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06 (월)

  • 맑음동두천 6.8℃
  • 맑음강릉 12.4℃
  • 맑음서울 9.1℃
  • 맑음대전 8.4℃
  • 맑음대구 12.2℃
  • 흐림울산 10.7℃
  • 구름많음광주 9.5℃
  • 흐림부산 15.3℃
  • 구름많음고창 7.0℃
  • 흐림제주 13.4℃
  • 맑음강화 4.5℃
  • 맑음보은 8.2℃
  • 흐림금산 10.1℃
  • 구름많음강진군 11.3℃
  • 구름많음경주시 10.0℃
  • 흐림거제 16.3℃
기상청 제공

문화

‘김생민 신드롬’의 정체

URL복사

자본주의에 속지 않기 위한 유쾌한 처세술… 예능계 ‘궁상 캐릭터’ 시대적 공감 이끌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짠돌이’ 캐릭터가 예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김생민은 방송인들 사이에서도 이미 유명한 실제 자신의 캐릭터로 25년 만에 처음으로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이상민은 화려한 성공에서 추락해 70억원의 빚을 떠안고 푼돈에도 계산기를 두드리는 생활로 ‘궁상민’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사랑받고 있다. 이들 캐릭터는 불황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가치관과 정서를 관통한다. 이것이 ‘궁상 신드롬’의 배경이다.

소시민의 실질적인 경제 지침

김생민의 최근 인기는 흥미로운 점이 많다. 오랜 시간 리포터로 TV에 등장해온 덕에 많은 사람들에게 ‘아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주목받아온 적 없는 소소한 ‘직업 방송인’의 영역에 자리해 왔기 때문이다.

인기의 시작은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 코너에서 독립한 ‘김생민의 영수증’이었다. 지상파 프로그램도 아닌 팟캐스트인 ‘김생민의 영수증’이 놀라운 인기를 끌면서 지상파 예능에 섭외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김생민의 영수증’이 KBS 정규방송으로 편성되기에 이르렀다.

이 프로그램은 청취자의 소비 내역이 담긴 영수증을 분석하는 단순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김생민은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청취자의 소비 실태를 신랄하게 지적한다. ‘여행지에서 사진을 예쁘게 찍기 위해 패티큐어 비용을 썼다’는 청취자에게 ‘발은 모래로 덮고 사진을 찍으면 된다’고 조언하는 식이다. 프로그램에서 소비 형태에 대한 평가로 사용되는 ‘스튜핏’ ‘그뤠잇’이라는 단어는 이미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절약이 미덕일 수밖에 없는 불황의 시대에 김생민은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실제로 ‘자신의 소비를 반성할 수 있어서 좋다’는 시청자가 많으며, ‘작은 소비에도 고민을 거듭하는 소시민의 실질적인 경제 지침’이라서 신선하다고들 평한다.

김생민 캐릭터의 미덕은 진정성에 있기도 하다. 그는 이미 연예계에서 돈 안 쓰기로 유명하다. 외모만 봐도 화려한 방송가에서 평범한 회사원을 연상시키는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자신의 경험을 투영한 절약 메시지도 알고 보면 예능에 등장해서 꾸준히 전파해왔다. 그렇다면 왜 지금에서야 그 캐릭터는 빛을 발하게 됐을까?

대부분의 소비는 무의미한 것이다

유머감각이 좋기도 하지만, 김생민이 더욱 ‘유쾌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시대적 감수성과 맞닿아 있다. 사실 김생민의 경제 지침은 가혹한 수준이다. 김생민의 기준에서 대부분의 소비는 ‘어리석은 짓’이다. 음악을 듣기 위한 비용도, 커피 한 잔도 다 거부해야 할 ‘사치’다. 경제성장을 누린 50~60대들에게 이런 것들이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는 것에 역행한다.

이는 과거에 미덕으로 권장돼온 절약과도 전혀 다른 성격이다. 과거 절약은 물자의 부족에 대한 정부의 대처이자 부의 수단으로 홍보됐다. 근본적으로 대중이 바라보는 곳은 ‘부’였으며, ‘절약’은 수단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물자의 부족이 해소되면서 오히려 ‘소비’가 미덕으로 떠올랐다. 2000년대 히트한 신용카드 광고 CM송에는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는 가사가 들어있었다. 그때의 ‘즐김’은 ‘소비’임이 명백했다. 비슷한 시기에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카피가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것도 사회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지금은 어떤가. ‘부자 되세요’라는 말은 허황된 인사말이거나 오히려 조롱같이 들린다. 청년들에게 ‘그냥 카드 긁고 흥청망청 인생 즐겨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면 누가 기분 좋게 웃을 수 있겠는가. ‘금수저’라는 단어부터 떠오르지 않겠는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확산으로 불평등이 심화된 이 시점에서 아무도 ‘부자 되세요’라는 기업의 인사를 믿지 않는다. 청년들은 ‘니들만 부자가 되겠지’라는 말이 자동반사적으로 나온다. ‘인생을 즐겨라’고 말하면 ‘누구 좋으라고’라는 생각부터 든다. 과거에는 동경의 대상이었던 연예인들의 호화로운 일상이나 볼거리였던 고급 주택 내부도 지금은 TV에 등장하면 비난의 대상이다. 그래서 요즘 연예인들은 ‘서민 코스프레’를 할 지경이다.

