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29 (수)

  • 구름많음동두천 11.4℃
  • 맑음강릉 14.2℃
  • 맑음서울 13.5℃
  • 맑음대전 14.6℃
  • 맑음대구 14.9℃
  • 구름많음울산 14.4℃
  • 구름많음광주 13.2℃
  • 흐림부산 16.1℃
  • 구름많음고창 13.4℃
  • 흐림제주 14.8℃
  • 맑음강화 12.6℃
  • 맑음보은 12.1℃
  • 구름많음금산 12.5℃
  • 흐림강진군 14.1℃
  • 구름많음경주시 14.2℃
  • 흐림거제 15.4℃
기상청 제공

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풍수인문학] 공동체 살리는 ‘전통풍수의 지혜’

URL복사

이상사회 꿈꾼 마을공동체로의 지향은 현재진행형


[시사뉴스 정승안 교수] 최근 들어 다양한 형태의 ‘도시재생’사업들이 활기를 띄고 있다. 기존의 도시재개발과정에서 진행됐던 대부분의 사업들은 낙후지역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철거’와 ‘재개발’을 통한 부동산개발정책으로 귀결됐다. 지역의 유력자들과 건축개발업자들 간의 결탁은 부동산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져왔다.


도시재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

서울에서 대표적이었던 ‘난곡’에서의 재개발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래, 결과적으로 지역 공동체를 해체시키고 도시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하락시켜왔던 주범은 기존의 부동산과 재개발관련 정책들이었다. ‘도시재생’은 이러한 개발지상주의를 넘어서 공공성에 주목하고자 한다지만 기존의 도시계획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논리에 ‘공공임대’아파트를 더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는 어렵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간을 대하는 원리, 풍수지리에서도 도시계획의 지혜를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죽은 정승보다는 살아 있는 개가 낫다’

난개발의 표상이 되고 있는 마을들은 아직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전쟁을 통해 전국에서 피난민이 몰려들었던 부산지역에는 아직도 ‘돌산마을’, ‘무덤마을’, ‘벽화마을’, ‘문화마을’로 불리는 곳들이 남아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에서는 삶과 죽음을 대립적으로 이해하지 않아왔다지만 여전히 ‘죽은 정승보다는 살아 있는 개가 낫다‘는 속담처럼 ‘현세지향적’인 삶의 태도가 일상생활 곳곳에 남아있다. 살아있는 ‘사람이 먼저’인 것이다.


위기사회에서는 삶의 불확실함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들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칼 마르크스(Marx)는 종교가 현실의 고통을 순간적으로 회피하게 만드는 ‘아편’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지만, 예측 불가능한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기능적 중요성은 심리적 위안기능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다양하게 재조명되고 있다.


서구의 르네상스 시기만큼이나 급변했던 19세기의 한반도에서는 오늘날 한국의 정신문화와 종교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많은 사회사상들이 등장하였다. 특히 1860년대 동학을 시작으로 펼쳐졌던 수많은 민족종교들의 등장은 오늘날에도 재조명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지향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사회개혁 요구는 ‘개벽’으로, 경세가들이 추구해야 하는 지침으로서의 ‘제세구민’의 주장들로 남으면서 오늘날 신종교들에게서도 그 영향력을 잃지 않고 있다.


정작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두려워했던 것은 이러한 신종교들이 민족주의와 결합하여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조직된 힘으로 등장하는 것이었다. 무라야마 지준은 1935년에 발간된 『朝鮮の類似宗敎』에서 민족종교를 5계파 66교로 분류하여 조사하고 통제했다. 1936년에는 조선총독부가 ‘유사종교해산령’으로 다양한 민족종교들에 대한 탄압을 가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희망과 꿈을 담은 예언과 도참의 보물상자, ‘정감록’

혼란과 위기사회의 보편적 징후들이 우리의 일상을 위협할 때 민초들이 위기타파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의지했던 것들 중에 수많은 도참(圖讖)과 예언(豫言)서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우월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이 ‘정감록(鄭鑑錄)’과 ‘토정비결’이었다.


일본 제국주의는 민초들의 삶과 일상에서 구전되던 정감록을 ‘금서(禁書)’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1923년에 정감록이 최초로 공식 출간된 곳이 일본에서 ‘호소이 하지메’라는 일본인에 의해서였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민초들의 저항의지가 표출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사회비판적인 내용과 ‘혁명성’을 제거한 형태로 간행하였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정감록은 이본과 판본의 종류만 해도 40여종에 이른다. 정감록에서는 혼탁한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정도령’과 같은 ‘진인(眞人)’이 출현할 것이라는 사상과 재난과 병화를 피해 살 수 있다는 ‘십승지(十勝地)’론이 주를 이룬다. 물론 조선왕조가 내우외환으로 세 번 단절될 운수라는 ‘삼절운도설(三絶運度說)’, 새로 등장하는 왕조는 ‘계룡산(鷄龍山)’을 도읍으로 삼을 것이라는 ‘천도설(遷都說)’도 포함된다.


