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4 (수)

  • 맑음동두천 1.2℃
  • 흐림강릉 7.4℃
  • 맑음서울 4.2℃
  • 흐림대전 3.1℃
  • 흐림대구 6.8℃
  • 흐림울산 8.2℃
  • 흐림광주 4.7℃
  • 흐림부산 8.8℃
  • 구름많음고창 4.1℃
  • 흐림제주 9.0℃
  • 맑음강화 2.0℃
  • 흐림보은 2.5℃
  • 흐림금산 3.2℃
  • 흐림강진군 5.6℃
  • 흐림경주시 7.6℃
  • 구름많음거제 8.8℃
기상청 제공

사회

김철호 아이팩 회장 “조정 중재는 소송의 3배 이상 이익”

URL복사

사법 시스템 넘어 대체적 분쟁 해결 방식 정착해야 국가경쟁력 향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분쟁이 빈번해지면서 ‘소송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다. 소송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정과 중재라는 선진국형 시스템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사단법인 아이팩((IIPAC) 조정중재센터 김철호 회장을 만나 갈등 해결의 합리적 해법을 들어보고 대체적 분쟁 해결 시스템의 미래를 전망해 보았다.

(사)아이팩조정중재센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2014년 교수 생활을 정리하면서 특허청 산하 IP분야 조정중재기관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아이팩조정중재센터’다. 당시 삼성과 애플의 대규모 소송으로 IP분야 분쟁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조정중재의 중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국내외 법인이나 개인이 지식재산과 관련된 분쟁을 전통적인 사법부 시스템 밖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고안된 여러 지혜로운 대체적 분쟁해결 조정중재 절차를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소송을 통한 분쟁해결 방식에 비해 어떤 이점이 있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분석에 따르면 소송에서 상대가 30% 지급 의사를 제안하면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100을 얻으려 소송을 제기했는데 30선에서 타협하자는 제안이 피고 측으로 부터 들어왔을 때 원고 측은 30을 얻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협상 진행이 안 된다. 

하지만 소송을 통해 100을 얻는 것은 어렵다. 일단 변호사가 반은 가져간다. 그리고 재판이 끝까지 진행되면 빨라도 5년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승소하더라도 변호사비와 이자를 계산하면 40% 밖에 못받는 셈이다. 여기에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손실이 있다. 1970년대 말부터 미국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보고 느낀 바로는 소송 기일이 잡히면 업무 수행 일정에 어려움이 생기고 일상이 무너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소송 과정에서 소송 상대가 소송 반대편의 과거 행적이나 사생활을 낱낱이 조사해서 법정에서 폭로하기 때문에 명예와 사회적 위상에 흠이 가고 상상하기 힘든 정신적 고통이 뒤따른다. 이 같은 손실들도 모두 감안하면 30보다 훨씬 낮은 액수를 최종적으로 얻게 된다. 

대체적 분쟁 해결을 가리키는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이라는 용어가 재정립돼야 한다는 의견이 미국에서도 많다. ADR의 ‘A’가 대체(Alternative)가 아닌, 적절한(Appropriate)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정중재는 소송의 대안이 아니고 더 바람직하고 더 적절한 수단이라는 의미다.

현재 대체적 분쟁 해결 제도는 세계적으로 얼마나 활성화돼 있나.

미국은 소송이 빈번한 나라다. 그런데 현재 한국도 미국처럼 화끈한 데가 있어서 소송이 많다. 지난 4월18일에서 23일까지 도쿄에서 열린 ‘Law Asia Conference’를 통해 다시금 확인한 것은 일본에서는 소송이 우리나라의 1/100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소송이 너무 많다 보니 법원 시스템에 부담이 일어났고, 이 때문에 1925년 연방정부차원 분쟁해결 기관으로 미국중재협회(American Arbitration Association)를 만들었다. 그 이후로 중재를 이용한 갈등 해결이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1970~1980년대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교수인 Roger Fisher 교수의 협상론·조정론이 미국 사회를 이끌면서 1990년대 이후 이 같은 시스템이 안착돼 미국 분쟁의 70%가 조정으로 해결되고 29%는 중재로 해결된다. 끝까지 소송으로 가는 것은 1%에 불과하다. 소송이 별로 없는 일본은 분쟁이 없어서가 아니라 ‘스미마생(죄송합니다)’을 진심으로 함으로써 소송이 거의 없게 되고 협상에 의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송이 많은 한국도 법원 밖의 ‘스미마생 문화’ 도입과 조정중재 해결 시스템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최근 한국 사회의 갈등 양상 중 특이점이나 우선적 해결 필요성을 느끼는 분야가 있다면.

한국 사회는 현재 계층 세대 지역 성별 국가 간에 산적한 갈등이 많다. 그 중에서 특히 노사갈등이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노동자 단체들의 요구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와 사회적 안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내려야 한다. 회사직원·노동자와 고용주·회사간의 갈등 해결을 통해서 노사가 상생하고 협력해 노사 모두가 Win-Win하며 보다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지혜로운 조정을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기관은 ‘연봉협상전문가’와 ‘노사갈등조정전문가’를 양성해 연봉협상은 물론 노사간의 다양한 협상조정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노사 관계증진은 물론 이를 통해 기업의 미래 산업 가치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이루게하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실업문제 해소도 하는 촉매 역할을 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다.

국제 분쟁의 비중은 얼마나 되나.

