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13 (금)

  • 흐림동두천 1.5℃
  • 구름많음강릉 6.3℃
  • 박무서울 3.7℃
  • 박무대전 -2.4℃
  • 맑음대구 -2.0℃
  • 연무울산 3.1℃
  • 박무광주 -1.7℃
  • 맑음부산 5.5℃
  • 맑음고창 -3.9℃
  • 맑음제주 5.7℃
  • 흐림강화 1.2℃
  • 흐림보은 -3.5℃
  • 맑음금산 -6.1℃
  • 맑음강진군 -4.5℃
  • 맑음경주시 -4.5℃
  • 맑음거제 -0.5℃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기생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

URL복사

시대의 ‘스타’가 ‘치욕’의 이름이 된 이유 <기생 : 꽃의 고백>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20세기 초 문화 엘리트였던 기생의 존재를 추적한다. 전직 기생과 학자 예술가 등을 인터뷰하고 신문기사와 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편견과 왜곡에 의해 잊혀지고 사라진 기생의 진짜 모습을 복원한 다큐멘터리다.

커피와 와인을 마시던 상류층

1930년대 기생은 쪽진 머리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이 아니었다. 세련된 서구식 복장에 지금봐도 손색없는 미모를 지닌 그들의 사진을 보면 현대의 연예인을 방불케 한다. 표정에도 자부심이 엿보인다. 실제로 당대 그들은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갖고 있었다. 명성을 얻은 기생들은 존경을 받았고, 원두 커피와 와인을 즐겨 마시며 상류층의 삶을 영위했다.

왕을 위한 예인이었던 기생은 근대로 접어들며 귀족들의 향유 문화가 됐다. 근대 기생들은 문화를 수련해 대중에게 시연하는 문화 엘리트로서의 인식이 강했다. 신문화 또한 당연히 습득하는 것이 사명으로 받아들여졌다. 20세기 초 기생들은 서화 전통무용 전통악기 연주는 물론, 서양의 댄스와 음악 등도 가장 먼저 배웠다.

공연 스케줄이나 각종 예술 활동들이 신문에 게재되기도 했다. 고급 기생들은 예약을 통해서 기다림 끝에 만나야 하는 존재들이었고 그나마도 보통의 서민이나 타지방에서는 만나기조차 쉽지 않은 대상이었다. 그들은 지금의 연예인처럼, 대중의 관심을 받는 위치에 걸맞는 모범적 행동도 많이 했다. 애국이나 봉사적 성격을 지닌 사회적 참여에도 앞장선 기록이 남아있다.

음반을 제작하고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기생은 섭외 1순위였다. 엔터테인먼트의 시초였던 것이다. 권번(券番)은 현재의 연예기획사 역할을 했다. 수익의 분배도 현재의 연예기획사와 비슷하다. 10대들로 이루어진 권번 산하의 기생학교는 연습생 제도와 흡사하다. 연기 무용 악기 연주는 물론 예절 글씨와 각종 지식까지 혹독하게 학습 받았다. “최승희 같은 무용가가 춤을 배우러 군산까지 내려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녀들의 기예는 출중했다. 증언자들은 입을 모아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실력”이라고 회고한다.

일제강점기 거치며 이미지 왜곡

하지만 그들은 왜 잊혀졌을까. 이 다큐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권번 출신 기생들의 현재 삶을 추적하는 학자와 기자, 예술가 등의 전문가들을 통해 대중예술인으로서의 기생을 기억한다. 기생이었던 여인, 기생을 지켜봤던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당대 기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중문화의 풍경과 기생의 삶 또한 그려본다.

하지만 전직 기생들의 증언을 얻기가 쉽지 않다. “자식과 손자들이 반대한다”, “가족들에게 누가 된다”는 이유로 존재를 숨기기 때문이다. 신분노출을 철저히 금하고 얼굴을 가린다는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권번 출신 할머니들의 회고에는 기생으로서의 자신의 삶에 대한 자부심이 분명히 묻어나온다. 권번이라는 정체성은 당대의 자랑이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과거를 지워야 할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그 이미지가 왜곡돼 ‘퇴폐적’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현실과 다른 접대 여성의 이미지가 그들을 음지로 숨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말기에 기생의 본업인 가무가 금지되고 접대만 허용되면서 예술인으로서의 기생은 사라지고 접대부와 기생을 동일시하는 용어의 편견이 강화된다. 이는 최고의 예인으로 취급하면서 동시에 계급적으로 천시하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기생에 대한 이중잣대 또한 관련이 있다. 게이샤 문화를 전통문화로 인식하고 계승하는 일본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편견 바로잡고 가치 복원

전통문화 전승자들이 자신의 스승이 기생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명성을 얻었던 기생들은 자신의 이름을 지워야 했다. 지역 문화재 확정을 앞두고 있는 명인 장금도 또한 마찬가지다. 군산권번에서 춤과 창 시조 악기연주를 배웠던 장금도 선생은 탁월한 춤사위로 입소문이 나 당대 최고의 춤꾼들에게 전통춤을 사사했다. 하지만 아흔을 맞이한 할머니가 된 명인은 자신의 전직을 비밀에 부치고 요양원에서의 조용한 삶을 살아간다. 전문가들은 최고의 예술가였던 기생의 존재를 숨기다보니 이보다 훨씬 못한 수준을 명인으로 규정하고 전통문화로 공식화하면서 오히려 문화적 수준을 낮추고 자산을 버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안타까워한다.

