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31 (화)

  • 흐림동두천 12.1℃
  • 흐림강릉 11.7℃
  • 서울 13.2℃
  • 대전 10.6℃
  • 대구 10.6℃
  • 울산 12.7℃
  • 광주 11.3℃
  • 부산 13.8℃
  • 흐림고창 11.5℃
  • 흐림제주 16.7℃
  • 흐림강화 11.0℃
  • 흐림보은 10.2℃
  • 흐림금산 10.9℃
  • 흐림강진군 12.2℃
  • 흐림경주시 11.1℃
  • 흐림거제 14.4℃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고독은 악마를 부른다

URL복사

스릴러와 오컬트를 결합시킨 심리 호러물 ‘제인 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부부가 집안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 현장에서 신원미상의 여성 시체가 발견된다. 이 집 지하에 묻혀 있었지만, 살해당한 부부와의 연관성은 없다. 보안관은 3대째 부검소를 운영 중인 토미와 오스틴 부자에게 다급하게 부검을 의뢰한다. 사체를 부검하면서 사인에 관한 미스터리는 커져가고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주목할 만한 감독의 장르적 감각

‘제인 도’는 작은 부검소 안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두 명의 부자와 사체 외에는 거의 등장인물이 없는 단순한 구성이다. 신원 미상의 여성 사체를 가리키는 용어인 ‘제인 도’를 대상으로 미스터리와 오컬트적인 공포를 동시에 이끌어낸다. 영화를 지배하는 핵심적인 호러는 금방이라도 살아날 것 같은 외상이 전혀 없는 사체를 해부한다는 것 자체가 주는 심리적 압박이다.

이를 위한 기술적 효과는 상당 수준이다. 사실적이고도 디테일한 부검 표현 기술이 집약돼 있다. 따라서 신체 훼손에 대한 거부감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고어적 공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 사실적 표현은 고어적 쾌감보다는 지나치게 아름답고 깨끗한 외관의 사체와 대비되면서 묘한 분위기를 주는 효과에 가깝다. 하나하나 부검을 진행하면서 미스터리적 요소의 실마리를 찾음과 동시에 끊임없이 교차되는 제인 도의 얼굴에서 깨어날 듯한 위기감을 주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영화는 고립된 낡은 저택, 부검, 시체 등의 전통적 호러 요소들로 구성돼 있지만 드라마는 거의 없이 감독의 장르적 감각에 의존해 호러적 장면들을 이끌어내는 점이 독특하다. 공포에 대한 연출 감각은 주목할 만하다. 문제는 드라마가 진행돼야 할 듯한 후반부에도 다소 억지스러운 실마리만 던져놓고 전개를 깔끔하게 진행시키지 못한 점이 아쉽다. 원혼의 배경이 명확하게 알려져야 할 필요는 없지만, 관객이 추측하거나 상상할 단서나 상징이 더 많이 주어졌으면 완성도를 높였을 듯하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낳는 ‘사회적 고립’

모든 공포영화가 그렇지만, ‘제인 도’는 일상의 공포감을 시각화한 것이다. 영화는 집단의 폭력에 의한 희생자가 그 폭력을 내제화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되갚는 사회 현상을 공포의 대상으로 삼았다. 현 시대에 민감하고 시의성 있는 주제다. 하지만, 설정이 명확히 이 주제를 내포한다는 것이지 전개에서 이 같은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강조되는 것은 아니다. 그마저도 등장인물의 추측으로 직접 전달하는 수준이다.

오히려 이 영화를 관통하는 공포의 정서는 고독이다. 물려받은 고전적 주택을 개조했다는 약간은 작위적인 설명까지 붙이면서 만들어낸 외딴 집이라는 배경. 폭풍으로 인해 쓰러진 고목이 출입문을 막고 정전까지 일어나 이 외딴 집에서 나갈 수 없다는 이중적 고립은 이 영화가 고독을 공포의 원천으로 삼고 있음을 명확히 한다.

아내와 사별 이후 사회적 활동이나 삶의 즐거움에서 멀어진 아버지는 존재 자체가 고독의 은유다. 아들의 여자친구를 아버지가 도끼로 내리찍는 장면은 사회적 관계의 거부 또는 그 관계가 선일지 악일지 혼돈되는 현대인의 공포를 상징한다. ‘이 지하에 갇혀서 부검이나 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며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를 기약하던 아들의 대사는 여자친구가 고독에서 벗어난 사회적 관계의 통로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영화는 집단에서 마녀로 내몰린 한 여성의 고통의 실체를 단지 신체적인 것 이상의 사회적 고립감에서 찾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인 도의 잘라진 혀 또한 커뮤니케이션의 원천 봉쇄를 의미한다. 영화는 개인을 소외시키는 사회적 폭력이 마녀를 만들고, 그 마녀는 고립된 가정으로 스며들어와 가족을 파멸시킨다고 말한다. 마녀가 죄책감 의심 분노 복수심 등 부정적 감정의 메타포인 것은 당연하다. ‘제인 도’는 이 같은 메시지를 깔끔하고 재기있는 연출력으로 담아냈다. 비록 깊이는 부족하지만, 최소한 모순적이지는 않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박관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 준비된 '직통(直通) 시장’
[시사뉴스 성남=윤재갑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광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박관열 예비후보를 만나 광주시장 출마의 변과 시장이 되면 어떤 시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이번 선거의 핵심 슬로건으로 '직통(直通) 광주'를 내걸으셨다. 소통을 넘어 '즉시 연결'되는 행정을 강조하셨는데, 박관열식 '직통 행정'을 설명해 달라. 단순히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식의 수동적인 소통은 이제 유

정치

더보기
여야, 2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4월 10일까지 처리 합의...2일 시정연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2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이 오는 4월 10일까지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된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등은 30일 국회에서 회동해 이같이 합의했다. 추가경정예산안은 4월 10일까지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하고 4월 임시회는 4월 3일부터 연다. 4월 2일 추경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7∼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및 부별 심사를, 4월 3·6·13일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즉시 심사에 착수하겠다”며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추경 처리를 하겠다. 이를 통해 중동 전쟁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선거용 현금 살포가 아닌 산업과 민생을 지키는 ‘생존 추경’이 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혁신당은 이번 추경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단 한푼



문화

더보기
K-컬처 예술의 치유적 역할 탐색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K-컬처가 ‘마음건강’을 돌보는 문화치유 영역으로 확장된다. 오는 4월 2일(목)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문화강국 대한민국, K-컬처 예술의 치유적 역할’을 주제로 한 연합학술대회 및 국회 토론회가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조경태, 김종민, 박주민, 어기구, 박주하, 임오경, 이해식, 김태선 의원 등 8개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온프렌즈,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후원한다. 미술·음악·표현예술 등 8개 단체의 협의체인 심리상담예술영역단체협의회(심상예단협)*가 주관하며, 예술 기반 치유의 공공 정책화를 위한 본격적인 정책 행보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토론회는 고령화와 사회적 고립 등 현대 사회의 주요 문제에 대응해 예술치유와 문화치유의 공공적 역할과 사회적 확장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다. 주요 강연으로는 WHO 히로마사 오카야수 국장이 ‘초고령 및 고립사회 대응을 위한 글로벌 예술 기반 치유 전략’을 발표하며,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예술 기반 치유의 인지적 가치와 역할을 조명할 예정이다. 예술치유는 임상적 치료 개념을 넘어 문화적·사회적 차원의 마음건강 증진을 지향한다. 지구덕(한서중앙병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