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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중도 유적지] "관광대국의 길, 중도유적지 보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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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지난 2월27일 356회 국회 제1차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유성엽 의원)에서 문체부장관과 문화재청장은 한 목소리로 중도유적지 보존의 뜻을 표명했다.


유성엽 의원은 "중도유적지에 레고랜드를 개발한다고 하면서 유적지를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과거의 잘못을 그대로 두는 것은 적폐"라며 "중도유적지를 온전히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전면적인 재검토를 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은 "강원도하고도 협의해야 될 사안"이라며 "원론적으로 의원님이 말씀하신 대로 전부터 동의하고 있었던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답변에 나선 문화재청 김종진 청장은 "지금까지 계속 진행돼 온 사안이지만 다시 한 번 체크해 보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분명 이런 발언들은, 이들의 입장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시사해주는 것으로 읽혀진다.


◇ 중도는 '강원도 고고학의 요람'

중도유적지는, 1977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실시한 북한강 유역의 지표조사에서 대규모 선사유적지로 확인됐다. 1980년 이후 1996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중도선사유적발굴조사단(1981), 강원대학교박물관(1983), 한림대학교박물관(1996) 등 총 5회에 걸쳐 발굴조사 되는 등 학계에 널리 알려진 유적으로 '강원도 고고학의 산실'이라 칭송됐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 시기인 2009년에 춘천 중도동 하중도 지구에 지표조사를 실시하고 2010년에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중도는 ‘강원도 고고학의 요람’으로 소중히 불렸으며 2011년 레고랜드가 유치되기 전에 전(全) 지역에 유적지가 존재함이 확인됐다. 이후 2017년까지 중도 발굴은 지속됐다. 총 3000여기의 유구와 9000여점의 유물 그리고 160여기의 돌무지무덤은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중론이다. 중도는 단위면적당 경주보다도 더 많은 유물유적들이 밀집한 특별한 유적지다.



◇ 훼손된 중도유적지

매장 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약칭: 매장문화재법) 제5조(개발사업 계획ㆍ시행자의 책무) 1항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 개발사업을 계획ㆍ시행하고자 하는 자는 매장 문화재가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매장 문화재의 훼손방지는 법률로써 보호되고 있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바로 이런 문화재 보호구역이 세계적인 놀이시설인 '레고랜드'의 입지로 선정됐다. 고고학계는 물론이고 각종 시민단체들은 "춘천에 레고랜드를 건설한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중도 유적지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문화재청은 "중도유적지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 왔다. 문화재청의 이런 입장 표명은 곧바로 거짓 논란에 휩싸인다. 2017년 10월25일 시민단체에 의해 중도유적지가 훼손된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H구역 4-2호 무덤은 공사트럭이 짓밟고 다니는 등 중도유적지는 만신창이로 파괴됐다. 2017년 11월13일에는 A5구역에서 유적지가 훼손된 것이 확인됐다.


◇ 경제논리로 평가된 중도 유적지

춘천 레고랜드 시행사인 엘엘개발의 최대주주는 강원도다. 2017년 11월13일~14일 강원도의회 레고랜드 행정사무감사에서 불법적인 용도변경과 용적률 변경이 거론됐다.


박현창 의원(평창)은 "중도유적지에 고층아파트를 고급으로 지어서 분양을 하면 지금까지 투자했던 비용을 다 건져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만호 경제 부지사는 "우선 무엇보다 땅값을 올리는 게 첫째 목표"라며 "절차도 의원님이 지적하신대로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런 발언들은 강원도 행정감사에서 일관됐다. 한마디로 강원도는 중도유적지의 보존보다는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경제적 논리로 중도유적지를 바라본 것으로 해석됐다.



◇ 유적지는 ‘역사의 등기부등본’

"유적지는 역사의 등기부등본"이라는 말이 있다. 현재 중국은 2003년 6월부터의 '중화문명탐원공정'(中華文明探源工程)을 통해 한민족의 역사무대인 현재의 요하인근에서 발굴된 요하문명을 자신들의 역사로 만들고 있다.


이전까지 오랑캐라 비하하던 동이족의 땅에서 거대한 선사유적지들이 발굴되자 그들은 자신들의 뿌리를 동이족으로 바꾸는 환부역조(換父易祖;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바꾼다)를 실행했다.


'대한민국은 감히 그들을 제지하지 못하고 역사를 통째로 빼앗기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사학계 일각에선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대한민국은 대대로 중화민족의 지방정권이었다는 세계사가 굳어지고 우리의 자손들은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역사로 굳어져 세계에서 인정을 받게 되면 우리의 자손들은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인 것.



◇ "중도를 보존하면 대한민국은 관광대국이 될 수 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중국의 요하문명과 유사하면서 더 완전한 형태로 보존된 중도유적지가 발굴됐다. 고대 도시국가 형태의 대환호와 거주지 터 집약군 약 1612기, 적석총, 무문토기와 빗살무늬토기, 비파형동검, 청동도끼, 금제귀고리, 옥(Jade) 등 약 9,0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비파형동검과 빗살무늬토기들은 요하문명과 동일한 문명의 유산으로 추정됐다. 사학계 일각에선 "중도유적지를 보존하면 중국의 역사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위대한 상고사를 지킬 수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중도를 보존하면 대한민국은 관광대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최소 6만 여기에 달하는 고인돌 유적들이 있다. 그 중 대다수인 4만 여기가 동북아 한반도에 있으며 그 중 3만 여기가 대한민국에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으로 고인돌을 보기 위해 오는 관광객들은 매우 적은 게 현실이다.


일부 사학자들은 "다른 나라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없는 유물도 만들어 내는데 대한민국은 중도유적지와 여러 훌륭한 유적지들이 있음에도 제대로 관광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것은 3만 여기의 고인돌이 언제쯤 어떤 이들에 의해 건설되었는지조차 제대로 연구되지도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도유적지를 연구해 온 한 연구자는 중도 유적지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중도유적지의 적석무덤들은 동북아의 고인돌 유적지들 중에도 오래된 양식으로 석기시대의 무덤양식인 '세골장'의 형태로 보인다. 중도에 3000여기의 유구들은 최소 수천 명 이상이 살았음을 증명한다. 거대한 인력을 충분히 동원할 수 있음에도 중도의 무덤들이 소규모인 것은 거대한 무덤을 만들기 전 개석식 고인돌의 원형으로 추정된다".


중도의 무덤 160여기는 박근혜 정부 시기 모두 해체됐다. 중도유적지 전문가인 K씨는 "해체된 무덤들을 복원한다 해도 이전처럼 아름다운 돌무지무덤들을 복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이라도 중도유적지의 레고랜드를 백지화하고 중도의 무덤 160여기를 복원한다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고인돌 문화의 중심이며 인류시원의 역사를 간직한 나라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절망과 희망을 함께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중도유적지는 인류의 소중한 유산이며 우리나라에 3만 여기의 고인돌이 있는 이유를 밝혀낼 수 있는 열쇠"라며 "중도가 보존되면 대한민국은 인류시원의 위대한 상고사를 가진 나라이며 ‘고인돌 왕국’으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도유적지를 보존하면 대한민국은 21세기 세계제일의 관광대국이 될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민간에서 투자된 수천억의 매몰비용을 아까워 말고 중도유적지를 보존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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