불황은 허세를 버리고 ‘가성비’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합리적 소비문화를 조성했다. 김생민은 이를 넘어서 최소한의 소비를 주장한다. 이는 마치 부조리한 자본주의와의 싸움처럼 보인다. 욕망을 만들고, 그 욕망의 노예가 되는 자본주의의 속성 자체를 간파하고 속지 않기 위한 처세에 가깝다. 과도한 절약을 내세운 캐릭터가 국민적 사랑을 받는 것은 김생민이 처음이다. ‘김생민 신드롬’은 의식하든 아니든 가짜욕망을 이겨 내고자하는 대중들이 많아진 결과다.

‘선망’의 대상에서 ‘공감’의 대상으로

최근 예능에 이어 광고계까지 장악하고 있는 이상민의 인기도 비슷한 배경을 읽을 수 있다. ‘채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이상민은 마치 국가의 경제 상황처럼 부흥의 화려한 시절을 거쳐 몰락에 이르렀다. 채권자가 제공한 집에서 살며 생필품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궁상’의 삶이지만, 과거의 취향은 남아서 안목이나 지식은 고급스럽다.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가성비’를 간파할 능력이 있다. 돈이 없지만 삶은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이상민은 “현재가 과거보다 행복하다”는 인터뷰를 여러 번 했는데, 여러 정황을 볼 때 그 말이 사실일 것이다. 가난하지만 그래서 더욱 본질에 가까운 삶. 대중이 이상민과 동질감을 느끼는 지점이다.

이외에도 ‘나 혼자 산다’의 육중완 이시언 기안84, 이상민 이전에 ‘파산’ 이미지를 예능화한 윤정수 등 예능에서 ‘궁상’ 캐릭터들은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연예인이 ‘선망’의 대상에서 ‘공감’의 대상으로 전환한 문화소비 방식의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문화평론가 서지혜씨는 “TV 속의 화려한 삶은 꿈조차 꿀 수 없는 괴리가 생겼다. 경제 계층에 대한 적대감도 높아지면서 연예인들의 ‘럭셔리’는 반감을 사기 좋은 이미지가 됐다. 반면, 내 모습이나 무의식을 대변하는 연예인에게는 호감을 느끼는 대중들이 많아졌다. 소박하고 특별히 잘나지 않은 연예인에게 편안함을 느끼고 공감을 즐기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서울대 등 7개 대학 제외 '확률·통계' 인정...'미적분·기하' 없이 이공계 지원 길 열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7학년도 정시기준 전국 174개대 중 자연계학과에서 수능 미적분, 기하를 지정한 대학 1곳뿐(0.6%)이고 서울대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국 39개 의대 중 이과 수학 지정대학은 17개대(43.6%)로 나타났다. 올해 정시에서 의대·서울대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이공계 학과 지원자에게 '미적분·기하' 응시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수능에서 문과 수학으로 분류되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해도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수험생들의 확률과 통계로 쏠리는 '확통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174개 대학 중 이공계 학과 정시모집 지원자에게 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를 지정한 대학은 단 7곳에 불과하다. 서울대는 식품영양·의류학과·간호학과 3개 학과를 제외한 자연계열 전 학과에 미적분과 기하 응시를 요건으로 두고 있다. 나머지 6개 대학은 일부 학과에만 미적분·기하 응시를 요구하는 수준이다. 가천대(클라우드공학과)·경북대(모바일공학전공)와 전북대·제주대 수학교육과는 미적분·기하를 지정하고 있으며, 전남대는 기계공학과·수학과 등 46개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5월 9일 토지거래 허가 신청까지 유예 검토”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5월 9일 토지거래 허가 신청까지 유예하는 것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 점검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특혜에 대해 시한이 5월 9일로 다가오고 있다. 아마 지금까지는 ‘5월 9일까지 허가를 완료하고 계약을 해야 된다’라고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4월 중순이 되면 더 이상 매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5월 9일이라고 하는 시한은 우리가 지키되 5월 9일까지 (토지거래) 허가 신청을 한 경우까지는 허용을 하는 게 어떨까 싶다. 필요하다면 해석을 명확하게 하든지, 아니면 규정을 개정하는 것도 검토해 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의 주택에 세입자들이 있는 경우는 그 세입자의 임대기간 만료까지는 무주택자가 매입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도록 돼 있다”며 “'1주택자도 세주고 있는 집 팔겠다는데 왜 못 팔게 하냐?'라는 항변도 상당히 일리가 있기 때문에 이 점도 고려해서 시행령 개정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하려면 오는 2026년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소크라테스 질의응답식으로 풀어내는 조직혁신의 본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AI 도입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 기술이 아닌 질문에 있다는 통찰을 담은 경영서가 출간됐다. 북랩은 AI 시대 조직 혁신의 본질을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으로 풀어낸 ‘소크라테스와 AX’를 펴냈다. 이 책은 AI를 도입하고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현실에서 출발한다. 많은 조직이 기술과 솔루션 확보에 집중하지만, 실제 실패의 원인은 기술이 아니라 조직과 사람, 리더십에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는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질문을 제시하며, 소크라테스의 대화 방식을 빌려 CEO와 리더가 반드시 던져야 할 100개의 질문을 체계적으로 풀어낸다. 책은 단순한 이론서에 머물지 않는다. 조직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인간과 AI의 역할을 재설계하며, 작은 실행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각 장마다 실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질문과 실행 방안을 담아 독자가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실천형 경영서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또한 이 책은 AI를 도입하는 것과 조직을 바꾸는 것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한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