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9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대형 사고의 2차 피해자들

URL복사

위버링겐 상공 공중 충돌사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애프터매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항공 사고로 가족을 잃은 가장과 그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관제사의 ‘사고 이후’ 고통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 2002년 위버링겐 상공 공중 충돌사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엘리어트 레스터 감독, 아놀드 슈왈제네거, 매기 그레이스, 케빈 지거스 등이 출연했다.

시스템의 잘못과 관리 실패가 만든 희생자

건설현장 작업반장 로만은 우크라이나에서 오게 된 아내와 임신한 딸을 마중하러 공항에 나간다. 하지만 가족이 탑승한 항공기는 지연되고, 항공사에 문의한 결과 공중 충돌사고로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정신을 잃는다. 이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된 관제사 제이콥 또한 자신의 실수로 70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영화에 영감을 준 실제 사건 위버링겐 공중 충돌사고는 여러 가지 면에서 역사에 남을 사건이다. 이 사고는 국가 별로 달랐던 항공 규범을 통일시키는 계기가 될만큼 구조적 문제를 노출시켰다. 관제사의 책임이 지적됐지만, 한 사람의 실수라고 보기에는 전반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항공경보장치와 관제사의 지시가 불일치 할 때 무엇을 따를지에 대한 규정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문제였다. 이외에도 두 명의 관제사가 처리할 업무를 혼자 떠맡았던 것도 사고의 원인이 됐다. 부족한 인원과 과중한 업무로 한 명의 관제사가 일을 맡고 나머지는 휴식을 취하는 잘못된 관행을 회사는 오랜시간 눈감아왔다. 기계의 노후와 점검으로 인한 통신 상태의 불량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이유로 실제 관제사는 법적 책임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더욱 충격적인 면은 사고 이후 피해자 가족 중 한 사람이 관제사를 찾아가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영화는 이 지점에 보다 비중을 둔다. 유가족과 관제사. 어떤면에서 두 사람은 시스템의 잘못과 항공사의 관리 실패가 만든 사고의 희생자다. 사고 이후 이 두 사람의 심리상태와 행동은 많은 보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대부분은 두 인물의 패닉 상태를 관객에게 공감시키기 위해 애쓰는데 할애한다.

그저 미안하다는 한 마디

사랑하는 가족을 한 순간에 잃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다. 그것도 처참한 사고로. 그 사고가 더구나 일어나서는 안되는 황당한 착오와 엉성한 시스템에 의한 것이라면 유가족의 상처는 몇 배로 더 클 수밖에 없다. 사고를 야기시킨 비합리적 시스템에 비하면 유가족에 대한 심리치료부터 보상까지 항공사의 자기 보호와 형식적 처리는 매끄럽다. 항공사는 법적 봉합에만 신경을 쓴다. 사고자 숫자에 따라 보상금을 책정해 유가족과 합의를 신속하게 이끈다. 하지만 이 같은 사고 처리는 유가족의 고통을 씻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항공사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주인공 로만은 가족 사진을 들이밀며 돈보다 사과를 우선 요구한다. 영화의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내는 항공사의 합의 제안 장면에서 끝내 관계자들은 사과를 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보상만 논할뿐, 진정한 사과와 책임은 없다.

영화는 관제사도 유가족에 비할만큼 고통받는 이 사고의 또 다른 피해자로 그린다. 그는 특별히 태만하거나 무능력하지 않았음에도 한 순간의 실수로 엄청난 사망 사건의 가해자가 된다. 살인자로 지탄받고 이웃에게 버림받는다. 더 이상 직장 생활을 할 수 없으며 죄책감에 의해 패닉상태에 빠지자 가족과 함께 지내는것도 불가능하게 된다. 영화는 두 인물 모두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낸다. 그저 미안하다는 한 마디를 원한 피해자도, 자기방어를 위해 그 말을 할 수 없었던 가해자도 안타깝다.

영화는 자극적인 픽션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두 인물을 오가며 일상의 무너짐과 치유할 수 없는 상처의 우울감을 쌓아나간다. 하지만 실화 자체가 가진 논란에서 더 나아가는 새로운 시선은 많지 않다. 실화에 없는 마지막 장면이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바를 강조하긴 하지만 평이한 메시지다. 오히려 실화에 존재하는 사고 규명과 책임 보상 과정에서 유가족들을 배려하지 않은 항공사의 태도나 구조적 문제들을 좀 더 부각시키는 편이 좋았다고 생각된다. 섬세한 심리 표현이 요구되는 캐릭터를 소화하기에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연기가 부족한 느낌이지만 배우의 상징성 덕분에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평이한 영화기는 하지만, 두 인물이 경험하는 극단적 비극이 모든 사람의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점이라는 사실이 가장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다. 영화는 가해자의 처벌이 유가족에게 사법적 복수가 된다면 특정 가해자가 없는 억울한 사고에서 유가족은 어떤 혼란에 빠지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최근의 ‘세월호 사고’는 물론, ‘삼풍 백화점’ ‘성수 대교’ 등 구조적 문제로 야기된 대형참사의 상처들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많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한미 정상회담] 이 대통령 “두터운 신뢰…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 전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돌발변수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감돼 양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회담 분위기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치열한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적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언급하며,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경찰 인천시청 압수수색 유정복 대선 캠프 수사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시청 공무원이 과거 유정복 인천시장의 대선 경선 캠프 활동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두고 경찰이 강제 수사에 들어갔다. 9일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인천시청 본관의 정무수석실, 홍보수석실, 홍보기획관실, 영상편집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수사관 20여명을 투입해 인천시 임기제 공무원 출신 인사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서류와 컴퓨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인천시 임기제 공무원 3명은 지난해 4월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 국민의힘 경선 후보였던 유 시장을 수행하거나 행사 개최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들 중 일부가 사표를 제출했으나 정식 퇴직 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캠프 활동에 참여해 사실상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혹에 연루된 10명 가운데 일부는 논란이 불거진 뒤 다시 인천시로 복귀해 사직 철회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 물 등을 분석해 당시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인사들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