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20 (월)

  • 맑음동두천 10.0℃
  • 맑음강릉 16.3℃
  • 황사서울 11.4℃
  • 맑음대전 9.6℃
  • 맑음대구 17.6℃
  • 구름많음울산 19.1℃
  • 맑음광주 9.6℃
  • 구름많음부산 18.4℃
  • 맑음고창 7.0℃
  • 구름많음제주 12.9℃
  • 맑음강화 10.5℃
  • 맑음보은 9.9℃
  • 맑음금산 8.8℃
  • 맑음강진군 10.6℃
  • 구름많음경주시 19.0℃
  • 구름많음거제 18.8℃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세상 밖 세상을 향한 직진

URL복사

자폐증 소녀의 꿈을 위한 도전, 성장 로드무비 <스탠바이, 웬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교감능력 부족과 이상행동 발달장애 등 자폐 증세로 의사소통과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안고 있는 웬디는 <스타트랙> 시나리오 작가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보호소를 빠져나와 혼자 LA로 향한다.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으로 2012년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벤 르윈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다코다 패닝이 자폐증 소녀 캐릭터에 도전했다.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경계

어린시절부터 자폐증으로 인해 홀어머니의 헌신적 보살핌을 받은 웬디는 마지막 남은 가족인 언니의 결혼과 출산으로 보호소에서 생활하게 된다. 체계적이고 세심한 교육으로 시나몬빵을 만드는 직업도 얻고 규칙적인 생활도 하면서 나름대로 일상에 적응해 살아간다. 유일한 낙은 TV 시청과 글쓰기. 그녀는 <스타트랙> 시리즈물의 디테일까지 죄다 외울 정도의 ‘덕후’로, 직접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으로 자유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한다.

웬디는 사회적 잣대로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웬디가 좋아하는 <스타트랙>의 ‘스팍’ 캐릭터가 반은 인간, 반은 외계인인 것처럼. 평범한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시선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지 못하며, ‘고맙다’ ‘미안하다’는 인사를 주고 받는 등의 사회적 교감 방식을 모른다. 정해진 길을 외워서 가고 요일에 맞춰 약속된 색의 옷을 입는다. 이해가 아닌 암기로 인한 적응인만큼 틀에서 벗어나는 순간 당혹감과 위험을 마주해야 한다. 정상인의 행동을 연기하는 수준이라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그런 삶이다.

하지만 웬디에게도 보통의 소녀 같은 감정과 꿈, 신념이 있다. 규칙에 얽매인 보호소의 생활에 반항도 하고, 언니와 살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소망도 호소한다. 갓난아이인 조카의 사진을 보고 설명할 수 없는 애정도 느낀다. 하지만, 언니는 웬디의 자립능력을 의심한다. 조카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한 웬디의 발작적 행동에 언니의 의심은 더욱 굳건해진다. 언니와의 갈등으로 <스타트랙> 대본 대회에 작품 발송 기한을 넘긴 웬디는 직접 버스를 타고 제작사에 대본을 접수하기로 결심한다.

<스탠바이, 웬디>는 자폐 소녀의 로드무비다. 정해진 길을 처음으로 벗어나 만나는 세계는 우주만큼 낯설고 경이롭다. 꿈의 실현을 위한 여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웬디는 사회적 룰을 배우고 용기를 얻으며 한층 성숙해진다. 웬디가 길에서 배우는 세상살이의 방식은 우리 모두가 성장기에 경험하는 ‘사회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피상적 감동과 위안이라는 한계

이 영화의 매력은 10대, 또는 사회초년생이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의 설레임과 공포심이라는 보편적 감성을 자폐증 소녀의 도전기에 녹여낸 점이다. ‘덕후’로 상징되는 폐쇄성, 자기만의 세계를 공유하는 소수에게 갖는 유대감, 사회적 인간과 비사회적 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정체성 등은 청소년기의 특성과도 일치한다. 더 나아가서 이미 성장한 어른들에게도 대인관계란 늘 어려운 것이며, 사회적으로 적절한 행동과 표정을 취한다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인가를 생각한다면 웬디에게 공감할 수 있는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어진다.

벤 르윈 감독은 특유의 유머감각과 깔끔한 연출력을 바탕으로 성장의 서사라는 로드무비의 전형을 따라간다. 신파나 감정과잉 없이 담백한 전개 또한 산뜻하다. 장애를 소재로한 여타 한국영화와는 차별점이다. “엄마는 어떻게 하기를 원했을까를 생각했다”며 죄책감을 드러내는 언니에게, “엄마는 죽었어. 죽은 사람이 원하는건 없어”라며 냉철한 면모를 보이는 웬디의 모습은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의존적이라는 장애에 대한 편견, 감상적 가족관계 등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연출자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는 직설적 비유와 도식적 캐릭터, 익숙한 주제 등 대중적 문법들로 이루어졌는데, 이 때문인지 작위적 캐릭터가 너무 많다. 웬디 주변의 대부분 캐릭터들은 정해진 역할을 하기 위해 설정된 인물이라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리얼리티를 내세운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도, 어색한 일회성 캐릭터의 남발은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그나마 등장인물들이 ‘선’의 영역에 있다는 점이 캐릭터의 거부감을 포용하게 만드는 힘이다. 냉혹하거나 야비한 인물들도 인간적인 선은 지키며 영화 전체의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헤치지 않는다.

