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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의 활용, 또는 낭비

식량위기 미래의 풍경 담은 SF 액션 스릴러 <월요일이 사라졌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인구증가와 이상기후가 식량고갈로 이어지는 미래학자들의 디스토피아 시나리오를 영화적으로 구성했다. <헨젤과 그레텔: 마녀 사냥꾼>로 알려진 토미 위르콜라가 연출을 맡았고, 누미 라파스가 1인 7역을 연기한다. 윌렘 대포, 글렌 클로즈 등이 출연한다.

한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7인

미래 지구, 인류는 이상기후로 식량이 고갈되자 유전자 조작으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조작 식품의 부작용으로 비정상적 다중출산이 급증하면서 인구의 증가는 더욱 가속화된다. 공동 아사 위기 앞에서 생존을 위해 생명공학자이자 정치가인 니콜렛 케이먼은 1인 1가구만 허용하는 강력한 산아제한법을 시행한다. 쌍둥이를 비롯해 1명 이상의 자녀는 정부가 강제적으로 색출해 냉동처리 하는 이 정책은, 개인 신분 확인 절차의 강화와 이를 구실로 한 각종 통제의 결과를 가져온다. 식량문제가 해결된 후에 냉동된 자녀들은 안락하고 안전한 잠에서 깨어나 풍요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장밋빛 미래가 정부의 정책 홍보 수단이다.

7명의 쌍둥이 손녀를 얻게 된 테렌스 셋맨은 이 같은 정책을 무시하고 혼자서 자매를 모두 함께 키우기로 결정한다. 할아버지는 손녀들에게 먼데이 튜즈데이 웬즈데이 써스데이 프라이데이 새터데이 선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부 감시국의 눈을 속이기 위해 집을 밀실로 개조 한다.

밀실 속에서 이들은 개성을 가진 개인의 존재로 살아가지만, 사회적으로는 허용된 한 사람의 신분으로 활동한다. 각자의 이름과 같은 요일에만 외출이 가능하며, 이 때 이들은 ‘카렌 셋맨’이라는 이름을 공유한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가족회의를 통해 ‘오늘의 요일’이 ‘바깥세상’에서 경험한 일상을 모두 이야기하고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정체성의 조작으로 생길 수 있는 오류를 사전 차단한다.

제목에서 예상되듯, 이 아슬아슬하지만 정교한 생존방식의 종말은 장녀인 ‘월요일’이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제목은 일상의 사라짐, 그것도 월요일이라는 사회적 출발의 상실이라는 중의적 표현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개연성 없는 전개, 평이한 연출

영화의 매력은 기발한 SF적 발상에 집중돼 있다. 폭력적인 인구제한 정책과 그에 맞서는 개인의 불법적 생존법이라는 설정은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다른 색깔의 취향과 능력을 지닌 7명은 ‘카렌 셋맨’이라는 하나의 인물로 합체하면서 ‘초월적 재능’을 발휘한다는 점 또한 액션물로서 재미있는 장치다. 하지만, 정점은 역시 이미 시놉시스에서부터 수많은 철학적 영감을 자극한다는 사실이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도, 종의 선택적 생존과 진화의 문제를 비롯해 정체성의 갈등,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 등 여러 가지 논쟁과 사유의 소재가 풍부하다.

하지만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이 같은 철학적 화두들을 사실상 장식용으로 뿌려놓는 정도의 수준에 머문다. 중반 이후로 갈수록 주연 배우인 누미 라파스의 7가지 색의 활약상과 속도감있는 액션 등으로 현격히 무게가 쏠리면서 논쟁적 주제들을 효과적으로 다루는데 실패한다. 이 영화는 SF적 상상력으로 시작되고 스릴러로 전개되는 것처럼 하지만 사실은 오로지 액션물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액션 비주얼이나 아이디어가 탁월한 것도 아니라는데 있다.

비록 누미 라파스의 거듭되는 변신이나 연기는 흥미롭지만, 실소를 금치못할 모순이 계속되는 엉성한 전개에 작위적 캐릭터의 남용, 직설적 복선 등은 스릴러적 긴장감을 증발시킨다. 주인공의 능력이 관객에게 설득되지 않고, 감시국의 허점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장면의 반복은 마치 양팀의 실책으로 골이 남발되는 졸전 축구 경기를 보는 것 같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물론, 영상은 현란한 총질과 과격한 발차기 등이 가득해서 이를 눈가림하기 바쁘지만, 각종 첨단 기술이 통제적 도구로 사용되는 묘사와는 동떨어지는 구멍 투성이의 보안 시스템이 스토리를 전개하는 실제 키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논리적 전개도 벅찬 마당에 철학적 문제들을 심도깊게 버무릴 여유가 있을리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인류적 고민을 그럴듯한 대사로 툭툭 던져놓는 정도의 영리한 장치들이 빈약한 주제 의식의 빈자리를 대신한다. 어떤면에서 이것은 효과적인 상업적 기교다. 토미 위르콜라 감독은 죽어도 제한 횟수 내에서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임 속 주인공 같은 캐릭터의 ‘액션적 속성’에 가장 이끌린 것처럼 보인다.

결론적으로 신선한 상상력과 독특한 설정이라는 고급스러운 포장지로 감싸져 있지만,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본질은 평이한 킬링타임용 액션물이다. 이 영화가 던지는 매력적인 발상들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머릿속에서 확장되고 인문적 사고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영화 밖’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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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순의 아트& 컬처] 크리스티 최고가 기록한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국내 첫 개인전
[이화순의 아트&컬처]탕! 탕! 탕! 낙찰가 9030만 달러(한화 1019억원)! 지난해 1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생존 작가 최고가 경매작품이 경신됐다. 영국 출신의 데이비드 호크니(82)의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 1972년 작)'이었다. 응찰자는 전화로 참여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전세계 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작품은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남자를 빨간 재킷의 또다른 남자가 수영장 밖에서 응시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호크니는 그의 작업실 바닥에서 발견한 두 개의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림 속 빨간 재킷의 남자는 호크니와 스승과 제자로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한 열한 살 연하 동성 연인인 피터 슐레진저로 알려졌으며 그림이 완성되기 1년 전 호크니와 슐레진저는 결별했다. 새로운 것이 아니면 인정받기 어려운 미술계에서 호크니는 ‘그림’으로 승부해온 작가다. 8월4일까지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으면 호크니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공동기획으로 ‘데이비드 호크니’전을 연 것이다. 국내 첫 대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