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21 (화)

  • 맑음동두천 14.7℃
  • 맑음강릉 20.7℃
  • 황사서울 15.4℃
  • 황사대전 15.8℃
  • 황사대구 17.7℃
  • 황사울산 17.9℃
  • 황사광주 18.2℃
  • 맑음부산 19.9℃
  • 맑음고창 18.0℃
  • 황사제주 15.9℃
  • 맑음강화 13.3℃
  • 맑음보은 13.9℃
  • 맑음금산 16.2℃
  • 구름많음강진군 17.0℃
  • 맑음경주시 17.8℃
  • 구름많음거제 17.9℃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당신은 ‘진짜’ 어른입니까?

URL복사

첫사랑을 통해 인간의 본질과 내면에 다가서는 성장담 ‘플립’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7살에 이웃으로 만나 중학생이 된 이후까지 서로의 존재 주변을 서성이는 소년 소녀의 첫사랑 이야기를 귀여운 에피소드를 통해 로맨틱하고 유쾌하게 담았다. 1950년대 미국의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박하고 감성적인 성장 드라마다. 윈델린 밴 드라닌 소설 ‘플라타너스 나무 위의 줄리’를 스크린에 옮겼다.

기교 없는 깔끔한 전개

‘플립’은 작고 단순한 영화다. 배경도 마주한 두 이웃집과 학교가 전부다. 마치 소설책이나 일기를 읽는 듯 계속되는 내레이션에 스토리 자체나 풀어가는 방식 모두 담백하다. 스타도 등장하지 않고 대단한 사건도 없다. 주제도 감성도 보편적이며 교훈적이기까지 하다. 곳곳에 배치된 은유나 상징도 쉽고 명확하다.

2010년 제작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가 이제야 한국 관객에게 정식으로 소개된 이유도 아마 이 같은 무난함이 배급사의 눈길을 끌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충무로의 흥행 공식에서 금기사항인 10대 소년 소녀가 주인공이다. 현지에서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관객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유명해져 늦은 개봉이 이루어졌다. ‘세 얼간이’ ‘블랙’ ‘겟 아웃’ ‘지랄발광 17세’ 등이 같은 경우다. ‘선 입소문 후 개봉작’은 통상 한국적 정서와 상통하는 감수성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플립’도 한국적 감성을 자극하는 특징적 면이 없진 않지만 그것이 신파나 감정과잉은 아니다. 이 영화의 미덕은 깔끔함이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버킷 리스트’ ‘미저리’ 등으로 알려진 명장 로브 라이너 감독은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영상문법과 재치로 흥미진진한 전개를 펼쳐나간다. 유명 스타의 출연이나 화려한 볼거리, 별다른 기교가 없는데도 지루할 틈이 없다. 80, 90년대 명감독들의 장기인 보편적 이야기를 진부하지 않게, 아기자기한 맛을 살려 낭만적이고도 흡인력 있게 전달하는 연출의 힘이 살아있다.

‘스탠 바이 미’의 멜로 버전

영화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 사랑의 감정은 혼란스럽다. 상대의 행동이 호감인지 나의 착각인지 판단도 힘들고, 내 감정도 부끄러움인지 죄책감인지 혐오인지 애정인지도 구별이 쉽지 않다. ‘플립’은 이 같은 미숙한 감정을 두 남녀의 시점에서 교차하면서 객관화한다.

첫사랑에 대한 회고와 그 감정의 실체를 바라보는 즐거움은 이 영화의 핵심 매력이지만, ‘플립’의 진정한 매력은 사랑을 통한 성장담이라는 데 있다. 소녀는 소년의 키스를 꿈꿨지만, 키스가 아닌 영혼에 다가가는 상징적 행위로 사랑 또는 우정이 이루어지는 결말은 영화의 세계관을 뚜렷이 보여준다. 사랑은 상대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것이며,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자하는 열망이다. 세상의 본질과 타인의 내면을 알아보는 방법을 터득하는 과정이며 나를 완전히 뒤바꾸는, 진짜 어른이 되게 하고 세상을 긍정하게 만드는 황홀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플립’의 정서는 라이너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성장영화의 바이블인 ‘스탠 바이 미’와 상통한다.

