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01 (수)

  • 맑음동두천 8.1℃
  • 구름많음강릉 6.3℃
  • 구름많음서울 11.6℃
  • 구름많음대전 12.0℃
  • 흐림대구 10.5℃
  • 박무울산 9.6℃
  • 흐림광주 13.1℃
  • 흐림부산 11.8℃
  • 흐림고창 9.6℃
  • 제주 13.4℃
  • 맑음강화 8.3℃
  • 구름많음보은 10.2℃
  • 흐림금산 11.0℃
  • 흐림강진군 13.1℃
  • 흐림경주시 9.1℃
  • 흐림거제 12.3℃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기생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

URL복사

시대의 ‘스타’가 ‘치욕’의 이름이 된 이유 <기생 : 꽃의 고백>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20세기 초 문화 엘리트였던 기생의 존재를 추적한다. 전직 기생과 학자 예술가 등을 인터뷰하고 신문기사와 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편견과 왜곡에 의해 잊혀지고 사라진 기생의 진짜 모습을 복원한 다큐멘터리다.

커피와 와인을 마시던 상류층

1930년대 기생은 쪽진 머리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이 아니었다. 세련된 서구식 복장에 지금봐도 손색없는 미모를 지닌 그들의 사진을 보면 현대의 연예인을 방불케 한다. 표정에도 자부심이 엿보인다. 실제로 당대 그들은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갖고 있었다. 명성을 얻은 기생들은 존경을 받았고, 원두 커피와 와인을 즐겨 마시며 상류층의 삶을 영위했다.

왕을 위한 예인이었던 기생은 근대로 접어들며 귀족들의 향유 문화가 됐다. 근대 기생들은 문화를 수련해 대중에게 시연하는 문화 엘리트로서의 인식이 강했다. 신문화 또한 당연히 습득하는 것이 사명으로 받아들여졌다. 20세기 초 기생들은 서화 전통무용 전통악기 연주는 물론, 서양의 댄스와 음악 등도 가장 먼저 배웠다.

공연 스케줄이나 각종 예술 활동들이 신문에 게재되기도 했다. 고급 기생들은 예약을 통해서 기다림 끝에 만나야 하는 존재들이었고 그나마도 보통의 서민이나 타지방에서는 만나기조차 쉽지 않은 대상이었다. 그들은 지금의 연예인처럼, 대중의 관심을 받는 위치에 걸맞는 모범적 행동도 많이 했다. 애국이나 봉사적 성격을 지닌 사회적 참여에도 앞장선 기록이 남아있다.

음반을 제작하고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기생은 섭외 1순위였다. 엔터테인먼트의 시초였던 것이다. 권번(券番)은 현재의 연예기획사 역할을 했다. 수익의 분배도 현재의 연예기획사와 비슷하다. 10대들로 이루어진 권번 산하의 기생학교는 연습생 제도와 흡사하다. 연기 무용 악기 연주는 물론 예절 글씨와 각종 지식까지 혹독하게 학습 받았다. “최승희 같은 무용가가 춤을 배우러 군산까지 내려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녀들의 기예는 출중했다. 증언자들은 입을 모아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실력”이라고 회고한다.

일제강점기 거치며 이미지 왜곡

하지만 그들은 왜 잊혀졌을까. 이 다큐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권번 출신 기생들의 현재 삶을 추적하는 학자와 기자, 예술가 등의 전문가들을 통해 대중예술인으로서의 기생을 기억한다. 기생이었던 여인, 기생을 지켜봤던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당대 기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중문화의 풍경과 기생의 삶 또한 그려본다.

