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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체 위해물질 역학조사 10년... 아직도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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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가산단 주민 건강영향 평가' 언제 끝나나
주민은 물론 전문가집단 평가에서도 탐탐치 않아


[시사뉴스 강성덕 기자] 경제 활성화에 큰 축으로 인식돼 온 국가산업단지의 오염물질 배출은 어쩔수 없는 과정으로 치부했다. 혐오시설이나 위해요소가 있는 대기업들은 주민지원사업이랍시고 문화시설을 짓고 지방자치단체에 지원비를 내놓으면서 생색을 냈다.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년 동안 막대한 수익을 올려온 위해업체들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달라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환경부 전신인 환경청이 1980년 설립된 이래 환경문제가 부각되면서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요즘 도로에 주행 중인 자동차를 보면 전과 달리 창문을 열고 다니는 차가 그리 많지 않다. 자동차 특히 노후 경유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로 인한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유입되는 그리고 국내 경유차에서 발생된 미세먼지로 인간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정책이 추진 중이긴 하지만 그 효과를 얻어내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그러다보니 인위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기업에 대한 조사가 진즉부터 시작됐다. 그중 정부는 제조업체들이 밀집된 산업단지에 대한 역학적 조사를 실시 중이다.
      
대기를 악화시키는 오염물질 배출업소로 인한 오염 노출은 어느 정도일까. 그로 인해 인근 주민들에 미치는 건강적 피해에 대한 역학조사가 이뤄졌다.


'국가산단 지역주민 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 감시사업 종합평가'라는 긴 과제명처럼 인체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과거처럼 조사만으로 끝나는 것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일명 '산단사업'으로 불린 이 과제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단국대와 아주대 울산대 등에 의뢰해 내외부 인원 31명이 2016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9개월간 그동안의 1~2단계 사업을 집약해 중간평가한 것이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국가산업단지 운영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사업장으로 인한 주변 주민들에 미치는 건강피해를 조사해 보자는 것이다.


산단사업의 1단계는 2003년부터 '11년까지 시행됐다. 사업대상은 울산과 시화/반월, 포항·광양·여수·청주·대산에 있는 국가산단이다.


국가산단은 오염물질 배출이 많고 주변지역에 환경오염이 일반도시보다 높아 주민들의 건강 영향에 우려가 높다는 게 추진 배경이다.


이 사업은 산단 등 환경오염 우려가 큰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조사·평가해야 한다는 환경보건법 15조를 근거로 하고 있다.


2단계 사업은 '12년부터 '16년까지 1단계를 토대로 8개 국가산단을 대상으로 매년 1천명의 주민에게 설문조사와 생체시료를 분석하고 오염물질을 측정했다.


결과물을 정리하자면 산단이 있는 주변주민은 전국 평균 사망률보다 초과 사망률이 8%에 이른다.

산업단지가 있는 도시의 연간 사망자가 23129명으로 나타났고 이중 1861명이 산단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인해 추가적인 사망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보고서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2016년 '국가산단지역 주민 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 감시사업 종합평가'를 실시해 올 2월 만든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로 인한 진단비 부담도 높게 조사됐다. 산단이 위치한 주민들은 연간 1453억원의 진료비를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평균 11.7%를 더 부담했다. 특히 호흡기계 질환으로 인한 진료비가 78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심혈관계 질환은 550억원, 피부질환은 120억원이 추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사대상인 7개 산단 중 6개지역의 사망률이 전국보다 더 높았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은 포항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1.37% 높았고 여수가 그 뒤를 이어 1.22%로 나타났다.


울산은 1.18%, 청주 1.16%, 대산과 광양은 각 1.08%씩 사망율이 더 높았다. 시화·반월의 경우 0.94%로 오히려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이는 새로운 인구 유입으로 인해 건강영향이 희석돼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즉 전입하고 전출한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실제 사망률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조사대상 7개 산단 모든 지역에서 고혈압성 질환과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고혈압의 경우 울산 국가산단이 2.15%, 포항 국가산단은 2.02%로 특히 높게 나타났다.

결국 산단 주변은 사람 살 곳이 못된다는 결론이다. 가득이나 불만과 원성이 높은 주민들에게 분노의 휘발유를 끼얹는 격이다. 단국대 등은 이번 조사를 진행하면서 지역공무원이나 주민대표와 환경단체 등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터뷰를 통해 나타난 그들의 주장은 각기 달랐다. 10년 전부터 시행했다는 이 조사를 알지도 못했으며 그 결과물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한 공무원은 조사결과를 발표하게되면 주민들의 반발만 커질뿐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는 문제만 키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각 산단별로 직접면담을 통해 나타난 주민들과 공무원, 환경단체의 반응은 각기 달랐다. 공단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여수의 한 주민대표는 산단으로 인해 돈벌이가 좋아진 것은 아니라며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울산 환경단체 운동가는 기업이 없더라도 바다에서 풍부한 자원이 있기 때문에 풍족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단으로 인해 느끼는 환경오염 노출은 주로 악취와 미세먼지, 소음 등이었다. 현재도 오염 노출을 몸으로 느낀다는 의견이 환경단체와 주민 사이에서 많았다. 경기 안산의 환경공무원은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악취가 상당히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주민대표 중에는 산단의 오염 배출로 조기 사망과 사망 연계성을 제기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여수 환경단체 운동가는 "주변 주민들 중에 돌아 가신 분들이 많은데 진짜로 따져 보면 죽은 사람이 천명도 넘을 거다. 오염된 공기 마시고 거기서 나온 채소 먹고 동네 앞바다에서 잡은 물고기 먹고 죽은 사람만해도 최소 천명은 넘을거다"고 했다.


대산산단 주민대표는 "이곳에 암환자들이 많다. 우리들이 규명을 할 수 없고 전문가도 어려운 걸로 알고 있다. 보편적으로 그 전보다 암환자들이 많아졌다. 왜 그런지 우리도 모르니까 그게 답답할 뿐이다"는 하소연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우리 친구 중 갑상선이 하나 걸리면 줄줄이 전부 걸렸다. 당시 시의원이었는데 이 얘기를 했다. 공해때문에 친구 8명 중 5명이 아플 정도였다" <포항 주민대표>


또 이번 조사에 대해 전문가집단은 어떻게 평가할까.

1~2단계 산단관리 사업에 대한 평가는 사업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위험요인 적합성이나 인과관계에 미치는 영향, 즉 결과물에 대해서는 신통치 않다는 의견이다.

이번 건강상태 모니터링이 적절한 조치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 응답자 26명 중 19명인 73.1%가 긍정 평가했다.


주민들의 환경오염 및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는 61.5%인 16명이 긍정적으로 답변했고 4명은 부정적, 6명은 보통이라고 평가했다.


이 조사로 산단지역 기업체나 행정기관 담당자의 환경개선 인식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20.0%가 부정, 32.0%가 보통, 44.0%가 긍정 평가했다.


산단사업 연구설계가 주민들의 건강영향 인과관계를 알아보기에 적합하느냐와 건강증진에 활용됐는가라는 대목에서는 부정평가가 크게 높아졌다. 전문가 25명 중 11명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보통은 8명, 긍정은 6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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