1950년대를 재현한 패션과 가구를 비롯해 영화 전체의 파스텔톤 색감은 향수를 자극하며 낭만적 감성에 젖게 한다. 특히 소녀가 나무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아름다움은 한 편의 그림 같은 아날로그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등장인물들도 인상적이다. 또래문화가 잘못된 것인지 알면서도 거부할 용기가 없는 소년 캐릭터는 열등감으로 가득한 소년의 아버지와 더불어 마음 깊이 숨겨놓은 비겁하고 미성숙한 자아의 상징이다. 저돌적이고 감수성이 충만한 소녀는 이 영화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결정적 요소다. 매들린 캐롤의 연기나 외모도 캐릭터의 구축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 멘토 역할을 하는 소녀의 아버지나 소년의 할아버지는 이상적이고 따뜻한 인물들인데, 오히려 그 전통과 정통이 역행적인 신선함을 준다.

‘플립’은 등장인물과 같은 나이의 청소년에게 호소력이 짙은 내용인데, 어른들에게도 그 메시지의 파급력이 줄지 않는다. 이 영화의 기준으로 수많은 생물학적 어른들은 정신적인 어린아이이기 때문이다. 플라타너스 나무 위에서 줄리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세상 전체를 조망하는 경이를 알고 있나? 땅 위에 발을 붙인 당신은 아주 작은 한 면만을 보고 대상을 제멋대로 짐작하며 오판하고 있지 않나? 누군가의 정원에 ‘그의 나무’를 심어준 적 있는가? 당신은 사랑을 한 적이 있을까? 지금은 진짜 어른일까?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6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 개막..."제과·제빵의 미래가 한자리에"
[시사뉴 스 홍경의 기자] '2026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가 16일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막됐다. '최신 제과·제빵의 미래'를 주제로 오는 19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업계 종사자와 예비 창업자,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마련되었다 베이커리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행사는 제과·제빵 기계, 포장, 베이커리 반조리품, 원·부재료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100개사 280여 부스가 참가하여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제과제빵 기계 및 주방 설비부터 원부재료, 포장 기기, 베이커리 소도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품목들이 전시되었다. 특히 올해는 전통적인 명인들의 기술뿐만 아니라 AI 기반 제빵 로봇 등 혁신적인 푸드테크 기술이 접목된 제품들이 대거 출품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K-베이커리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관도 운영된다. 올해 새롭게 마련된 하우스 오브 디저트 특별관에서는 아이스크림, 케이크, 마카롱, 초콜릿 등 최신 디저트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우스 오브 파티시에 특별관에서는 국내 인기 파티셰리의 독창적인 레시피를 소개한다. 개막 첫날인 오늘, 전시장 곳곳에서는 꽈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북한 구성 핵시설 이미 널리 알려져...정동영 장관 기밀 누설 주장은 잘못”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사진) 대통령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에 있는 핵시설은 이미 널리 알려졌음을 밝히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기밀을 누설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 정관 '구성 핵시설'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다”라며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미국의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Institute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Security) 보고서와 국내 언론보도 등에서 구성이 핵시설 소재지로 지목됐다. 이는 공개된 정보다”라며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책을 설명한 것인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미국의 대북 위성 정보 공유 일부 제한을 비판했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작년 7월 25일 통일부 장관 취임 후 국내외 관계 정보기관으로부터 핵시설 관련 정보보고를 일체 받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김예지 의원, 사회보장급여 과잉지급분 이미 소비했으면 반환액 감면·상계 금지 법률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사회보장급여 과잉지급분을 이미 소비한 경우 반환액을 감면하고 상계를 금지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 재선, 사진)은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사회보장급여의 이용ㆍ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사회보장급여’란 제5호의 보장기관이 ‘사회보장기본법’ 제3조제1호에 따라 제공하는 현금, 현물, 서비스 및 그 이용권을 말한다. 3. ‘수급자’란 사회보장급여를 받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5. ‘보장기관’이란 관계 법령 등에 따라 사회보장급여를 제공하는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사회보장기본법’ 제3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사회보장’이란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득ㆍ서비스를 보장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는 위기이자 기회…‘활용능력’극대화하는 창조형 인재 필요
AI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다.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AI(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상당 부분 잠식당한 상태다. 이제 정보의 양이나 관련 분야 숙련도만으로 생존해 왔던 시대는 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는 인공지능이라는 터널을 지나면 한순간에 누구나 다 아는,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보나 지식이 되고 만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가 하락하고 모두가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지식의 상향 평준화’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가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내어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해야 하는가 하는 ‘인공지능 활용능력’을 요구한다. 우리의 생각의 크기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출력값의 수준을 결정하므로 내가 원하는 출력값을 받아내기 위해 AI의 연산 능력에 우리의 활용능력을 더하는 협업의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신한대 신종우 교수는 “정보나 지식 생산의 패러다임 또한 습득하는 공부에서 창조하는 공부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정보나 지식의 소유 자체는 아무런 권력이 되지 못하며, 산재한 정보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