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20 (금)

  • 맑음동두천 -1.3℃
  • 맑음강릉 6.9℃
  • 맑음서울 1.3℃
  • 맑음대전 2.5℃
  • 맑음대구 5.5℃
  • 구름많음울산 5.5℃
  • 구름많음광주 3.1℃
  • 구름많음부산 7.7℃
  • 맑음고창 -1.2℃
  • 흐림제주 7.7℃
  • 맑음강화 -2.5℃
  • 맑음보은 -2.5℃
  • 맑음금산 -0.7℃
  • 흐림강진군 3.2℃
  • 맑음경주시 1.1℃
  • 구름많음거제 5.1℃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로마의 뒷골목, 욕망의 모래성

URL복사

부패한 권력의 파멸 과정을 담은 이탈리아 누아르 ‘수부라 게이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탈리아 정계 마피아 종교계의 이권을 둘러싼 유흥가 재개발을 소재로 한 범죄 누아르다. ‘시카리오’ 후속편의 연출을 맡은 스테파노 솔리마 감독 작품이며, 넷플릭스에서 10부작 드라마로 제작을 확정한 화제작이다.

픽션과 논픽션의 절묘한 배합

2011년 11월 이탈리아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다. 디폴트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위기 자체를 부인하며 수부라 유흥 지구의 재개발법을 밀어붙인다. 여당의 정치인은 성매매 도중 미성년 매춘부가 현장에서 마약쇼크로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체 유기에 가담한 마피아는 정치인을 협박하며 재개발 사업의 이권을 요구한다. 수부라 지역을 둘러싸고 정치권 종교계 마피아의 거대한 음모가 진행된다.

‘수부라’는 고대 로마시대 황제의 궁전 뒤편에 존재한 은밀한 권력의 환락가를 지칭한다. 영화 속의 유흥 지구 또한 권력과의 결탁으로 라스베가스에 맞먹는 규모를 청사진으로 내세운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로마시대의 ‘수부라’와 같은 의미의 장소다.

영화는 절대권력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실제 퇴임일을 파멸의 날로 설정하고 그로부터 7일 전부터 거꾸로 날짜를 카운트다운하며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파멸을 향해 하루하루 다가가는 과정을 그렸다. 베를루스코니 총리 성 추문과 부패, 내부 비리 폭로 이후 이루어진 교황의 생전 퇴위 등의 역사적 사건을 가상의 이야기와 적절하게 배치해 사실감을 더했다.

개봉 전부터 ‘이탈리아판 내부자들’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거대 권력의 불법적 거래와 폭력으로 얼룩진 국가 시스템의 암울하고 참담한 내면을 묘사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내부자들’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작품이다. ‘내부자들’이 한국적 정치 감정과 부정의 속성을 그린 사회물의 성격이 더 강조됐다면, ‘수부라 게이트’는 인간의 욕망 등 보다 보편적 정서를 파고드는 정통 누아르에 가깝다. 폭력의 수위도 한국의 비슷한 장르물에 비하면 잔인하지 않고, 부패에 대한 묘사도 풍자적이거나 그로 인한 통쾌한 폭로나 해결 같은 형태로 표현되지 않는다. 선인도 절대 악인도 없으며 생존과 욕망을 위한 전쟁과 거래만 존재한다. 복수는 공허하고 비장할 뿐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나름대로의 필연적 이유는 존재한다.

매력적인 영상과 음악

비도덕적이고 탐욕적인 권력의 속성이 추악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대부분의 인물이 비겁하거나 충동적이고 연약한 모습도 함께 지니고 있다. 영화는 관련 없던 각각의 개인들이 어떻게 서로 만나고 얽히며 거래가 형성되고 나비효과를 내며 파멸로 향해 가는지 섬세하게 보여준다.

인물들은 각자의 헛된 욕망에 의해서 슬프고 어두운 구렁텅이로 내몰리는 누아르의 공식을 따라간다. 장르의 고전적 향기를 진하게 풍기면서도 현 시대의 감각을 잘 표현한 새로운 형식이 상당한 매력을 자아낸다.

로마 교황청이 검은 돈에 관련돼 있다는 설정은 파격적이다. 이 외에도 종교적 이미지가 영화에 빈번하게 등장하거나 묘하게 공존하면서 아이러니를 만들어낸다. 영화에서 악인일수록 가족에 대한 사랑이 극진한 것으로 표현되는 점 또한 흥미로운데 이 또한 같은 효과다.

