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02 (목)

  • 맑음동두천 17.7℃
  • 맑음강릉 16.3℃
  • 맑음서울 16.8℃
  • 맑음대전 17.8℃
  • 맑음대구 18.5℃
  • 맑음울산 17.9℃
  • 맑음광주 18.3℃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7.1℃
  • 맑음제주 17.6℃
  • 맑음강화 13.8℃
  • 맑음보은 16.5℃
  • 맑음금산 17.2℃
  • 맑음강진군 19.1℃
  • 맑음경주시 18.9℃
  • 맑음거제 18.4℃
기상청 제공

문화

‘김생민 신드롬’의 정체

URL복사

자본주의에 속지 않기 위한 유쾌한 처세술… 예능계 ‘궁상 캐릭터’ 시대적 공감 이끌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짠돌이’ 캐릭터가 예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김생민은 방송인들 사이에서도 이미 유명한 실제 자신의 캐릭터로 25년 만에 처음으로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이상민은 화려한 성공에서 추락해 70억원의 빚을 떠안고 푼돈에도 계산기를 두드리는 생활로 ‘궁상민’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사랑받고 있다. 이들 캐릭터는 불황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가치관과 정서를 관통한다. 이것이 ‘궁상 신드롬’의 배경이다.

소시민의 실질적인 경제 지침

김생민의 최근 인기는 흥미로운 점이 많다. 오랜 시간 리포터로 TV에 등장해온 덕에 많은 사람들에게 ‘아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주목받아온 적 없는 소소한 ‘직업 방송인’의 영역에 자리해 왔기 때문이다.

인기의 시작은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 코너에서 독립한 ‘김생민의 영수증’이었다. 지상파 프로그램도 아닌 팟캐스트인 ‘김생민의 영수증’이 놀라운 인기를 끌면서 지상파 예능에 섭외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김생민의 영수증’이 KBS 정규방송으로 편성되기에 이르렀다.

이 프로그램은 청취자의 소비 내역이 담긴 영수증을 분석하는 단순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김생민은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청취자의 소비 실태를 신랄하게 지적한다. ‘여행지에서 사진을 예쁘게 찍기 위해 패티큐어 비용을 썼다’는 청취자에게 ‘발은 모래로 덮고 사진을 찍으면 된다’고 조언하는 식이다. 프로그램에서 소비 형태에 대한 평가로 사용되는 ‘스튜핏’ ‘그뤠잇’이라는 단어는 이미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절약이 미덕일 수밖에 없는 불황의 시대에 김생민은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실제로 ‘자신의 소비를 반성할 수 있어서 좋다’는 시청자가 많으며, ‘작은 소비에도 고민을 거듭하는 소시민의 실질적인 경제 지침’이라서 신선하다고들 평한다.

김생민 캐릭터의 미덕은 진정성에 있기도 하다. 그는 이미 연예계에서 돈 안 쓰기로 유명하다. 외모만 봐도 화려한 방송가에서 평범한 회사원을 연상시키는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자신의 경험을 투영한 절약 메시지도 알고 보면 예능에 등장해서 꾸준히 전파해왔다. 그렇다면 왜 지금에서야 그 캐릭터는 빛을 발하게 됐을까?

대부분의 소비는 무의미한 것이다

유머감각이 좋기도 하지만, 김생민이 더욱 ‘유쾌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시대적 감수성과 맞닿아 있다. 사실 김생민의 경제 지침은 가혹한 수준이다. 김생민의 기준에서 대부분의 소비는 ‘어리석은 짓’이다. 음악을 듣기 위한 비용도, 커피 한 잔도 다 거부해야 할 ‘사치’다. 경제성장을 누린 50~60대들에게 이런 것들이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는 것에 역행한다.

이는 과거에 미덕으로 권장돼온 절약과도 전혀 다른 성격이다. 과거 절약은 물자의 부족에 대한 정부의 대처이자 부의 수단으로 홍보됐다. 근본적으로 대중이 바라보는 곳은 ‘부’였으며, ‘절약’은 수단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물자의 부족이 해소되면서 오히려 ‘소비’가 미덕으로 떠올랐다. 2000년대 히트한 신용카드 광고 CM송에는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는 가사가 들어있었다. 그때의 ‘즐김’은 ‘소비’임이 명백했다. 비슷한 시기에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카피가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것도 사회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지금은 어떤가. ‘부자 되세요’라는 말은 허황된 인사말이거나 오히려 조롱같이 들린다. 청년들에게 ‘그냥 카드 긁고 흥청망청 인생 즐겨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면 누가 기분 좋게 웃을 수 있겠는가. ‘금수저’라는 단어부터 떠오르지 않겠는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확산으로 불평등이 심화된 이 시점에서 아무도 ‘부자 되세요’라는 기업의 인사를 믿지 않는다. 청년들은 ‘니들만 부자가 되겠지’라는 말이 자동반사적으로 나온다. ‘인생을 즐겨라’고 말하면 ‘누구 좋으라고’라는 생각부터 든다. 과거에는 동경의 대상이었던 연예인들의 호화로운 일상이나 볼거리였던 고급 주택 내부도 지금은 TV에 등장하면 비난의 대상이다. 그래서 요즘 연예인들은 ‘서민 코스프레’를 할 지경이다.