돈이 있는 곳에 분쟁이 있다. 한국의 경제 구조가 해외에서 4배를 벌기 때문에 국제분쟁이 4배다. 영국 미국의 글로벌 로펌 대부분이 이 분쟁·소송을 통해 배를 불리고 있다. 국가 전체, 사회 전체 관점에서 볼 때는 엄청난 재원 낭비, 인력 낭비고 손실이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 개선을 위해 국제 분쟁의 효율적 해결 시스템 정착, 즉 조정과 중재제도 도입과 실행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국가 사회에 조정중재를 통한 스마트한 분쟁 해결 시스템을 뿌리내리게 하는 데 가장 우선적인 것이 조정중재교육과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서 조정중재 전문가가 양성돼야만 활성화될 수 있다. 나는 국제변호사와 40년 간의 교수 경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특히 전문가 양성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 양성을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있나.

글로벌 조정중재전문가 과정(GNMP, Global Negotiation Mediation Program) 등의 기본적인 교육 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조정중재와 자격증 발급을 통해 글로벌 조정중재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아이팩’은 MIT대학교 산하 공공갈등 분규해결 분야 연구소인 CBI (Consensus Building Institute), 그리고 AAA(American Arbitration Association)와 함께 미국 양대 조정중재기관의 하나인 JAMS(Judicial Arbitration Mediation Service)와 긴밀한 협업 관계이며 특허청 대한상사중재원 대한변리사회 KOTRA 등 국내 유수 기관들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미국법 온라인 법학석사 학위과정 ‘US Law On-line LLM’ 과정으로 숭실사이버대와 원광디지털대 등 국내 몇몇 대학교들과 협력해 운영 중이다. 이같은 협업들을 통해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글로벌 조정중재 인재양성 시스템(평생교육원)을 구축하고 있다. 상기 교육과정은 국내 커리어 단절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짧은 기간에 미국법과 글로벌 조정중재를 배우고 학위를 취득하면서 동시에 미국 변호사 자격도 취득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극대화한 프로그램이다.

2017년 4월 링컨협회를 창설했다.

링컨은 19세기 세계 최대의 갈등 사안의 하나인 미국 남북전쟁을 가장 지혜롭게 해결한 인물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폭력적 수단을 쓰기도 했지만 슬기로운 절차를 통해 궁극적으로 오늘의 단합된 미국을 만든 국가 사회제도(헌법, 사회질서)를 이루어 냈다.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라(Malice toward none)’, ‘모든 이에게 베풀어라(Charity for all)’, ‘옳음을 확고히 지켜라(Firmness in the right)’를 내세운 1865년 봄 암살되기 며칠 전에 한 링컨의 재선 취임 연설은 오늘의 미국이 있게 하는 핵심 정신을 제시했다. 이 같은 링컨 정신과 제도를 사회갈등 공공갈등 국제갈등의 해결과 과정·절차에 구조적으로 반영시키자는 취지로 한국링컨협회를 창설했다. 그리고 갈등분규해결뿐 아니라 거래조정(Transaction Mediation)에도 링컨의 지혜로운 접근법을 이용하면 우리 국가사회가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특집】 시사뉴스·수도권일보 선정 2025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사뉴스 박성태, 강민재, 홍경의, 이광효, 김세권, 우민기, 양용기 기자] 이재명 정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은 17개 상임위가 총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했다. 올해 국감은 ‘내란청산’과 ‘민생회복’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정치적 공방과 민생 현안이 교차한 가운데 치열한 질의가 이어졌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사법개혁 논의와 행정부 권한 남용 논란이,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도심 지반침하 및 산업안전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유독 특정 인물들이 주목을 많이 받은 2025 국감은 초반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는 국감기간인 한달 내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는 정책 검증과 정치적 공방이 병행된 채 막을 내렸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실태를 분석하고 시정을 촉구한 의원들도 있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재난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화려한 한류 문화에 감춰진 어두운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 약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반복되지 않게 제도와 관리 근본적으로 점검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라며 “다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와 관리 전반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제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사회적 '참사'로 명확히 하고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세워 피해를 온전히 배상하겠다”며 “학생, 군 복무 중 청년, 직장인 등 각자의 자리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세심히 살필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생애 전 주기 지원을 위해 국무조정실이 총괄하는 범부처 TF(Task Force)를 구성했다. 청소년의 경우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개정으로 질병결석 인정사유를 질환으로 인한 가정에서 요양 또는 정신건강 모니터링(마음건강프로그램) 참석까지 확대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주거지 인접학교 희망 시 교육장 또는 교육감이 정하는 절차를 거쳐 배정한다. 국가장학금 예산으로 대학교 등록금을 일부 지원한다

문화

더보기
군복을 입은 음악가의 일상 기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나의 군악대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 초반, 용인경찰교향악단에서 군악병으로 복무하며 보낸 2년 2개월의 시간을 바탕으로, 군 생활과 음악가로서의 성장기를 진솔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클라리넷 전공자로 음악적 역량을 한창 키워가야 할 시기에 군 입대를 맞이한 저자는, 군복을 입은 음악가로 살아가며 느낀 복합적인 감정과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실력이 퇴보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불안,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연주자로서의 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치열한 시간들이 담담한 문체로 펼쳐진다. ‘나의 군악대 이야기’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군악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일반 병영과는 다른 군악대의 일상, 훈련과 연주가 공존하는 생활, 각종 국가 행사와 공연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장면들은 기존의 군대 서사와는 다른 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한국 군악대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읽힌다. 또한 ‘사라진 다롱이 일경’, ‘전설의 고향’과 같은 에피소드는 군대 특유의 긴장감과 허무함, 그리고 웃음을 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