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상투적인 대답을 기대하고 던진 질문이었지만, 이진걸 과천시설공단 이사장은 전혀 뜻밖의 답변을 내놓았다.
과천빙상장을 국내 빙상 스포츠의 성지로 성장시킨 밑거름은 ‘역사’였다는 명쾌한 해석이었다. 그의 말에는 많은 의미심장한 뜻이 담겨져 있다.
“1995년 과천시민회관이 종합체육문화 시설로 탄생할 때만해도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았습니다. 주변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과천시와 의회, 시민들은 힙을 합쳐 미래의 김연아 등을 탄생시킬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과천시는 빙상의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이사장은 만일 시설의 완공으로 끝났다면, 김연아 같은 대선수는 탄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체육인 출신 행정가들이 경험을 살려 인재 시스템을 만들어갔고, 기술자와 안전 요원들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이식시키면서 결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이 소식을 듣고 국가대표급 지도자들이 달려왔고, 어린 인재들도 한차원 높은 가르침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정치인 경제인 군인 장인 등 그 시대를 살아간 로마시민들이 로마 제국을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과천시와 시민, 체육인들의 시공을 초월한 협력이 세계적인 과천빙상장의 신화를 만들었다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이사장은 최근 마음 속에 얹힌 돌을 내려놓은 기분이다. 선대 이사장 때부터 숙원이던 빙상장 시설 등의 교체를 위한 예산안 15억원을 확보한 덕분이다.
“과천 스포츠 시설은 25년이 되었지만, 직원들의 헌신으로 여전히 훌륭한 기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안전을 위해서 교체해야 할 때가 온 것은 사실입니다. 예산안 확보를 위해 노력해 준 경기도와 과천시, 시의회 그리고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할 따름입니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에 대해서도 간절한 바람을 나타냈다.
“평창 올림픽은 3수 끝에 얻은 귀한 자산입니다. 대한민국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좋은 기회이죠.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어려웠던 남북 관계에도 물꼬가 트였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올림픽이 끝나도 평창의 그 우수한 인프라가 활용돼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