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30 (일)

  • 맑음동두천 13.7℃
  • 맑음강릉 17.4℃
  • 맑음서울 14.8℃
  • 맑음대전 16.3℃
  • 맑음대구 17.5℃
  • 맑음울산 17.5℃
  • 맑음광주 16.8℃
  • 구름조금부산 17.6℃
  • 맑음고창 16.6℃
  • 맑음제주 19.5℃
  • 맑음강화 13.4℃
  • 맑음보은 15.3℃
  • 맑음금산 15.9℃
  • 맑음강진군 17.2℃
  • 맑음경주시 17.0℃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세상 밖 세상을 향한 직진

URL복사

자폐증 소녀의 꿈을 위한 도전, 성장 로드무비 <스탠바이, 웬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교감능력 부족과 이상행동 발달장애 등 자폐 증세로 의사소통과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안고 있는 웬디는 <스타트랙> 시나리오 작가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보호소를 빠져나와 혼자 LA로 향한다.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으로 2012년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벤 르윈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다코다 패닝이 자폐증 소녀 캐릭터에 도전했다.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경계

어린시절부터 자폐증으로 인해 홀어머니의 헌신적 보살핌을 받은 웬디는 마지막 남은 가족인 언니의 결혼과 출산으로 보호소에서 생활하게 된다. 체계적이고 세심한 교육으로 시나몬빵을 만드는 직업도 얻고 규칙적인 생활도 하면서 나름대로 일상에 적응해 살아간다. 유일한 낙은 TV 시청과 글쓰기. 그녀는 <스타트랙> 시리즈물의 디테일까지 죄다 외울 정도의 ‘덕후’로, 직접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으로 자유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한다.

웬디는 사회적 잣대로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웬디가 좋아하는 <스타트랙>의 ‘스팍’ 캐릭터가 반은 인간, 반은 외계인인 것처럼. 평범한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시선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지 못하며, ‘고맙다’ ‘미안하다’는 인사를 주고 받는 등의 사회적 교감 방식을 모른다. 정해진 길을 외워서 가고 요일에 맞춰 약속된 색의 옷을 입는다. 이해가 아닌 암기로 인한 적응인만큼 틀에서 벗어나는 순간 당혹감과 위험을 마주해야 한다. 정상인의 행동을 연기하는 수준이라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그런 삶이다.

하지만 웬디에게도 보통의 소녀 같은 감정과 꿈, 신념이 있다. 규칙에 얽매인 보호소의 생활에 반항도 하고, 언니와 살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소망도 호소한다. 갓난아이인 조카의 사진을 보고 설명할 수 없는 애정도 느낀다. 하지만, 언니는 웬디의 자립능력을 의심한다. 조카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한 웬디의 발작적 행동에 언니의 의심은 더욱 굳건해진다. 언니와의 갈등으로 <스타트랙> 대본 대회에 작품 발송 기한을 넘긴 웬디는 직접 버스를 타고 제작사에 대본을 접수하기로 결심한다.

<스탠바이, 웬디>는 자폐 소녀의 로드무비다. 정해진 길을 처음으로 벗어나 만나는 세계는 우주만큼 낯설고 경이롭다. 꿈의 실현을 위한 여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웬디는 사회적 룰을 배우고 용기를 얻으며 한층 성숙해진다. 웬디가 길에서 배우는 세상살이의 방식은 우리 모두가 성장기에 경험하는 ‘사회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피상적 감동과 위안이라는 한계

이 영화의 매력은 10대, 또는 사회초년생이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의 설레임과 공포심이라는 보편적 감성을 자폐증 소녀의 도전기에 녹여낸 점이다. ‘덕후’로 상징되는 폐쇄성, 자기만의 세계를 공유하는 소수에게 갖는 유대감, 사회적 인간과 비사회적 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정체성 등은 청소년기의 특성과도 일치한다. 더 나아가서 이미 성장한 어른들에게도 대인관계란 늘 어려운 것이며, 사회적으로 적절한 행동과 표정을 취한다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인가를 생각한다면 웬디에게 공감할 수 있는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어진다.

