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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반도 대지진 시나리오]
포항에서 백두산까지
한반도 지진 다발 가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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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진 주기는 수백 년... 17세기에 대지진 있었으니 현재는 위험상황”
“백두산 화산 분출된다면 주변 3개국이 핵폭발 급 위험상황에 놓여”
“우리나라는 내진설계 취약해 6.0 지진 발생하면 피해 막심”


[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동남아 쓰나미-동일본 대지진-경주 지진-포항 지진-대만 지진’ 등 일련의 동아시아의 지역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진이 심상찮다. 이에 이어 최근에는 포항 지진의 여진을 겪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향후 한반도의 지진 발생 가능성과 이에 대한 대비책을 짚어보는 것은 매우 유용한 일일 것이다. 또한, 지진과 연동된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과 동해 해저의 지각변동과 그에 따른 지진 가능성도 포괄적으로 진단해볼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에 <시사뉴스>는 국내 지질학계의 거두(巨頭)로 손꼽히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 및 경북대학교 지질학과 유인창 교수(인터뷰 順)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이런 제(諸)문제를 짚어봤다.


■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 인터뷰
"필로티 구조 문제 아닌 내진설계 미흡 문제"


- 양산단층과 한반도 지진 발생 가능성과의 관계는.
지진 자료라든지 활성단층 자료 등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동남부가 위험한 것으로 드러난다. 동남부 쪽이 과거 역사를 보면 6.5~7.0사이 정도의 지진이 있었던 거로 확인됐고, 제일 마지막에 났던 지진이 17세기쯤이다. 우리나라는 지진발생주기가 길다. 대만 같은 경우 몇 십 년 마다 그 정도 크기는 안 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판 경계에 상당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진주기가) 수백 년 주기가 된다. 이것은 곧 수백 년 이라는 공백기 동안 지각에 압력이 누적되는 상황이 왔다는 의미다. 


이것은 동일본 지진의 영향도 있을 수 있고, 지금 조금 심상치 않다. 너무 큰 지진들이 자꾸 일어나고 있는 상태다. 지진은 항상 다발로 일어난다. 한번 발생하면 다발로 일어난다. 1년 만에 5.4 규모, 5.8 규모 이렇게 발생했는데 우리가 걱정하는 건 이런 공백기가 오래되면서 활성기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100% 확정할 수는 없지만, 만약 활성기로 들어간다면 우리는 그 때 지각의 누적됐던 압력들이 해소되는 시기인데,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는 6.5~7.0사이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대만의 경우 최대가 8.0~8.5인데 우리는 떨어져있기 때문에 6.5~7.0정도로 본다.


제가 요번에 화렌시에서 직접 체험했는데, 6.0정도만 되더라도 피해가 크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지진 대비가 너무 안 돼 있다는 것이다. 만일, 부산 같은 곳에서 그런 지진이 일어난다면 엄청나게 피해가 올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6.0만 넘어도 엄청난 피해가 오지 않을까 싶다.



- 필로티 구조 등 내진설계 미흡 등의 문제는 없나.
필로티 구조라도 (건물을) 튼튼하게 지으면 되는데 이번에 대만에서 느낀 것은 필로티 구조들이 많았는데 하나도 안 무너졌다. 기둥이 엄청나게 다르다. 우리는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기둥만 세워놨기 때문에 함몰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내진 설계도 너무 안 돼 있고, 대비도 안했기 때문에(더욱 그렇다).


이렇게 6.5~7.0정도의 지진이 일어난다면 대재앙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러니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법적, 제도적, 의식적으로 우리가 안전에 투자를 하자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민간의 능력 범위에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런 상태로 (대비 없이) 10년, 20년, 30년이 지난다면 나중에 피해는 상당히 커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것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보면, 주기가 있고 점점 우리 후세대에서는 대지진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다.


큰 지진이 한번 터지고 나면 태평성대가 올 것이고, 그 후 수백 년이 지나면 우리나라에는 또다시 큰 지진이 올 것이다.


- 지난 번 경주와 포항지진은 양산단층의 한 지류에서 발생한 것인가.
경주지진은 양산단층의 지류가 맞다. 우리가 양산단층이라고 하면 단층 하나로 이뤄진 게 아니고 그 안에는 수많은 단층들의 집합이 ‘양산단층대’라고 한다. 그래서 경주지진은 양산단층의 아기단층(?)이랄까, 양산단층대에서 터졌다고 얘기할 수 있고, 포항지진은 양산단층과는 전혀 다른 단층이다.


- 지진발생 원인도 다른 것인가.
원인은 거의 같은데, 움직이는 단층자체는 완전히 다르다. 양산단층이 아니고, 곡강단층 이라는 단층이 있다. 그 단층이 지하에 매몰돼있는 단층이다.


