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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중문화] 인간과 동물 관계, 권력의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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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장난감’에서 ‘치유’ ‘가족’의 존재로 변화… 문화예술 작품 통해 시대상 표현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고찰하고 재정립하는 문화예술 활동이 활발하다. 동물을 지배 대상으로 생각하고 효율적 이용에만 집중하던 제국주의적 야욕에서 벗어나면서 상생을 모색하는 가치관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동물을 구경한다는 생각

종의 지배 관계가 전복된 미래 세계를 표현한 1968년작 오리지널 ‘혹성탈출’에서 유인원의 구경거리가 된 인간의 모습이 등장한다. 당대에는 충격을 안겨준 설정이었는데, 인간 위주의 사고방식에 대한 이 같은 문제 제기는 21세기에 들어 폭넓은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

8월13일까지 서울 관악로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리는 ‘미술관 동물원’전은 ‘동물을 관람한다는 것’에 대한 반성과 사유다. 동물원이 전근대적 공간으로 인식되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국내도 동물쇼를 폐지하는 등 동물원 운영 방식의 변화 모색에 열중한지 오래다.

‘미술관 동물원’ 전시는 회화 조각 사진 등 약 50점의 작품을 통해 동물에 대한 인간 욕망의 역사를 파헤친다. 동물과 사람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딜레마들은 바로 동물원에 집약돼 있다. 작가들은 동물을 통해 인간의 폭력에 대한 문제를 다루기도 하고, 동물을 인간에 대입해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기도 한다.

서울대미술관 정영목 관장은 “동물을 구경한다는 생각은 자본주의의 발달, 산업화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역사적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것과 맞물려 발생한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동물에 대한 인간중심적 태도를 비판하는 작품들과 동물의 응시를 통해 환기된 인식의 변화를 다루는 작품들, 그리고 예술가들이 창조해 낸 동물과 새로운 종에 관한 담론을 제시하는 작품들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 ‘반려동물’

인간과 동물의 관계 변화의 중심에 있는 키워드는 반려동물이다. 귀여운 장난감의 의미가 강했던 ‘애완동물’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를 부각시킨 ‘반려동물’로의 명칭 변화는 21세기 들어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대표 사례다.

반려동물로 선택되는 종이 복종의 대명사인 개에게 국한됐던 과거와 달리 독립적인 고양이에 대한 선호도 개 못지않게 높아진 것 또한 관계의 변화를 배경으로 한다.

고양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로드무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최근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 한국의 길고양이가 사람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찾기 위해 직접 이웃나라 대만과 일본의 길고양이들을 만난다는 설정의 다큐멘터리로, 평화로운 공생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귀여운 고양이’의 의인화 또는 시각화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통상적 고양이 영화와는 다르게 차별과 폭력 없는 삶의 실현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외에도 반려와 교감을 추구하는 사회적 현상을 작품화한 세종문화회관의 ‘화화-반려·교감’전, 반려동물의 인격화로 ‘인간의 사회적 동물화’와 ‘동물의 사회적 인간화’를 극적으로 대비시킨 권민경 초대전,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프린트베이커리의 ‘너는 내 운명’ 등 비슷한 주제를 담은 전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전통사회의 인간관계 대체

이 같은 동물에 대한 재인식은 권력의 해체, 자연과 인간의 공존, 평등 등의 진보된 가치관을 전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급격히 대중화된 데에는 1인가구의 급증 등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결정적이다.

인간관계가 필요에 의한 형태로 극단화되고, 가족의 신화도 무너지면서 혼자를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게 된 현대인들에게 자리한 마음의 빈자리는 반려동물이 차지하게 됐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보여주는 전시 ‘1인가구 사진관 738’에서 반려동물의 비중이 높은 것은 이를 잘 입증한다.

8월25일까지 시청사 8층 하늘광장갤러리에서 열리는 ‘1인가구 사진관 738’전은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물건을 가져오거나 가족같이 살고 있는 동물 등과 함께 전시장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이 참여자들의 사진을 전시하는 기획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행정자치부 통계에 따르면 주민등록상 등록된 우리나라 1인가구는 738만명을 넘어섰다. 1인가구 인구수를 뜻하는 전시의 제목처럼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1인가구인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전시가 전통적인 가족사진을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패러디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가족은 애장품이나 반려동물이다. 반려동물은 전통사회의 가족을 대체하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이성씨는 “이용 대상으로만 인식됐던 동물이 인간관계에서도 주지 못하는 치유를 주는 시대다. 타자화에 대한 저항이 확산되는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 변화는 21세기를 대표하는 물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시대상의 반영은 문화예술의 존재 가치다”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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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