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지난 18일 사망한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27). 그는 아이돌을 떠나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낸 ‘기자 보다 더한 의식을 갖췄던 스타’였다는 점에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작곡과 프로듀싱도 가능했던 이 다재다능한 젊은 가수의 자살 원인으로는 연예계 생활에서 오는 우울증이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종현과 친했던 밴드 ‘디어클라우드’ 보컬 나인이 공개한 종현의 유서에는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등의 문구가 게재돼 있다.
배우 박진희도 지난 2009년 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을 통해 “자살과 먼 거리에 있을 것만 같은 연예인들 중 전체의 40%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2000년대 배우 이은주 씨, 배우겸 가수 유니씨 등의 자살원인이 우울증으로 밝혀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K-POP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현 시점.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은 젊은 스타들이 강박증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는 예전 가요계는 새 앨범 간격이 1~2년 정도였지만, 최근 아이돌 가수들은 3개월을 주기로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는데 서 찾을 수 있다.
한 전직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요즘 스타들은 말 그대로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영감을 얻을 충전 시간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11조 보이그룹 ‘워너원’은 지난 8월 데뷔 앨범을 낸 후 3개월 만에 새 앨범을 냈고, 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는 지난 2월, 5월에 미니 앨범을 내고 10월에 정규 1집을 내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컴백하고 나면 국내외 공연과 TV출연 등 더 힘든 육체적, 감정적 노동이 젊은 스타들을 옥죈다.
이제 대기업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전직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프로라는 것은 팬들을 위해 무대에 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지만, 심신이 지친 상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오히려 스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이렇게 억지웃음을 짓는 사람은 스스로 우울한 감정에 빠지고 생산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진심에서 우러나는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기분을 좋게 만들고 직장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학계의 연구결과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브렌트 스캇 교수팀은 지난 2014년 억지웃음을 지으면 겉으로 밝은 척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더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아이돌 가수들의 컴백 기간이 짧아진 것은 소속 연예사의 실적과 주가 때문이란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한 대형기획사 이사는 국내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돌 가수의 인기는 길어야 3~4년이기에, 이 기간 동안 돈을 벌기 위해 젊은 가수들을 쉴 새 없이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종현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지하 1층 3호실과 2층 20호에 나눠 마련됐고, 발인은 21일 오전 9시이다. 장지는 현재까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