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8 (토)

  • 맑음동두천 14.2℃
  • 맑음강릉 9.9℃
  • 맑음서울 13.8℃
  • 맑음대전 15.1℃
  • 맑음대구 13.0℃
  • 맑음울산 11.0℃
  • 맑음광주 13.7℃
  • 맑음부산 12.5℃
  • 구름많음고창 8.0℃
  • 맑음제주 12.5℃
  • 맑음강화 4.7℃
  • 맑음보은 12.7℃
  • 맑음금산 13.7℃
  • 맑음강진군 12.8℃
  • 맑음경주시 11.1℃
  • 구름많음거제 13.3℃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기발한 발상’의 활용, 또는 낭비

URL복사

식량위기 미래의 풍경 담은 SF 액션 스릴러 <월요일이 사라졌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인구증가와 이상기후가 식량고갈로 이어지는 미래학자들의 디스토피아 시나리오를 영화적으로 구성했다. <헨젤과 그레텔: 마녀 사냥꾼>로 알려진 토미 위르콜라가 연출을 맡았고, 누미 라파스가 1인 7역을 연기한다. 윌렘 대포, 글렌 클로즈 등이 출연한다.

한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7인

미래 지구, 인류는 이상기후로 식량이 고갈되자 유전자 조작으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조작 식품의 부작용으로 비정상적 다중출산이 급증하면서 인구의 증가는 더욱 가속화된다. 공동 아사 위기 앞에서 생존을 위해 생명공학자이자 정치가인 니콜렛 케이먼은 1인 1가구만 허용하는 강력한 산아제한법을 시행한다. 쌍둥이를 비롯해 1명 이상의 자녀는 정부가 강제적으로 색출해 냉동처리 하는 이 정책은, 개인 신분 확인 절차의 강화와 이를 구실로 한 각종 통제의 결과를 가져온다. 식량문제가 해결된 후에 냉동된 자녀들은 안락하고 안전한 잠에서 깨어나 풍요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장밋빛 미래가 정부의 정책 홍보 수단이다.

7명의 쌍둥이 손녀를 얻게 된 테렌스 셋맨은 이 같은 정책을 무시하고 혼자서 자매를 모두 함께 키우기로 결정한다. 할아버지는 손녀들에게 먼데이 튜즈데이 웬즈데이 써스데이 프라이데이 새터데이 선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부 감시국의 눈을 속이기 위해 집을 밀실로 개조 한다.

밀실 속에서 이들은 개성을 가진 개인의 존재로 살아가지만, 사회적으로는 허용된 한 사람의 신분으로 활동한다. 각자의 이름과 같은 요일에만 외출이 가능하며, 이 때 이들은 ‘카렌 셋맨’이라는 이름을 공유한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가족회의를 통해 ‘오늘의 요일’이 ‘바깥세상’에서 경험한 일상을 모두 이야기하고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정체성의 조작으로 생길 수 있는 오류를 사전 차단한다.

제목에서 예상되듯, 이 아슬아슬하지만 정교한 생존방식의 종말은 장녀인 ‘월요일’이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제목은 일상의 사라짐, 그것도 월요일이라는 사회적 출발의 상실이라는 중의적 표현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개연성 없는 전개, 평이한 연출

영화의 매력은 기발한 SF적 발상에 집중돼 있다. 폭력적인 인구제한 정책과 그에 맞서는 개인의 불법적 생존법이라는 설정은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다른 색깔의 취향과 능력을 지닌 7명은 ‘카렌 셋맨’이라는 하나의 인물로 합체하면서 ‘초월적 재능’을 발휘한다는 점 또한 액션물로서 재미있는 장치다. 하지만, 정점은 역시 이미 시놉시스에서부터 수많은 철학적 영감을 자극한다는 사실이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도, 종의 선택적 생존과 진화의 문제를 비롯해 정체성의 갈등,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 등 여러 가지 논쟁과 사유의 소재가 풍부하다.

하지만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이 같은 철학적 화두들을 사실상 장식용으로 뿌려놓는 정도의 수준에 머문다. 중반 이후로 갈수록 주연 배우인 누미 라파스의 7가지 색의 활약상과 속도감있는 액션 등으로 현격히 무게가 쏠리면서 논쟁적 주제들을 효과적으로 다루는데 실패한다. 이 영화는 SF적 상상력으로 시작되고 스릴러로 전개되는 것처럼 하지만 사실은 오로지 액션물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액션 비주얼이나 아이디어가 탁월한 것도 아니라는데 있다.

