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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컬링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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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규 감독의 네 번째 강릉 러브스토리 <게스트하우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배우의 꿈을 꾸고 있는 정우는 누나가 반강제적으로 운영하게 만든 강릉의 게스트하우스를 벗어나고 싶다. 어느날 평창올림픽 방송 리포터를 위해 일본의 전 컬링 국가대표 히로코가 이 게스트하우스에 체류하면서 정우의 삶에 작은 변화가 온다. 2017년 오키나와 국제 영화제와 교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소소하고 담백한 낭만

<맛있는 인생>, <내가 고백을 하면>, <두 개의 연애>에 이은 조성규 감독의 네 번째 강릉 러브스토리다. 조 감독 특유의 과장없는 일상적 표현과 전개 속에서도 낭만적 감성이 충만한 영화다. 멜로물의 공식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작위적 설정이나 과잉감정, 파격을 배제한 담백한 연출이 영화적 재미와 함께 ‘강릉 바다’ 같은 휴식과 치유를 준다.

<게스트하우스>는 최근 이슈가 집합된 느낌이다. 강릉의 아름다운 풍경과 숨겨진 명소는 물론이며, 토속 음식, 컬링, 평창올림픽 등 대중적 코드들이 풍부하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조 감독의 공간이나 음식, 소품에 대한 감각은 꽤나 트렌디하다. 볼거리 먹을거리 등 여행을 하는 듯한 즐거움도 이 영화의 빠질 수 없는 강점이지만, 이 같은 아이콘들을 나열하는 시류 영합적 영화는 아니다. 다양한 소재와 비유를 멋부리지도 욕심내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풀어놓는 깔끔함과 균형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풋풋하고 소소한 청춘 남녀의 사랑에 추억과 꿈 등의 보편적 삶의 이야기를 수놓았다. 강릉을 ‘천국’으로 생각하는 히로코와 달리 정우에게 그곳은 ‘감옥’이다. 게스트하우스가 곧 집이자 직장인 사람에게 그 곳은 낭만적일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스포츠 스타였던 미로코의 신분이나, 배우를 희망하는 정우의 꿈 모두 화려하고 열정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현실일 때는 ‘감옥’일 수 있다.

강릉은 정우에게 집일 뿐만 아니라, 재일교포인 히로코에게도 할머니의 고향이다. 정우의 가이드를 받으며 히로코는 할머니가 남은 여생을 살아갈 집을 강릉에서 물색한다. 그러다 찾아낸 일본으로 오기 전 할머니가 살았던 옛집은 추억이자 그리움, 안식처 그 자체다. 히로코와 정우, 그리고 관객은 그 집과 강릉의 공기와 음식 등을 통해서 등장하지 않는 할머니와 교감을 나눈다.

일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자각

꼭 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게스트하우스>는 ‘집’에 대한 영화다. 물론 ‘집’은 감독이 말하고 싶은 사랑의 본질이기도 하다. ‘집’으로 상징되는 현실은 빈번히 이상을 향한 우리의 발목을 잡는 지긋지긋한 난관이지만, 바꾸어보면 이상은 일상의 소중함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연막이기도 하다.

게스트하우스를 히로코에게 팔아넘기기 위한 계략으로 사랑을 연기했던 정우가 진짜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는 것처럼, 사랑은 일상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기도 하다. 컬링에 대입해 재치있는 비유로 표현되는 사랑에 대한 정우의 통찰은 결국 ‘더 이상 서울로 가지 않는’ ‘허황된 화려함을 쫓지 않는’ ‘한 사람의 마음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일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자각이다. 연기하고, 착각하고 기억을 조작하는 수많은 가짜 사랑이 허영과 망상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대비된다.

정우 역에는 아이돌 그룹 초신성의 멤버 김성제가 맡았다. 히로코 역에는 ‘박치기’에서 얼굴을 알렸던 재일교포 출신 배우 김지순이 열연했다. 이외에도 김강현 백선우 서은채 정다원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히로코 역의 김지순이 연기나 캐릭터 모두 인상적인데 ‘일본 여성’이라는 이국의 존재는 다른 등장인물과 구분되는 연애의 판타지적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의사소통의 부자유스러움이라는 설정이 더욱 극적인 장치가 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강릉이라는 지역이 주는 영감과도 연결되는 캐릭터다. 히로코 할머니의 옛 집으로 나오는 강릉 적산가옥에서도 보여지듯 강릉에는 일제시대 일본식 주택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조 감독은 일본과 중국의 문화들이 함께 공존했던 이국적 분위기를 강릉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으로 말하기도 했다. 히로코의 할머니는 어린 시절 강릉에 살았던 재일교포 한국인이고, 다시 고향인 강릉에서 살고 싶어한다. 히로코 캐릭터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돌고 돌아 다시 만나는 묘한 인연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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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