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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르뽀] "나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악마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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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남영동대공분실 방문의 날 열려


[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10일 경찰청 인권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제2회 남영동대공분실 방문의 날' 행사 및 제2차 고문피해자 증언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가칭)남영동대공분실인권기념관추진위원회'가 주최했다.


경찰청 인권센터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는 탐방 안내 활동의 현장해설을 담당하는 KYC(한국청년연합)라는 시민사회단체도 일조했다.
















○ 현장탐방

주최 측은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1시, 오후 2시 세 차례에 걸쳐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탐방 안내 활동을 벌였다. '남영동'이라는 역사의 현장을 설명하는 KYC(한국청년연합) 소속 해설사는 자원봉사자다.


현장 탐방은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1시, 오후 2시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탐방 코스는 '경찰청 인권센터 앞마당 - 정문 - 나선형 철제 계단 - 509호(故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의 현장) - 515호(故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고문했던 고문실) - 박종철 기념전시실'로 이어지는 코스다.



이날은 광주광역시에서 스스로 자원해서 올라온 방문객 대학생들과 광주광역시 소재의 6·15학교의 소개로 올라온 대학생들 등 30여명의 방문객들이 현장탐방에 함께했다.


해설을 맡은 자원봉사자는 "육중한 철제 정문은 과거에는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볼 수 없는 문이었다"며 "눈을 가린채 차에 태워진 박종철 열사가 육중한 철제 슬라이딩 문이 잠기는 소리를 청각으로만 들었을 때 그 얼마나 공포스러웠을지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검은 벽돌로 지어진 이 건물의 옆면에는 좁다란 출입문이 나 있었고, 그곳을 들어서자 아주 좁은 철제 계단이 나선형으로 설치돼 있었다.


해설자는 "1987년 당시 박종철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민주화 운동가들이 어둡고 좁은 이 계단을 통해 5층까지 끌려갔다"며 "그때 그분들의 그 공포감을 상상해보라"고 언급했다.


마치 등대 속에 설치된 계단을 올라가듯이 설계된 철제 계단을 가파르게 올라가서 5층에 이르렀을때 사방은 너무 어두웠다. 형광등을 켜자 비로소 약간 밝아질 정도의 장소였다.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받고 돌아가신 509호는 문 앞 왼쪽에는 사각형 목재 테이블을 중심으로 의자가 마주보고 있는 형태로 놓여져 있고, 우측에는 침대가 하나 놓여져 있고, 벽쪽으로는 박종철 열사를 물고문해서 숨지게 했던 욕조가 위치해 있고 욕조의 벽면에는 박종철 열사의 영정이 걸려 있었다.


해설사는 "이곳의 다른 방들은 모두 원형이 훼손됐지만, 이 방 만큼은 원형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가 박종철 열사의 아버님인 박정기 선생님이 목숨을 걸고 항의해서 원형 보존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원한 민주주의자'로 불리는 故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칠성판에서 고문 당했던 515호 탐방이 있었다. 해설사는 이곳에서 "영화 남영동 1985에서 봤던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라며 "이곳에서는 김근태 의장에 대해 물고문, 전기고문 등의 고문이 자행됐던 곳"이라고 해설했다.


이어 그는 "모진 고문을 못이기고 자백을 했던 김 의장에 대해서도 바로 풀어주지 않고 무려 22일을 가둬놨던 곳"이라며 "그 긴 기간동안을 풀어주지 않았던 이유는 외부에 있는 민주화운동 세력에게 국가권력에 대항하면 너희도 이런 꼴을 당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5층 탐방에 이어 4층으로 내려갔는데, 이곳은 박종철 기념전시실이다.


이 전시실에는 80년대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의 근원이 됐던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사진들과 80년대의 치열했던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의 현장사진 및 그 당시의 신문 스크랩 등이 전시돼 있다. 아울러 박종철 열사의 어린시절 사진에서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사용했던 안경, 책, 기타, 스웨터, 시계 등을 전시해놨다.


고문피해자 증언대회

3시부터는 “나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악마를 보았다”라는 제목으로 이 건물 7층에서 고문피해자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고문피해자 증언대회에는 1981년 남영동 대공분실에 전국민주노동자연맹 사건(일명, 학림사건)으로 끌려와 40여일 간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을 당한 유동우 씨(69, 당시 노동자)와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사망하기 2달 전에 같은 장소에서 박종철 열사를 고문한 고문경관 조한경, 황정웅, 반금곤 등으로부터 물고문 등을 당한 김찬훈 씨(54, 당시 학생) 및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사망한 1987년 1월 14일 당시 남영동 대공분실 5층에서 마찬가지로 물고문 등을 당한 황정옥 씨(당시 노동운동가) 등이 차례로 나와 자신의 고문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날 유동우 씨는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로서 감당하기 힘들었던 고문 피해 사실을 생생하게 증언했고, 노동해방사상연구회 사건으로 연행되어 고문을 당한 황정옥 씨는 “박종철 열사 때문에 우리는 더 큰 고문을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녀는 본지와의 별도 대담에서 "당시 민주화운동 하다가 남영동으로 끌려온 민주화 인사들 중에서 저 같은 경우에는 남영동 5층에서 고문 받고 그 후 일종의 유치장 기능을 했던 남영동 부지내의 컨테이너속의 공간으로 갔다가 용산경찰서로 가게 됐고 그후 서대문 구치소로 들어가게 되는 코스를 밟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증언을 했다.
   
특히 김찬훈 씨는 "당시 검찰 수사팀(주임검사 신창언, 수사검사 안상수 박상옥)이 경찰이 '5명이 아니라 2명이 고문했고 업무과욕때문에 우발적으로 발생한  1회성 사건'으로 사전에 짜 맞춘 각본을 그대로 수용한 건 검찰이 경찰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게 아니라 속아 준 것에 불과하다"고 증언했다.


이어 "검찰이 의지만 있었다는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사망하기 2달 전에 같은 경관에게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 있던 나같은 사람을 한번만 찾아왔어도 고문이 결코 우발적으로 벌어진 게 아니라 조직적이고 상습적으로 벌어졌다는 걸 너무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철저히 외면했다"고 했다.


이번 고문피해자 증언대회는 지난 2월의 제1차 고문피해자 증언대회에 이어 2번째 열린 증언대회다.


한편, 남영동대공분실인권기념관추진위원회 측은 경찰이 옛 남영동대공분실을 고문피해자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가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조속히 취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이철성 경찰청장에 대한 면담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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