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14 (수)

  • 흐림동두천 -12.5℃
  • 구름조금강릉 -5.2℃
  • 맑음서울 -9.0℃
  • 맑음대전 -6.6℃
  • 맑음대구 -3.9℃
  • 맑음울산 -3.8℃
  • 구름많음광주 -3.2℃
  • 맑음부산 -1.1℃
  • 맑음고창 -5.4℃
  • 맑음제주 2.7℃
  • 흐림강화 -11.6℃
  • 맑음보은 -9.3℃
  • 맑음금산 -7.5℃
  • 구름많음강진군 -2.9℃
  • 맑음경주시 -5.9℃
  • 맑음거제 -0.3℃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대형 사고의 2차 피해자들

URL복사

위버링겐 상공 공중 충돌사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애프터매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항공 사고로 가족을 잃은 가장과 그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관제사의 ‘사고 이후’ 고통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 2002년 위버링겐 상공 공중 충돌사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엘리어트 레스터 감독, 아놀드 슈왈제네거, 매기 그레이스, 케빈 지거스 등이 출연했다.

시스템의 잘못과 관리 실패가 만든 희생자

건설현장 작업반장 로만은 우크라이나에서 오게 된 아내와 임신한 딸을 마중하러 공항에 나간다. 하지만 가족이 탑승한 항공기는 지연되고, 항공사에 문의한 결과 공중 충돌사고로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정신을 잃는다. 이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된 관제사 제이콥 또한 자신의 실수로 70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영화에 영감을 준 실제 사건 위버링겐 공중 충돌사고는 여러 가지 면에서 역사에 남을 사건이다. 이 사고는 국가 별로 달랐던 항공 규범을 통일시키는 계기가 될만큼 구조적 문제를 노출시켰다. 관제사의 책임이 지적됐지만, 한 사람의 실수라고 보기에는 전반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항공경보장치와 관제사의 지시가 불일치 할 때 무엇을 따를지에 대한 규정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문제였다. 이외에도 두 명의 관제사가 처리할 업무를 혼자 떠맡았던 것도 사고의 원인이 됐다. 부족한 인원과 과중한 업무로 한 명의 관제사가 일을 맡고 나머지는 휴식을 취하는 잘못된 관행을 회사는 오랜시간 눈감아왔다. 기계의 노후와 점검으로 인한 통신 상태의 불량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이유로 실제 관제사는 법적 책임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더욱 충격적인 면은 사고 이후 피해자 가족 중 한 사람이 관제사를 찾아가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영화는 이 지점에 보다 비중을 둔다. 유가족과 관제사. 어떤면에서 두 사람은 시스템의 잘못과 항공사의 관리 실패가 만든 사고의 희생자다. 사고 이후 이 두 사람의 심리상태와 행동은 많은 보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대부분은 두 인물의 패닉 상태를 관객에게 공감시키기 위해 애쓰는데 할애한다.

그저 미안하다는 한 마디

사랑하는 가족을 한 순간에 잃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다. 그것도 처참한 사고로. 그 사고가 더구나 일어나서는 안되는 황당한 착오와 엉성한 시스템에 의한 것이라면 유가족의 상처는 몇 배로 더 클 수밖에 없다. 사고를 야기시킨 비합리적 시스템에 비하면 유가족에 대한 심리치료부터 보상까지 항공사의 자기 보호와 형식적 처리는 매끄럽다. 항공사는 법적 봉합에만 신경을 쓴다. 사고자 숫자에 따라 보상금을 책정해 유가족과 합의를 신속하게 이끈다. 하지만 이 같은 사고 처리는 유가족의 고통을 씻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항공사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주인공 로만은 가족 사진을 들이밀며 돈보다 사과를 우선 요구한다. 영화의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내는 항공사의 합의 제안 장면에서 끝내 관계자들은 사과를 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보상만 논할뿐, 진정한 사과와 책임은 없다.

영화는 관제사도 유가족에 비할만큼 고통받는 이 사고의 또 다른 피해자로 그린다. 그는 특별히 태만하거나 무능력하지 않았음에도 한 순간의 실수로 엄청난 사망 사건의 가해자가 된다. 살인자로 지탄받고 이웃에게 버림받는다. 더 이상 직장 생활을 할 수 없으며 죄책감에 의해 패닉상태에 빠지자 가족과 함께 지내는것도 불가능하게 된다. 영화는 두 인물 모두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낸다. 그저 미안하다는 한 마디를 원한 피해자도, 자기방어를 위해 그 말을 할 수 없었던 가해자도 안타깝다.