이 다큐는 바로 이 같은 기생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예술가로서의 기생을 복원하고자하는 열망에 의해 만들어졌다. 마지막 예기들의 진술을 담을 수 있는 최후의 시대인 시점에서 감독의 절박함이 드러난다. 영화는 근대 기생의 위치를 설명하면서 현재의 편견과 왜곡을 바로잡는다. 이는 정체성의 부정이라는 폭력에 대한 작은 저항이며, 문화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제시다.

기생의 춤으로 전승되는 문화를 재현하기도 하고, 군산과 동래의 권번과 기생학교, 일본의 명월관 터를 직접 방문해 유추해보기도 하는 등 당대 기생 문화의 시각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증언자들의 수가 적고 자료도 많지 않아 그 시각화가 학자들의 진술에 비해서는 많지 않아 조금 아쉽다. 진술자들이 생존해 있을 때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 구체적인 증언이 보다 풍부해지기를 기대하게 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제13대 유엔한국협회 회장 취임 ‘유엔데이 공휴일 재지정 강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저출생‧고령화를 비롯해 유엔데이 공휴일 재지정 등 대한민국이 당면한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겸 대한노인회 회장이 제13대 유엔한국협회 회장으로 취임한다. 유엔한국협회(UNAROK)는 12일 ‘2026년 운영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이중근 회장을 제13대 유엔한국협회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유엔한국협회는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협회 임원 및 회원, 관계자 등 약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제13대 유엔한국협회 회장 취임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 이종찬 광복회장 등 각계 주요 인사들이 내빈으로 참석해 신임 회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유엔한국협회는 외교부 등록 공익 사단법인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민간 외교 단체이다. 1947년 국제연합대한협회로 발족하여 현재 전 세계 193개국의 유엔협회 네트워크와 연대하며, 국제평화 유지, 인권 보호, 개발 협력 등 유엔이 지향하는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교류사업과 청년교육 및 학술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그동안 대한민국의 장래와 후손들을 위해 ‘유엔데이’ 공휴일 재지정을 주장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이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물가 관련 불공정거래 철저히 감시...정책 악용 소지 봉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물가 관련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유통 단계별 구조적 문제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물가 관리까지 최선을 다해달라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지원한 관세 인하 혜택을 기업을 독식하는 행태를 지적하며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치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제23차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정책을) 악용하는 소지를 철저히 봉쇄해달라"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물가 관리를 위해 할당관세, 특정 품목 관세를 대폭 낮춰서 싸게 공급하라고 했더니 허가받은 업체들이 싸게 수입해서 정상가로 팔아서 물가 떨어뜨리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되고 국민 세금으로 오히려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가동된 민생물가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와 관련해 "할인 지원, 비축 물량 공급 같은 단기 대책뿐 아니라 특정 품목 담합, 독과점 같은 불공정 거래 행위도 철저하게 감시하게 될 것"이라며 "유통 단계별 구조적 문제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선제적 조치까지 물가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신학기를

경제

더보기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최고세율 82.5%, 매매계약 땐 4∼6개월 유예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2026년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다. 매매계약을 하면 4∼6개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유예된다. 재정경제부는 12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현재 예정된 일몰 기한인 2026년 5월 9일 예정대로 종료한다”며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당초 예정된 기한에 종료하되 제도간 정합성을 제고하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지난 2018년 4월∼2022년 5월 시행된 후 지금까지 유예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 양도차익에는 지방소득세(10%)까지 합치면 최고 82.5%의 세율이 적용된다. 재정경제부는 “2025년 10월 15일 기준 조정대상지역인 서울시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및 용산구 소재 주택의 경우 2026년 5월 9일 이전 매매계약(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증빙서류에 의해 확인)을 완료하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내에 양도하면 양도소득세가 중과되지 않는다”며 “토지거래허가 대상 주택을 매수하려는 자는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품질혁신의 방법론과 노하우... 성공 스토리와 패러다임 제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출판사 바른북스가 경영서 신간 ‘품질혁신 이야기’를 출간했다.지경철 저자가 제1저서 ‘품질의 맥’ 실천 편으로 ‘품질혁신 이야기’를 출간했다. 중견기업 사원으로 입사해 실장까지 역임하면서 28년간 품질 전체 분야에 걸친 품질 실무와 경험을 토대로 축적해 온 품질혁신 방법론과 성공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품질은 누구나 어려워하는 업무 중의 하나다. 학교나 전문교육기관에서 배우는 이론만으로는 품질 현업을 꾸려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품질은 왜 어려운 걸까? 품질은 우리가 모르게 항상 살아서 숨 쉬기 때문이다. 품질문제는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주변의 환경이나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살아서 변하고 움직인다. 이러한 품질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품질혁신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설계품질, 협력사 품질, 제조품질, 시장품질(고객) 단계별로 총 19가지 품질혁신 방법론과 성공사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품질혁신은 이미 벌어진 품질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품질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품질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품질혁신 성공의 지름길은 품질의 맥을 잘 잡는 것이다. 품질의 맥을 통해 가장 쉽고 빠르게 품질혁신에 성공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리더의 적극적 SNS 약인가 독인가
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SNS 정치’다. 정책 현안이 발생하거나 특정 언론 보도가 나오면 대통령이 직접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이에 맞춰 청와대는 ‘6시간 신속 대응 체계’라는 전례 없는 기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루 평균 4건에 달하는 대통령의 SNS를 통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정책관계자 대응이 오죽 느렸으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겠냐”는 자성론과 함께 “정부 조직 전체가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정부 정책 수단 중 하나”라며, “공무원은 물론, 국민과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관료 조직의 완만한 호흡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은 2025년 한 해 동안 엄청난 양의 트윗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될 만큼, 단순한 소통을 넘어 통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실시간 SNS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라는 두 갈래 길 위에 놓여 있다. 우선 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