불황은 허세를 버리고 ‘가성비’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합리적 소비문화를 조성했다. 김생민은 이를 넘어서 최소한의 소비를 주장한다. 이는 마치 부조리한 자본주의와의 싸움처럼 보인다. 욕망을 만들고, 그 욕망의 노예가 되는 자본주의의 속성 자체를 간파하고 속지 않기 위한 처세에 가깝다. 과도한 절약을 내세운 캐릭터가 국민적 사랑을 받는 것은 김생민이 처음이다. ‘김생민 신드롬’은 의식하든 아니든 가짜욕망을 이겨 내고자하는 대중들이 많아진 결과다.

‘선망’의 대상에서 ‘공감’의 대상으로

최근 예능에 이어 광고계까지 장악하고 있는 이상민의 인기도 비슷한 배경을 읽을 수 있다. ‘채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이상민은 마치 국가의 경제 상황처럼 부흥의 화려한 시절을 거쳐 몰락에 이르렀다. 채권자가 제공한 집에서 살며 생필품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궁상’의 삶이지만, 과거의 취향은 남아서 안목이나 지식은 고급스럽다.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가성비’를 간파할 능력이 있다. 돈이 없지만 삶은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이상민은 “현재가 과거보다 행복하다”는 인터뷰를 여러 번 했는데, 여러 정황을 볼 때 그 말이 사실일 것이다. 가난하지만 그래서 더욱 본질에 가까운 삶. 대중이 이상민과 동질감을 느끼는 지점이다.

이외에도 ‘나 혼자 산다’의 육중완 이시언 기안84, 이상민 이전에 ‘파산’ 이미지를 예능화한 윤정수 등 예능에서 ‘궁상’ 캐릭터들은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연예인이 ‘선망’의 대상에서 ‘공감’의 대상으로 전환한 문화소비 방식의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문화평론가 서지혜씨는 “TV 속의 화려한 삶은 꿈조차 꿀 수 없는 괴리가 생겼다. 경제 계층에 대한 적대감도 높아지면서 연예인들의 ‘럭셔리’는 반감을 사기 좋은 이미지가 됐다. 반면, 내 모습이나 무의식을 대변하는 연예인에게는 호감을 느끼는 대중들이 많아졌다. 소박하고 특별히 잘나지 않은 연예인에게 편안함을 느끼고 공감을 즐기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건강기능식품협회, 글로벌 온라인 수출 전략 세미나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건강기능식품 글로벌 온라인 수출 전략 세미나 및 상담회’를 개최했다. 협회는 회원사의 온라인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하여, 미국 및 동남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아마존 및 쇼피의 시장 특성 및 입점 전략, 인허가 정보 제공을 위한 세미나 및 상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수출 전략과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회원사가 실질적인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양재 aT센터 4층 창조룸Ⅰ에서 오후 1시부터 진행되는 건강기능식품 글로벌 온라인 수출 전략 세미나는 ▶aT 수출 지원사업 소개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및 아마존 진출 전략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사의 미국 진출 사례와 FDA 규제 대응 전략 ▶동남아 시장 트렌드 및 쇼피 진출 전략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사의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고려 사항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오후 3시부터는 aT센터 4층 창조룸Ⅱ에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1:1 상담회’가 열렸다. 상담회에는 아마존(미국

정치

더보기
조재희 예비후보, ‘동네방네 간담회’ 통해 구민과 따뜻한 소통 행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조재희 예비후보가 격식 없는 소통 행보로 구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조 예비후보는 최근 송파구 곳곳에서 ‘동네방네 간담회’를 개최하며 주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따뜻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고 31일 밝혔다. “격식보다는 진심”... 차 한 잔에 담긴 송파 사랑 이번 간담회는 대규모의 딱딱한 공식 행사에서 벗어나, 조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주민들과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교류하는 ‘사랑방’으로 친목 도모를 위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따뜻한 차한잔를 나누며 지역의 현안과 미래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캠프 관계자는 환영사에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리를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자리는 조재희 후보를 아끼는 분들이 모여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더 나은 송파를 향한 청사진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행사의 취지를 전했다. “준비된 국정 기획 전문가, 송파를 새롭게 디자인하다” 조재희 예비후보는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송파를 향한 비전을 쏟아냈다. 조 후보는 “설레이는 송파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정치적 역량과 열정을 불태우겠다”며 의지를 피력했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치유의 축제… ‘꽃맞이 잎맞이 굿’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돈화문국악당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4월 공동기획 공연 ‘돈화문커넥트’ 시리즈를 통해 전통 예술의 깊이와 대중적 생동감을 아우르는 두 개의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10주년을 기념해 국악의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기획으로, 거장의 맥을 잇는 젊은 예인들의 ‘서(徐)의 산조-서공철X서용석’, 황해도 무형유산 만구대탁굿 전승교육사 민혜경 만신이 이끄는 ‘꽃맞이 잎맞이 굿’이 그 주인공이다. 오는 4월 23일(목) 열리는 무대는 ‘서(徐)’라는 이름으로 이어지는 서공철 명인과 서용석 명인의 예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획됐다. 젊은 연주자 김용건과 차루빈은 각각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와 서용석류 대금산조를 통해 유파 고유의 정체성과 깊이를 밀도 있게 풀어낸다. 서공철류 가야금산조는 화려한 여음과 섬세한 감정선, 강약의 대비가 돋보이며, 서용석류 대금산조는 힘 있는 음색과 판소리적 시김새로 극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공연의 마지막은 ‘산조 병주’ 무대로 장식된다. 서공철 명인의 제자 강정숙 명인과 고(故) 서용석 명인이 함께했던 연주를 바탕으로, 스승과 제자로 이어지는 전승의 흐름을 현재의 무대 위에 다시 펼쳐낸다. 이어지는 4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