상통하는 문제로 성장 과정의 에피소드들이 과하지 않은 점은 좋지만,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보다 핵심을 관통하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했다. 이 같은 한계들로 이 영화는 적당한 감동과 적당한 재미를 추구하는 동화적 드라마의 수준에서 멈춘다. 덕분에 때로 피로감을 줄 수도 있는 묵직한 성찰은 없다. 하지만, 피상적 감동과 위안 그리고 소소한 재미는 갖춘 영화다. 불완전한 존재가 무모한 도전을 향해 전진한다는 메시지는 진부하지만, 영화 외적으로도 강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코다 패닝은 작품이 추구하는 방향에 딱 맞는 좋은 연기와 매력을 보여준다. 다코다 패닝의 팬이라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6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 개막..."제과·제빵의 미래가 한자리에"
[시사뉴 스 홍경의 기자] '2026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가 16일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막됐다. '최신 제과·제빵의 미래'를 주제로 오는 19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업계 종사자와 예비 창업자,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마련되었다 베이커리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행사는 제과·제빵 기계, 포장, 베이커리 반조리품, 원·부재료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100개사 280여 부스가 참가하여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제과제빵 기계 및 주방 설비부터 원부재료, 포장 기기, 베이커리 소도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품목들이 전시되었다. 특히 올해는 전통적인 명인들의 기술뿐만 아니라 AI 기반 제빵 로봇 등 혁신적인 푸드테크 기술이 접목된 제품들이 대거 출품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K-베이커리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관도 운영된다. 올해 새롭게 마련된 하우스 오브 디저트 특별관에서는 아이스크림, 케이크, 마카롱, 초콜릿 등 최신 디저트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우스 오브 파티시에 특별관에서는 국내 인기 파티셰리의 독창적인 레시피를 소개한다. 개막 첫날인 오늘, 전시장 곳곳에서는 꽈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북한 구성 핵시설 이미 널리 알려져...정동영 장관 기밀 누설 주장은 잘못”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사진) 대통령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에 있는 핵시설은 이미 널리 알려졌음을 밝히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기밀을 누설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 정관 '구성 핵시설'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다”라며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미국의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Institute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Security) 보고서와 국내 언론보도 등에서 구성이 핵시설 소재지로 지목됐다. 이는 공개된 정보다”라며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책을 설명한 것인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미국의 대북 위성 정보 공유 일부 제한을 비판했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작년 7월 25일 통일부 장관 취임 후 국내외 관계 정보기관으로부터 핵시설 관련 정보보고를 일체 받


사회

더보기
2026 승가원 행복나눔대축제, 기부런과 바자회 행사로 장애인의 날 함께 기념하다
[시사뉴스 장시목 기자]사회복지법인 승가원(이사장 현각스님)은 지난 4월 18일 토요일,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성북천 분수마루 일대에서 ‘2026 승가원 행복나눔대축제’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승가원 설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나아가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승가원 기부런’과 ‘행복나눔바자회’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승가원과 함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날 오전,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2026 승가원 기부런’ 오프라인 행사에는 200여 명의 참가자가 참석했다. 온‧오프라인 모집 인원 총 600명이 접수 마감일 이전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던 기부런 행사에서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한 러닝 외에도 경품 이벤트, 체조, 오프라인 증정품 지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기부런은 한성대입구에서 출발해 청계천 제2마장교까지 이어지는 6km, 11km 두 가지 코스로 운영되었으며, 각 코스에 특별한 의미를 담아 참가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상징하는 숫자를 더해 만든 6km(4+2+0) 하프 코스는 일상 속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했으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는 위기이자 기회…‘활용능력’극대화하는 창조형 인재 필요
AI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다.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AI(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상당 부분 잠식당한 상태다. 이제 정보의 양이나 관련 분야 숙련도만으로 생존해 왔던 시대는 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는 인공지능이라는 터널을 지나면 한순간에 누구나 다 아는,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보나 지식이 되고 만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가 하락하고 모두가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지식의 상향 평준화’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가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내어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해야 하는가 하는 ‘인공지능 활용능력’을 요구한다. 우리의 생각의 크기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출력값의 수준을 결정하므로 내가 원하는 출력값을 받아내기 위해 AI의 연산 능력에 우리의 활용능력을 더하는 협업의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신한대 신종우 교수는 “정보나 지식 생산의 패러다임 또한 습득하는 공부에서 창조하는 공부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정보나 지식의 소유 자체는 아무런 권력이 되지 못하며, 산재한 정보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