하지만 전직 기생들의 증언을 얻기가 쉽지 않다. “자식과 손자들이 반대한다”, “가족들에게 누가 된다”는 이유로 존재를 숨기기 때문이다. 신분노출을 철저히 금하고 얼굴을 가린다는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권번 출신 할머니들의 회고에는 기생으로서의 자신의 삶에 대한 자부심이 분명히 묻어나온다. 권번이라는 정체성은 당대의 자랑이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과거를 지워야 할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그 이미지가 왜곡돼 ‘퇴폐적’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현실과 다른 접대 여성의 이미지가 그들을 음지로 숨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말기에 기생의 본업인 가무가 금지되고 접대만 허용되면서 예술인으로서의 기생은 사라지고 접대부와 기생을 동일시하는 용어의 편견이 강화된다. 이는 최고의 예인으로 취급하면서 동시에 계급적으로 천시하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기생에 대한 이중잣대 또한 관련이 있다. 게이샤 문화를 전통문화로 인식하고 계승하는 일본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편견 바로잡고 가치 복원

전통문화 전승자들이 자신의 스승이 기생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명성을 얻었던 기생들은 자신의 이름을 지워야 했다. 지역 문화재 확정을 앞두고 있는 명인 장금도 또한 마찬가지다. 군산권번에서 춤과 창 시조 악기연주를 배웠던 장금도 선생은 탁월한 춤사위로 입소문이 나 당대 최고의 춤꾼들에게 전통춤을 사사했다. 하지만 아흔을 맞이한 할머니가 된 명인은 자신의 전직을 비밀에 부치고 요양원에서의 조용한 삶을 살아간다. 전문가들은 최고의 예술가였던 기생의 존재를 숨기다보니 이보다 훨씬 못한 수준을 명인으로 규정하고 전통문화로 공식화하면서 오히려 문화적 수준을 낮추고 자산을 버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안타까워한다.

이 다큐는 바로 이 같은 기생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예술가로서의 기생을 복원하고자하는 열망에 의해 만들어졌다. 마지막 예기들의 진술을 담을 수 있는 최후의 시대인 시점에서 감독의 절박함이 드러난다. 영화는 근대 기생의 위치를 설명하면서 현재의 편견과 왜곡을 바로잡는다. 이는 정체성의 부정이라는 폭력에 대한 작은 저항이며, 문화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제시다.

기생의 춤으로 전승되는 문화를 재현하기도 하고, 군산과 동래의 권번과 기생학교, 일본의 명월관 터를 직접 방문해 유추해보기도 하는 등 당대 기생 문화의 시각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증언자들의 수가 적고 자료도 많지 않아 그 시각화가 학자들의 진술에 비해서는 많지 않아 조금 아쉽다. 진술자들이 생존해 있을 때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 구체적인 증언이 보다 풍부해지기를 기대하게 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박관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 준비된 '직통(直通) 시장’
[시사뉴스 광주=윤재갑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광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박관열 예비후보를 만나 광주시장 출마의 변과 시장이 되면 어떤 시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이번 선거의 핵심 슬로건으로 '직통(直通) 광주'를 내걸으셨다. 소통을 넘어 '즉시 연결'되는 행정을 강조하셨는데, 박관열식 '직통 행정'을 설명해 달라. 단순히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식의 수동적인 소통은 이제 유

정치

더보기
조재희 예비후보, ‘동네방네 간담회’ 통해 구민과 따뜻한 소통 행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조재희 예비후보가 격식 없는 소통 행보로 구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조 예비후보는 최근 송파구 곳곳에서 ‘동네방네 간담회’를 개최하며 주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따뜻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고 31일 밝혔다. “격식보다는 진심”... 차 한 잔에 담긴 송파 사랑 이번 간담회는 대규모의 딱딱한 공식 행사에서 벗어나, 조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주민들과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교류하는 ‘사랑방’으로 친목 도모를 위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따뜻한 차한잔를 나누며 지역의 현안과 미래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캠프 관계자는 환영사에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리를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자리는 조재희 후보를 아끼는 분들이 모여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더 나은 송파를 향한 청사진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행사의 취지를 전했다. “준비된 국정 기획 전문가, 송파를 새롭게 디자인하다” 조재희 예비후보는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송파를 향한 비전을 쏟아냈다. 조 후보는 “설레이는 송파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정치적 역량과 열정을 불태우겠다”며 의지를 피력했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