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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풍수인문학] 풍수적 관점에서 본 대학(大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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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사람에게 달려있고, 몸을 수양하는 것은 도(道)로써 하는 것

[시사뉴스 정승안 교수]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성찰로서의 최소한의 인문-역사-철학을 무시하는 것은 그 후세대에 대한 무지막지한 폭력이다. 천박한 물질적 가치와 승자독식의 자본주의 사회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경시되고 있는 하늘·땅·사람의 조화를 통한 세계관을 복원시켜야 한다. 공간과 사람과 사회를 대하는 일그러진 물질만능의 태도를 넘어서는 진정한 인간학에 대한 재조명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다.


1.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있고, 사람을 쓰는 것은 몸으로써 하고, 몸을 수양하는 것은 도(道)로써 하는 것입니다”

당대의 국정을 농단하던, 문정왕후를 ‘규중여인’이자 ‘과부’에 불과할 뿐이요. 민초는 강물이니 왕실이라 해봐야 도도한 강물에 떠있는 작은 조각배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으로 왕(명종)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다. 부패타락한 관료와 무능한 왕권 그리고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일평생 처사(處士)를 자처하셨던 남명 조식(1501-1572)선생께서 명종10년에 단성에서 올린 소(疏) 내용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남명선생의 무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가 끊어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현세의 물욕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오로지 경(敬)과 의(義)로써 백성들의 삶을 살폈으며 정탁, 정구, 김우옹 등의 수많은 후학들을 길러내셨다. 선생이 가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곽재우, 정인홍, 김면 등의 50여명의 제자들은 의병장으로서 민초들과 함께 목숨을 다 바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이렇듯 교육은 시대의식과 사회성에 대한 뚜렷한 반영이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살았던 존중받는 선비이자 비판적 지식인으로서의 기상을 모든 물질적 보상과 지위가 대체해 버린 오늘날, 대학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2.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대학은 어디일까?

국가 경영의 입장에서도 국토공간의 효율적 배치와 공공적 배분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융성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종묘와 사직을 배치하고 국립대학이었던 성균관을 동쪽 좌청룡의 방향에 배치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조치였는지도 모른다. 큰 용맥의 흐름을 타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600여년을 지켜 온 그 이름과 역사만 고려하더라도 세계적인 명문대학에 반열에 빠지지 않는다. 서구의 대학들이 물리학이나 화학과 같은 실용적인 학문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에 비해, 국립대학으로서 성균(成均)이라는 이름에서는 음악을 조율하는 것처럼 균형잡힌 내면적 인성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다. 성균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부르는 교가의 단골메뉴에는 “00산 뻗어내려~”와 같은 산 줄기와 용맥의 정기를 받아서 학교가 설립되었음을 암시하는 내용들이 등장한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좌청룡의 상징적인 위치의 정점에 고려대 법대가 있고 한국외대, 경희대, 시립대등이 이어진다. 우백호의 방위에는 이화여대와 서강대 등이 있고 두드러진 위치에 연세대 경영대가 중심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졸업생들의 사회진출영역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상경, 의학계에서는 연세대가 행정, 법학의 영역에서는 고려대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200여개에 이르는 대학입지를 일일이 분석해 볼 수는 없겠으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립대학이나 사립명문대학들은 명당터에 자리잡고 있거나 형국론적으로도 매우 좋은 입지조건에 위치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짧은 기간의 압축적인 자본주의적 성장을 거치며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기반이 이들 좋은 터에서 배출된 대학의 인재들에 힘입었다는 것이다. 풍수지리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하지만 간혹 어떤 대학은 좋은 자리를 외면함으로써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마주하게 된다. 산의 뒷면에 주된 배치를 한다던지 가파른 경사지나 골짜기에 건물을 배치하고, 계곡을 메워서 건물을 증축함으로 인해 이름난 명문학교가 몰락의 길을 걸어가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 도심의 캠퍼스를 투기열풍에 맡기며 신도시나 서울 외곽지역으로 옮긴 대학들 중에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도 이런 맥락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3.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가 모이는 동숭동 대학로

한국대학의 상징권력의 최상위는 서울대가 차지하고 있다. 관악으로 옮기기 전, 대학로에 있던 서울대의 뒷산을 보면 후덕한 토형(土)이다. 중심이 되고자 하는 강력한 권력의지의 카리스마와 부의 집중이 가능한 형상이다.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혜화동 문리대학출신의 성향들의 영향력과 연결망과도 충분히 연계된다. 아직도 서울대의대는 이 산을 안산(案山)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수재가 모이는 앞산 모습과 풍수적 귀격은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관악산은 강한 바위가 많고 산 전체는 타오르는 불꽃 모양(火)이다. 경복궁 창건 때도 이를 경계해서 물의 상징인 해태를 수문장으로 배치할 정도였다. 화의 기질들은 날카로우면서 까칠하다. 깊이 있는 연구와 창조성 그리고 개인적 연구능력에서는 탁월한 능력발휘와 목표지향의 성격을 드러내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특성을 보인다. 불의 모양처럼 표출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관악산에는 물도 풍부하지 못하니 이러한 기질은 더욱 강화된다.


대학로의 서울대를 다니던 선배들과 관악의 후배들은 서로 기질적인 차이를 많이 느낀다고 토로하는 술자리에서의 논의들이 단순한 세대차이일까? 풍수적 영향으로 인한 기질의 변화일까?


4. 큰 학문의 길은 원래 밝았던 것을 밝히는데 있다.

대학(大學)이란 책에서도 ‘큰 학문의 길은 원래 밝았던 것을 밝히는 데 있다(大學之道 在明明)’고 했다. 부유한 삶에 대한 갈망과 이기적인 출세지향으로 무장한 인물들의 연결망을 형성하는 것이 교육의 장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는 지배계급의 안정적 재생산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내면적 밝음에 대한 지향을 밖으로 표출하여 공공성의 마인드로 무장한 새로운 선비의 후예들을 길러낼 수 있는 교육정책 수립과 방향으로의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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