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9 (토)

  • 맑음동두천 -1.4℃
  • 맑음강릉 5.1℃
  • 맑음서울 1.1℃
  • 맑음대전 0.2℃
  • 맑음대구 1.1℃
  • 맑음울산 3.9℃
  • 맑음광주 3.9℃
  • 맑음부산 7.0℃
  • 맑음고창 -0.1℃
  • 맑음제주 6.7℃
  • 맑음강화 0.1℃
  • 맑음보은 -2.4℃
  • 맑음금산 -1.6℃
  • 맑음강진군 1.3℃
  • 맑음경주시 -1.2℃
  • 맑음거제 3.5℃
기상청 제공

사람들

[초대석] 만평가야, 발명가야?
자연스런 행복나눔 우인덕 작가

URL복사

“그림은 만국공통어” 아이들 자기표현력 향상 위해 시작한 재능나눔



[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현재를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은 기쁨의 행로의 일부다.” 사라 밴 브레스낙의 명언처럼 끊임없이 인간의 삶을 관찰하는 이가 있다. 글이 아닌 선과 색을 통해서 공감을 그려가는 작가 우인덕(필명 크레옹). 촛불이란 커다란 변혁을 이끌어내는 데 힘을 보탠 한 명으로서 진취적이고 해학적인 화풍을 보여주는 만평가이다.

“백만 자의 단어보다 한 폭의 그림이 의미 전달에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고 우인덕 작가는 만평가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올 한해를 정리하는 서두를 이렇게 시작했다.

우인덕 작가는 미술대학 출신으로 대학원에서 광고를 전공한 전직 디자이너이자 중견 작가다. 처음 시작은 대기업 광고대행사였다. IMF로 정리해고된 그는 자그마한 광고회사를 다녀야했다.

“매일 한밤중까지 일해야 할 정도로 굉장히 바빴기 때문에 늘 전력질주를 해야 했습니다.”

부모님 생신 등의 가족행사까지도 참여하지 못할만큼 야근을 밥먹듯이 했다. 수면시간까지 줄여가며 죽을 힘을 다해 완성한 광고 작품도 임원들의 변덕스러운 말 한마디에 기획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던 적도 많았다.

결국 10년째 되던 해 외국계 광고대행사를 끝으로 그만두게 됐다. 실무와 병행하던 대학원의 논문을 쓰기위해 신청한 휴가가 원인이 됐다. 그래도 그는 광고를 만드는 일 자체에는 열정과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만의 광고회사를 차렸고, 특유의 성실함으로 인해 업계에서 제법 잘나가는 ‘광고쟁이’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불행으로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광고의 부도로 대행사가 떠안게 된 경제적 어려움과 사랑하는 딸의 죽음이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같을 겁니다. 회사의 어려움 같은 건 차라리 견딜만한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아이를 잃고 악몽같은 시간에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 보다 더 힘들어하는 아내와 남겨진 아들을 지키는 일 뿐이라며 잠을 청하곤 했죠. 지금도 나와 아내의 마음 속 언저리에는 아이가 남기고간 텅빈 구멍이 있습니다.”

회사도 대학강의도 포기하게 되자 생활을 지탱하기조차 힘든 시간을 보내게됐다. 이런 깊은 슬픔 속에 지내던 어느 날 선물이 찾아왔다.

어여쁜 새 생명이 40대를 넘긴 우인덕작가 부부에게 다시 찾아와 준 것이다.

“막 태어난 딸의 손가락을 잡은 순간, 내 안에 흩어져 있던 마음의 조각들이 한순간에 연결되면서 기쁨이 팡하고 터질듯 흥분되었죠.”

병원의 앞마당서 불어오는 푸르른 바람을 오랜만에 맛보았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만의 만평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인물을 사실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묘사하면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만의 화풍은 연예인, 기업인, 정치인, 노동계 인사들의 시선을 끌어왔다.

“독자들이 직관적이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의미를 알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동작과 표정, 역동적인 움직임을 오직 한 컷에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독자가 피로를 느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행복해질 수 있는 인물화를 그리는 것, 병원의 앞마당서 그의 머리를 쓸어넘기던 푸르른 바람에서 찾은 그만의 화풍이다.



노동계 요청으로 캐리커쳐를 그리던 일화를 떠올리며 “지난해 친구와 전철을 타고 가던 중 저쪽 너머에서 소동이 일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한 분이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냐며 그림을 찢어대고 있는데, 이를 주변의 사람들이 말리고 있는 것이었죠.”

알고 보니 노인이 찢어내려고 했던 그림은 우인덕 작가가 그린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운영의 실태를 고발하는 만평이었다.

우인덕 작가는 한양대학교, 단국대학교, 계원조형예술대학 등에서 미술대학의 광고 홍보, 아이디어 발상 등에 대한 강의를 통해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그뿐만 아니라 다수의 공공기관과 언론사 등에서도 초빙 강의를 통해 만평과 캐리커쳐 등의 독특한 장점을 알려왔다.

최근 우인덕 작가는 본인이 가진 재능을 사회단체에 환원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시작한 것이 무료로 그림을 가르치는 것.

