 시대에 ‘풍요의 상징’에 대한 진한 향수와 동경이라는 집단 심리를 대변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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