모든 인물들이 돈 이외에도 각자의 개인적인 사연과 욕망에 따라 움직이면서 전형성을 벗어난다. 힘의 원리도 일정하지만은 않다. 특히, 이 같은 장르에서 장식물이기 쉬운 정치인을 상대하는 매춘부와 폭력배의 애인인 마약중독자 등의 여성 캐릭터가 살아있으며, 전혀 대상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신선하다. 하층 계급으로 어둠의 세계에 기생하는 인물들에 대한 감독의 계층적 인식도 드러난다. 종교인이나 정치인에 비하면 그들은 소모품이며 약자일 수밖에 없다.

매 장면 감각적인 영상미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천사의 성을 배경으로 마약에 취한 정치인이 고층에서 오줌을 갈기는 장면, 빗방울에 색색의 조명이 퍼지는 창문을 보며 화려한 미래를 꿈꾸는 마피아 등 그림같이 아름다우면서도 강한 상징성을 지닌 씬도 넘쳐난다. 영화 내내 깔리는 몽환적인 음악과 빗소리 등의 효과음들 또한 강렬하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대단한 수준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역대 설 민생대책…체감경기 진작 가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올해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은 직장인이나 중산층 가정의 소비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과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모두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낮아졌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성수품 할인행사와 공급 확대에 힘을 쏟아,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설 명절 물가 ‘장바구니 한숨’ 올해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천천히나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가격과 환율 변동, 공급망 문제 등이 물가에 영향을 주면서 서민들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많은 가정에서는 물가 상승과 앞으로의 경제 전망에 대한 걱정 속에 명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조사를 보면, 지난해보다 차례상 비용이 평균 4%가량 올랐다. 과일 가격은 일부 내렸지만, 축산물과 나물류 가격이 올라 명절 준비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의 차례상 비용은 약 23만 원 정도이고 대형마트는 27만 원으로 집계되어, 둘 다 지난해보다

정치

더보기
2차 종합 특검팀 출범, 소기의 성과 낼까?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보수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2차 종합 특검팀이 출범했지만 과연 지금까지 규명되지 못한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차 종합 특검법이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혐의에 대해 김건희 여사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특검팀 입장에선 출발부터 힘이 빠지게 된 것. 2차 종합 특검법에 대해 보수 야권에서“내란몰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도 특검팀으로선 큰 부담이다. “내란의 티끌까지 법정에 세우겠다” 국회는 지난달 16일 본회의를 개최해 ‘윤석열·김건희 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 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정 부는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해 이 법 률안 공포안 등을 심의·의결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이 법률안을 공포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지난달 19일 국회에 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밝히지 못한 진실이 많 은 만큼 내란 청산을 향한 발걸음도 멈출 수 없다”며,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든 세력을 엄중 히 청산해 다시는 내란·외환을 상상조차 할 수 없도록 끝까지 단죄해 나갈

경제

더보기
【커버스토리】 역대 설 민생대책…체감경기 진작 가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올해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은 직장인이나 중산층 가정의 소비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과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모두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낮아졌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성수품 할인행사와 공급 확대에 힘을 쏟아,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설 명절 물가 ‘장바구니 한숨’ 올해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천천히나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가격과 환율 변동, 공급망 문제 등이 물가에 영향을 주면서 서민들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많은 가정에서는 물가 상승과 앞으로의 경제 전망에 대한 걱정 속에 명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조사를 보면, 지난해보다 차례상 비용이 평균 4%가량 올랐다. 과일 가격은 일부 내렸지만, 축산물과 나물류 가격이 올라 명절 준비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의 차례상 비용은 약 23만 원 정도이고 대형마트는 27만 원으로 집계되어, 둘 다 지난해보다

사회

더보기
12·3 비상계엄 1심 윤석열 무기징역, 김용현 징역 30년, 내란죄 인정...“군대 보내 폭동 일으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1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과 제25형사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417호 대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진행해 이같이 선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은 면했지만 내란죄가 인정돼 피고인들 중 최고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현행 형법 제87조는 내란과 관련해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에 대해선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부화수행(附和隨行)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91조는▲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12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리더의 적극적 SNS 약인가 독인가
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SNS 정치’다. 정책 현안이 발생하거나 특정 언론 보도가 나오면 대통령이 직접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이에 맞춰 청와대는 ‘6시간 신속 대응 체계’라는 전례 없는 기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루 평균 4건에 달하는 대통령의 SNS를 통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정책관계자 대응이 오죽 느렸으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겠냐”는 자성론과 함께 “정부 조직 전체가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정부 정책 수단 중 하나”라며, “공무원은 물론, 국민과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관료 조직의 완만한 호흡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은 2025년 한 해 동안 엄청난 양의 트윗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될 만큼, 단순한 소통을 넘어 통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실시간 SNS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라는 두 갈래 길 위에 놓여 있다. 우선 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