그는 “정기적으로 마석에 위치한 예닮 교회로 그림을 가르치러 갑니다. 매주 제가 속한 교회의 경로대학에서 어르신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는 봉사와 벽화를 통한 환경개선 봉사도 하고 있습니다. 그림이란 벽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문명 이전부터 언어 다음가는 대화 수단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정서 발달이나 자기 표현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해 그림지도를 시작했습니다.”

우인덕 작가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꿈이 또 하나 있다. 발명가로서 세상에 기여하겠다는 소원이다. 사실 그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컵라면 접이식 뚜껑을 고안하면서 발명가로 등록된 발명가이다. 컵라면에 물을 붓고 뚜껑의 삐져나온 접이로 붙이는 것을 세개로 만들면 되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이 발명의 소유권 때문에 대기업과 분쟁까지 벌였지만, 결국 대기업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 발명 이전 소비자들은 컵라면에 물을 붓고 익히기 위해서는 책을 얹거나 해야 했다. 이후, 특허에 대한 관심으로 계속해서 특허상품을 출원하던 그가 최근 특허를 낸 상품이 있다. 바로 장인 조합 등 단체에 단체문자를 무료로 발송하는 혜택을 주는 특허 받은 ‘100% 확인 무료 문자서비스’이다.

특정 단체가 소식지 등을 단체문자로 보낼 때 그 비용을 후원사가 대신 내주고 그 소속 회원들에게 후원사의 정책이나 상품을 홍보를 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NGO단체와 공공기관의 정책, 상품정보 등을 메시지 내용에 포함시켜 홍보할 수 있다. 이는 공공정책에는 더 없이 좋은 홍보방식으로 평가돼 국내 유명 NGO단체를 비롯해 정부기관 등에서도 문의를 해오고 있다. 계약도 현재 몇 군데에서 진행 중이다.

“본래 공공정책을 국민들에게 쉽게 알릴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개발했습니다. 정부와 국민과의 소통이 활성화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의 발명 경험이 훗날 대한민국의 청춘들을 위한 일에도 쓰이길 바란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정말 똑똑하고 창의력이 높아요. 단지 그들의 아이디어를 살릴 수가 없기에 안타까울 뿐이죠. 여유가 되면 학생들의 발명을 돕고, 이를 세상에 알리고 상품화시키는 스타트업 도우미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끝으로 그에게 다시 한번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안다면 어떤 그림을 남기고 싶냐고 물었다. 예나 지금이나 그의 답은 한결 같았다.

“백지에요. 단지 나를 기억하는 누군가가 그 백지에 그림을 그려준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뽐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여야, 연말부터 지방선거 모드 돌입?...대장동보다는 민생·범죄 예방에 더 당력 쏟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여야가 여전히 검찰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것 등을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지만 민생과 범죄 예방 등에 더 당력을 쏟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오는 2026년 6월 3일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대장동 항소 포기보다는 민생과 범죄 등의 이슈들이 지방선거 결과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논란은 수년째 지속되면서 대다수 국민들에게 큰 피로감을 주고 있고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대장동 항소 포기 후에도 이재명 대통령이나 여야 정당 지지율 변화는 미미하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 심의에 대해 “현금성 포퓰리즘 예산은 최대한 삭감을 하고, 이를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 지역균형발전 예산으로 사용하자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라며 “국민의힘은 총 삭감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하면서 2030 내 집 마련 특별대출, 청년주거 특별대출, 도시가스 공급 배관, 보육 교직원 처우개선 등 ‘진짜 민생사업의 정상화를 위한 예산’의 증액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학술교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지난 27일 오후 2시 실학박물관 열수홀에서 학술교류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은 양 기관 간 학술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체계 강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장서각에서는 이창일 고문서연구실장과 허원영 선임연구원이, 실학박물관에서는 김태완 팀장과 진미지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유 자료 기초 조사 실시 및 협업 △문화유산‧한국학 관련 학술대회 공동 기획 및 개최 △각종 자료집·역주서·연구서 공동 기획 및 간행 △전문 연구인력의 상호 교류 및 기타 협업 모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장서각이 그동안 이름으로만 전해지던 최한기의 저술 『통경』을 발견함에 따라, 최한기 가문 자료를 다수 소장한 실학박물관과의 협력 연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 기관은 최한기의 저술과 가문의 고서‧고문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초자료 집성’을 추진하고, 최한기를 중심으로 한 특성화 연구 주제 개발 및 심화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옥영정 장서각 관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여러 기관에 분산돼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던 최한기

문화

더보기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양정무 교수 강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북문화재단(대표이사 서노원)은 12월 3일(수) 지역 대학과 함께하는 명사 강연 시리즈 ‘사유의 지평, 전환의 시대를 가로지르다’의 마지막 강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에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로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인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양정무 교수를 초청한다. 양정무 교수는 신작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바탕으로 명작의 탄생과 역사적 맥락, 그리고 20세기 한국의 명작을 살펴보며 ‘명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탐구할 예정이다. 또한 미술사학자로서 개인적 경험을 사례로 제시하며 명작에 대한 통찰을 대중에게 전할 계획이다. 올해 성북구립도서관의 명사 강연 시리즈는 김누리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인문·사회·과학·예술을 아우르는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성북구의 예술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의 이번 협력을 통해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 도서관의 문화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이번 강연을 끝으로 2025년 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