비록 누미 라파스의 거듭되는 변신이나 연기는 흥미롭지만, 실소를 금치못할 모순이 계속되는 엉성한 전개에 작위적 캐릭터의 남용, 직설적 복선 등은 스릴러적 긴장감을 증발시킨다. 주인공의 능력이 관객에게 설득되지 않고, 감시국의 허점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장면의 반복은 마치 양팀의 실책으로 골이 남발되는 졸전 축구 경기를 보는 것 같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물론, 영상은 현란한 총질과 과격한 발차기 등이 가득해서 이를 눈가림하기 바쁘지만, 각종 첨단 기술이 통제적 도구로 사용되는 묘사와는 동떨어지는 구멍 투성이의 보안 시스템이 스토리를 전개하는 실제 키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논리적 전개도 벅찬 마당에 철학적 문제들을 심도깊게 버무릴 여유가 있을리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인류적 고민을 그럴듯한 대사로 툭툭 던져놓는 정도의 영리한 장치들이 빈약한 주제 의식의 빈자리를 대신한다. 어떤면에서 이것은 효과적인 상업적 기교다. 토미 위르콜라 감독은 죽어도 제한 횟수 내에서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임 속 주인공 같은 캐릭터의 ‘액션적 속성’에 가장 이끌린 것처럼 보인다.

결론적으로 신선한 상상력과 독특한 설정이라는 고급스러운 포장지로 감싸져 있지만,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본질은 평이한 킬링타임용 액션물이다. 이 영화가 던지는 매력적인 발상들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머릿속에서 확장되고 인문적 사고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영화 밖’의 일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김광열 영덕군수】 "영덕, 미래를 준비하는 지역으로"
[시사뉴스 박순보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 영덕군수에 출사표를 던진 김광열 군수를 만나 어떤 군수가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40여 년 영덕 행정 전문가에서 군수로 보낸 지난 4년은 어떤 시간이었나? 저에게 지난 4년은 40년 행정 경험을 ‘결과로 증명한 시간’이었습니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행정가로서, 군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취임 직후

정치

더보기
【특집-김광열 영덕군수】 "영덕, 미래를 준비하는 지역으로"
[시사뉴스 박순보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 영덕군수에 출사표를 던진 김광열 군수를 만나 어떤 군수가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40여 년 영덕 행정 전문가에서 군수로 보낸 지난 4년은 어떤 시간이었나? 저에게 지난 4년은 40년 행정 경험을 ‘결과로 증명한 시간’이었습니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행정가로서, 군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취임 직후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세제, 금융, 규제 권한 행사만으로 충분히 집값안정 이룰 수 있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사진) 대통령이 정부는 세제, 금융, 규제 권한 행사만으로 충분히 집값 안정을 이룰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청와대는 다주택 공직자에게 집을 팔아라 말아라 하지 않는다”라며 “정부는 세제, 금융, 규제 권한 행사만으로도 충분히 집값안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5급 이상 공직자라도 손해와 위험을 감수하며 다주택을 유지하겠다면 그것은 그의 자유이고 그 결과인 손실은 그의 책임일 뿐이다”라며 “청와대가 다주택 미해소를 이유로 승진배제 불이익을 주며 사실상 매각을 강요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당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남 집값 내렸다고 정부가 생색내는 동안 다른 지역의 아파트 값은 다 뛰고 전월세는 폭등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권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를 끊고 서민들의 고통만 더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바로잡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27일 서면브리핑을 해 “수억원대 빚을 내서 비싼 집을 사라는 것이 국민의힘이 말하는 ‘주거 사다리’냐?”라며 “정부는 단순히

사회

더보기
강민정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일반고등학교 전환...‘심야 및 일요일 사교육 청정’ 서울 실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강민정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자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의 일반고등학교로의 전환과 사교육 강력 억제를 공약했다. 강민정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자는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과도한 선행학습과 무한 경쟁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정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이제 사교육비 부담은 가계 경제를 넘어 저출생의 핵심 원인이 됐다. 저는 아이들의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고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서울교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심야 및 일요일 사교육 청정’ 서울을 실현하겠다”며 “무등록 불법 교습 행위에 대한 단속 근거를 강화하는 한편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이끄는 ‘심야 사교육 자율 제한’ 인증제를 도입하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강민정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자는 “특히 자사고와 국제중의 일반학교 전환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초등 단계부터 시작되는 조기 입시 경쟁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강민정 서울교육감 예비후보자는 27일 국회에서 기자에게 “자사고 등에 대한 심사를 제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자율형 사립고등학교)제6항은 “교육감은 자율형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