영화는 자극적인 픽션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두 인물을 오가며 일상의 무너짐과 치유할 수 없는 상처의 우울감을 쌓아나간다. 하지만 실화 자체가 가진 논란에서 더 나아가는 새로운 시선은 많지 않다. 실화에 없는 마지막 장면이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바를 강조하긴 하지만 평이한 메시지다. 오히려 실화에 존재하는 사고 규명과 책임 보상 과정에서 유가족들을 배려하지 않은 항공사의 태도나 구조적 문제들을 좀 더 부각시키는 편이 좋았다고 생각된다. 섬세한 심리 표현이 요구되는 캐릭터를 소화하기에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연기가 부족한 느낌이지만 배우의 상징성 덕분에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평이한 영화기는 하지만, 두 인물이 경험하는 극단적 비극이 모든 사람의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점이라는 사실이 가장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다. 영화는 가해자의 처벌이 유가족에게 사법적 복수가 된다면 특정 가해자가 없는 억울한 사고에서 유가족은 어떤 혼란에 빠지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최근의 ‘세월호 사고’는 물론, ‘삼풍 백화점’ ‘성수 대교’ 등 구조적 문제로 야기된 대형참사의 상처들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많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당정, 공소청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에 사실상 합의...“수사·기소 분리 원칙 지켜지게 최선”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부가 12일 입법예고한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해 범여권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모두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도 부여하지 않는 것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13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대해 “검찰개혁과 관련해 수사·기소 분리가 대원칙이고 검찰청을 폐지하면 검사는 공소 유지만 하라는 것이다”라며 “이런 기본 정신에 어긋나면 안 된다는 게 민주당 의원 대부분의 생각이고 아마 그것대로 (입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청래 당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개혁 정부법안은 민주당에서 충분하게 토론하고 수사·기소 분리라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수정하겠다”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당과 정부 사이의 이견은 없다”며“명실상부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검찰개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개


사회

더보기
내란 특검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 구형!...“12·3 비상계엄 사태는 중대한 헌법 파괴”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과 제25형사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억수 특별검사보는 “비상계엄 사태는 헌법 수호 및 국민 자유 증진에 대한 책무를 저버리고 국가 안전과 국민 생존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목적, 수단, 실행 양태를 볼 때 반국가 활동의 성격을 갖는다"며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으로 지적한 반국가세력이 누구였는지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난입과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 등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파괴 사건이다”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행위가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에 중대한 침해를 초래했는지에 대해 성찰하지 않았다. 가장 큰 피해자는 독재, 권위주의에 맞서 희생으로 이를 지켜낸 국민이다”라고 말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사법부와 입법부를 장악해 장기간 집권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국가 공동체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할 물적 자원을 동원한

문화

더보기
연합합창단이 하나의 무대를 이루는 ‘통합의 장’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새해의 문턱에서 하나의 노래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2026년 1월 20일(화)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미라클보이스앙상블, 현대문화기획 주관 신년음악회 ‘우리 이제는 쫌 더 나은 세상으로’가 열린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신년음악회를 넘어 전국과 해외에서 모인 연합합창단이 하나의 무대를 이루는 상징적인 ‘통합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음악회의 중심에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4악장 ‘환희의 송가’가 놓여 있다. 인류 보편의 연대와 형제애를 노래하는 이 작품에 한국 최초의 발달장애인 성악앙상블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이 핵심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의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성악 전공자에게도 높은 난이도로 알려진 이 합창곡을 통해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은 음악적 도전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무대 위에 올린다. 무대에는 프랑스와 일본을 포함한 해외 참가자들, 그리고 대한민국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합창단원들이 함께 오른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총 150명의 연합합창단은 지역과 국경을 넘어 하나의 목표로 모였다. ‘베토벤의 합창에 함께 서기 위해’, 그리고 ‘함께 노래함으로써 더 나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붉은 말띠의 해’, 새해의 목표는?
다사다난했던 2025년 ‘푸른 뱀띠의 해’를 보내고, 활력과 열정, 속도와 변화의 에너지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붉은 말띠의 해’ 병오년(丙午年)이 밝았다. 새해는 개인에게는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출발점이며, 국가적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국가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치러진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큰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 이후 경제와 외교 전반에서 비교적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 APEC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사상 첫 수출 7천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6위 수출 국가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정부는 새해 국정목표를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연대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 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 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등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