벤 르윈 감독은 특유의 유머감각과 깔끔한 연출력을 바탕으로 성장의 서사라는 로드무비의 전형을 따라간다. 신파나 감정과잉 없이 담백한 전개 또한 산뜻하다. 장애를 소재로한 여타 한국영화와는 차별점이다. “엄마는 어떻게 하기를 원했을까를 생각했다”며 죄책감을 드러내는 언니에게, “엄마는 죽었어. 죽은 사람이 원하는건 없어”라며 냉철한 면모를 보이는 웬디의 모습은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의존적이라는 장애에 대한 편견, 감상적 가족관계 등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연출자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는 직설적 비유와 도식적 캐릭터, 익숙한 주제 등 대중적 문법들로 이루어졌는데, 이 때문인지 작위적 캐릭터가 너무 많다. 웬디 주변의 대부분 캐릭터들은 정해진 역할을 하기 위해 설정된 인물이라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리얼리티를 내세운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도, 어색한 일회성 캐릭터의 남발은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그나마 등장인물들이 ‘선’의 영역에 있다는 점이 캐릭터의 거부감을 포용하게 만드는 힘이다. 냉혹하거나 야비한 인물들도 인간적인 선은 지키며 영화 전체의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헤치지 않는다.

상통하는 문제로 성장 과정의 에피소드들이 과하지 않은 점은 좋지만,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보다 핵심을 관통하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했다. 이 같은 한계들로 이 영화는 적당한 감동과 적당한 재미를 추구하는 동화적 드라마의 수준에서 멈춘다. 덕분에 때로 피로감을 줄 수도 있는 묵직한 성찰은 없다. 하지만, 피상적 감동과 위안 그리고 소소한 재미는 갖춘 영화다. 불완전한 존재가 무모한 도전을 향해 전진한다는 메시지는 진부하지만, 영화 외적으로도 강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코다 패닝은 작품이 추구하는 방향에 딱 맞는 좋은 연기와 매력을 보여준다. 다코다 패닝의 팬이라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장경태 “추행 없었고 데이트폭력...무고죄로 고소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에 대해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무고죄로 고소할 것임을 밝혔다. 장경태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추행은 없었다. 이 사건은 ‘데이트폭력’ 사건이다. (고소인의) 남자친구란 자의 폭언과 폭력에 동석자 모두 피해자다”라며 “그럼에도 무려 1년이 넘은 지금 고소장이 제출됐고 그 의도와 동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에 고소인을 무고죄로 고소해 그 의도와 동기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데이트폭력을 행사한 고소인의 남자친구를 고소 및 고발한다”고 밝혔다. 현행 형법 제156조(무고)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제260조(폭행, 존속폭행)제1항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제298조(강제추행)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학술교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지난 27일 오후 2시 실학박물관 열수홀에서 학술교류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은 양 기관 간 학술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체계 강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장서각에서는 이창일 고문서연구실장과 허원영 선임연구원이, 실학박물관에서는 김태완 팀장과 진미지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유 자료 기초 조사 실시 및 협업 △문화유산‧한국학 관련 학술대회 공동 기획 및 개최 △각종 자료집·역주서·연구서 공동 기획 및 간행 △전문 연구인력의 상호 교류 및 기타 협업 모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장서각이 그동안 이름으로만 전해지던 최한기의 저술 『통경』을 발견함에 따라, 최한기 가문 자료를 다수 소장한 실학박물관과의 협력 연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 기관은 최한기의 저술과 가문의 고서‧고문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초자료 집성’을 추진하고, 최한기를 중심으로 한 특성화 연구 주제 개발 및 심화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옥영정 장서각 관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여러 기관에 분산돼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던 최한기

문화

더보기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양정무 교수 강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북문화재단(대표이사 서노원)은 12월 3일(수) 지역 대학과 함께하는 명사 강연 시리즈 ‘사유의 지평, 전환의 시대를 가로지르다’의 마지막 강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에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로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인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양정무 교수를 초청한다. 양정무 교수는 신작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바탕으로 명작의 탄생과 역사적 맥락, 그리고 20세기 한국의 명작을 살펴보며 ‘명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탐구할 예정이다. 또한 미술사학자로서 개인적 경험을 사례로 제시하며 명작에 대한 통찰을 대중에게 전할 계획이다. 올해 성북구립도서관의 명사 강연 시리즈는 김누리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인문·사회·과학·예술을 아우르는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성북구의 예술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의 이번 협력을 통해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 도서관의 문화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이번 강연을 끝으로 2025년 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