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고대사회의 제사장 등 지배집단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는 흑피옥 유물 전시회가 11일 국회의원회관 3층 전시실에서 열렸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요하문명 고대 옥(玉)문화 특별전시회'에는 한국과 중국의 고대문명 관련 학자들은 물론이고, 미국과 프랑스의 세계적 권위의 감정기관의 주요 인사들까지 참여했다.
흑피옥이란, 현재의 중국 내몽골 지역에서 발굴된 고대의 유물로서 고대의 절대권력 집단의 왕권 및 신권을 대변하며 당시의 사회문화 및 역사를 간직한 귀한 보물로 평가된다.
이 전시회의 주관을 맡은 한중 흑피옥 연구회의 정승호 연구위원은 이날 국회 전시장에서 본지와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람 인(人)' 자(字)를 설명하면서 "고대의 갑골문 같은 것에서 보면 '사람 인(人)' 자(字)의 오른쪽 획이 모두 무릎을 구부린 형태로 씌여져 있다"며 "이것은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는 모두 무릎을 구부리고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그렇게 씌여진 것이고, 달리 말하자면 하늘에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 민족이 맥족(貊族)이 토대가 된 민족인데, 이 맥(貊) 자(字)를 보면 짐승의 옆에 백(百) 자(字)가 씌여져 있는데 이 글자의 의미가 바로 동물의 토템을 중시하는 동이족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흑피옥의 재질인 옥(玉)의 원산지는 러시아로부터 미얀마, 베트남과 바이칼호 주변 등 광범위
하다"며 "특히 바이칼호 주변의 옥(玉)이 흑피옥의 원재료로 많이 쓰였다"고 덧붙였다.
그의 언급 중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흑피옥 조각의 주인공들이 고대 사회의 지배집단이 제사장 그룹이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흑피옥 전문가'인 정건재 전남과학대 교수이자 동북아 문화연구소장은 "무당(巫人)과 하늘(神)과 옥(玉)은 삼위일체"라며 "옥기는 관념형태의 창작물이었다는 점이고, 이들의 생명은 하늘이 부여하는 것이며, 신령한 동물과 자연상태는 서로 영물처럼 교환된다고 봤다"고 흑피옥을 해석했다.
그는 "조상신, 자연형태의 동물(뱀, 소, 새, 곰, 돼지 등)을 비롯한 모든 숭배의 대상을 옥(玉)으로 표현했던 '옥 토템 사회'로서 옥을 정점으로 한, 일정한 수준의 사회적 질서를 갖춘 초기 문명사회였다"고 흑피옥 문명을 규
정했다.
한편, 고대문명 연구가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번 흑피옥 전시회는 오는 15일까지 국회의원회관
3층 전시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