이러한 도참과 예언의 내용들은 여러 번의 사회혼란기에 민란과 혁명을 시도하는 세력들에게는 단골소재이자 주요한 이데올로기로 활용되었다. 동학혁명 당시 손화중이 고창 선운사의 ‘미륵’불의 배꼽에서 꺼냈다는 비결의 논의에 이르면 사실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정감록의 신비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후 ‘弓弓乙乙’을 해석하는데 있어서는 총탄을 피해갈수 있다는 ‘부적(符籍)’으로까지 활용되지만 ‘태극’의 의미에서 종교적 ‘기원’, ‘피난처’에 이르는 다의적 해석을 가능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상징’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학적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정감록은 예언과 도참의 보물상자이다. 여기에는 음양오행론과 점성술, 풍수지리의 관념은 물론 미륵신앙의 관념들까지 자연스럽게 융합된다. 19세기에는 기독교적인 요소까지 깊이 결합된 판본들도 등장한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진행된 ‘가필’과 ‘첨삭’, ‘수용’의 과정은 오늘날 ‘위키피디아’의 아이디어를 지면에 구현한 것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취향과 종교를 불문한 ‘술수사회학’의 핵심요소들을 두루 망라하고 있는 정감록을 가히 한국사상의 보고이자 ‘한국사회사상의 백과전서’라고 칭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조선 십승지, 정감록의 유토피아인가

정감록을 비롯한 도참서들에는 인간공동체가 거주하는 마을의 입지분석에 해당하는, 집과 마을을 선택하는 원리로서의 ‘풍수지리’ 사상이 일관되게 반영되어 있다. 궁궐과 관아의 입지선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전통적 공간관념을 넘어서 ‘병화(兵禍, 전쟁)’와 ‘흉년’을 피해 보신할 수 있는 땅을 추구했던 논리로서의 십승지의 관념에는 민초들의 일상과 삶의 위기타파를 위한 절박한 염원이 반영되어 있었다.


일제의 지배와 수탈이 심해지던 시기에 십승지 마을을 찾아 이주를 시작했던 대표적인 곳이 경북 영주 풍기(豐基)읍 일대이다. 1980년대의 조사에서 전체의 35%가 평안도와 함경도, 강원도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 왔다는 실증조사는 ‘금계리’ 마을 일대가 이른바 ‘감결촌’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수탈과 억압을 피해 ‘유토피아'를 찾아 나섰던 행렬은 정감록의 비결, 십승지를 찾아 나선 길이었던 셈이다.


비결서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열 곳의 살기 좋은 마을은 ‘영주 풍기읍’, ‘봉화 춘양면’, ‘예천 용문면’, ‘상주 화북면’, ‘합천 가야면’, ‘공주 유구읍’, ‘무주 무풍면’, ‘부안 변산면’, ‘남원 운봉읍’이 해당한다. 최근에는 ‘조선 십승지 읍면장 협의회’가 구성되어 매년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조상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감결’에 대한 믿음과 이상사회를 꿈꾸었던 마을공동체에의 지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김상욱, 김두관 전 경상남도지사 울산광역시장 선거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영입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울산광역시장 후보자로 확정된 김상욱 의원이 김두관 전 경상남도지사를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광역시장 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김상욱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오늘 저는 김두관 전 경상남도지사님을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광역시장 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모시게 됐음을 울산 시민 여러분께 알려드린다”며 “울산 시민에게 더 많은 기회와 더 넓은 운동장을 제공할 설계를 담았다”고 말했다. 김상욱 의원은 “김두관 전 지사님은 경상남도지사로서 지역 행정을 이끌고 국회의원으로서 국가 정책을 다뤄온 분이다. 부울경(부산광역시·울산광역시·경상남도) 광역행정과 영남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오랜 세월 헌신해 오셨다”며 “명실공히 부울경 범민주진영의 맏형격 지도자이시다. 그 경험과 혜안을 이번 선거에서 함께할 수 있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의 직을 수행하는 마지막 날까지 흐트러짐없이 오직 시민의 이익을 위한 공복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었고 오늘 22대 국회 그 마지막 날이 됐다”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이정 기리는 음악서사극 ‘검은 여울, 금빛 묵향’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현행 5만 원권 지폐 뒷면을 장식하고 있는 ‘풍죽도(風竹圖)’의 주인공인 조선 최고의 묵죽화가 탄은(灘隱) 이정의 서거 400주년을 맞아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음악서사극 ‘검은 여울, 금빛 묵향’이 무대에 오른다. 필통창작센터(대표 김효섭)가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오는 8월 28일(금)과 29일(토) 양일간 공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임진왜란 당시 오른팔에 큰 부상을 입고 화가로서 치명적인 시련을 겪었던 이정이 공주 탄천(灘川)에서 재기한 역사적 배경에 주목한다. 자신의 호를 ‘여울 뒤에 숨는다’는 뜻의 ‘탄은(灘隱)’이라 지을 만큼 깊은 좌절에 빠졌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다름 아닌 공주의 자연이었다. 굽이치는 금강의 생명력과 월선정(月先亭)의 달빛, 그리고 추위를 뚫고 피어난 학봉리의 매화와 대나무는 그에게 예술적 원천이자 거대한 치유의 힘이 됐다. 극은 이정이 공주의 환경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조선의 명예를 걸고 명나라 사신 주지번과 벌이는 예술적 대결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쟁으로 국토는 황폐해졌으나 조선의 정신은 결코 꺾이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이 대결에서 검은 비단 위에 금니(金泥)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삼성전자 총파업만은 안된다. 노사 손잡고 세계1위 기업 만들어 내길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인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 국면에 직면했다. 오는 5월 21일부터 예고된 총파업은 단순히 노사 간의 임금 협상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평택캠퍼스에 집결한 4만여 명의 조합원이 외친 성과급 제도 투명화와 상한제 폐지는 단순한 금전적 요구를 넘어선, 조직 내 뿌리 깊은 ‘불신’의 발로라는 점에서 사태의 엄중함이 크다. “사측에 무리하게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성과급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투명하게 알기를 원한다”는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공정한 보상 시스템에 대한 정당한 권리 주장이라는 측면에서 나름의 타당성을 지닌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상한을 폐지하며 산정 기준을 단순화한 사례는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뼈아픈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고 결국 노조 총파업이라는 강수를 두게 되었다. 하지만 파업이라는 수단이 가져올 결과는 노사 모두에게 가혹하다. 업계와 학계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시장 지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