- 백두산 부근에서 핵실험을 한다면 백두산이 화산폭발 가능성도 있나.
여러 학자들이 백두산은 완전히 죽은화산이 아니라는 것과 백두산 밑에 마그마 방이라고 그런 것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지질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기에서 좀 떨어져 있는 길주-명천 이런 곳에서 핵실험을 한다면 그 파동이 백두산까지 갈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백두산 쪽에 있는 마그마 방을 압축·팽창시킨다. 그러면 마그마 방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그런데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지진의 크기로 봤을 때, 그쪽까지 도달한다면 규모로 본다면 진도 3정도 밖에 안 된다. 거리상으로 떨어져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그마를 자극해 압축을 시켜 마그마가 올라올 때까지는 너무 작은 것이다.


핵 실험을 한다든지 그 규모로 땅이 흔들렸을 때 지진파라는 것은 멀리 이동해가면서 감쇄되는 현상들이 일어난다. 그래서 백두산에까지 파동이 도달하게 되면 규모가 2에서 3 정도밖에 안 된다. 그 정도의 자극으로는 지하에 마그마 방을 자극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 백두산 밑에는 어떤 단층대가 별도로 존재하나.
다른 단층들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보면 마그마 방이라고 해서 마그마가 뭉쳐있는 방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풍선에 충격을 주면 공기가 터져 나가지 않습니까. 마그마가 들어있는 풍선 같은 것이 지하에 있다. 지진파가 도달하면 호스로 콱 누르는 거랑 똑같은데, 세게 눌러야 풍선이 터지면서 나올 것 아닌가. 살짝 누르면 끝난다는 말이다.



- 백두산 주변 지형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형인가.
지진으로는 안정된 지형이고, 이 자체에서 마그마 운동에 의하거나 다른 자극에 의해서 화산이 분출 할 수는 있겠지만 길주나 명천쯤에 핵실험을 해서 백두산이 터질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


- 양산단층대 외에도 국내에 지진 위험지역이 있나.
양산단층과 평행하게 다니는 여러 단층이 있다. 고량단층, 밀양단층, 동해단층, 일광단층 등등이 있다. 그리고 또 경주와 울산을 연결하는 큰 단층이 있다. 예를 들어 울산단층이라든지 하는 것이 있다. 상당히 많다. 아무래도 동남부에 밀집된 것이 가장 많을 것이다. 포항, 경주, 울산 이런 지역에 가장 집중돼있다.


- 동해 해저에서 마그마 분출의 위험도 있나.
당연히 있다.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해저 단층에 대한 조사가 거의 안 돼 있지만 지금까지 조사했던 결과를 보면 동해안가와 바다 속에 큰 단층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2016년도에 울산 앞바다에서도 5.4진도의 지진이 일어났다. 그러므로 바다에 대해서도 조사를 많이 해야 한다. 아마 올해부터 해양수산부에서 우리나라 동남부로부터 시작해서 바다 쪽 연안에 있는 단층들에 대한 조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에서 지진대비 관련해서 어떤 노력을 했나.
해양수산부뿐만 아니고 행정안전부가 중심이 되고 기상청 등도 들어올 것이고 범 부처 사업으로 육상, 해상 이런 식으로 해서 지하 깊은 곳 등을 대상으로 이제 시작하는 사업도 있고, 육상 활성단층 같은 것은 작년에 시작을 했다. 기획하면서 올해부터 시작할 것도 있다. 어떤 사업을 펼치건 간에 자금이 소요된다. 또 그런 것을 하려면 국회에 가서 얘기도 해야 되고 그래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 지진조사에 있어 특히 많이 쓰이는 범용장비 같은 것이 있나. 
우선, 지진계가 있어야 할 것이고, 육상지진계와 해상지진계가 그것이다. 해상지진계도 우리나라가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해상에서 지진이 나는 것을 관찰하려면 해상지진계가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고, 지하니까 지하 구조를 알려면 물리탐사라는 것을 해야 한다. 그런 장비들도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 외국 같은 경우 실제로 땅에 시추할 때도 사용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장비들이 필요하다.


- 연구조사에는 상당한 자금이 소요되지 않는가. 
그러니까 이런 것을 하려면 수년 만에 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 같은 곳에서도 100년 이상 걸리고 그랬다. 이런 것은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빨리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서 10년, 20년, 30년 이렇게 지났는데도 대비가 늦어지면 우리는 대비가 완비되기까지 위험요소에 그만큼 더 오래 노출되는 것이다.


■ 경북대학교 지질학과 유인창 교수 인터뷰
"백두산 폭발 가능성 상당히 높다"


- 최근 발생한 포항지진은 양산단층과 관계된 것인가.
‘양산단층대’라고 얘기한다. 양산단층만 얘기하는 게 아니고 그 옆에 있는 부수적인 단층대를 다 엮어서 양산단층대라고 한다. 정확히 양산단층이 움직인 것은 아니고, 양산단층대 내에 있는 단층들 중의 하나가 움직여서 지진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 지진이 발생하면 여진이 온다는데 이번에도 여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가.
지금도 계속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 11일에 발생한 것은 4.6짜리이고, 작년 11월 15일에 있었던 5.4지진보다는 규모가 점차로 들어드는 상태다. 그런데 이게 일률적으로 쫙 줄어드는 게 아니고 4.6짜리였다가 2.0짜리 갔다가 다시 또 4.5짜리로 갔다가 이런 식으로 들쭉날쭉하면서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이다. 이것은 특이사항은 아니고, 여진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은.
폭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학자들이 얘기를 하고 있다. 그건 뭐 국내학자들 뿐만 아니라, 외국학자들도 백두산이 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 백두산 인근에서 핵실험을 한다면 그것에 자극받아 화산분출 가능성은.
핵실험과 그 부근의 화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서 화산이 폭발한다는 직접적인 연관성에 관한 연구논문들은 없다. 핵실험 때문에 화산이 폭발할 것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얘기냐, 연관이 어느 정도 있다는 얘기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에 관한 연구논문 자체가 없는 상태다. 다만,  상당히 우려를 표명할 정도는 된다. 지진이 나고 핵실험을 하고 그러면 (가능성이 있다). 핵실험 직후에 길주-명천 지구대에서 인공지진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한다. 그러면 그 지진 때문에 옆에 바로 가까운 백두산이 영향 받는 게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는 또 없다.


- 양산단층대는 취약한가.
단층이라는 것은 모두 다 취약하다. 단층이라는 것이 불연속면이기 때문이다. 매질이 가다가 딱 끊어지는 것이다. 힘을 주면 끊어진 부분들이 그 부분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러니까 이 단층이 움직이게 되면서 거기서 에너지가 방출되는 게 그게 지진이다.


- ‘지구대’나 ‘구조곡’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게 모두 불연속면들이다. 그런 곳들이 다 움직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런 곳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했다. ‘구조곡’이라는 것은 단층에 의해서 만들어진 푹 꺼진 지형을 말하는 것이다. ‘지구대’도 마찬가지다. 이런 곳에는 틀림없이 단층이 있다. ‘구조곡’은 예를 들어 한탄강 같은 지역을 보면 폭 꺼져서 절벽 같은 게 있다. 그럼 그 절벽이 단층면이다.


그런데 양산단층대는 그런 푹 꺼진 지형은 없다. 불연속면들이 계속 같은 방향으로 달리니까 ‘양산단층대’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불연속면이 한쪽 방향으로 달리는 형태를 단층이라고 하고 그것이 여러 개라면 그것을 묶어서 단층대라고 한다.



- 양산단층대 외에도 지진발생 가능성이 높은 단층대가 또 있나.
우리나라 북동방향으로 달리는 단층대들이 많다. 현실적으로 포항지역 외에도 다른 지역에서도 지진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홍성, 속리산, 쌍계사 지역 등이 그것이다. 지진 안전지대라는 말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일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지진발생빈도가 적으니까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고 얘기해왔던 것뿐이다. 지진 안전지대라고 칭해진다 해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지진발생빈도가 많아졌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도 자꾸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 우리나라는 지진 연구나 자금지원 측면에서 취약한가.
지진 연구가 많이 안 돼 있었다. 대비도 안 돼 있었다. 경주 지진 이후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더 많은 연구와 대비책이 필요하다. 왜 이렇게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원인분석도 잘 안 돼 있는 게 현실이다. 이건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차근차근 시간을 갖고 해야 할 문제다. 경험도 축적돼야 하고.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다.


- 지진과 관련한 연구가 가장 잘 돼 있는 나라를 꼽으라면.
그야 일본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인명피해도 많고, 그래서 거기에 대비해서 투자하는 연구비가 굉장히 많다. 우리나라는 일본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그렇게 크게 지진이 발생하지도 않았고. 국민적 관심이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니까 누가 지진에 대해서 연구한다고 하면 그걸 왜 하느냐 하는 상태였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우리나라도 지진이 자꾸 발생하고 그러니까. 여기에 대해서 대비를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연구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핵폭탄도 마찬가지다. 백두산에 대해서 우리가 배울 때는 ‘죽은 화산이다, 사화산이다’ 이렇게 배웠지만 실질적으로 백두산 밑에서는 마그마가 움직이고 있다. 이것에도 대비를 해야 한다.


- 백두산 화산 분출시 핵폭발 이상의 피해를 받게 되나.
핵폭탄 터트리는 것은 인공적인 것이라서 지엽적인 것이지만 백두산이 분화를 하기 시작하면 이 문제가 북동아시아 3개국에 걸쳐서 있기 때문에 난민이 발생하는 게 문제다. 난민이 발생하면 북한정권의 존립자체가 불안해진다. 미리 대비를 해야 하는데, 우리 영역이 아니라 해서 놔두면 나중에 문제가 된다. 난민이 발생하면 어디로 가겠나.


그래서 우리가 대비하기 위해 2011년도에 남북공동 연구를 하자고 마침 북한 측에서 먼저 제의가 왔기에 그때 회담을 했었다. 그런데 그 다음해에 북한 측에서 일방적으로 합의한 사항을 뒤집었다. 벌써 8년 가까이 됐다. 이런 기회에 이럴 때같이 협력해서 가칭 남북과학 협력 특별기구 등을 우리정부가 북한에 제안해서 이끌어준다면 우리 기술과학인들은 얼마든지 가서 연구할 수가 있다.


남북 간의 화해모드도 중요하지만 백두산이 터진다고 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응방안이 나와야 한다. 그러려면 함께 연구 조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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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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